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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멜 팝콘] 낯설지 않은 일상에서 관계를 말하다 | 일반도서 2017-08-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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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캐러멜 팝콘

요시다 슈이치 저/이영미 역
은행나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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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흔들리고 엇나가기도 하는 마음들을 양지로 이끄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에 있어 화목을 도모하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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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ひなた. ‘양지’라는 뜻이다. 살면서 맺는 타인과의 관계란 완전할 수는 없는 법이다. 남이 아닌 가족이라 할지라도 애초에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두 남녀가 만나 이루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예외라고 볼 수 없다. 가족, 부부, 연인, 친구, 어떤 관계이던 간에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살면서 흔들리고 엇나가기도 하는 마음들을 양지로 이끄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에 있어 화목을 도모하는 길일 것이다. 감각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요시다 슈이치의 따스한 시선이 전반적으로 녹아있는 작품 [캐러멜 팝콘]은 대학생 나오즈미와 여자친구 레이, 나오미즈의 형 고이치와 그의 아내 게이코가 각 계절마다 화자가 엇갈리면서 각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오지 나오즈미는 대학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마땅한 취직자리를 알아보지도 않고 막연히 삼촌이 경영하는 바에서 일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 여자친구 신도 레이는 학창시절 한가락 하던 인물이었던 모양이지만 착실히 대학을 나와 유명 패션회사의 홍보부에 취직했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상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다. 고이치는 은행원으로 연극 동아리 활동을 취미로 갖고 있으며 다나베라는 친구와는 아내 게이코보다 더 가깝게 지낸다. 매일같이 바쁜 일상을 보내는 잡지사 편집장인 게이코는 전 애인이었던 포토그래퍼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지 못하고 있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없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과 묻어두고 싶은 과거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 한순간 깨어질 수도 있는 위태로운 관계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소중함을 생각한다면 서로에게 흐르는 따스한 온기는 이어지리라.

 

“누군가를 배신하고 싶어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누군가를 배신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오가는 곳에서 벌어지는 양상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같은 방향을 향하는 것도 아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고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오기 마련이다. 그래도 요즘처럼 배신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마음만은 늘 양지바른 곳에 두고 살아가련다. 가까운 누군가를 의심하고 원망하며 살아간다면 인생이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며 햇살 쏟아지는 거리에서 눈부신 하늘을 올려다보니 짝을 지어 떠도는 뭉게구름이 내게 미소를 보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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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위험한 아르바이트] 어른세계를 향한 아이들의 일침 | 일반도서 2017-08-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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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들의 위험한 아르바이트

소다 오사무 저/고향옥 역
양철북 | 2014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우리들 시리즈’에서는 답답하고 때 묻은 어른들의 세상에 시원한 한방을 날리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풍자와 해학을 통해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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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 오사무의 ‘우리들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는 아르바이트 작전이다. 처음 일본영화의 재미를 알게 된 시절 즐겁게 본 작품 중의 하나가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2008)>이었는데 그 영화의 원작이 바로 이 ‘우리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였던 거다. 영화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주연배우 이치하라 하야토의 모습이 워낙 강렬했던 때문인지 책을 읽는 동안 계속 영화를 보는 듯 이미지가 떠올라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다. 1985년 출간된 <우리들의 7일 전쟁>이 1988년 영화화되면서 청소년과 어른 모두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음에 따라 그 후속작을 바라는 독자들의 염원으로 인해 탄생한 ‘우리들 시리즈’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하니 저자가 정말 존경스럽다. 더 대단한건 30년 이상이 지났는데도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 없이 정말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들의 위험한 아르바이트>는 다친 아빠 대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하느라 학교에 못나오는 히로시를 돕기 위해 기발한 아르바이트를 생각해내고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다지는 중학교 2학년생들의 이야기다. 가짜 신령으로 분해 엄마들의 민원을 들어주기도 하고, 폭력교사나 가정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안전보장협회를 조직해 선생들을 골탕 먹이는 동시에 힘없는 학생들을 지켜주는 아이들의 지혜가 통쾌함을 전해준다. 행동대장 에이지, 작전참모 도루, 말괄량이 구미코, 새침데기 히토미, 귀여운 준코, 똑똑한 나오키, 먹보 아키라, 우등생 가즈토, 얌전한 사오리, 단순한 쓰카사, 기계전문 사토루. 다양한 개성을 지닌 친구들이 내민 우정의 손을 잡은 히로시는 평소의 의젓함을 찾아가는데, 구미코의 아버지가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일이 점점 위험한 상황으로 흘러버린다. 그러나 용감하고 영리한 아이들의 작전은 거침이 없다.

 

“우리 부모 세대들 말야, 젊을 때는 입바른 소리도 하곤 했지만 지금은 어때? 아무것도 안하잖아. 안하다 뿐이야? 그저 회사, 회사, 회사밖에 모르지. 회사가 자기 아이들보다 중요하다니까.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부모들은 공부나 교칙을 강요하기만 하면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랄 거라고 진심으로 믿는 걸까?”
“그렇진 않을 거야. 단지, 그렇게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한심해. 우린 그런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고. 그런 인간들은 응징해야 돼!”
(p.208-209)

 

문명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했다고 하나 사람 사는 세상의 근본은 그다지 변하지 않기 때문인 걸까. 돈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쫓아다니는 어른들의 욕망, 좋은 대학과 취업만을 목표로 삼는 교육 실태, 부정부패가 남발되는 정치 사회, 이기적인 발로로 실행되는 개발에 의한 환경오염, 지금 이 사회와 겹쳐 보이는 30년 전의 모습이다. 사실 천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지 않은가. ‘우리들 시리즈’에서는 답답하고 때 묻은 어른들의 세상에 시원한 한방을 날리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풍자와 해학을 통해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괴로운 현실에 눈을 뜨면서 중2병에 걸리기 쉬운 요즘의 중학생들이 이 시리즈의 주인공들처럼 세상을 헤쳐가기를 바란다면 너무 순진한 생각이겠지만 적어도 책을 통해 우정을 배우고 대리만족이라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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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아름다운 사계절의 스케치 | 일반도서 2017-08-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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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미치오 슈스케 저/김은모 역
북폴리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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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의 서두마다 기막힌 표현으로 묘사하는 계절의 풍경과 함께 내 머릿속에도 사계절이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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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가 사계절의 풍경과 함께 펼쳐진다. 그래서 원제는 ‘カササギたちの四季(가사사기들의 사계)’. 적당히 유머러스한 요소와 미스터리적인 장치를 배합해 흥미를 유발하면서 산뜻한 마무리로 억지 감동을 짜내지 않고도 가슴에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저자 미치오 슈스케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부터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 속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해왔는데 이번의 작품은 가볍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 어딘지 어둡고 찜찜한 구석 때문에 작가의 책을 기피했던 독자라도 좋아할 법하다.

 

가사사기 조스케와 히구라시 마사오는 대학 친구로 ‘가사사기 중고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사사기의 느긋함 때문일 수도 있고 흥정에 영 소질이 없는 히구라시 탓도 있을 테지만 어쨌든 둘이는 그럭저럭 잘 지낸다. 일상의 미스터리에 당면하면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참견하려는 가사사기 덕분에 이곳을 아지트 삼아 자주 드나드는 여중생 미나미 나미와 함께 세 사람은 아마추어 탐정이 되어 사건을 추리한다. 마치 셜록 홈즈가 된 양 ‘체크메이트!’를 외치는 가사사기 뒤에서 실상 사건을 해결하는 건 성실하게 왓슨 역을 맡고 있는 히구라시다. 「Murphy's Law」라는 영어책을 성서처럼 끼고 다닐 뿐 별로 일도 안하는 것 같은 가사사기의 추리가 엉터리임을 폭로하지 않는 이유는 가사사기를 천재로 생각하는 미나미 나미의 기분을 해치지 않으려 함인데 영리한 소녀가 과연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일지는 글쎄다.


◇ 봄 | 까치로 만든 다리
미니 트럭의 운전석에서 내리자 주차장 한구석에 핀 서향(瑞香)의 달콤새콤한 향기가 풍겨왔다. 아주 밝은 월요일 오후 세시, 요 한 주 동안 몹시도 추운 날이 계속되었지만 오늘은 푸근하니 따뜻하다. 공기는 티끌 하나 없이 맑고, 나무 우듬지에서는 새가 지저귀고, 바람은 부드럽고, 지갑에는 돈이 없다. “깡패 같은 땡중 같으니라고......”

‘움직이지 않는 물건이라도 갑자기 이동해서 내 앞길을 막을 수 있다.’ -영의 무생물 이동의 법칙-


◇ 여름 | 쓰르라미가 우는 강
미니 트럭 운전석에서 내리자 옆집 담에서 얼굴을 슬쩍 내민 커다란 해바라기가 해를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주변에는 유지매미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하늘에는 새하얀 적란운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옷깃을 간질이는 바람은 기분이 좋고, 지갑에는 돈이 없다. “탐욕스런 땡중 같으니라고......”

‘잘못을 범하는 것은 인간다운 일이다. 그렇지만 다른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더 인간다운 일이다.’ -야곱의 법칙-


◇ 가을 | 남쪽 인연
미니 트럭 운전석에서 내리자 요 며칠 사이에 한층 차가워진 바람이 목덜미를 훑고 지나갔다. 해는 어느덧 자취를 감추었고, 흐린 날의 습한 공기가 주변을 가득 메웠고, 주차장 구석에서는 꽃무릇이 빨간 꽃을 흔들었다. 그리고 역시 지갑에는 돈이 없다. “매정하기 짝이 없는 땡중 같으니라고......”

‘무슨 일에 말려들지 사전에 알고 있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시작할 수 없을 것이다.’ -볼드리지의 법칙-


◇ 겨울 | 귤나무가 자라는 절
미니 트럭 운전석에서 내리자 정면에서 불어온 차가운 바람이 코트 등 부분을 두둥실 들어올렸다. 해 질 녘은 닥쳐왔고, 주차장의 꽃무릇은 어느 틈엔가 모습을 감추었다. 숱이 적은 머리카락처럼 듬성듬성 나 있던 잡초들도 전부 시들었고, 공기는 한겨울의 단단함을 머금었으며, 지갑에는 돈이 있다. 있다! “스님...”

‘만약 처음에 성공하더라도 깜짝 놀란 표정은 짓지 마라.’ -멜닉의 법칙-


“「머피의 법칙」은 몇 번 읽어도 배워야 할 내용이 바닥나지 않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실패의 예. 그것들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재주꾼들의 말로 완벽하게 망라해 놓은 게 바로 이 책이야. 인생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실패란 무엇인가를 샅샅이 알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히구라시 군.”

 

우연이라기에는 상황에 절묘하게 들어맞는 구절들이 등장하는데, 일상이 머피인 나에게 하는 말인가도 싶다. 각 장의 서두마다 기막힌 표현으로 묘사하는 계절의 풍경과 함께 내 머릿속에도 사계절이 스쳐지나간다. 벌써 일 년? 빠르게 넘어가는 책장들 속에서 사계절을 함께 한 오호지 절의 주지가 땡중에서 스님으로 승격(?)되며 아름답게 끝을 맺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공감과 위로와 이해의 강이 흐른다. 구불구불 구부러지며 흐르는 강처럼 매일매일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고 여러 가지를 동경하면서 구부러지며 살아가는 사람들. 앞으로 어디로 다다를지 알 수는 없지만, 부대끼며 사는 우리에게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감정이 존재하기에 외롭거나 슬프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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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달리는 스파이들] 희망의 빛을 찾아서 | 일반도서 2017-08-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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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밤을 달리는 스파이들

사카키 쓰카사 저/김미영 역
북멘토 | 201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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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싸울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아무리 괴로운 상황이라도 이겨나갈 힘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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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란 ‘첩자 또는 밀정’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던 나에게 작품 속 고등학생들의 스파이 활동이란 언뜻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러나 어느 글에서 “스파이. 그들은 언제나 경계에 머물러 있으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은 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라는 해석을 읽고,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전쟁터와도 같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이라면 일종의 스파이 임무를 수행하는 걸로 치부해도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해도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번역본의 우리 제목 <밤을 달리는 스파이들>보다는 원제 <밤의 빛(夜の光)>이 더 공감이 되는데, 뭐 그렇게 곧이곧대로 밋밋한 제목을 붙였다면 판매에 지장이 생겼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소도시에 있는 남녀공학 고등학교 동아리 중의 하나인 ‘천문부’에는 3학년 같은 기수인 4명의 부원밖에 없다. 행동과 말투는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녀 조, 쾌활한 성격에 감각도 세련된 소년 게이지, 센 언니 스타일의 갸루 컨셉을 고수하지만 섬세한 소녀 기, 듬직해 보이는 체격에 진중한 소년인 천문부 부장 붓치. 신입회원을 늘릴 생각도 별로 없고 부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다 성격도 취향도 완전히 다른 네 사람이지만 그들 사이에는 묘한 동질감이 흐른다. 저마다 탈출하고 싶은 현실과 싸우고 있던 그들은 어느 날 방과 후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코드 네임을 정하고 스파이가 되기로 한다. ‘조, 게이지, 기, 붓치’는 그렇게 해서 얻은 이름. 다달이 별을 관측하는 활동만큼은 빠지지 않는 그들에겐 함께 밥을 해먹은 후 커피 한잔 손에 들고 각자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해방구인 셈인데, 그런 소소한 일상에서 마주친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며 서로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준다.

 

늘 만나 수다도 떨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는 친구보다 더 힘이 되어주는 건 무조건적으로 보내는 이해와 응원의 마음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친구일는지도 모르겠다. 지극히 개인주의자인데다 만남과 이별의 순간도 건조하기 그지없지만 든든한 온기가 느껴지는 관계. 현대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건 각자의 전장에서 전쟁을 치르는 일이기도 하다. 함께 싸울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아무리 괴로운 상황이라도 이겨나갈 힘이 되리라. 그런 동료를 만나는 것도 행운이겠지만 진정한 동료를 만드는 건 바로 자신이라는 진리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우리는 자라 온 환경도 친구의 유형도 다르다.
하지만 이 세상 누구보다 깊게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스파이라는 사실.
언젠가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나는 날이 온다고 해도 함께 싸운 동료들이 내 인생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럴 거라고, 확신한다.
임무를 껴안은 고독한 밤이면 앞으로도 나는 밤하늘을 올려다 볼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더는 고독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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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날은 전부 휴가] 사기꾼들의 유쾌한 개과천선 | 일반도서 2017-08-2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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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코타로 저/김소영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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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흐름을 따라 흘러가노라면 따듯한 감동의 물결과 만나게 되는 이사카 코타로 특유의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이 작품 또한 만족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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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흐름을 따라 흘러가노라면 따듯한 감동의 물결과 만나게 되는 이사카 코타로 특유의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이 작품 또한 만족스러울 것이다. 오랜만에 이사카 코타로 월드에 들어선 건데 풍부한 상상력에 의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치밀한 복선과 꽉 짜인 구성으로 그려내는 작가의 솜씨에 또다시 반해버렸다. 인생의 전환점은 자신도 모르게 기습적으로 찾아온다. 그냥 지나쳐 버릴 수도 있지만 어떤 선택은 완전히 턴을 하게 되는 계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본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선택과 결과는 순전히 자신의 몫이다. 해서 우리의 주인공들은 선택을 했다. ‘남은 날은 전부 휴가’로.

 

미조구치와 오카다는 조직의 하청을 받아 교통사고 사기나 납치와 같은 일로 남을 협박하며 하루하루를 적당히 살고 있는 협잡꾼이다. 그러던 어느 날 ‘기왕이면 상대가 기뻐하는 일을 해볼까 해서’ 오카다는 일을 그만두고 떠나겠다고 하고, 미조구치는 랜덤으로 문자를 보내 당장 친구를 만들라는 황당한 제안을 하는데 운명은 ‘선의’의 편이었는지 답신이 온다.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가게 된 두 사람의 앞에 등장하는 사람과 사건들에 의해 그들의 인생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1. 남은 날은 전부 휴가 • 미조구치와 오카다
2. 성가신 어른의 오지랖 • 오카다와 곤도
3. 불길한 횡재 • 미조구치와 오타
4. 작은 병정들의 비밀 작전 • 오카다와 유미코
5. 날아가면 8분, 걸어가면 10분 • 미조구치, 그리고 오카다

 

다섯 편의 이야기들에는 유머와 휴머니즘이 가득 들어있다. 대충 사는 것 같은 미조구치는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에 늘 등장하는 주인공과 많이 닮아 있다. <칠드런>의 ‘진나이’, <명랑한 갱 시리즈>의 ‘교노’처럼 제멋대로인데다 자기중심적이고 말도 많은 괴짜이지만 어쩐지 미워할 수 없는데다 그의 페이스에 말려들고 마는 인물 말이다. 먹을 것을 달고 사는데다 둔해빠진 오타나 영리하지만 냉랭하기만 한 다카다와 손발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늘 떠나간 파트너를 그리워하는 미조구치와 묵묵히 남이 기뻐할 만한 일을 하는 오카다야 말로 어디에 있건 마음이 맞닿아있는 친구가 아닐까 싶다.

 

“뭐 어쨌든,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드는 거랑 신뢰할 수 있는 의사를 발견하는 일은 인간한테는 평생의 숙원 같은 거지.”

 

날아가면 8분이 걸리고 걸어가면 10분이 걸린다면 나는 당연히 걸어가는 길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미조구치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2분의 차이라는 시간적 요소가 중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 날아볼까.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숙제도 없는 여름방학처럼.

 

“나 같으면 난다. 그렇잖아. 날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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