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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막차의 신』 | 서평이벤트 2018-12-1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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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막차에 올라탄 사람들의 휴먼 미스터리!

제9회 에키나카 서점 대상 1위․아마존 미스터리 서스펜스 부문 1위․입소문으로 40만 부 판매


하루에 전철이 아무리 운행되어도 그중 막차는 한 번뿐이다. 그 막차가 갑자기 멈춰 서면,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어쩔 수 없이 하나의 공간에 묶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복잡한 도시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소중한 인생의 한순간을 밀도 있게, 그리고 작은 반전에 웃음 짓게 만드는 일곱 개의 맛깔스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갑작스런 정차로 타임 리미트에 걸린 현대인의 일상생활과,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들을 세밀한 묘사로 풀어내면서 새로운 희망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서점 직원들이 직접 읽고 강력 추천한 책

수많은 인생을 싣고 달리는 만원 전철 안, 다양한 삶의 프리즘이 교차하는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


평소의 개성이 숨죽이는 공간, 하지만 끊임없이 자기 생각에 몰두하고, 근심 걱정에 휩싸이고, 졸리거나 따분하고,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곳. 도시에 살고 있는 직장인이 아침저녁으로 이용하는 전철은 매일같이 희망과 좌절이 공존하는 일상적인 공간이다.


이 책에 수록된 일곱 개의 이야기는 전철, 특히 사람들로 빽빽한 막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동일한 이동 수단 속에서, 또는 그와 얽힌 개인의 다양한 생각과 삶의 모습이 세밀하게 묘사되면서 평범한 듯 특별한 세계로 우리를 데려다놓는다. 또한 작가는 예정된 시각에 플랫폼에 도착해야만 자신을 기다리는 누군가에게로, 또는 목적하는 곳으로 향할 수 있는 승객들의 발길을 갑작스런 사고나 고장으로 묶어놓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JR 동일본 서점 체인인 북 익스프레스의 서점 직원들이 직접 읽고 재미있거나, 고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를 뽑아 수여하는 상인 에키나카쇼텐(역내서점) 대상 1위(제9회) 수상작이다. 그런 만큼 많은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었고, 아마존 미스터리 서스펜스 부문 1위에까지 오르면서 입소문만으로 40만 부가 판매되었다.


책에 수록된 일곱 개 이야기의 주인공은 결코 낯설지 않다. 나와 우리 가족, 내 친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은 달라도 하나의 도시에서 서로 부대끼고, 갈등하고, 때론 보듬고, 위로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운명이라면, 그것을 거스를 수 없다면 그 하루하루 속에서 한순간 새롭게 싹트는 희망과 사랑을 소중히 받아들이는 마음도 무척 중요하지 않을까.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아가와 다이주 阿川大樹

195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쿄 대학 재학 시절에는 노다 히데키와 함께 극단 ‘유메노 유멘샤(夢の遊眠社)’를 설립했다. 전기업체의 반도체 기술자를 거쳐 실리콘밸리의 벤처 설립에도 참여했다. 1999년 「천사의 표류」로 제16회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우수작품상을, 2005년 <패권의 표적>으로 제2회 다이아몬드 경제소설 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열차로 가자>, <인바운드>, <요코하마 고가네초 퍼피 거리> 등이 있다.


옮긴이 이영미

아주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과 <캐러멜 팝콘>으로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주관하는 보라나비 저작․번역상의 첫 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공중그네>, <단테 신곡 강의>, <약속된 장소에서>, <화차>, <솔로몬의 위증>, <불타버린 지도>, <나란 무엇인가>,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작은 행복론>, <죽을 때까지 책 읽기>, <공백을 채워라>, <고구레 사진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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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까칠한 남자가 선사하는 유쾌한 감동 | 일반도서 2018-12-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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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예스리커버]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저/최민우 역
다산책방 | 2015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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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명스럽게 내뱉는 오베 스타일의 화법에 폭소를 터트리다가도 슬쩍 비치는 여린 마음에 가슴 뭉클한 감동이 밀려들기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장을 넘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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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하고 퉁명스러운 겉모습으로 감추고 있지만 알고 보면 지극히 솔직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남자, 그의 이름은 오베다. 너무 유명해서, 너무 뻔 할까봐, 영화의 주연배우가 선입견을 주는 바람에, 읽기를 미루고 있던 소설이었는데, ‘오베라는 남자’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책부터 읽고 싶어서 일부러 영화도 보지 않고 있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출연배우들의 모습이 책에서 느끼는 이미지와 조금 달랐던 것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에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지만. 오히려 책 표지에 인쇄된 그림과 잘 맞는 것 같다. 그렇게 어딘지 단단하면서도 강퍅한 인상이라야 캐릭터의 이미지가 제대로 떠오르는 것이다. 이웃여자 이란에서 온 파르바네의 모습도 그렇고 소설 속의 인물들은 마치 지면에서 튀어나와 살아 숨 쉬는 듯 생동감을 지니고 있어서 눈으로는 글을 읽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동영상이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그런 이유로 영화는 볼까 말까 여전히 고민 중이다.


아내와 둘이 살다 혼자가 된 오베는 정년퇴직까지 맞이하자 삶의 의욕을 급격히 잃고 만다. 자신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여자, 그녀가 없는 인생을 계속 이어갈 의미를 찾지 못하던 오베가 거실에서 목을 매려던 찰나, 이웃집에 새로 이사를 온 부부가 방해를 한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 온갖 방법을 다 시도해 보았지만 오베가 세상에서 가장 형편없게 못하는 일이 있다면 그건 바로 죽는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옆집의 외국인 임산부 파르바네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절묘하게 등장한다. 이웃과 얽히면서 아이들은 물론 길고양이에게도 애정을 느끼는 오베. 본인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온정은 숨길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뜻하지 않게 영웅이 되기도 하는데, 사실 소시민으로서 소신껏 양심에 따라 묵묵히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퉁명스럽게 내뱉는 오베 스타일의 화법에 폭소를 터트리다가도 슬쩍 비치는 여린 마음에 가슴 뭉클한 감동이 밀려들기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장을 넘기고 있었다.


시간은 묘한 것이다.

슬픔은 이상한 것이다.

사랑은 이상한 것이다. 그건 사람을 놀라게 한다.

인생이란 참으로 기묘한 것이다.


이로써 프레드릭 베크만의 작품 중 세권을 읽었다. 깐깐하고 신경질적인 여자 브릿마리, 고집스럽고 짜증나게 만드는 소녀 엘사, 그리고 화를 잘 내고 무뚝뚝한 남자 오베. 각각 제멋대로인 성격에 평범하지 않은 기질 탓에 상대를 하다보면 절로 뒷목 잡게 만드는 캐릭터지만 희한하게도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주인공으로 인해 마음이 훈훈해지는 소설들이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그 시간을 채우는 것은 사랑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서로 나누고 더불어 사는 세상. 작가의 다음 작품에 등장하는 인생은 또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죽음이란 이상한 것이다. 사람들은 마치 죽음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양 인생을 살아가지만, 죽음은 종종 삶을 유지하는 가장 커다란 동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는 죽음 자체를 두려워하지만, 대부분은 죽음이 우리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데려갈지 모른다는 사실을 더 두려워한다. 죽음에 대해 갖는 가장 큰 두려움은, 죽음이 언제나 자신을 비껴가리라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우리를 홀로 남겨놓으리라는 사실이다.

p.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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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어 함박눈] 혼자여도 좋지만 함께라면 더 좋겠지? | 일반도서 2018-12-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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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른 넘어 함박눈

다나베 세이코 저/서혜영 역
포레 | 201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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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베 여사의 글을 읽다보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부분이 종종 등장하기에 세대를 막론하고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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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베 세이코 여사의 작품은 [두근두근 우타코씨]로 처음 만났는데 너무 웃기면서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자연히 다른 책들에 관심이 생겼다. 영화로 보았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도 물론 흥미로웠던 데다 많은 일본 여성작가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는 국민 작가이기에 나 역시 다양한 작품을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 작품의 인상이 너무 강했던 탓인지 읽을수록 매력이 덜해지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작가의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1928년생이다.) 젊은 층의 연애는 어딘지 구닥다리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두근두근 우타코씨]의 할머니 주인공 ‘우타코 씨’야말로 최강의 매력을 뿜어내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긴 이 소설 [서른 넘어 함박눈 三十すぎのぼたん雪]은 1978년 작품이니까 그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오히려 시대를 앞선 스타일이라 해야 할까? 1970년대 일본의 사회상이나 그 시절을 사는 30대 독신녀의 심리 상태는 잘 알 수가 없지만, 스토리를 떠나서 다나베 여사의 글을 읽다보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부분이 종종 등장하기에 세대를 막론하고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리라.


이 단편집에는 연애를 하고 싶은 다양한 여자들이 등장한다. 연애의 실상은 그리 달콤한 것만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 딱히 남자와 만나 불타는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하고 싶은 것만도 아니지만 그래도 ‘연애’라는 걸 하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은 누구나 갖고 있을 터. 그런 여성들의 마음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읽고 있노라니 어떤 부분은 내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듯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주변에서 보고 들음직한 일례들이기도 해서 슬그머니 입가를 씰룩거리곤 했다. 귀여워서 미소 짓게 하는 경우도 있고, 어이가 없어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인간도 있었으니 말이다.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외로운 여자. 그래도 “지금 몇 시예요?”라는 말은 누구에게든 붙여볼만하지 않은가. 특히 멋진 남자라면.(지금 몇 시예요?) 깨끗한 걸 좋아하는 비교적 착실한 성격의 여자. 그녀의 룸메이트는 게으르고 지저분하다. 그러나 사람은 좋다. 그런 그녀의 방에서 발견한 하얀 특대 팬티에서 다정한 남자를 연상하지만 착각은 자유라고 했던가.(루미코의 방) 


“하긴 뭐든 똑 부러지게 잘하지만 성격이 모난 사람과, 칠칠치 못하지만 사람 좋은 사람 중에 어느 쪽이 함께 살기에 좋겠냐 하고 묻는다면 후자이긴 하다.”


혼자인 게 좋아서 혼자 사는 게 아닌 이상 여러 가지로 바쁘다. 여기저기 그물을 치고 그야말로 어장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혼자 사는 방에 돌아오면 바람구멍으로 바람이 불어든다.(바람구멍) 엄마와 둘이 사는 여자. 사이는 좋지만 어느 일요일 다투고 말았는데 엄마가 집을 나갔다. 소식도 없는 엄마로 인해 자신을 탓하는 마음, 엄마에 대한 걱정과 원망, 모든 감정이 덮쳐와 눈물을 흘리는 그녀에게 어떤 남자가 다가왔다.(깜짝 우동) 


“딸과 어머니는, 뭐랄까 별개의 생물체라는 생각 안 들어요? 같은 것이 세포분열해서 두 개로 나뉜 것 같다는 거죠.”

“흐음, 어쨌든 엄마가 좋은 여행을 했다면 나도 한 거나 마찬가지야. 엄마와 딸은 일심동체니까.”


서른여섯 살과 서른한 살의 직장 선후배 여성. 둘은 척하면 통하고 머리회전도 빠른 미인 독신녀이지만 남자들에게는 할망구로 통한다. 즉, 남자들이 감당을 못한다는 것. 서른이 넘으면 이런저런 사연이 생기기 마련, 그들의 머리 위에 내리는 함박눈은 제각각이긴 해도 차분하다.(서른 넘어 함박눈) 부부 만담가의 딸. 아버지가 급사하자 엄마와 파트너가 되어 예인의 길로 들어선다. 처음에는 잠깐만 할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재미가 붙어 엘리트 약혼자와는 헤어지고 순하고 착한 남자와 새로운 만담 콤비를 이루었다.(쉬운 남자가 좋은 남자) 


“일의 재미라고 하는, 금단의 나무에서 딴 열매 맛을 이 아이도 알아버렸다. 결국 알아버렸다. 그건 여자의 행복에 반하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모르고 지나치는 것보다는 알고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거라고 하나얏코는 생각을 정리한다.”


연립주택의 벽이 얇아 이웃의 소리가 한밤중에는 다 들리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옆집 남자의 애정행각을 훤히 파악하게 된 여자. 그러다보니 관음증이 생겨버린 걸까. 같은 방에 남자와 단둘이 있어도 “잘 자요”라는 말만 주고받을 뿐.(점프의 맛) 장년의 홀아비가 누리는 여유롭고 즐거워 보이는 인생을 배우려는 청년들. “노인이라도 과부는 과부지.” 혼자 사는 여자들의 일을 도와주고 한껏 귀염을 받는 그의 모토다.(위로해줄까?) 남편이 잠만 자도, 게으름뱅이여도, 역시 곁에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여자. 혼자만 몸이 고단한 생활이지만 본인이 그렇다니 뭐 어쩌겠는가.(그래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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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 랩소디] 유쾌한 대소동 | 일반도서 2018-12-0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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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유괴 랩소디

오기와라 히로시 저/김소영 역
한스미디어 | 200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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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머리를 쉬고 싶을 때, 삶이 힘들게 느껴질 때,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라면 오기와라 히로시의 책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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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머리를 쉬고 싶을 때, 삶이 힘들게 느껴질 때,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라면 오기와라 히로시의 책을 강추한다. <유괴 랩소디> 역시 기대를 배반하지 않은 소설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여유 시간이 많아야 한다는 것. 한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도저히 빠져 나올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고작 3일간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3일밖에 안 되는 시간 동안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쉴 새 없이 등장인물들을 따라다녀야만 한다. 해학이 담겨 있는 작가의 작품들은 읽는 동안 즐거움과 따스함이 오고가는 푸근함을 내내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좀도둑 전과가 있는 히데요시는 도박으로 인한 빚을 갚을 길 없어 자살 방법을 이것저것 도모하던 중 여섯 살짜리 꼬마 덴스케를 만나게 된다. 가출을 했으니 함께 여행을 가달라는 덴스케. 어마어마한 부잣집 도련님이 품안에 굴러 들어왔으니 횡재를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히데요시는 인생을 건 유괴를 결심한다. 그러나 이 꼬마는 야쿠자 두목의 아들이었으니 히데요시의 앞날은 바람 앞의 등불인데, 범죄자라고는 해도 알고 보면 여리고 어리버리하기 짝이 없는 이 남자, 어쩌면 좋을까? 순진무구하지만 영리한 덴스케와의 짧은 여행길에서 히데요시는 인생의 희망을 얻는다.


분명 유괴를 하고 몸값을 요구했으니 부모의 입장에서는 피가 마르는 최악의 범죄인데도 히데요시와 덴스케의 행로를 아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절박한 상황을 응원하게 된다.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웃기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여행길은 일본 전국시대의 유명한 무장인 다테 마사무네의 ‘다테’라는 성과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히데요시’라는 이름을 가졌으나 정반대의 어수룩함으로 무장한 유괴범에게 다가온 새 출발의 열쇠이다. 아이와 어른의 교류와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감화라는 식상한 주제일지는 몰라도 각박한 세상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에서 잔잔한 감동의 파문을 느끼게 되는 것은 나 자신 또한 진부한 인간이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진부하면 어떻고 통속적이면 어떻겠는가. 오기와라 히로시의 작품은 내일을 향한 빛을 전해주기에, 읽고 난 후엔 마음의 시름을 잊는 치유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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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는 누구] 누가, 왜, 죽은 것일까 | 장르소설 2018-12-0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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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체는 누구?

도로시 L.세이어즈 저/박현주 역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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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탐정 피터 윔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범인이 누구인가 보다 피해자가 누구인가에 더욱 초점을 맞춘 접근이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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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세이어즈 여사의 책을 처음 접한 건 오랜만에 오빠의 책장을 뒤지던 날이었다. [나인 테일러즈]. “어라? 못 보던 책인데? 왜 안 보여줬어!” 하니 “나는 재미있었지만 너는 잘 모르겠기에.” 한다. “힝! 또 혼자만 잘난 척 하고! 나도 볼래!” 하고 빼앗듯이 챙겨와 펼쳐들었는데, 역시 재미가 없었다. 일단 너무 수다스러운데다 긴장감도 없고 나에겐 도통 그들만의 유머코드가 통하질 않는 것이었다. 지루했던 독서 후에 풀죽은 모양으로 오빠의 책장에 도로 고이 꽂아놓은 채, 그렇게 도로시 세이어즈와 그녀가 만든 주인공 ‘피터 윔지 경’을 마음에서 지워버렸는데, 고전추리소설에 다시금 흥미가 생긴 요즘 슬그머니 호기심이 일었다. 세월이 지난 만큼 나의 독서 취향도 조금은 바뀌었으니 이제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피터 윔지 경의 지적인 수다를 받아들일 만도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귀족 탐정 피터 윔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자 도로시 세이어즈 여사의 데뷔작이라는 [시체는 누구]부터 도전해보기로 했다. 전반부는 전처럼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으나 읽을수록 감칠맛이 난다고나 할까, 흥미로웠다. 귀족 가문의 혈통이지만 공작 작위는 형이 물려받고 자신은 유쾌하고 자유롭게 지내고 있는 피터 윔지의 취미는 아마추어 탐정 노릇이다. 평범한 한 건축가의 집 욕조에서 시체 한 구가 발견된다. 나체의 중년 남자가 걸친 거라고는 황금 코안경 하나뿐. 이상한 일은 그 즈음 사라진 실업가와 너무 흡사한 모습이라는 것인데, 시체는 신원을 알 수가 없고 실종자는 종적이 묘연하다. 친구인 경찰 파커의 도움을 받기는 해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피터의 촉에 걸려든 사람은 누구일까. 두 사건의 접점은 무엇일까. 범인이 누구인가 보다 피해자가 누구인가에 더욱 초점을 맞춘 접근이 신선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도 이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지 않았을까 싶은 선구적인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피터 윔지 경 시리즈는 추리소설의 황금기(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 사이의 기간)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피터 윔지에게도 전쟁의 트라우마가 문득 문득 나타난다. 적에게 습격당하는 악몽으로 인해 부들거리며 발작을 일으키는 모습에서 귀족이라 해도 친근하고 보편적인 인간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기득권과 고용인의 관계라든가 허례허식에 물든 사회상이라든가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악(惡) 같은 무겁고 진지한 사안을 다루면서도 유머감각과 밝은 분위기로 인해 끔찍할 수도 있는 범죄행각이 담담하게 읽힌다. 특히 피터 윔지 경과 그의 집사 번지의 만담과도 같은 대화야말로 이 시리즈 소설의 꽃이다. 읽다보면 묻고 싶어진다. ‘번지 씨, 그거 혹시 진심?’ 본심은 어찌되었든 간에 두 사람의 훈훈한 관계는 진짜임에 틀림없다. 번지의 잔소리에 아이처럼 순순히 말을 듣는 주인의 모습이 귀엽기까지 한 피터 윔지 시리즈, 이제 나에게서도 지루한 책이라는 오명은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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