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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추리걸작선 - 유괴 범죄 편 | 테마도서 2018-02-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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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해서는 안 될 가장 악질적인 범죄는 유괴가 아닐까.
어쩌면 살인보다도 악랄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보호자, 특히 부모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는다는 것.
그것도 몸값을 받기까지 여러 날에 걸쳐 정신적인 고문을 가할 뿐 아니라
그 비인간적인 계획을 세세하고 꼼꼼하게 오랫동안 세운다는 점.
그리고 용케 살아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례를 볼 때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임에 분명하다.
그런 사연도 한(恨)도 많을 수밖에 없는 범죄이기에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괴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라 하여 가슴 아픈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다.
워낙 다양한 종류가 있어 작가들이 어떤 식으로 사건을 다루는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 아기는 프로페셔널 Snatch! (1969)
- 레니 에어드 Rennie Airth (1935-)

심각할 수밖에 없는 유괴사건이 이토록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니 기발한 발상에 자꾸만 웃음이 터져 나오는 수작이다. 4인조 악당이 주 200달러에 아기를 빌려 부잣집 아기와 바꿔치기하는 유괴방식을 생각한다. 빌린 프로페셔널 아기는 늘 방글방글 음식도 가리지 않는데 25만 달러가 걸린 부자 아기는 빽빽 울기만하는 골칫덩이다. 누구나 웃는 아기를 좋아하는 법. 교섭이 통하질 않는 대위기에 봉착한 유괴범들 사이에도 분란이 일어나기에 이른다.

 


• 파일7 The Seven File (1956)
- 윌리엄 P. 맥기번 William Peter McGivern (1918(1922?)-1982)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기승전결이 잘 짜인 작품이다. 유괴범 각각의 캐릭터가 분명히 드러나는 구성으로 폭력적인 악당, 단순무식한 남자, 마음 약한 여자의 인간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어느 날, 절름발이 사나이가 뉴욕 2번가의 호화저택에 전화수리공으로 방문한다. 3주가 지난 깊은 밤 그 집의 어린 딸과 보모가 사라지고 20만 달러를 요구하는 협박장이 날아든다. FBI의 수사망이 펼쳐지는 가운데 유괴범들의 은신처에 한 사나이가 등장하면서 예기치 않은 상황에 접어들게 된다.

 


• 킹의 몸값 King's Ransom (1959)
- 에드 맥베인 Ed McBain (1926-2005)

유괴된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도 몸값을 지불할 것인가 하는 도의적 질문을 던지는 87분서 시리즈 중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부유한 마을에 사는 더글라스 킹의 집에 잠입해 아이를 납치한 유괴범. 그런데 유괴하려던 아이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목숨 값을 내놓으라는 뻔뻔한 요구에 킹은 분노하지만 몸값을 내놓으면 자신이 지금껏 쌓아온 모든 것을 내놓아야하는 상황. 아이의 목숨이냐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돈이냐 딜레마에 빠진다.

 


• 미스 블랜디시 No Orchids for Miss Blandish (1939)
- 제임스 하들리 체이스 James Hadley Chase (1906-1985)

하드보일드 파의 역사로 기록되는 체이스의 문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지만 폭력성이나 가학성이 너무 짙어 솔직히 다시 읽고 싶은 기분은 나지 않는다. 부잣집 딸인 미모의 미스 블랜디시가 납치된다. 몸값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범인도 못 잡고 아버지는 돈만 날리고 딸은 돌아오지 않는다. 결국 아버지는 사립탐정에게 딸의 행방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하는데 갱단들이 얽혀 있는 이 사건의 끝은 결코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는 없으리라.

 


• 교황의 인질금 Peter's Pence (1974)
- 존 클리어리 Jon Cleary (1917-2010)

호주 출신의 작가 존 클리어리의 작품으로 전쟁과 여행을 통한 풍부한 인생 경험을 살려 다양한 저술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에 미국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어쩌다 교황을 납치하게 된 IRA(북아일랜드 공화국군) 요원들의 좌충우돌 분투기를 그리고 있다. 어처구니없이 실패를 거듭하는 요원들은 이제 교황을 돌려보낼 수도 데려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지는데 그 와중에 교황을 암살하려는 독일인까지 등장한다. 극한 상황의 인간 심리를 파헤친 수작이다.

 

 

 

아기는 프로페셔널

레니 에어드 저/서창근 역
동서문화사 | 2003년 01월

 

파일7

윌리엄 P. 맥기번 저/윤종혁 역
동서문화사 | 2003년 09월

 

킹의 몸값

에드 맥베인 저/홍지로 역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07월

 

미스 블랜디시

제임스 해들리 체이스 저/이태주 역
동서문화사 | 2003년 10월

 

교황의 인질금

존 클리어리 저/이기원 역
해문출판사 | 200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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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차일드] 문학성을 겸비한 스릴러 | 장르소설 2018-02-2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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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라스트 차일드

존 하트 저/박산호 역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광활한 자연과 미국의 역사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 단순히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구분 지을 수는 없는 문학성이 엿보인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근래 읽은 추리소설 중 최고등급이다. 모처럼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을 만났다. 사건을 추리해가는 과정을 즐기는 보편적인 추리소설의 묘미도 좋지만 인간 심리와 사회에 대한 시선을 좇으며 아픔과 상실감 속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가 주는 가슴 저릿함을 좋아한다. 어떤 사건은 사람들의 삶을 한순간 파탄으로 몰고 가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허무한 한순간의 사고일 뿐일 때가 많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온갖 증거와 실마리를 찾아 뇌세포를 활발히 움직이는 탐정물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공감을 하면서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움직임을 따라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보통 변호사 출신의 작가들은 법정 장면에 강점을 발휘하는데, 이 소설의 작가 존 하트는 전혀 다른 장르에서 필력을 입증하고 있다. 제2의 하퍼 리, 포스트 코맥 매카시로 평가받는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광활한 자연과 미국의 역사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 <라스트 차일드>는 단순히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구분 지을 수는 없는 문학성이 엿보인다. 하느님의 전령인 것만 같은 거대한 흑인 남자의 등장은 <그린 마일>의 존 커피를 떠올리게 하는데 삶과 죽음, 사랑과 집착, 도전과 좌절, 신과 인간 등 인간의 본질적 문제에까지 파고드는 대단한 이야기꾼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과도 견주고 싶다.

 

공교롭게도 요즘 읽은 장르 소설이 어린아이들에 대한 범죄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만큼 아동 범죄가 세계적으로 많이 일어난다는 걸까.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소설 역시 아이의 실종사건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잃어버린 쌍둥이 여동생을 찾고자 희망을 잃지 않는 소년, 조니.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용기를 그러모으는 아이의 모습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여동생이 실종된 지 일 년의 세월, 아빠는 집을 떠나고 엄마는 약물에 의존해 현실을 잊으려하며 그들 모자를 학대하는 마을 유지에 의해 나락으로 떨어진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 가족을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며 주위를 맴도는 형사반장 헌트 역시 아이를 찾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자신의 가정마저 붕괴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또다시 일어난 여아 납치 사건과 함께 살인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한다. 악조건 속에서도 여동생을 찾는 여정을 이어가던 소년은 일 년 전의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여기고 독단적인 추적을 감행한다.

 

이 소설의 장점은 아이에 의해 사건이 진전을 보이기는 하지만 그를 영웅으로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답게 소년은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보호가 필요한 존재다. 스스로 알아서 하고자 하는 독립적인 성격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현실 속의 인간이다. 엄마 역시 약하디 약한 여성이지만 모성애가 가져다주는 힘으로 일어서는 용기를 보여준다. 자식을 위한 마음은 같지만 그로 인해 취하는 행동은 모두가 다르다.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는 스스로의 양심에 물어볼 일이다. 그로 인해 비극이 싹틀지라도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길만은 피할 수 있도록. 되돌릴 수는 없을지 몰라도 아직 늦은 건 아닌 그때를 놓치지 않도록. 어떤 일이 일어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으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비록 해피한 인생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용서와 화해의 길을 제시해서 좋다. 놀라운 반전이 없어도 강렬한 액션이 난무하지 않아도 비극적인 결말이 아니어도 긴 여운을 남겨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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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론] 악몽 속에 펼치는 외로운 혈투 | 장르소설 2018-02-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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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얼론

리사 가드너 저/박태선 역
두드림 | 2007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사람들의 발목을 잡곤 한다. 심심할 때 술술 읽히는 책으로는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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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우, 어떤 상황이라도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범죄자가 있다. 소아성애자. 이건 우발적인 사고가 있을 수 있는 폭력 범죄보다 훨씬 더 죄질이 나쁘다고 생각된다. 힘없는 어린아이에게 위해를 가해 미처  피기도 전에 꿈을 짓밟고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정신적 상처를 주는 행위. 이런 용서치 못할 변태가 왜 이리 세상엔 많을까. 리사 가드너의 <얼론>은 어릴 때 소아성애자에게 납치되어 구덩이에 갇혀 있다 28일만에 구조된 과거를 지닌 여자의 트라우마를 조명하고 있다.

 

살아 돌아온 것이 다행이라고만 하기엔 가슴 깊이 새겨진 상처가 너무 깊어 이상 성격을 지니게 된 여인 캐서린은 모든 감정이 메말라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뛰어난 외모로 인해 부유한 판사의 아들과 결혼하고 귀여운 아들도 생겼지만 그녀의 삶은 여전히 피폐하다. 그러던 어느 날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남편은 죽고 용의자가 된 여자. 그녀 주위의 사람들까지 차례로 살해당하는데 과연 그녀는 용의자일까, 피해자일까. 그녀 남편에게 총을 쏜 저격수 바비는 여자와 아이가 인질이 되어 남편의 협박을 받고 있던 그 때의 상황과 총을 쏠 수밖에 없었던 순간에 대해 끊임없이 되짚어보는데, 주위에서 조여드는 협박과 캐서린의 뇌쇄적인 매력 앞에 삶이 엉망이 된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사람들의 발목을 잡곤 한다.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짜임새가 약해지고 막장 코드로 향한다는 것이 조금 아쉬운 스릴러지만 심심할 때 술술 읽히는 책으로는 적당하다. 팜므파탈과 고독한 마초가 이끄는 B급 영화가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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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이발소] 정겨운 시골마을 풍경 | 일반도서 2018-02-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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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저/김난주 역
북로드 | 2017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취약한 시골마을 풍경은 평온하고 아름답기에 더 서글프게 비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곳에는 따스한 온기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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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따끈따끈하고 유쾌한 정서를 기대했으나 어딘지 쓸쓸함이 감도는 연작집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때 탄광 도시로 번성했지만 산업의 침체와 함께 지금은 쇠락해버린 홋카이도의 시골 마을 도마자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얼마 남지 않은 청년회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이전 세대가 그러했던 것처럼 마을의 부흥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미래를 걸어보기에는 너무나 취약한 시골마을 풍경은 평온하고 아름답기에 더 서글프게 비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곳에는 오해와 사소한 갈등으로 인한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따스한 온기가 흐른다.

 

무코다 야스히코는 이곳에서 가업을 이어받아 25년째 이발소를 운영 중이다. 젊었을 때는 도시에서 광고회사에 다니기도 했으나 아버지의 건강 문제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인데, 자신이 마지막 세대이리라 생각하던 차에 장남 가즈마사가 가업을 이어가겠다고 하니 한편 좋으면서도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찌되었든 <무코다 이발소> 앞 삼색등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 이발소라는 성격 상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이곳의 주인 야스히코는 속 깊고 따뜻한 성격이어서인지 사람들이 종종 중재 역할을 맡기곤 한다.

 

고령의 할아버지가 마을축제를 앞두고 쓰러지자 이웃들은 품앗이를 제안하지만 할머니는 혼자의 시간을 원한다. 늘 보살펴야하던 남편 걱정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는가. 자식에게도 요양병원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니, 그런 일들이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는 인생사라 생각하면 어쩐지 덧없는 슬픔이 차오른다. 시골 노총각에게는 시집오겠다는 신부가 없고, 매력적인 마담이 오픈한 새로운 술집에는 마을 남자들이 줄을 잇는다. 우리의 상황과도 같아 충분히 공감이 가는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 그려지는 가운데 영화촬영지로 선택되기도 하고 마을 출신의 청년이 사기사건의 수배자로 뉴스에 오르내리는 등 온 동네가 들썩이는 사건들 또한 심심치 않게 생기니 그래도 살아간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무슨 일이 있으면 옛날에는 따돌렸지만, 앞으로 조그만 동네는 그래서는 안 되죠. 다들 편견 없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동네를 만들어야 하잖아요.”
“너, 언제부터 그렇게 말하는 인간이 되었느냐?”
“변화가 없는 동네잖아요. 조금은 변화를 불러일으키자 싶은 겁니다.”
가즈마사가 코를 벌렁거리면서 말한다. 야스히코는 쓴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마음속으로는 크게 감동하고 있었다. 설마, 아들에게 감동을 받다니.
도마자와는 앞으로 좋은 동네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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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위트가 빛나는 걸작 미스터리소설 | 테마도서 2018-02-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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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인지 코미디인지 헤어나기 힘든 유머를 장착한 추리 소설은 언제 다시 봐도 즐겁다.
특히 이 다섯 권의 책은 종이가 누렇게 되도록 끌어안고 사는 중인데
많은 추리소설 애호가들이 꾸준히 볼 수 있도록 절판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 독약 한 방울 A Dram of Poison (1956)
- 저자: 샬롯 암스트롱 Charlotte Armstrong (1905-1969)

깁슨 씨는 대학에서 시를 가르치는 50대의 독신 남자이다. 예의바르고 반듯한 신사이기는 하나 소심한 성격에 세상물정에도 어두운데다 그 나이가 되도록 여자를 모르고 살아온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던 그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는가 싶었는데 어느 날 아내와 이웃집 남자에 대해 생겨난 의혹의 불씨는 자살 충동을 일으키게 만든다. 대학 연구실에서 슬쩍한 작은 독약 병이 몰고 온 엄청난 대소동극.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람들의 행렬에 웃음을 멈출 길이 없다. 그야말로 짜릿한 결말까지 최고 중의 최고다.

 

 

• 백모살인사건 The Murder of My Aunt (1934)
- 저자: 리처드 헐 Richard Hull (1896-1973)

뚱뚱보에 게으름쟁이인 에드워드는 사사건건 자기를 구박하는 백모를 죽이기로 작정한다. 나름대로 완전범죄를 꿈꾸지만 자동차사고도 방화도 독살도, 착착 준비해 완벽하게 실행했다고 생각했던 계획은 번번이 실패하고 마는데, 겁 많고 멍청한 이 소악당의 결정적 실수는 일기를 쓴다는 것. 백모가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우연일까, 필연일까. 에드워드의 계획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도서(倒敍)추리소설의 형식으로 쓴 고전으로 정통추리의 재미는 없을 수 있으나 웃긴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라는 격언을 되새기게 하는 폭소소설이다.

 

 

• 시행착오 Trial and Error (1937)
- 저자: 앤소니 버클리 Anthony Berkeley (1893-1971)

중년의 평론가 토드헌터는 주치의로부터 동맥이상으로 앞으로 몇 달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는다. 그가 남은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생각한 것은 타인을 위한 유익한 살인. 확실한 대상을 골라야한다는 점이 중요하기에 신중하게 백해무익한 인물을 찾아다니다 우연히 인기 여배우를 알게 되고 거의 마녀에 가깝다는 사실을 파악한다. 뒤이어 일어난 여배우 살인 사건. 그런데 엉뚱한 청년이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안 토드헌터는 그의 무죄와 자신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위트가 넘치지만 씁쓸함도 남는 심리미스터리. 세상에 죽어 마땅한 사람이 있는가? 요즘도 논란이 되는 난제다.

 

 

• 가짜 경감 듀 The False Inspector Dew (1982)
- 저자: 피터 러브시 Peter Lovesey (1936-)

1920년대를 배경으로 대서양을 횡단하던 호화여객선 루시타니호에서 벌어지는 선상 미스터리. 완벽한 남자와의 만남을 꿈꾸는 알머는 치과의사 월터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아내가 자신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나려하자 절망하는 월터. 이에 알머는 리디아를 죽일 계획을 월터에게 제안하고 함께 배에 탑승한다. 그런데 한 여자 승객이 죽고, 선장은 유명한 경감 '듀'라는 가명으로 배에 오른 월터에게 사건 해결을 부탁한다. 이어지는 황당한 전개, 다양한 인간군상, 가짜와 진짜의 대비가 마치 채플린의 희극을 보는 듯 흥미로운 작품으로 일종의 로맨틱 코미디로도 볼 수 있는 유쾌한 소설이다.

 

 

• 월장석 The Moonstone (1868)
- 저자: 윌리엄 월키 콜린즈 William Wilkie Collins (1824-1889)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이던 시대, 영국군 장교가 힌두교 사원에서 월장석을 훔쳐낸다. 그걸 안 인도인이 “월장석이 당신과 당신 자손들에게 재난을 가져다 줄 것이다!”라고 저주를 하고, 과연 인도 사원의 신비한 보물인 황색 다이아몬드 ‘월장석’에는 어두운 재앙의 그늘이 따른다. 영국 최초의 추리소설이자 T S 엘리어트가 최대 최고의 미스터리라고 절찬한 명작. 1년여에 걸친 월장석 도난사건은 사건관계자 7명의 시각에서 그려지는데, 지루하게도 느껴질 수 있는 이 작품을 코미디로 분류한 결정적인 이유는 늙은 집사가 인생지침서로 활용하며 신주단지처럼 애지중지하는 책 ‘로빈슨 크루소’ 때문이다. 그야말로 명작 속의 명작 아닌가.

 

 

 

독약 한 방울

샬롯 암스트롱 저/김석환 역
해문출판사 | 2002년 04월

 

백모살인사건

리처드 헐 저/백길선 역
동서문화사 | 2003년 05월

 

시행착오

앤서니 버클리 저/황종호 역
동서문화사 | 2003년 07월

 

가짜 경감 듀

피터 러브시 저/이동윤 역
엘릭시르 | 2012년 07월

 

월장석

윌리엄 윌키 콜린즈 저/강봉식 역
동서문화사 | 200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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