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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텐] 두 남자의 짧지만 길었던 도쿄 산책 | 일반도서 2018-08-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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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텐텐

후지타 요시나가 저/오유리 역
까멜레옹 | 2008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상처 입은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절망에 빠진 사람들, 암울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시종일관 유쾌하게 그려가고 있기에 도쿄의 산책길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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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기리 조의 영화로 알게 된 [텐텐]. 하도 평이 상반된 경향을 보여 볼까말까 망설이다 놓쳐버린 작품인데 우연히 책을 만났다. 원작이 있는 경우는 책으로 읽는 것을 더 좋아하는지라 잘됐다 싶은 마음에 집어 들었는데, 은근히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텐텐(てんてん,転転)’은 ‘전전하다’라는 우리말에도 있듯이 여기저기 옮겨 다닌다는 뜻이다. 빚을 짊어지고 갈 곳 없는 신세가 된 20대 대학생에게 같이 산책만 해주면 빚을 갚아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의문의 40대 중년 남자. 두 남자가 보내는 사흘간의 도쿄 산책을 그리고 있다지만, 스트리퍼, 폭력 대부업체, 술집 등 어둠의 세계가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12세 관람가’라니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더욱 궁금해지기도 한다. 언젠가 꼭 찾아봐야겠다.


출발은 이노카시라 공원, 도착지는 가스미가세키. 단 무조건 걸어가야만 한다. 수상쩍긴 하지만 도쿄를 함께 산책해주면 백만엔을 주겠다는 후쿠하라의 제안을 빚쟁이에게 쫓기는 입장인 후미야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도라지꽃 화분과 열대어 앤젤피쉬를 키우는 섬세함과 한눈에 반한 스트리퍼 하나만을 바라보는 순정남 ‘다케무라 후미야’. 구불구불하고 철사처럼 뻣뻣한 머리칼, 눈은 사시, 뭉툭한 코에 얇고 조그만 입술을 가진 기골이 장대한 남자 ‘후쿠하라 아이이치로’. 두 남자의 기묘한 도쿄 유람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유유히 이곳저곳을 둘러보겠다는 후쿠하라에게 말려들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다보니 후미야는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바람난 엄마를 응징하려는 소년과의 만남, 코스프레 파티, 극장식 바, 자살하려던 남자를 구하고, 노년의 사랑을 도와주는 등 여러 소동에 끼어든 두 남자는 단지 사흘 동안뿐이지만 아버지와 아들 같은 정을 느낀다. 어려서 엄마에 이어 아빠한테도 버림받고 첫 번째 양어머니는 벌에 쏘여 죽고 양아버지는 감옥에, 두 번째 양어머니에게는 또다시 버림받고 자란 후미야는 외로움에 사무쳐있지만 본인이 느끼는 감정은 오히려 무감각해진 상태다. 이런저런 만남으로 인해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후미야. 그런데 수상쩍은 동행 후쿠하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상처 입은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절망에 빠진 사람들, 암울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시종일관 유쾌하게 그려가고 있기에 도쿄의 산책길은 즐겁다. 때로는 애절하기도 하고 약간의 스릴까지 느껴지는 작품 [텐텐]. 어쩌면 조금은 황당할 수도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어차피 혼자인 인생길에서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이 시대를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자신이란 건 파랑새와 한가지야. 어딜 찾아다녀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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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골짜기의 5월] 감동의 대서사시 | 장르소설 2018-08-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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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지개 골짜기의 5월

후나도 요이치 저/한희선 역
시작 | 2008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돈과 권력의 노예가 될 것인가, 자신의 신념을 굳게 지키며 살아갈 것인가. 비단 필리핀의 이야기만은 아니지 않은가.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첫 문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바로 느낌이 오는 책이 있다. ‘이건 미치도록 재미있는 소설이야!’ 하고. 후나도 요이치(船戸与一)의 모험소설 「무지개 골짜기의 5월(虹の谷の五月)」이 그랬다. 560여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인데도 전혀 지루할 틈이 없이 몰아치는 전개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한편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책을 놓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일본 원서를 읽는 엄마가 자주 재미있어 하며 읽으시기에 궁금했던 작가 후나도 요이치는 일본모험소설의 일인자로 다작을 한다는데 국내에 번역된 소설은 두 권밖에 없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읽고 싶은 책의 번역본이 없을 때나 원어가 주는 문장의 느낌이 무척 궁금할 때면 진작 일본어 공부나 해둘걸 후회가 된다.


후나도 요이치 모험소설의 배경은 주로 소수민족이나 불안정한 정세의 제3세계를 무대로 삼고 있다는데, 이 책은 필리핀 세부섬의 어느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년 자피노(필리핀인과 일본인의 혼혈아)를 주인공으로 그가 겪는 3년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스페인을 시작으로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오랜 기간에 걸친 식민지 역사를 가진 필리핀은 정치, 사회, 종교, 언어 등 모든 분야에 있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나라였다. 독립 후에도 마르크스 독재 정권을 거치며 반정부세력과 게릴라들의 투쟁이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실정인 만큼, 1998년부터 2000년까지를 무대로 하는 이 소설에서 썩을 대로 썩은 정부와 게릴라의 대립이 주요소재로 다루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자피노 13세 _ 1998년 5월 필리핀 세부섬

주인공 ‘나’의 이름은 ‘도시오 마나한’. 하지만 그를 제대로 된 이름으로 불러주는 사람은 몇 명 없다. 필리핀인과 일본인의 혼혈아를 지칭하는 ‘자피노’로 불릴 뿐이다. 일본인 아빠는 태어나기도 전에 본국으로 떠나버렸고 엄마는 어렸을 때 죽었다. 그를 데려와 키운 할아버지 가브리엘 마나한은 후크발라하프(Hukbalahap, 항일인민군) 출신의 강직한 성품을 지닌 인물로 소년은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으며 올곧게 자라고 있다. 어느 날 일본으로 건너가 결혼한 ‘퀸’이라 불리는 여인이 부자가 되어 마을에 집을 짓고 화려하게 귀성하면서 조용했던 가르보손가 지구에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옆집 할머니 리베르타의 아들 호세 만가하스가 홀로 투쟁하며 살고 있는 마을 옆 무지개골짜기에는 소년만이 갈 수 있는데, 퀸과 수상한 남자들이 그곳으로 데려가 달라며 접촉해온다. 아직 어린 소년 도시오는 그해 5월 처음으로 비리와 폭력의 현장을 마주한다.



자피노 14세 _ 1999년 5월 필리핀 세부섬

일 년 전 그들의 생업인 투계 시합이 열리던 날, 자신이 직접 키운 싸움닭을 데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도시오는 읍내로 향하지만 그곳에서도 역시 비리는 자행되고 있었다. 다시 처음부터 싸움닭을 키우며 조금은 성장한 소년. 마을에서는 지구 캡틴의 선거로 북적이고 좁은 촌구석 역시 부정부패의 온상임은 마찬가지다. 도시오가 무지개골짜기로 가던 날, 몇 명의 신인민군들과 마주친다. 아직 소년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들은 마을 뒷산에 주둔하고 있던 신인민군 부대에 정부가 폭격을 퍼부으며 와해된 게릴라군의 잔병으로 도시오에게 호세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 달라고 하는데, 누군가 미행자가 따라붙었다. 아무도 없는 무지개골짜기에서 발생한 그들만의 전쟁으로 인해 그해 5월은 또다시 피로 물들인 채 지나가고 있었다.



자피노 15세 _ 2000년 5월 필리핀 세부섬

가르보손가 지구는 여전히 삭막하기만 하고 희망 또한 보이지 않는다. 아동성애자인 신부, 친딸을 임신시킨 전 지구캡틴, 퀸의 화려한 생활을 동경하며 섬을 떠나 인생을 망친 처녀, 그로인한 충격으로 그녀의 약혼자였던 라몬은 그나마 마을에 하나 있던 제대로 된 남자였지만 나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래도 라몬의 여동생 메그만이 도시오네 집과 리베르타 할머니를 챙겨주고 있지만, 생활을 위해 그녀도 퀸의 양녀가 되어 곧 일본을 떠날 예정이다. 새로 키운 싸움닭이 투계장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하던 날, 읍내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진료를 해주던 일본인 의사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부정과 부조리가 난무하는 경찰 조직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할아버지는 결단을 내리고 도시오를 무지개골짜기의 호세에게 보내는데... 



소설이 끝나자 몰라보게 성장한 도시오와 함께 내 마음의 깊이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무심코 살아가는 현실의 그늘, 인생의 이면, 그럼에도 살아가는 한 지켜야할 것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용기와 세상 한편에 존재하는 정의에 대해 생각게 하는 소설 [무지개 골짜기의 5월], 책장을 덮고도 한동안 그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2000년 제123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란다. 역시. 돈과 권력의 노예가 될 것인가, 자신의 신념을 굳게 지키며 살아갈 것인가. 비단 필리핀의 이야기만은 아니지 않은가. 위로 향한 눈은 끝없이 위만을 바라보고 아래를 향하는 시선은 위선에 차있는 지금 이 시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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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억백만광년 너머에 사는 토끼] 동화 같은 성장소설 | 일반도서 2018-08-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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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억백만광년 너머에 사는 토끼

나스다 준 저/양윤옥 역
좋은생각 | 2009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일억 백만 광년 너머에서 지구로 온 토끼. 토끼는 사랑에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자신처럼 후회하지 말고 바로 지금 사랑을 고백하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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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어른용 동화를 만났다. 일억 백만 광년 너머에서 지구로 온 토끼. 토끼는 자신이 살던 별에서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의 마음을 확신하지 못해 혹성 개척단에 지원해 지구로 와 ‘별닦이 토끼’가 되었다. 사랑에 빠진 이들의 별을 닦아 주고 그 별이 빛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것. 자신의 사랑은 스스로 별을 닦아 보고 나서야 확인하지만 뒤늦게 깨달은 사랑은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한다. 토끼는 사랑에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자신처럼 후회하지 말고 바로 지금 사랑을 고백하라고 충고한다.


오랜 시간 방황하던 중년의 사랑, 평생 한 사람을 향한 마음을 지킨 노년의 사랑, 이제 눈뜨기 시작하는 청소년의 사랑... 이웃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커피 전문점’과 ‘심부름센터’ 집의 아이들인 오쓰카 쇼타와 사스케 케이. 사랑에 관한 에피소드는 그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인생의 갈림길에 서있는 십대 청소년 시절, 방황하는 마음과 새로운 사랑의 감정에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특별한 시기이기도 하기에, 고민의 순간들을 경험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재즈를 좋아하는 듯하다. 카페나 바에서 흐르는 음악도 재즈나 경음악인 경우가 많고 소설에서도 종종 재즈 음악 이야기가 소개되곤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이사카 코타로도, 가네시로 카즈키도. 내가 그런 작가들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이 소설에서도 커피 전문점이 무대가 되는지라 음악 이야기가 마치 배경음악처럼 삽입된다. 메인 OST라면 ‘케세라세라(Que sera, sera)’가 되겠지. 청소년들의 성장소설에 딱 맞는 선곡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도리스데이의 CD를 세트했다.


히치콕의 영화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에서 사용된 곡. 행복한 가족이 여행지에서 청천벽력 같은 사건에 휘말리는 서스펜스 영화. 엄마의 노랫소리에 맞춰 갇혀있던 아들이 똑같은 노래를 휘파람으로 불어 결국, 아버지가 아들을 구출해내게 된다. 그때 부른 노래가 바로 이 <케세라세라>다. 


‘스릴 넘치는 스토리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느긋한 노래지만, 부모와 자식의 강한 인연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니?’



<케세라세라(Que sera, sera)>


When I was just a little girl,

I asked my mother.

“What will I be? Will I be pretty? Will I be rich?”

Here's what she said to m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r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내가 어렸을 때 엄마에게 물었죠.

“난 커서 뭐가 될까?

예뻐질 수 있을까?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엄마는 대답했죠.

“케세라세라, 되는대로 되는 거란다.

미래의 일은 어느 누구도 모르는 거야.

케세라세라, 되는대로 되는 거란다.”



When I was just a child in school, 

I asked my teacher.

“What will I try?

Should I paint pictures? Should I sing songs?”

This was her wise reply.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r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내가 학교에 다니게 되었을 때 선생님에게 물었죠.

“난 무엇을 하게 될까요?

그림을 그릴까요? 노래를 할까요?"

선생님은 대답했죠.

“케세라세라, 되는대로 되는 거야.

미래의 일은 어느 누구도 모르는 것.

케세라세라, 되는대로 되는 거야.”



When I grew up and fell in love,

I asked my sweetheart.

“What lies ahead?

Will we have rainbows? Day after day?”

Here's what my sweetheart said.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r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어른이 되어 사랑을 하고, 연인에게 물어봤죠.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리의 미래에는 날마다 무지개가 뜰까?"

나의 연인은 말했죠.

“케세라세라, 되는대로 되겠지.

미래의 일 따위 어느 누구도 몰라.

케세라세라, 되는대로 되겠지.”



Now I have children of my own.

They ask their mother.

"What will I be?

Will I be handsome? Will I be rich?"

I tell them tenderly.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r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그리고 이제 내게는 아이들이 있죠.

그들은 내게 물을 거예요.

“내가 크면 어떤 사람이 될까?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다정하게 대답하겠죠.

“케세라세라, 되는대로 되는 거란다.

미래의 일은 어느 누구도 모르는 거야.

케세라세라, 되는대로 되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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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하리 남성 타자 학교] 아프리카의 푸근한 여탐정 | 장르소설 2018-08-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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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칼라하리 남성 타자 학교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저/이나경 역
북@북스 | 200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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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탐정 음마 라모츠웨와 조수 마쿠치가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이야기에는 아프리카의 향기가 물씬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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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여탐정 음마 라모츠웨를 주인공으로 하는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는 [칼라하리 남성 타자 학교]다. 보츠와나 공화국(Republic of Botswana)은 아프리카 대륙의 남부에 위치한 중앙 내륙에 있는 나라로 동쪽은 짐바브웨, 서쪽과 북쪽은 나미비아, 남쪽과 남동쪽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경을 접하고 북단부는 짧은 국경으로 잠비아와 접하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밭 ‘칼라하리 사막’은 보츠와나와 남아공, 나미비아 일부에 걸쳐 형성된 사막으로 이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현대적 빌딩도 자연 속에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 수도 가보로네에 위치한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에서 음마 라모츠웨와 조수 마쿠치가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이야기에는 아프리카의 향기가 물씬 묻어난다.


아프리카 전형이라는 음마 라모츠웨의 푸근한 모습만큼이나 따뜻하고 다정한 분위기가 넘쳐흘러서 책을 읽는 동안 그녀 곁에서 함께 움직이는 듯한 기분에 아프리카의 뜨거운 태양과 건조한 모래바람이 피부에 느껴지는 것만 같다. 라모츠웨가 아버지의 유산으로 탐정 에이전시를 연 이후 많은 일들과 변화가 있었다. 사무실을 약혼자 마테코니가 운영하는 틀로크웽가 스피디 모터스 뒤쪽으로 이전함으로써 서로에게 이득을 가져왔으며 입양한 아이들과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마쿠치 역시 탐정 조수 뿐 아니라 자동차 정비소의 부지배인을 겸임하며 형편이 나아지기는 했으나 조금이라도 저축을 하기 위해서는 부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던 차에 남성에게 타자를 가르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개설한 마쿠치의 ‘칼라하리 남성 타자 학교’는 성황을 이룬다.


모두가 행복해지나 싶었지만 사람들의 생활에는 이런저런 문제가 따르기 마련이다.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풀이 죽은 딸, 갑자기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들, 조수의 수상한 연애 상대, 시내에 새로 개업한 경쟁자,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싶어 하는 의뢰인... 다행인건 우울증에 걸렸던 마테코니가 든든하게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모든 일은 순리대로 풀어야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원칙하에 음마 라모츠웨는 현명하게 꼬인 일들을 바로잡아가고, 너무나 인간적인 아프리카의 일상을 마주하는 동안 한줄기 훈풍이 마음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소소한 일상을 다룬다고는 하지만 가벼운 사건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여느 코지 미스터리와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아프리카의 자연이 배경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작가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느리게 걸으면 진솔한 아름다움이 더 잘 보이는 것처럼 한꺼번에 읽는 것보다는 천천히 여유를 갖고 시리즈를 한권 한권 음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이색 탐정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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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신의 목소리 ‘밥 딜런’ | 일반도서 2018-08-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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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이사카 고타로 저/오유리 역
현대문학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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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듯이 들려주는,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와도 같은 밥 딜런의 음악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느낌.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지만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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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코타로의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アヒルと鴨のコインロッカ->에서는 밥 딜런의 노래가 이야기의 주된 흐름이 된다. 에이타와 마츠다 류헤이의 배역이 잘 어울렸던 영화로도 제작된 이 작품에 등장하는 노래는 “Blowin' in the wind”. 밥 딜런의 노래를 들으면서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남자 ‘가와사키’. 밥 딜런의 노래를 부르다가 서점 털기에 말려들고 만 남자 ‘시나’. 이 두 사람의 만남과 함께 시작되는 길고 긴 이야기이다. 


이사한 건물에서 만난 옆집 청년 ‘가와사키’. 대학에 입학해 싱글 생활에 첫발을 디딘 날, ‘시나’는 그에게서 묘한 제안을 받는다. 이른바 서점 습격. 훔치고자 하는 것은 단지 일본어 대사전 한권 뿐. 기운 없는 이웃의 외국인 청년 ‘도르지’에게 응원의 선물을 할 거라나? 그냥 사면 될 것을, 왜 꼭 강탈해야만 하는 걸까? 악마처럼 새까만 옷을 입고,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는 대화법도 이상하기만 하다. 그리고는 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에피소드가 전개되는데 스토리보다는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함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렇다. 이야기하듯이 들려주는,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와도 같은 밥 딜런의 음악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느낌이다.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지만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는 것. 또다시 이사카 월드에 빠져버렸다.



모델 건을 들고 서점 뒷문에 서있는 것. 단지 그것뿐. 밥 딜런의 <Blowin' in the wind>를 열 번 부를 것. 단지 그것뿐. 두 번 부를 때마다 문을 걷어찰 것. 단지 그뿐이었다.

“가게를 실제로 습격하는 건 나야. 시나는 뒷문으로 점원이 도망치지 못하게 해줘.”

가와사키는 말했다.

“비극은 뒷문에서 일어나거든.”



“딜런?”

그가 먼저 한 질문에 나는 멋쩍게 “딜런.”이라고 긍정하는 톤으로 대답했다.

“Blowin' in the wind."

그는 아주 중요한 장면이라도 본 것처럼 신기한 표정을 지으며 끄덕이더니만 가까이 다가왔다.



“이렇게 보니까 가와사키는 밥 딜런이랑 닮았어.”

나는 다른 CD케이스의 재킷 사진을, 가와사키와 나란히 놓고 비교했다. 웅크리고 있는 밥 딜런과 많이 닮았다. 양쪽 다 똑똑해 보이는, 악마적이고 불량스러운 얼굴이었다. 지적이지만 고상하지는 않으며, 붙임성은 없지만 무서운 인상도 아니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밥 딜런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Blowin' in the wind>였다. 영어는 잘 못했지만 이 노래만큼은 예외였다. 가사를 전부 암기하고 있고 끝까지 다 부를 수 있었다. 왜냐고? 필사적으로 외웠기 때문이다.



“죽을 각오로?”

“하면 할 수 있어. 가와사키는 정말 필사적으로 가르쳐줬거든.”

가와사키는, 아니 그는 부탄인인 데다 결코 ‘가와사키’라는 이름이 아니지만, 침을 삼키고 “필사라는 말은 반드시 죽는다는 의미잖아?”라고 자못 재치 있는 대사처럼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대가 밥 딜런의 곡을 암기했던 때를 떠올렸다. 짝사랑하던 여자 아이를 위해 필사적으로 외웠다. 하면 할 수 있다는 말은 내가 믿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그 딜런의 목소리를 좋아했어. 상양하고 엄격한데다 무책임하지만 따스해. 전에 가와사키가 말했었어. 그게 하나님의 목소리라고 그가 말했어.” 

- 이사카 코타로의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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