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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도 서점 이야기] 책과 함께 하는 재생의 감동스토리 | 일반도서 2021-10-0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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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저/류순미 역
클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책으로 가득한 서점의 향기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줬다는 점에서 따스한 마음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든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서점에서 나는 냄새가 그리워지는 소설이었다. 요즘은 독서 인구가 줄고 있는데다, 대부분 책을 인터넷에서 쇼핑하고, 전자책으로 읽는 사람들도 많은 탓에 대형서점도 예전 같지 않으니, 하물며 동네서점은 점점 더 사라져가는 실정이다. 자고로 책은 종이를 넘기는 맛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도 서점에 들른 게 언제인지조차 가물가물할 정도이니 말이다. 용돈을 받으면 동네서점에 달려가 읽고 싶었던 책을 품에 안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던 날도 있었는데. 방학이면 늘 도서관에 도장을 찍고, 서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야말로 독특한 냄새에 매료되곤 했었다. 어찌된 일인지 회사에서도 난데없는 자료실 담당까지 도맡게 되었지만 수당도 받지 못하는 가외업무인데도 책을 다루는 일이기에 나름 즐거웠다.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린 소설 [오후도 서점 이야기]를 읽노라니 자꾸만 옛일이 떠오른다. 

 

도시의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오래된 서점에서 문고본을 담당하는 츠키하라 잇세이는 ‘보물찾기 대마왕’이라 불릴 정도로 숨은 히트작 발굴에 천재적인 촉을 지닌 성실하고 조용한 청년이다. 자신의 서가를 만드는 것이 가장 행복한 그에게 어느 날 먹구름이 뒤덮이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책 절도범을 뒤쫓던 중 차도에 뛰어든 소년이 사고를 당하고 만 것이다. 다친 소년과 가족이 나름대로의 사연을 밝히며 순순히 사과를 하자 오히려 여론의 화살은 서점을 향한다. 순식간에 악마 같은 가해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잇세이는 모든 비난과 책임을 등에 지고 긴가도 서점을 그만두고 만다. 어린시절의 아픈 과거로 인해 사람들과의 교제가 서툰 잇세이에게 있어 서점은 유일한 안식처이자 삶의 등불 같은 존재였으니, 마음의 상처를 안고 그가 찾아간 곳은 어떤 시골 마을의 작은 서점이었다. 

 

평소 블로그를 통해 친분을 쌓아온 ‘오후도 서점’의 주인이 통 소식이 없는 것에 신경이 쓰인 그는 사쿠라노마치로 길을 떠난다. 이웃 노인에게서 물려받은 앵무새 선장을 길동무로 삼고. 오후도서점櫻風堂이 위치한 고즈넉한 산골짜기 마을 사쿠라노마치櫻野町는 이름처럼 벚꽃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지방이다. 봄이 되면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이 장관을 이루는 작은 마을에 터전을 잡은 단 하나의 서점. 그곳에서 잇세이는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한편, 긴가도서점銀河堂의 직원들은 잇세이가 떠나기 전 찾아낸 ‘보물’ 같은 책 <4월의 물고기四月の魚>가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한다. POP, 띠지, 포스터를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입소문을 내기도 하며. 그런 사람들의 마음은 잇세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족이나 친구를 하나둘씩 떠나보내다 보니 참 다양한 모습으로 떠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말할 수 있을 때 잇세이에게 서점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물론 그렇게 해준다면 말이지만.
p.191

 

새 책에 둘러져 있는 띠지를 벗기며 늘 이 귀찮은 걸 왜 만드는 걸까 궁금했는데, 실상은 띠지의 홍보효과가 제법 크다고 한다. 띠지를 보고 책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나. 이 소설이 2017년 제14회 서점대상 5위를 차지한 이유는 작품의 완성도보다도 서점인들의 꿈과 노력을 정성스럽게 담아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솔직히 저자 무라야마 사키村山早紀는 아동작가라서인지 전반적으로 동화나 순정만화 같은 느낌이 강하다. 살짝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래도 책으로 가득한 서점의 향기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줬다는 점에서 따스한 마음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든다. 오후도 서점 두 번째 이야기 [별을 잇는 손星をつなぐ手]도 읽고 싶어지는 이유는 시골서점의 부활이 어느 정도 진척될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역시 주인공은 미남미녀가 좋아!

 

순간 속에 영원이 있다.
만약 세상에 마법이나 신이 존재하지 않고 육체의 죽음과 함께 영혼도 사라져버린다 해도, 기억이나 추억은 무無가 될 수 없다. 하나의 생명이 이 지상에 존재하면서 울고 웃는 날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죽음이라 할지라도 사라지게 할 수는 없는 것이리라.

이 책을 읽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사랑도 지구에 담겨 우주를 떠다니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마음과 함께. 수많은 소망과 눈물과 미소와 함께.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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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片眼の猿] 미치오 슈스케의 감성 미스터리, 외눈박이 원숭이 | 일본원서 2021-10-0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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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片眼の猿

道尾 秀介 저
新潮社 | 2009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휴머니티가 위트있게 그려지는 따스한 감성 미스터리. 괴물을 연상시키는 제목과는 달리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한없이 사랑스럽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작가 미치오 슈스케道尾秀介의 미스터리는 크게 두 가지 갈래로 갈라진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안타까운 회한의 미스터리와 휴머니티가 위트있게 그려지는 따스한 감성 미스터리.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이나 <달과 게>가 전자라면, <까마귀의 엄지>나 바로 이 작품 <외눈박이 원숭이>는 후자다. 사실 호러 서스펜스에 두각을 보이는 저자이고 보면, 이렇게 개운한 뒷맛을 남기는 작품을 만나기란 흔치 않은 일이다. 가슴이 막힌 기분으로 씁쓸한 여운을 한참동안 맛볼 것을 알면서도 작가의 작품을 자꾸만 찾아 읽게 되는 건 뛰어난 구성력과 문장력 때문인데, 가끔가다 이런 종류의 밝고 가벼운 터치의 미스터리를 만나면 순식간에 훅 빠져들게 된다. 뭐가 나올지 두려운 마음에 힘들게 페이지를 넘기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한 마음에 책장을 넘기기 바쁘게 글을 쫓는 것이다. 괴물을 연상시키는 제목 ‘片眼の猿―One-eyed monkeys’와는 달리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한없이 사랑스럽다.

 

탐정사무소 ‘팬텀’을 운영하는 미나시 고이치로는 도청전문 탐정이다. 현재 악기 메이커의 의뢰를 받아 산업스파이를 색출하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중 한 여인에 대한 정보를 엿듣게 되고 같은 업계에 있는 그녀 후유에를 스카우트하는데 성공했다. 커다란 헤드폰을 낀 미나시는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후유에와 함께 팀플레이로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자 했으나 그의 도청 레이더에 걸린 건 뜻밖의 살인사건이었다. 섣불리 경찰에 알렸다가는 은밀히 진행해야하는 사립탐정으로서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모른 척하자니 어쩐지 후유에가 의심스럽다. 한편, 탐정사무소 겸 자택으로 사용하고 있는 2층짜리 고물아파트 ‘로즈플랫’에는 괴짜들이 거주하고 있다. 코의 문제로 발음이 기묘한 노하라 영감님, 괄괄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마키코 할머니, 뇌에 이상이 생겼지만 트럼프 예언의 귀재인 도헤이, 샴쌍둥이처럼 어깨를 꼭 붙이고 다니는 소녀 도우미와 마이미 자매, 팬텀에서 접수를 담당하는 소심하고 성실한 아르바이트 청년 호사카. 마치 가족 같은 분위기로 공동체를 이루는 이곳에 후유에는 서서히 매료된다.

 

미스터리는 도청 중이던 라이벌 악기 사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외에도 미나시와 동거했던 아키에의 자살과 후유에의 전 직장 요쓰비시 에이전시에서 벌어지는 수상쩍은 움직임, ‘팬텀’의 전신인 노하라 탐정사무소에 얽힌 이야기 등 다양한 가지로 뻗어간다. 작가는 모든 궁금증과 초능력인가 생각했던 수수께끼까지도 후련하게 풀이해주는 친절을 베풀며 살짝 로맨스를 덤으로 얹어 내민다. 무엇보다 빛나는 이 작품의 깜짝 반전은 로즈플랫 입주자들의 면면에 있다. 뭔가 하나씩 결여되거나 특이한 부분을 지닌 사람들. 속물적인 편견으로 보면 여기 모인 이들은 루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긍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쿨하고 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외눈박이라고해서 위축되어야할 이유는 없다. 자존심을 버리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추악한 욕심에 흔들리고 금전 앞에 고개 숙이는 인간들이 올곧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웃을 자격이 있는가. 과연 누가 외눈박이 원숭이인가. 

 

世間の人間は鳩を見て、ただ'鳩'だと感じる。雄だとか雌だとか、そんなことは?にしない。きっと、それと同じことなのだろう。このアパ?トの連中は人を見て、ただ'人'だと感じる。それだけなのだ。
しかし、眼に見えているものばかりを重要視する連中に、俺は興味はない。
세상 사람들은 비둘기를 보고 그저 ‘비둘기’라고 느끼지. 수컷인지 암컷인지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 분명 그것과 같은 거겠지. 이 아파트 사람들은 사람을 보고, 그저 ‘인간’이라고 생각해. 그뿐이야.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중요시하는 무리에게 나는 흥미가 없어.

 

* 역설적이게도 아바의 노래가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센스. 이처럼 언어유희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원서로 읽는 것이 확실히 좋을 법한 작품이다.
さあ、それではいってみましょう、今週のマニマニマニアック?クエスチョン?
(ABBA “Money, Money, Money” のサビがワン?フレ?ズ)
자, 그럼 가봅시다. 이번 주 마니마니마니악 퀘스천
(아바의 ‘머니 머니 머니’의 후렴구가 한 구절)

 

* 호러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작가가 추천한 작품은 컬트 고어 무비로 유명한 감독 루치오 풀치Lucio Fulci, ルチオ?フルチ의 <좀비 (ZOMBIE, サンゲリア)>
퀴즈에 등장한 감독은 <링>, <캐리비안의 해적> 등 비주얼 호러 스릴러의 대가 고어 버빈스키Gore Verbin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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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エンジェル] 이시다 이라의 판타지 미스터리, 엔젤 | 일본원서 2021-10-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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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エンジェル

石田 衣良 저
集英社 | 200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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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이 된 주인공의 사랑과 모험을 그린 판타지 미스터리. 빛과 어둠을 애틋하게 그려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이시다 이라의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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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천사(angel)의 정의가 궁금해졌다. 천사라는 영어 단어의 어원인 안겔로스(angelos)는 그리스어로 '전령'이라는 뜻이다. 종교에 있어서 신과 인간을 중개하는 영적인 존재를 의미하는데, 그렇다면 절대적 선한 존재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성서에도 좋은 천사와 나쁜 천사가 등장하는 것을, 어째서 오늘날의 엔젤은 ‘천사같이 곱고 착하다’는 표현과 함께 날개달린 천상의 이미지로 굳어진 것일까? 어쨌거나 일본의 유명작가 이시다 이라石田衣良의 소설 [엔젤エンジェル]은 신의 전령이 아니라 유령이 된 주인공의 사랑과 모험을 그린 판타지 미스터리다.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좋아해온 가케이 준이치는 결국 ‘엔젤펀드’라는 게임회사 전문 투자회사를 차리게 된다. 기업가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개인투자가를 의미하는 엔젤, 그런데 자금 문제를 해결해주는 천사 같은 역할을 하던 그가 어떤 연유로 누군가에게 살해되어 암매장당하는 처지가 되었을까. 이야기는 ‘유령’ 준이치의 플래쉬백과 함께 시작된다.

 

눈을 떠보니 영적인 상태로 공중을 부유하고 있는 가케이 준이치는 금빛 소용돌이와 함께 과거를 배회한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한쪽발이 짓눌린 상태로 장해를 갖고 태어난 그의 어린 시절은 그리 녹록치가 않았다. 난산 끝에 세상을 떠난 엄마, 냉혹한 기업사냥꾼 아버지, 고통스러운 재활에도 불구하고 완치되지 못한 발, 외로운 소년의 도피처는 게임의 세계였다. 새엄마와 의붓동생이 생기자 아버지는 대학생이 된 준이치에게 10억 엔을 대가로 절연할 것을 요구한다. 안쓰럽게 여기는 변호사 앞에서 눈물을 삼키며 평생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을 것을 맹세하는 준이치. 다행히 아르바이트하던 게임회사에서 그의 아이디어와 투자는 큰 성공을 거두고, 일인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아버지의 교통사고를 신문기사로 접한 날을 끝으로 이후 2년간의 기억을 잃은 채 그는 자신의 주검을 내려다보고 있다. 

 

플래쉬백을 통해 짧았던 인생이 너무나 쓸쓸하고 하찮은 것이었음을 확인하고 오히려 사후의 세계에서 해방감을 느끼는 준이치. 생에 별다른 미련이 없던 그는 오히려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를 실컷 즐기는 나날들에 순수한 즐거움을 맛보지만, 공백으로 남은 2년 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신이 왜 살해당해야 했던 건지, 점차 궁금증이 커진다. 진상을 찾던 그의 눈에 한 여인이 등장하고 사랑에 빠진 준이치의 앞에 드러나는 진실은 한층 가혹한 것이었다. 미스터리 구조로 나아가지만 ‘누가’ 보다는 ‘어째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작품이다. 꼭 죽여야만 했는지 필연성이 부족하다는 게 아쉽긴 해도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유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쏟는 모습은 가히 감동적이다. 과연 준이치의 삶은 덧없는 것이었을까. 안타까운 결말로 향하면서도 작가는 희망의 끈을 살며시 풀어놓는다. 빛과 어둠을 애틋하게 그려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이시다 이라의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소설이다. 

 

여성을 온 힘으로 지키는 하루하루는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뿌듯한 충실감을 주었다. 그 충실감은 일찍이 살아 있을 때, 고독으로 지상을 기어 다니고 일만 하던 일상에서는 절대 얻지 못했던 것이었다. 준이치는 생과 사의 신기한 역전 현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죽은 지금에야 비로소 마음껏 살고 있다.
이 세계에서 죽은 이로 존재하는 것은 준이치에게 그리 나쁘지 않았다.
더욱더 살고 싶었다. 정확하게는 더 죽어 있고 싶었다.
죽음 속 ‘생’의 달콤함을 느끼고 싶었다. …… 따듯한 바람에 온몸을 감싼 채, 준이치는 눈 아래 가로등을 바라보면서 사후의 생이 한없이 계속되기를 조심스럽게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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