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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에그] 폭소와 감동의 하드보일드 코미디 | 일반도서 2017-09-2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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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드 보일드 에그

오기와라 히로시 저/서혜영 역
작가정신 | 2007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유쾌하고 즐거운 가운데 잔잔한 인간애가 슬쩍 밀려드는 순간순간으로 인해 웃음과 감동의 눈물이 번갈아 눈앞을 뿌옇게 만든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필립 말로에게서 영향을 받은 작가들이 많다. 나에겐 유머와 해학의 작풍으로 인식되어 있는 오기와라 히로시도 그 중의 하나인 줄은 몰랐는데 색다른 코미디 [하드보일드 에그]는 꽤 터프한 하드보일드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 순페이는 괴롭힘을 당하던 중학교 시절 레이먼드 챈들러의 탐정소설을 읽고 필립 말로에게서 고독은 악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동급생을 위해 빵을 사러가는 것도, 책가방을 혼자 도맡아 드는 일도 그만두자 새로운 상처를 입었으나 탐정은 그런 걸 두려워하지 않으니까. 말로는 그와 마찬가지로 외톨이었지만, 동료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나는 탐정이 되기 위해 태어났다. 서른셋이 된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내가 하늘의 계시처럼 그것을 깨달은 것은 열다섯 살, 고향의 해변 근처 중학교에 다닐 때였다. 나는 한 남자와 만났다. 그는 썩은 해초 냄새가 나는 도서관 한쪽 구석에서 남몰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말로, 필립 말로다."

 

키만 껑충하게 큰 순페이가 ‘모가미 탐정사무소’를 차린 건 도쿄에서의 첫 직장 출판사를 그만두고 탐정학교를 마친 나이 서른을 앞두었을 때다. 위험한 범죄수사를 마다하지 않는 터프한 탐정을 꿈꾸고 있지만 삼년 동안 들어오는 일이란 집 나간 애완동물 찾기가 대부분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비서를 모집하기로 결심한다. 다이너마이트 보디를 가진 여자의 사진을 동봉한 한 명의 지원자에게 연락이 오고 채용을 결정했지만 찾아온 사람은 쭈글쭈글한 얼굴에 하얗게 분을 바른 작은 몸집을 지닌 노파였다. 얼떨결에 콤비가 되어버린 모가미 순페이와 할머니 비서 가타기리 아야가 펼치는 포복절도할 모험과 감동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할머니 비서를 채용하고 처음 의뢰받은 시베리안 허스키 ‘꼬맹이’가 유기견이 되어버리자 평소에 왕래하던 ‘시바하라 애니멀 홈’에 맡기는데 이후 그야말로 ‘진짜 살인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숲에서 발견된 남자가 개에게 물어 뜯겨 죽은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사건 전후 사라진 ‘꼬맹이’를 의심하고 도시에서 버림받은 각종 동물들을 받아들여 돌봐온 ‘시바하라 애니멀 홈’ 역시 비난을 받자 ‘꼬맹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순페이는 수사를 시작한다. 애완동물을 찾다보니 거의 전문가 수준이 된 순페이에게 적합한 사건으로 보였으나 사건의 배후에는 폭력조직이 개입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위험할 수도 있는 길에 비서 아야가 항상 따라다니는데 예상외로 이 할머니 상당히 의지가 된다.


나는 핸들을 잡고 앞을 바라보면서 나의 전문 대사를 들려줬다. 최고의 버본을 혀끝으로 굴리는 것처럼.
“하드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어. 부드럽지 않으면 살 자격이 없고.”
“자격이 어떻다구? 어차피 누군가에게 팔 작정이지?”
“말로의 말이야. 할머니는 모르겠지만 양식 있는 사람은 다 안다구.”
“멍구?”
“필립 말로. 나랑 같은 탐정이야.”
“피리 부는 멍구?”
“하드보일드의 명언이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야. 할머니하고는 관계없는 세계지.”
“하트포? 그게 누구야?”
“하드보일드. 사람 이름이 아냐.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얘기야. 영어야. 직역하면 완숙 계란.”
“뭐야. 삶은 계란을 좋아하는군? 하긴 닭고기도 좋아하니까. 빨리 얘길 하지 그랬어.”
“아니라니까!”

 

대화가 전혀 안 통하는 것 같은 두 사람이지만 마치 친할머니와 손자처럼 살뜰한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이 가슴 뭉클하게 그려진다. 목이 막히는 완숙 계란처럼 팍팍한 세상에서 한 꺼풀만 벗기면 상처입기 쉬운 말랑말랑한 흰자위를 닮은 속살이 드러날까 봐 단단히 껍질을 두른 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할머니 같은 존재가 있다면 조금 흐트러진 모습으로 쉬어갈 수 있을텐데. 역시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답게 유쾌하고 즐거운 가운데 잔잔한 인간애가 슬쩍 밀려드는 순간순간으로 인해 웃음과 감동의 눈물이 번갈아 눈앞을 뿌옇게 만든다. 그리고... 책상 위의 문고본 책 한권. [긴 이별](레이몬드 챈들러 저). 할머니, 뭐야. 그래도 하드보일드의 세계를 조금은 알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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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백마] 아름다운 판타지 고전동화 | 일반도서 2017-09-2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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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작은 백마 1

엘리자베스 굿지 저/최인자 역
문학수첩 리틀북스 | 2002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어른이 읽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판타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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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문프린세스: 문에이커의 비밀>의 원작으로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에게 문학적 영감을 주었다는 작품으로도 유명한 엘리자베스 굿지의 영국 고전 동화 [작은 백마]는 어른이 읽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판타지 소설이다. 확실히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와 연결되는 느낌이다. 숲 속의 신비한 작은 백마, 믿음직한 사자 롤프, 영리한 조랑말 페리윙클, 깐깐한 고양이 자카리아, 귀여운 산토끼 세레나, 괴팍하지만 다정한 난쟁이 요리사 마르마듀크, 친절한 마부 딕위드, 인정 많은 삼촌 벤자민 경... 아버지를 여의고 고아가 된 열세 살 소녀 마리아 메리웨더는 점잖은 가정교사 헬리오트로프 양, 허세강한 스패니얼 강아지 위긴스와 함께 도착한 아름다운 문에이커 성에 한껏 매료되어 새로운 생활에 부푼 마음을 안고 뛰어든다.

 

메리웨더 가문은 태양의 정기를 받은 남자와 달의 정기를 받은 여자가 서로 결합하여 행복하게 살도록 운명 지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한 세대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는 달의 공주가 마리아이기를 바라는 실버리듀 마을 사람들의 기대는 그래서 더욱 큰데 어릴 때 친구 로빈과의 만남으로 더욱 용기를 얻은 마리아는 전설로 남아 이어져오는 해묵은 원한을 해결하기로 결심한다. 가문의 창시자인 롤프 메리웨더 경과 그의 숙적 윌리엄 블랙 사이의 싸움을 종결시키고자 모험을 결행하는 마리아의 뒤에는 로빈과 든든한 동물 친구들이 있다. 총명하고 마음씨 고운 소녀의 용기가 가져온 사랑과 평화라는 고전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고전’이란 바로 그 맛이 좋은 것 아니겠는가.

 

영화 같은 이야기는 당연히 필름으로 제작되기 마련이다. 착하기만 한 원작의 밋밋함을 극복하고 극적인 요소를 더하기 위해 각색된 부분이 많은 듯싶긴 해도 어린이 판타지라는 걸 감안하고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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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울지 않아]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 일반도서 2017-09-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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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절대 울지 않아

야마모토 후미오 저/이선희 역
창해(새우와 고래) | 2008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을 하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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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왜 일하는지를 잊어버리고 있다.
당신은 왜 일하고 있는가?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그 일을 통해서 당신은 어떻게 되고 싶은가?
나는 가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글쓴이의 말 중에서-

 

요즘 같은 취업난에 배부른 소리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자 야마모토 후미오의 말에 공감한다. 단순히 돈을 위해 일을 한다는 건 서글픈 기분이다. 원하던 일을 하게 된다면 좋겠지만 원치 않던 직업을 갖게 되었더라도 주어진 상황에서 보람을 찾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원했던 일이 내 적성에 꼭 들어맞는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말이다. 나의 경우 대학의 문턱에서 좌절을 맛본 탓에 철들고부터 쭉 간절히 원했던 직업은 갖지 못했다. 점수에 맞춰서 적당히 타협해 들어간 대학의 전공이 그다지 흥미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방향을 전환하여 취업을 하고 보니 서서히 일하는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일년이 되면 겪는다는 갈등, 삼년만에 찾아온다는 권태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가고 혼란과 착오를 거쳐 성취감으로 흥분하던 시간들. 그것이 바로 일하는 의미가 아닐까. 원래 하고 싶었던 직업을 가졌다면 그런 순간들은 경험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어쩌면 잘 된 건지도 모르겠다고 여겨진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소설집 [절대 울지 않아]에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 꽃보다 아름다운 여인 / 플로리스트
2. 나도 결혼하고 싶다 / 체육교사
3. 아아, 죽지 않기를 잘했다 / 백화점 직원
4. 내 소중한 딸이여 / 만화가
5. 남의 이야기를 들어줘 / 영업사원
6. 사랑의 기적 / 전업주부
7. 자유의 대가는 고독이다 / 파견사원
8. 천사를 깔보지 말라 / 간호사
9. 오, 나의 여신이여! / 연극배우
10. 사람의 마음을 측정하다 / 타임키퍼
11. 보너스는 우리의 적이다 / 은행원
12. 날자, 한 번 더 날자 / 수영강사
13. 절대 울지 않는다 / 비서
14. 불량 학생과 담배를 / 양호교사
15. 여자는 왜 아름다워야 하는가? / 에스테티션

 

어떤 직업에 종사하건 간에 일을 하다보면 어느 날 문득 회의가 들게 마련이다. 도통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때, 배알이 꼴리는 상사나 동료의 언행을 참아야 할 때, 일 때문에 애인이 떠나가거나 가족과 다투게 되었을 때... 실로 다양한 이유로 감정이 극에 달한 순간, 뱃속 저 깊은 곳에 똬리를 틀고 있던 울분은 대개 눈물과 함께 터져버리기 쉽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은 절대 울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나의 직업이니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을 하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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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데이] 소소한 일상에서 찾는 행복 | 일반도서 2017-09-18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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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 해피데이

오쿠다 히데오 저/김난주 역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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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격태격 다투기도 하고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늘 우리의 마음을 지탱해 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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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인 소설을 읽고 난 후라 가볍고 즐거운 기분으로 바꿔줄 책이 필요했는데, 제대로 골랐다. 제목처럼 행복한 기운을 불어넣는 [오 해피데이]. 저자 오쿠다 히데오의 유쾌한 감각이 살아 숨 쉬는 6편의 연작 소설집이다. 나와 내 이웃의 모습을 보는 듯한 이야기라서인지 등장인물들이 활자에서 사람의 형태를 이루며 눈앞에 튀어 나온 듯 생생하다. 결국 해피엔딩이 되리란 걸 알면서도 작가가 변덕을 부려 찜찜하게 만들면 어쩌나 조마조마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이토록 흥미진진하게 그려내는 작가도 드물 것이다.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성격도, 생활습관도 모두 다르지만 하루하루 비슷한 나날을 지내다보면 일상의 변화를 꿈꾸게 되고, 작은 일탈을 통해 행복을 찾고자 하는 마음은 똑 같은 것이 바로 인간이 아닐까.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고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늘 우리의 마음을 지탱해 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Sunny Day] 옥션 중고 판매에 빠져 들어 남편의 물건까지 손길을 뻗치는 전업주부 이야기. 무언가에 중독된다는 건 삶의 기쁨이 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독이 될 수도 있는 법이다. [우리 집에 놀러 오렴] 별거로 인해 아내가 살림살이를 몽땅 챙겨 집을 나가자 가구를 사들이다 인테리어에 점점 재미를 느끼게 되는 샐러리맨. 독신 남자의 로망 실현은 오디오 & 홈시어터 시스템으로부터 시작되나보다. [그레이프프루트 괴물] 재택 알바를 하다 영업사원의 향기에서 로맨스를 꿈꾸는 평범한 주부. 그레이프프루트 향이라서 미쉘린처럼 울퉁불퉁하게 생긴 자몽 괴물이 꿈에 등장한다니, 나보다도 더 초딩 같은 꿈을 꾸는 어른이 있어 반갑다. [여기가 청산] 하루아침에 회사가 망해 아내와 역할을 바꾸어 주부가 된 남편. 요즘은 남자 주부도 많은 것 같다. 뭐 어떠랴. 자신에게 맞으면 그뿐이지. [남편과 커튼] 덜컥 저지르고 보는 남편 덕분에 오히려 창작의 아이디어가 샘솟는 일러스트레이터. 대책 없는 사람인줄 알았더니 능력 있는 사람이었으니, 역시 사람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다. [아내와 현미밥] 자연주의에 빠진 아내와 위선적인 이웃이 못마땅한 소설가. 작가 자신의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되는 이 남자가 겪는 갈등이 배꼽을 잡게 만든다.

 

부부가 함께 산다는 건 서로 무언가를 양보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일인 것 같다. 살아온 습관이나 취향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면 점차 틈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소설 속의 주인공들처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것. 사소한 일에도 고마워할 줄 알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매너를 지닐 것. 이 세 가지만 지킨다면 행복은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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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의 최종선택 | 일반도서 2017-09-1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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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LAST 라스트

이시다 이라 저/양억관 역
작가정신 | 200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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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상황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로, 마치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보는 것 같아 정말 가슴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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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대개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작품세계를 펼쳐 보이기 마련으로, 주로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작품과 어둡고 비극적인 작품을 오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시다 이라 역시 그러한 경향을 보이는 작가로 [LAST]는 후자의 경우다. 그런데 좀 심하다.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접한 경험이 있어서 인생의 라스트를 맞이한 사람들을 그린 소설이라는 개요를 알긴 했어도 이시다 이라 작품이니까 믿고 본다는 마음에 선택한 책인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라스트'로 시작되는 제목의 단편 7편은 각자의 상황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로,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사회의 모습이야말로 결코 멀리 있는 세상이 아닌 바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보는 것 같아 정말 가슴이 아팠다.

 

나는 이 단편들 가운데에 구제를 마련해두지 않았다. 현대사회의 병리를 날카롭게 잘라내어 정밀도 높은 표본으로 제시하려 했다. 그 날카롭고 선명한 환부 속에 일본 사회의 모습을 투영하려 했다. 이 작품이 그렇게만 읽힐 수 있다면, 작가로서는 성공이다. (p.7) -저자 서문 중-

 

그렇게 인간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부각시킴으로써 독자의 마음을 뒤흔들어놓고 싶었다면 대성공이라고 전하고 싶다. 그러나 그만큼 인상적이었고 몰입도 또한 컸기에 쉽게 잊히지 않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빠져나올 수 없는 대부업체의 마수에 걸린 가장의 마지막 드라이브 ‘라스트 라이드 LAST RIDE’. 카드 돌려막기의 고리를 끊을 방법이 없는 주부의 선택 ‘라스트 잡 LAST JOB’. 폐업을 앞둔 전화방에서 받은 최악의 전화 ‘라스트 콜 LAST CALL’. 잦은 이직으로 노숙자 신세가 된 남자 ‘라스트 홈 LAST HOME’. 불어만가는 대출이자를 청산하려 검은 손을 잡는 남자 ‘라스트 드로 LAST DRAW’. 변태 외과의사에게 고용된 프리랜서 카메라맨 ‘라스트 슛 LAST SHOOT’. 간판맨들의 빚 청산을 위한 목숨 건 승부 ‘라스트 배틀 LAST BATTLE’. 보통 사람들이 흔히 걸려드는 이 모든 상황은 불황과 생활고로 인한 덫일 뿐, 특별히 악해서도 아니고 너무 선해서도 아니다.

 

그래도 이 소설집을 읽으며 하나 다행스러웠던 건 경악할만한 엔딩으로 충격을 준 다음 편에서는 그래도 숨 돌릴 틈을 제공한다는 것. 주로 밤에 책을 읽다 잠드는 습관을 지닌 나로서는 꿈에 나타날까봐 졸음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섬뜩한 장면이 지나갈 때까지 책을 부여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묘하게도 이 소설집이 끔찍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아마도 작가의 탁월한 문장력과 스토리텔링 능력 덕분일 테지만, 작품 속에서 막바지에 선 사람들끼리 손을 내미는 유대감을 통해 미약하나마 온기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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