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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 (길상호 시집) | 나의리뷰 2016-05-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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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르는 척

길상호 저
천년의시작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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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만난 건  "대전 문학관 시 창작수업"에서였다. 왜소한 몸집에  왠지 우수가 서린 듯  한 인상은 나만의 편견일까?.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시인.  평범을 거부하는,  이미 있었던 것은 결코 다시 쓰지 않는 시인. 그것이 내가 본 길상호 시인이다.

 

"지친 삶을  달래고 정화 해 주는 것이라는 생각에 충실 한 것이  시에 대한 모법답안이라면  길상호 시인은 그 모법답안에 가까운 시들은 많지 않다"고 문혜원 평론가는 말한다. 오히려 불편하고 까칠하고  섬뜩 할 정도로 솔직하고 우울한 시(도무지 59p. 서울이여 안녕 80p)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소름이 돋게 한다.  실제로 그의 삶은 불안으로 삐걱거리고(계단이 없다 69p)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물의 집을 허물 때13p. 양파야 싹을 올리지 마라.50p. 배관속을 헤엄치던 한 무리의 시인들 48p)과 아버지의 부재는‘빈집'으로 그려지고 '무정란'으로 그려지는 안타까움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손을 놓았던 뜨거운 생"(버려진 손 58p)을 반성하며 세상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부조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 살벌하고 날선 것들을 향한 지적에 칼을 들이대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수상한 냄새 69p). 이것들은 어릴 적 내면아이의 가슴 아픈 고통들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고통과 고뇌를 통하여 비로소 알아낸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탁족은 뜨거워라 21p"에서는, 푸른 비늘 하나씩 뜯으며 부딪쳐야 할 세월을 배우고  "풍경소리 25p"에서는 난간에 목을 매고서야 내 몸에서 풍경소리를 울릴 수 있음을 배운다.
가히 비교의 달인, 메타포의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시인이다.



물의 집을 허물 때(13 p)


몇 개 상처를 정강이에 새기며
오래오래 걸은 후에야
집하나 겨우  얻었습니다.
발바닥 굳은살 속에 동그랗게 자리 잡은
아픈 물방울의 집 한 채,
지문 훤히 비치는 문을 열고
거기 뜨거운 방 안으로
물고기 한 마리  들이고 싶었습니다
상한 지느러미로 물살 가르다
금방 물 위로 떠오를 것 같은
불안한, 너의 생을 눕혀놓고서
살살 다독이고 싶었습니다
상처는 상처로 치유될 것 같아
닫힌 자물쇠 바늘로 열면
하나 주루룩 눈물 흘러내리는 집,
한순간에 꺼져버린 그 집을
오늘도 혼자 맴돌다 나왔습니다.

 

모르는 척, 아프다 (34p)

 

술 취해 전봇대에  대고

오줌 내갈기다가 씨팔씨팔 욕이

팔랑이며 입에 달라붙을 때에도

전깃줄은 모르는척, 아프다

꼬리 잘린 뱀처럼 참을 수 없어

수많은 길 방향 없이 떠돌 때에도

아프다 아프다 모르는 척,

너와 나의 집 사이 언제나 팽팽하게

긴장을 풀지 못하는 인연이란 게 있어서

때로는 축 늘어지고 싶어도

때로는 끊어버리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감전된 사랑이란 게 있어서

네가 없어도 나는 전깃줄 끝의

저린 고통을 받아

오늘도 모르는 척,

밥을 끓이고 불을 밝힌다

가끔 개벽녘 바람이 불면 우우웅....

작은 울음소리 들이는 것도 같지만

그래도 인연은 모르는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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