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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이듦에 대한 서늘한 경고, 백설공주 | 읽을거리 2014-10-0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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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있듯이 온 우주와 맞먹는 존재가 있다면 그건 자신입니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습니다. 누구를 제일 사랑하느냐고 물어도 답은 자기 자신입니다. 타인의 침은 더럽다고 여기기도 하지만 자신의 침은 늘 입에 머금고 사는 게 우리들입니다.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는 우리는 매일 거울을 보며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아름답니?”하고 묻습니다. 그 거울은 늘 한 가지 답을 주는 마법의 거울입니다. “지금 거울을 보는 당신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당연히, 유일하게 거울에 비치는 존재가 답입니다.

  그러나 봄,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소슬한 바람 속에 덩그러니 섰다가, 문득 거울의 말을 믿지 않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마치 거울의 답이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백설공주가 더 아름답습니다.”인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시나브로 옵니다. 귓가로 흘리던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가슴에 박히고, “여전히라는 말이 더 이상이라는 말과 같이 느껴지면, 우리는 온갖 거울을 주변에 두고, 질문을 되풀이하고 되풀이합니다. 현대의 거울은 셀카로 이어지죠. 우리는 자꾸만 셀카를 찍어댑니다. 강박적으로 찍어서, 묻고 또 묻습니다. “내가 제일 아름답지? 그렇지? 대답해. 대답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늙고, 병들고, 살의 탄력이 흐트러지는 걸 확인하는 매 순간 절망합니다. 거울이 더 이상 네가 가장 아름답다고 대답해 주지 않는다고 여깁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더 아름다운 존재를 증오합니다. 문제는 더 아름다운 그 존재가 자신의 과거라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자신의 젊은 날을 시샘합니다. 부질없는 비교, 부질없는 질투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부질없음의 되풀이는 파괴로 이어집니다. 백설공주의 계모가 사실은 친어머니였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동화 속 어머니는 젊은 자신(, 자신의 딸)과 나이 든 자신을 비교하는 어리석음을 범합니다. 질투에 사로잡힌 어머니는 사냥꾼에게 딸을 죽여 간을 가져오라고 명합니다. 그 간을 먹으면 딸의 젊음과 아름다움이 자신에게로 옮겨오리라고 믿습니다. 세월을 거스를 수 있다고 믿는 거지요. 승산 없는 싸움입니다.

  거울은, 진실을 비추지 않습니다. 세상의 무엇으로도 완벽하게 곧은 선을 그을 수 없어서 직선이 개념으로만 존재하듯 완전한 거울은 없습니다. 백 번 양보해도 거울은 ‘fact’굴절을 보여줄 뿐 ‘truth’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거울에 비치는 자기를 온전한 자기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거울에 매달립니다. 그러는 동안 나이듦의 깊은 아름다움은 뒤로 팽개쳐집니다. 세상은 스스로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는 노인들로 채워집니다. 자존감 대신 자존심만 가득찹니다.

  여성이 지닌 원형 중에 다크 페미닌이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거대한 무의식 속에 자리한 게걸스럽고 어두운 여성성인 다크 페미닌은 나이가 들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약해질 때 무의식에서 뻗쳐 나와 사람 잡아먹는 마녀의 본성을 표출하게 만든다고 하죠. 자괴감이 이 원형의 가장 큰 자양분이 됩니다. 남성 내에도 도사리고 있는 이 다크 페미닌은 때로 날선 비판의 형태를 띠기도 하지만 대개는 심술궂음으로 드러납니다. 다크 페미닌에 사로잡히면 툭하면 세상을 향해 날카롭게 벼린 칼을 푹 찔러댑니다.

  그들은 상대의 피를 보고도 눈도 깜짝하지 않습니다. 씹어 먹어버리겠다며 간을 가져오라고 명령하고, 독이 묻은 머리빗을 내밀고, 반대쪽을 먹어 보여주는 교활한 상술을 동원해 독 사과를 팝니다. 아름답게 반짝거리는, 한때 자신의 것이었던 젊은 외모를 되찾아올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합니다.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에서처럼 손만 대면 부서져 내리는 플라스틱을 몸에 덕지덕지 바르고 무시무시하게 빛나고자 합니다. 동안 찬양에 몰두하는 온 세상이 백설공주의 어머니에게 힘을 실어줍니다. 제 나이로 보이는 게 욕이 되어 버린 요즘 같은 세상에서라면 백설공주의 어머니가 불에 달군 구두를 신고 춤을 추는 벌을 받을 일 따위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백설공주의 어머니는 끔찍한 괴물이 아니라 다크 페미닌에 함몰된 숱한 나이든 사람의 모습에 다름 아닐지 모릅니다. 지나치게 거울에 매달려 아름다우냐 안 아름다우냐를 묻는 일은 그래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 알 듯이 거울이 보여주는 외적 아름다움은 찰나에 가뭇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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