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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 영화가 왔네 2019-02-1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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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증인

이한
한국 | 2019년 02월

영화     구매하기

 

볼 수 있어 영광이었던 영화

 

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양순호)

   

 

두 번째로 보고 와서 쓰는 리뷰이다.

처음 보았을 때 많이 울며 봤고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그 느낌의 정체를 정확히 알고 싶어서 다시 상영관을 찾았다.

 

다시 봐도 감탄했다.

내가 느낀 울컥함들이 단순한 연민, 배우들의 연기 때문이 아니라

시나리오와 연출에서 정교하게 계산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은 영화였다.

 

나는 어느 평론가가 이 영화를 어떤 운동의 하나처럼 대우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 필자는 이제는 이러한 영화로 만족하지 않아야 된다고 썼다.

인식 개선을 말하는 거였고, 무슨 의미인지는 충분히 알겠다.

하지만 나는 영화는 영화로 우선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쓴 작가가 실화를 토대로 한 것도 아닌데,

이 영화에 모든 자폐인을 위하는 의미 부여의 짐을 지우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오히려 영화가 허구이기 때문에, 그 완결성과 완성도가 뛰어난 것이

결과적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에 대한 오롯한 예우라고

나는 생각한다.

 

제작진 그 누구도, 자폐인은 아니다.

그 가족중에 있다는 얘기도 못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시나리오, 연출, 연기라는 각자의 영역에서 그저 최선을 다한 것이다.

이 시너지가 되어 한 편의 이야기가 자연스러울 때,

그 때 영화의 메시지도 비로소 설득력을 갖는다.

 

미국영화 아이 엠 쌤이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명작으로 회자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다.

 

 

 

물론 그래도 미국에 비해서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장애인 인식은 현저히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외국에 오래 나갔던 누군가는 왜 외국에는 장애인이 많고 우리나라에는 없지?하는 인상을 토로하곤 한다.

 

그건 외국에 장애인이 더 많고 우리나라가 없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이 바깥으로 많이 외출하거나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는 게 옳다.

 

교통시설에 휠체어 탄 사람이 이동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개선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정신 장애인 쪽은 어떨까. 그 분들은 지체 장애인과는 또 다른 의미로 바깥으로 활동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시는 게 아닐까.

 

 

다시 찾은 상영관의 풍경도 지난번과 다르지 않았다.

나는 눈물을 자제하려고 했고 또 실제로 그랬는데, 다른 분들이 훌쩍이셔서 괜히 눈물이 나오더라.

 

그리고 오히려 나는 웃음이 나지 않은 부분에서 소소하고 경쾌하게 웃음을 터트리는 여성 관객들도 있었다.

 

영화의 완성도도 그렇고

관객들의 반응에 2차 감동했다.

   

 

정우성이 맡은 양순호 변호사가 법정에서 변론한 것처럼 사람은 모두 다르.

강박을 가진 이도 있고 특별하고 특수한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자폐 장애인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역시 김향기 양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향기 양은 자신이 이번 연기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한 건지 가늠하고 있을까.

 

오래전에 말아톤의 조승우가 한 모범을 세웠듯이

김향기양은 이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여성, 청소년의 한 모델을 세운 것이다.

눈빛, 시선의 각도, 한숨, 손 동작 등 작은 하나하나가 얼마나 디테일 한 지.

그것들이 얼마나 진심을 느끼게 하는지 모르겠다.

 

  

엔딩의 절정의 씬은 영화의 3요소가 결합하면서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김향기가 연기한 지우, 정우성이 맡은 순호.

그 둘의 절묘한 호흡과, 적시에 툭 하고 흘러 나오는 영화 음악.

평소에도 가장 좋아하는 영화음악가인 조영욱 씨의 스코어 였다.

 

모든 어머니가 위대하지만

자폐를 갖는 자녀를 둔 어머니는 정말로 위대함을 느끼게 한 배우 장영남 씨.

장영남씨의 캐릭터 묘사가 다시 보니 정말 좋았다.

 

 

치밀한 추리적인 요소는 장르적으로는 그렇게 쫄깃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개연성을 가지면서, 재판 법정 장면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었다.

 

정우성이야 늘 믿보배였고

김향기의 앞날이 더욱 기대가 된다.

 

감독,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들이 더 분발해서 젊은 여성 연기자들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 주면 좋겠다.

 

이한 감독도 개인적으로 팬이었는데 웰메이드로 돌아와서 반가웠다.

     

written by As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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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유작 《하지 무라트》 | Basic 2019-02-1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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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필사 리뷰 이벤트 참여

[도서]하지 무라트

레프 톨스토이 저/박형규 역
문학동네 | 2018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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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하지 무라트>는 레프 톨스토이의 유작이다.
톨스토이는 생애의 마지막에 8년 동안 이 작품을 구상하며 완성했고 8년 후에야 그것도 검열 투성이로 발표되었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적 適으로 규정된 인물인 타타르 인 하지 무라트를 그려냈다.

당시에 러시아 제국은 캅카스 정복을 노리면서 체첸과 다게스탄의 지도자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지역의 이맘인 샤밀의 오른팔이었던 용맹한 전사 하지 무라트는 샤밀이 무모한 독재를 자행하는 것을 보고 그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한때 적국인 러시아의 군대로 자발적으로 투항을 한다.

러시아의 군 사령관들을 비롯해 군인들은 하지 무라트의 악명높은 명성을 잘 알고 있었다. 사령관과 장교들은 하지 무라트와 그를 보필하는 일행을 환영하지만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조국의 공공의 적이었던 캅카스의 이슬람 전사의 실화를 소설로 형상화했다.
역시나 감동했고 내내 탄복하며 읽었다.
현대의 군사, 전쟁 소설과 비견한대도 전혀 고루하지 않은 이 세련됨이란 무엇인지.

전투 묘사가 박진감이 넘쳤고 서사를 전개하는 스토리텔링은 이야기 속으로 푹 몰입하게 한다.

하지 무라트에 대해 일방적이지 않게 접근하는 작가의 시선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성숙함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러시아군은 문명화되었고 황제는 신을 대변한다는 오만한 관점에서 벗어나서 하지 무라트와 산민 山民들의 순수한 믿음과 열정, 동지들을 목숨으로 지키는 충성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러시아의 야욕에 맞서는 하지 무라트와 민중들의 싸움을 통해서 전쟁의 의미를 묻고 있다.

그들이 비록 패배했으나 톨스토이는
패자가 보여준 용기와 지혜, 관대함을 보여주면서 무차별적인 침략 전쟁을 비판하였다.

As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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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바다출판사 | 에브리 프레이즈 2019-02-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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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클레이본 카슨 편/이순희 역
바다출판사 | 2019년 02월


신청 기간 : 227 24:00

서평단 모집 인원 : 5

발표 :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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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목사가 남긴 단 한 권의 자서전 

킹 목사는 생전에 몇 권의 책을 저술했지만, 직접 자신의 삶 전반을 다룬 자서전은 쓰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어떤 근거로 킹 목사의 자서전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1985년 킹 목사의 부인 코레타 킹 여사가 스탠포드 대학교의 저명한 역사학자 클레이본 카슨을 찾아갔다. 클레이본 카슨은 바로 이때부터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회고한다. 킹 여사는 카슨 교수에게 킹 목사의 전집 편찬 작업을 부탁했고, 카슨 교수는 그때부터 제자들과 이 작업에 전적으로 매진했다. 그는 스탠포드 대학교에 ‘킹 목사 문헌편집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였고, 이후 『마틴 루터 킹 전집』 편집 작업에 매진했다. 킹 목사 문헌편집 프로젝트 팀은 2005년 ‘마틴 루터 킹 교육연구소’The Martin Luther King, Jr. Research and Education Institute(홈페이지 https://kinginstitute.stanford.edu)로 확대되어 연구와 교육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 책은 ‘킹 목사 문헌편집 프로젝트’가 수집한 수많은 자료들(생전에 출간된 책과 각종 매체에 기고한 글들, 연설과 설교, 인터뷰와 편지, 오디오와 비디오 기록, 발표되지 않은 글들) 가운데 킹 목사의 자전적 부분만을 골라내 편집한 것이다. 카슨이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의 어느 한 문장도 킹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은 없다. 시간의 순서에 따른 글의 배열과 장의 구분, 글들의 취사선택은 편집자의 역할이었지만, 편집자의 의견에 따른 가필이나 윤문으로 덧칠되지 않은 채 킹 목사 자신의 내밀한 음성이 그대로 표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사후 편집 자서전’의 모범적 사례로 기억될 만하다.

20세기는 갈등의 시대이자 혁명의 시대였다. 무엇보다 그것은 자유와 평등을 향한 욕구가 활화산처럼 분출되어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가 승리를 거둔 운동의 시기였다. 그 운동의 정점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있었다. 한 시대의 모순에 스스로를 던져 우리의 양심을 흔들어놓았던 마틴 루터 킹 목사. 우리는 그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그의 짧지만 파란만장했던 삶과 끝나지 않은 꿈을 다시금 발견하게 될 것이다.

책 속으로

개인의 자유가 이런 식으로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인간은 신이 창조한 존재이므로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고 확신한다. 국가를 위해서 인간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서 국가가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에게서 자유를 빼앗는 행위는 인간을 일개 사물의 지위로 떨어뜨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간은 국가라는 목적에 종속되는 수단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되며 어떤 상황에서도 목적이어야 한다. --- p.36

사랑 옆에는 항상 정의가 있습니다. 우리는 정의의 도구만을 사용할 것입니다. 이제까지는 설득이라는 도구를 사용해왔지만 이제는 항의라는 도구를 사용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항의를 통해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법률을 바꾸어야 합니다. --- p.89

이제 냉철한 위엄과 현명한 자제심을 동원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감정적으로 격해져서는 안 됩니다. 폭력을 써서도 안 됩니다. 폭력의 유혹에 넘어가게 되면, 이제껏 걸어온 길은 헛수고로 돌아갈 것이며 훌륭하고 위엄 있게 처신해온 지난 일 년은 비극적인 대파멸의 전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버스를 타게 되면 백인들을 호의적인 태도로 대함으로써 그들의 적개심을 친근감으로 바꾸어놓도록 합시다. 이제는 항의운동에서 화해운동으로 넘어가야 할 시점입니다. --- p.134

비폭력항의운동에 뛰어든 흑인들은 대단히 독창적인 방법을 구사하면서 공공장소에서의 차별과 투표권 부인, 학교 차별, 의사 표현과 집회의 자유 박탈에 항의하였다. 올버니 운동은 이렇게 광범한 전선에서 대중시위를 통한 직접 행동, 투옥 투쟁, 연좌시위, 백인전용 풀장이나 교회를 이용하는 방법, 정치적 행동, 보이콧, 그리고 법률적 행동 등 온갖 방법들을 다 활용했다. 남부지역의 도시에서 이러한 비폭력투쟁 방법이 동시에 총동원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 p.215

여러분은 우리의 행동이 평화적이긴 하지만 폭력을 야기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조리에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강도를 당한 사람을 보고 돈을 가지고 있어서 강도행위를 야기했다고 비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태도입니다. 그것은 진리에 대한 확고한 열정과 철학적 탐구정신을 가졌기 때문에 대중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을 야기했다고 소크라테스를 비난하는 태도와 무엇이 다릅니까? 그것은 끊임없이 주의 뜻을 따르는 독특한 신앙적 태도를 가졌기 때문에 십자가형이라는 사악한 행위를 유발했다고 예수를 비난하는 것이나 무엇이 다릅니까? 연방법원이 일관되게 단언해왔듯이, 폭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중단하라고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사회는 강도를 당한 사람을 보호하고 강도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해야 합니다. --- p.267

지금 이 시간은 어둡지만, 절대로 절망하지 맙시다. 원한을 품어서도 안 되고 폭력으로 앙갚음하겠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백인 형제들에 대한 믿음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엄청난 판단착오를 하고 있는 백인도 언젠가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을 확신해야 합니다. --- p.318쪽 

폭력은 반동적인 백인들의 저항을 강화시키고 자유주의적 백인들의 죄책감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폭력은 백인들을 행동에 나서게 함으로써 조건을 변화시키기보다 오히려 격화시킨다. 폭력에 대한 반발은 폭력이 발생한 지역사회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확산된다. 셀마를 비롯한 앨라배마 전역의 백인들은 폭동이 남부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무장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술에 취해서 난폭하게 구는 흑인이 단 한 명이라도 나타나게 되면 아무런 죄도 없는 수많은 흑인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결과가 빚어지는 것이다. --- p.404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폭력과 전쟁이라는 수단에 의존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나는 비폭력주의가 가진 독창적인 힘으로 지속적이고 가치 있는 인류애와 평화를 획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성직자로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시민권운동의 지도자로서, 흑인으로서, 아버지로서, 무엇보다도 미국인으로서 양심적으로 살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 p.455

우리는 끝까지 이 투쟁을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여기서 투쟁을 멈춘다면 큰 비극이 야기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행진 계획이 세워지면 모두들 참석합시다. 직장을 빠지더라도, 학교에 결석을 하더라도 행진에 참여하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형제들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십시오. 여러분이 직접 파업을 하지는 않더라도 언제나 힘을 합쳐야 합니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을 기르도록 합시다.
--- p.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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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히 충실히 절실히 그리고 길게. | Basic 2019-02-19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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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필사 리뷰 이벤트 참여

[도서]쓸 만한 인간 스페셜 에디션

박정민 저
상상출판 | 2018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이분은 배우인가 작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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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읽으며 엄청 재미나게 읽었다.
필사이벤트에 참여하면서 한 달 만에 다시 펼쳐들었는데 여전히 꿀 잼이다.
전체 이야기는 알고 읽는데도 곳곳에서 ‘낄낄’ ‘키득’ 거리며 읽었다.

유쾌하고 솔직한 에너지가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는 산문집이다.
박정민의 유머 코드가 무엇인지 이제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2013년 6월에 시작한 글은 2016년 6월에 시상식으로 끝이 난다.

<쓸 만한 인간>에는 박정민이라는 청춘 영화배우의 3년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처음에는 마냥 재기발랄하다가 끝에는 훈훈하고 흐믓해졌던 건, 꼭 저자가 백상예술상에서 상을 타서만은 아니었다.

『과정』을 읽는 것의 재미와 의미를 알았다.
무명에 가까운 연기자. 치열하게 목표를 향해 직진하며 나아가던 배우였던 작가.
어느 날 갑자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1년, 2년 쌓아간 그 과정을 동참했다.
지금의 「그의 위치」를 알고 역주행하는 셈이지만,
완성도 있는 작품이 알고 봐도 재미있듯이 <쓸 만한 인간>도 그러했다.

한 달에 한 편의 글. 그것을 차곡차곡 3년을 쌓아갔고 그 결과물이 이 한 권의 책이다.
책에는 저자가 박원상에게 들었다는 조언&격려가 나온다.
‘성실히, 충실히, 절실히, 그리고 길게 노력해라.’

박정민의 연기 여정은 꼭 10년만에 남자신인배우상을 수상하면서 빛을 발한다.
스물아홉에 촬영하고 서른에 개봉한 <동주>를 통해서였다.

개인적으로 나도 박정민에 대해서는 동주 전과 후로 나뉜다.
조금 극단적일 수도 있는데 <동주> 전에는 그를 전혀 몰랐다가 <동주> 이후로는 열혈팬이 되었다.


지난달에 읽고, 오늘 다시 읽으니 여전히 키득거리며 웃음 빵빵 터지게 하는 이 책.

고단한 시대 20대들이 읽으면 진득한 위로를 얻을만한 빼어난 수필이기도 하다.

배우라는 직업이 거리가 멀겠다고?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박정민은 10년간 성실히, 정직히 노력했고 그의 주변에는 비 영화인이 더 많다.
연예인이나 스타라기보다는, 보통의 취업준비생의 일상에 더 가까운 10년을 보낸 박정민이다.

꼬박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직하게 써내려간 글.
나름 극한직업인 배우 박정민의 짠한 경험들, 감동의 순간들, 이불킥 굴욕까지가 모두 담겨 있다.

과정 이라는 단어와 함께 <쓸 만한 인간>을 가장 대변하는 말은 자연스러움 인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글, 이라는 과제는 에세이가 하나씩 쌓이면서 이에 신뢰를 더해갔다.

몇 달치 넘게 읽다보면은, 무슨 시트콤 시리즈를 읽는 기분이 된다.
그래서 신나게 잔뜩 기대하면서 다음 장을 펼치게 된다.

성실히, 충실히, 절실히. 길게.
박원상 선배가 가르쳐준 이 가르침은 박정민에게 커다란 지침이 되었다.
그리고 이준익 감독은 영화는 팀 Team 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 분이었다.
송몽규로 참여한,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 <동주>다.

책장을 덮으며 내게도 이 두 가지가 굉장히 진정성있게 다가왔다.
성실히, 충실히, 절실히, 길게.
팀 이라는 것.

모두 쉽지 않은 모토이다.
성실한데 절실하지는 않을 수 있다.
절실하기만 하고 정직하지 못할 수 있다.
길게 버틴다는 것도 힘들다.
팀의 구성원으로 한 목표를 향해 희생할 줄 아는 것도 아직 많이 모자란 역량인 듯 하다.

무언가를 애써서 가르치려는 책은 전혀 아니다.
20대 후반으로 시작하여 서른살에 마치는 글들은 자기에 대한 처절하고 적나라한 표현들로 가득하다.
처음 읽었을 때는 재밌긴 하지만 자기 비하가 지나치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읽으니 조금 다른 결로 다가왔다.
배우라는 일을 하는 분들이 다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박정민은 자신을 무척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기를 가지고 유머를 던지고, 웃음의 소재로 삼기도 한다.

그런데 또 누구보다 자신을 아끼고 돌볼 줄 안다. 자신의 바닥을 익히 알고, 자신의 약한 것, 못난 것을 잘 알기에 그만큼 더 사랑해 주는 거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자신에 대한 표현’들이 참 자유롭다고 이번에는 느껴졌다.


배우는, 대본에 쓰인 대사와 행동을 바탕으로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는 직업이다.
자신이 해석한 것과 감독의 디렉션을 결합하여서, 살아있는 인물을 창조해 낸다.
최고의 배우들은 완벽한 연기를 통해서 ‘그 인물’을 최적화해서 보여 준다.
간혹 경악을 줄 만큼, 배우의 개인적인 모습과는 180도 다른 역을 연기해 내기도 한다.

자신에 대해, 자신의 장점을 비롯하여 한계까지 오롯이 아는 사람이, 그런 배우야말로 최적의 연기를 펼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연기파 배우’ 박정민의 내면을 담은 이 소박한 책이 배우라는 직업의 의미까지 깨닫게 한다.

이 글을 본다면 박배우는 또 ‘아니 그런 건 로버트 드니로나 하는 건데요’라고 대꾸할 것 같다. 아직 그런 경지에는 못 이뤘다고 손사래를 칠 것 같다.

아무튼 산문집이 독자에게 크고 작은 웃음들을 빵 빵 터지게 한다는 점에서
그것만으로도 나는 더없이 즐겁게 읽었다.

박 작가. 이 리뷰가 부담되시는가?
그러면 어여 두 번째 작품 고고씽~~ ^^

필사 페이지

덜 불합리한 시대에 사는 우리는 더 불합리한 시대에 살던 그들의 선택을 보며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다.
70년 전 그들의 행동이 현재 우리를 살게 했고, 지금 이 순간 우리의 행동이 또 70년 후 누군가들의 삶에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런 고민을 줄 수 있는 영화다.
오롯이, 그리고 오로지 진심만을 담은 영화 <동주>.
<베테랑>과 같은 통쾌함도, <매드맥스> 같은 장엄함도 없지만, 또 다른 의미의 통쾌함과 장엄함이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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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몽규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2019-02-18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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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몽규
1917. 9.28 ~ 1945. 3. 7

윤동주
1917. 12. 30 만주 길림성 연변 용정
~ 1945. 2. 16 일본 후쿠오카시

같은 해에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
같은 해에 같은 데서 죽으신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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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몽규 세트

<유광남> 저
스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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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한국 / 드라마 / 12세이상관람가
제작 / 20160217 개봉
출연 : 강하늘,박정민,김인우,최희서,신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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