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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의 집착 '벽오금학도'를 찢어버렸을때, | 예전리뷰 2007-09-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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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벽오금학도

이외수 저
해냄 | 2005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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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삶이란 다 제각각이여서, 서로 가는 목적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 또한 모두 다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만나는 사람 모두가 엉켜있는 실타래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평생 만나지 못할 평행선과 같은 상태로 서로가 서로에게 완전한 타인으로 인생의 여정을 나아가는 경우도 있고, 강렬하게 서로가 서로에게 끌리어 합일이 되는 교차점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 그것을 우리는 보통 '인연'이라고 표현을 했던가.

 

그러나, 한 치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 인연이라고 굳게 믿었던 그 교차점은 하나의 정지 된 점이 아니라, 다시금 서로에게서 욱더 멀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때도 있다. 그렇게 각각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이 소설속에 등장한다.

 

주인공 강은백은 어렸을 적 모든 사물과 생명이 자신과 일치 될 수 있는 편재의 마을 '오학동'을 가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상태로는 이 편재의 마을에서 3일정도 밖에 있을 수가 없다. 그 3일간의 시간이 '직유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는 현실에서는 3개월이란 시간이다.

 

결국 강은백은 '벽오금학도'라고 하는 그림 한 장과 금학의 깃털을 받는다. 만약에 이 그림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다시 이 '오학동' 즉 은유의 세계로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강은백은 현실로 돌아오고, 그림속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방황도 하고 떠돌기도 한다. 그 시간속에서 신통력을 갖고 있는 노파, 외엽일란도를 그리는 고산묵월, 자유시인 '김도문' 등등, 여러사람들과 인연을 맺는다. 그러나 몇몇 인연을 갖게 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다 타인이다.

 

마치 영영 만날 수 없는 평행선처럼...강은백은 현실세계에서 적응을 하지 못한다. 그 무엇도 편재가 불가능하다. 현실속의 사람들은 허영과 권력과, 물질과, 도시화속에 물들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이고 모든 것을 육안으로만 보려고 한다. 심안과 영안은 없다.

 

행복을 원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며, 사랑을 원하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다.

 

강은백은 하루라도 빨리 편재가 가능한 '오학동'으로 가기를 갈망한다. 이곳에서 자신은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존재일 뿐이다. 그 어느 것과도 편재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결국 밝은 달이떠오르는 태산의 정상에서 강은백은 몇몇 인연이 있는 사람과 노파를 만나게된다.

 

그리고 강은백은 믿고 있다. 오롯이 이 그림을 자유자재로 넘다 들 수 있는 사람은 노파뿐이라고.. 그러나 노파는 아니라고 한다.

 

그 그림속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강은백' 자신이었던 것이다. 세상사람들이 권력과, 물질과, 허영속에 집착하여 그 너머에 있는 진실된 것을 보지 못했다면, 강은백은 '벽오금학도'라는 그림에 사로잡히고 집착하여 역시 마음 속의 때를 말끔하게 벗어버리지 못한 것이었다.

 

강은백은 '벽오금학도'라는 그림을 찢어버림으로써, 비로서 그토록원하던 '편재의 세계 오학동'으로 갈 수 있었다....

 

내 자신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들...물질, 돈....etc

 

우리는 어쩌면 돈이라는 지극히 눈앞의 현실만을 보며 그 돈.. 그 물질 뒤에 있는 진정한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실로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것들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것을 알지 못한다. 돈이라는 것은 단순한 매개체일 뿐인데 말이다.

집착과 욕망과 욕심...

 

그런것들을 (강은백이 '벽오금학도'를 찢어버렸던 것처럼)과감히 찢어 버렸을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바로 '편재가 가능한 오학동'이 되지않을까 싶다.

 

유토피아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그런곳은 없다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굳이 멀리서 유토피아라는 것을 찾을 필요가 없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각자의 가슴속에 들어있'벽오금학도'를 과감히 찢어버렸을때 내가 있는 이 곳이 진정한 이상향이 되는 것이다.

 

+ 인상깊은 구절 +

 

노파가 구슬리듯 대학생을 재촉하고 있었다. “편재(遍在)라는 것이 되는 마을입니다.”  대학생이 가까스로 입을 열고 있었다.

“편재라니.”

“사전적으로는 두루 퍼져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오학동에서는 좀 다른 의미로 쓰여집니다. 저 자신이 모든 사물과 두루 합일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제가 모래알이 될 수도 있고 물방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바람이 될 수도 있고 민들레가 될 수도 있습니다. 태양이 될 수도 있고 바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가 직유(直喩)의 마을이라면 거기는 은유(隱喩)의 마을이죠.”

 

네 할아버지께서는 세상만물 중에서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미물이라 하더라도 스승 아닌 것이 없다고 말씀하셨느니라. 아주 작은 먼지 한 점조차도 우주의 절대적 요소 중의 하나라고 말씀하셨어. 허나 그런 사실을 실감하려면 우선 마음으로써 모든 사물들을 지극하게 바라보는 태도를 가져야 하느니라. 그리고 되도록이면 자기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낮추어서 바라보아야 하느니라.

 

흔히 사람들은 개나리, 진달래, 꽃다지, 민들레가 봄에 핀다는 사실들은 잘 알고 있지. 허나 그것들이 겨우내 얼마나 간절하게 햇빛을 그리워한 표정들을 짓고 있는가를 잘 모르고 있어. 음을 닫아 걸고 사물을 바라보는 습관을 가졌기 때문이지.

 

신학문을 익힌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마음보다 머리를 더 많이 써서 하는 공부인 것 같더라만 마음공부가 되지 않으면 머릿속에 더미처럼 들어 차 있는 지식인들 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진실로 아름다운 것들은 마음안에 있다는 것이었다. 저 세간의 눈 먼 자들은 행복이 마음밖깥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행복이란 결코 마음바깥에 있는 것은 아니니라, 행복이 마음바깥에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행복하면서도 행복한 줄 모르고 있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니라. 행복이란 세상만사를 모두 아름답게 보는 마음에서 비롯되어지는 것이라고 스승은 말했다.

 

욕망에 아름다움을 더하면 소망이 되고 소망에 아름다움을 빼면 욕망이 된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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