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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안종오 ★★★★★ | 예전리뷰 2017-03-1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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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안종오 저
다산지식하우스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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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즐겨보고 있는 드라마 <피고인> 속 주인공도 검사이다. 비단 <피고인> 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검사의 모습은 자주 볼 수 있다. TV 속 검사의 모습은 때론 정의롭게, 때론 권력욕에 취한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깔끔한 정장에 지적인 이미지와 어딘지 근엄해 보이는 모습은 좌중을 압도하는 뭔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긴다. 적어도 내 눈에 검사의 모습은 이런 이미지로 인식되어 있었다. (우스갯소리지만, 신랑한테 "나중에 우리 자식이 검사가 되면 진짜 대박이겠다. 그치? 완전 좋다, 정말 멋지다!" 이런 실없는(?) 소리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환상 속의 검사;) 그런데 16년 차 부장검사로 재직했던 저자 안종오의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라는 에세이를 읽고 이런 이미지를 한 꺼풀 벗게 되었다. 검사라는 직업도 평범한 샐러리맨들처럼 늘 업무에 시달리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직장 내 사람과의 관계에서 힘들어하는 보통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는걸. 적어도 책 속 안종오 저자의 모습은 그랬다. 사실 가족이나 친인척 중 검사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본인이 피의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고선 검사를 직접 대면할 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검사라는 직업이 알게 모르게 미화된 것도 같다. 이런 의미에서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라는 에세이는 검사, 그들이 사는 세상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 책이자, 검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진중한 고백록이기도 하다.


뉴스를 보면 각종 사건들이 많이 보도된다. 대부분이 안 좋은 소식들이다. 사기, 살인, 절도, 폭행 등 보고 있으면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러고선 한 마디 내뱉는다. 아휴, 저것들 왜 저렇게 사냐?, 천벌을 받아야지 등 그들의 삶에 대해, 인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나 스스로 심판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이 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는 말이. TV를 통해 보도되는 그들의 범죄행위는 대부분 단편적이고, 행해진 결과만을 보여준다. 왜 그러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아니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 등에 관한 사연들은 잘, 말하지 않는다. 결국 이러한 사건들을 심층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하고, 법정에 세우고 하는 것은 변호사나 검사의 역할이다. 그러다 보면 사건 하나하나에 한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 책의 제목처럼,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는 것이다. 안종오 저자의 초임 검사 시절, 공판검사 업무를 맡았을 때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이 하나 있었다. 실수로 어린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인데, 당시 피고인은 말기 암의 어머니를 둔 24살의 젊은 여성이었다. 깊은 참회 속에서, 법정 안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피고인의 가족은 딸의 인생을 위해 울고, 피해자의 가족은 사라져버린 아이의 인생을 위해 울었다. 이 상황에서 당시 안종오 검사는 그저 먹먹해져 앉아 있었다 한다.


검사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이러한 삶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았으련만. 누구라도 좀 가르쳐주었으면 좋으련만. 생각지도 못한 타인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사회 초년생인 나의 가슴은 두려움으로 요동친다. 앞으로 내 앞에 펼쳐질 수많은 삶의 민낯들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나는 그 인생들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배심원도 아니고 지나가는 행인도 아니다. 그들의 먼 미래를 바꿀 수는 없어도 눈앞에 닥친 상황에 작게나마 영향을 미쳐야 하는 검사다. 삶과 죽음, 피해자와 피의자, 분노와 처절함으로 들끓는 인생의 도가니를 지켜보는 이 순간이 두렵지만, 그들의 인생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는 것 또한 검사라는 직업의 비애다. 인생은 나에게 삶의 기쁨보다는 상처를 먼저 가르치려 든다. 그런 인생 앞에 용기 내어 이렇게 맹세해본다. 지금부터 내가 부딪칠 순간들을 두려움 없이 대할 것이다. 그리고 내 눈앞의 인생에 귀를 기울이며 삶을 배워나가리라.

좋든 싫든 매 순간 타인의 인생을 들춰 봐야 하는 것이 검사라는 직업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책상 위에 쌓여가는 사건 기록들, 아직도 해결되기 만을 기다리며 쌓여있는 캐비닛의 사건 기록들, 때론 하루라는 시간이 부족하여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서슴지 않는다. 위 사건처럼 양측이 안타까운 사건들도 있지만, 누가 봐도 반드시 법정에 세워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하는 사건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 하나하나 허투루 다룰 수가 없다. 어쩌면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일 수 있다. 한순간의 실수로 눈앞에서 범인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검사나 판사가 과연 인과의 사슬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하게 된다. 명확하게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 우리네 의무라면, 삶과 죽음의 문제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의 불명확성을 견뎌야 하는 것이 우리네 숙명일 것이다. 불명확성을 견디는 힘, 그러한 용기를 갖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그래야 가끔은 악마를 법정에 세울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고소제도라는 것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몰랐던 사실이다. 한국의 고소제도는 전 세계적으로도 정말 독특하다고 한다. 미국은 고소제도라고 볼 만한 제도가 없고, 일본은 고소장을 내도 수사할지 어떨지는 검사의 재량에 속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검사가 모든 고소 사건을 수사해 수개월 내에 수사 결과를 내놔야 하고, 고소인은 불기소처분에 불복해 항고,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보면 된단다. 이 얘긴 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 검사만큼 사건이라는 업무에 쫓기고, 시달리는 검사가 없다는 얘기와 같다. 그래서일까? 일주일 내내 업무에 시달리고, 치이다 보니 자기 자신과 가정에 대해선 점점 소홀해져 갔고, 급기야 공황장애까지 찾아오게 되었다 한다.

무엇보다도 나의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문제였다. 지적받지 않도록 완벽하게 하려다 보니 일하는 내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지적을 받으면 자존감이 무너져 내리는 악순환을 반복하다가 탈이 난 것이다. 그리고 사정없이 몰아붙이는 업무 강도에 체력적인 한계를 느꼈음이 분명했다. 자존심이 강한 데다가 나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면서 어느 때는 우월감을, 어느 때는 열등감을 느끼곤 했다. 남들의 칭찬이나 인정을 갈구하면서도 겉으로는 항상 괜찮은 척, 안 그런 척, 강한 척했다. 그러다 보니 신경 계통에 부조화가 왔을 것이다. 그리고 몇 번의 사법시험 실패로 큰 좌절을 겪으면서 제대로 위로받지 못한 것도 원인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 안종오 검사는 말한다. 어차피 아픔 없는 삶이란 없다. 역경 없이 살아낸 사람이 있을까? 공황장애의 경험을 자신의 앞길을 비추는 손전등으로 사용하려 한다. 나를 뒤로 잡아끄는 장애물이 아니라 갑자기 내게 온 선물이라 생각하면서. 그래야 내 삶도 계속 나아갈 수 있으니까. 그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그동안 겉모습만 보고 단순히 멋진 직업으로만 생각했던 검사라는 직업이 결코 녹록지 않은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찾아오는 피의자의 가족들이나, 관련자들에게 소홀히 대하지 않고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안종오 검사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면서 검사는 무섭고, 딱딱하다는 내 나름의 선입견 또한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사건 이야기들과 더불어 안종오 검사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라든가, 1년의 유학생활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 이야기들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내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늘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홀히 대했던 나의 가족... 그랬기에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가 또 생각이 나서 책을 읽다가 눈물을 펑펑 흘리기까지 했다.

책의 마지막 장 <고맙다, 지금까지 버텨주어서>는 저자 안종오 검사님이 자기 자신에게 쓰는 편지글이자, 독자에게, 나에게 보내는 글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또 가슴이 뭉클, 눈물이 훌쩍 나기도 했다. 검사로서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와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짊어져야 할 무게, 그리고 그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들, 그 속에 피어난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결국 내가 얻은 것은 나 자신이다. <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너무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는 얘기야. 너는 그냥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지 어떤 지위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냐. 따라해 봐. '난 존재 자체로 빛난다.'


그동안 많이 아팠으니 이젠 그만 아프자. 넘어지는 연습 많이 했잖아. 그 수많은 마음의 상처들을 이젠 떠나보내자. 안 아픈 척하느라 수고 많았어. 이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자. <.......>오늘 진심으로 이 한마디 하고 싶다. 정말 고맙다. 지금까지 힘껏 잘 버텨준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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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계관의 살인 - 아야츠지 유키토 ★★★★★ | 예전리뷰 2017-03-0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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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계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저/김난주 역
한스미디어 | 200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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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관의 살인>은 아야츠지 유키토의<관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작품임과 동시에 1기 마지막 작품이다. 1기 작품 중 네 번째 작품인 <인형관의 살인>은 아직 읽지 못했지만 <시계관의 살인>이 가장 재미있었고, 시리즈 중 평도 가장 좋고, 그래서인지 <일본추리작가 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시계관의 살인> 역시 반복 교차되는 '이중구조' 서술방식을 취하고 있다. 각각의 시간을 형상하는 12개의 방과 시계추 모양의 진자의 방이 있는 독특한 구조의 '구관'과 '신관'이라는 두 곳의 물리적 공간이 바로 서술의 중심축이다. '시계관' 역시 '故 나카무라 세이지'가 일본 전역에 지었다는 기괴하고도 독특한 건축물들 중 하나이며, 이곳의 주인은 일본의 대표적인 시계회사 '고가 정계사'의 전 회장인 '故 고가 미치노리(63)'였다. (지금은 그의 아들 '고가 유키야'(17)가 '시계관'의 현 주인이다.) 그는 자신의 딸 '故 고가 도와(14)'를 위해 시계관을 설계했는데, <관 시리즈>를 읽다 보면 도대체 왜 이런 독특하고 기괴한 건축물들을 지은 걸까? 의문을 안 가질 수가 없다. 다행히 작가는 '시마다 기요시'를 통해 나름대로의 답을 제시해 준다.


....

"내가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건축가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도, 지금 한 이야기와 같은 레벨 아닐까.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 딱히 거기서 무슨 피비린내 나는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아니야.

그가 지은 건물에는, 글쎄 뭐랄까, 이 사회의 압박으로부터 한없이 자유롭고 자 하는

어떤 장이 존재한단 말이야. 그런 기분이 들어.

거기에는 물론 설계를 의뢰한 '인간이 사육해 온 악몽'도 다분히 섞여 있을 것이고,

아니 오히려 그쪽이 메인인지도 모르지.

수차관의 주인이었던 후지누마 기이치, 미로관에 살고 있었던 그 선생의 경우에도, 말하자면 세이지는

그들의 '고독한 환상'을 증폭시키기 위한 장치를

그런 관의 형태로 만든 것인지도 몰라.

그 점은 시계관을 지은 고가 미치노리도 예외는 아닐 거야.

.

.

<345page>


3년 전 <십각관의 살인>에서 대학생이었던 '가와미나미'가 이제는 번듯한 직장인이 되어 재등장 하는데, 무척 반가웠다. '카오스'라는 잡지를 펴내는 '희담사'의 신입 편집자로 재직 중인 그는 '시마다 기요시'가 '시시야 가도미'라는 필명으로 자신의 회사에 추리소설을 낸 것에 대하여 반가워하면서도 한 가지 부탁을 한다. '故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은 '시계관'에 소녀의 원혼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도는데, 그 진상 파악을 위해 교령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혹 시간이 되면 참석해 달라는 것이다. 희담사 직원들, W대학 초자연 현상 연구회 회원들, 초능력자 '고묘지 미코토'는 먼저 '시계관'을 방문하고 108개의 시계로 가득 찬 '구관'에서 교령회를 진행한다. 그리고 그날 밤 '가와미나미'는 진자의 방에서 '미코토'가 누군가와 다투는 소리를 듣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다음 날, 구관의 출입열쇠를 가지고 있던 '미코토'가 사라진 것을 시작으로 밀실이 되어버린 구관에선 정체불명의 살인자에게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임을 당하기 시작한다.

뒤늦게 '시계관'에 합류하게 된 W대학 초자연 현상 연구회 회원 중 한 명인 '후타나시 료타'와 '시마다 기요시'(=시시야 가도미)는 '구관'으로 가지 않고 '신관'에 머물면서 관리자인 '사요코'를 통해 10년 전 '시계관'에서 연이어 발생했던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신관에선 '시마다 기요시'가 10년 전 사건을 추적하는 한편, 구관에선 '가와미나미'가 밀실 속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사건의 진상을 추적해 나간다. 결국 10년 전 발생한 사건은 현재 발생한 사건과 전혀 무관치 않은데, 어쨌든 한 곳은 죽음과 공포가 난무하는 아수라장이고, 한 곳은 큰일 없이(약간의 수상쩍은 일들은 있지만) 돌아가는 일상의 장이 되어버린 이 극명한 상황이라니. 읽으면서 뒤늦게 합류한 '후타나시'가 얼마나 다행스럽게 생각되었는지 모른다. 휴.............


<시계관의 살인>은 밀실이라는 공간을 활용한 물리트릭도 당연히 존재하지만, 가장 충격적이고 큰 비중을 두었던 트릭은 이 '공간'이 아니다. 어쩌면 책의 제목에서도 그 암시하는 바를 충분히 알 수도 있었을 텐데,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어쩌면 그저 눈에 보이는 실체만을 쫓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확실한 실체만을 쫓고, 그것을 현실이라 명명하며, 그 틀안에서 안심하며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시간이라는 어쩌면 관념적인 것조차도 '사물화'(=실체화) 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시계가 아닌가? 그리고 완벽하게 시간을 통제했다고, 통제하고 있다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리석게도. 그래서일까? '故 고가 미치노리'의 딸에 대한 집착과 사랑으로 세워진 <시계바늘이 없는 시계탑>의 모습은, 결코 붙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인간의 유한함을 느낌과 동시에 애달프기까지 했다.

마지막, 침묵의 여신이 노래할 때 독자의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스펙터클한 장관이었다. 시간의 감옥에서 해방된 그녀의 영혼이 마침내 영원한 안식을 이루게 되는 장면이기도 하니... 1기 전 시리즈들 보다 꽤 두꺼웠던 <시계관의 살인>이었지만, 흡입력 있게 잘 읽혔고, 무엇보다 '시마다 기요시'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았던 책이다. 덕분에 서평이 조금은 길어지겠지만, 그 문장들이 마음에 와 닿아 아래 적어두도록 한다.



"시시야 씨는 어떻게 생각하는데요?".........(이하생략)

"그렇지만, 주의주장이란 관점에서 마음속으로 전혀 믿지 않고 있을 거야.

물들어 있으니까 말이지.

이른바 과학적 사고란 것에 말이야. 하지만, 무조건 비과학적이라고 부정하는 것은

현대인의 구제받을 길 없는 교만이란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야.

.

.

<123page>




"우리들이 평소에 굳건하다고 믿는 이 현실이 실은 얼마나 위태롭고 빈약한 균형 위에 성립되어 있는 것인지를 말이야.

그리고 그렇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현실은 절대로 견고한 실체가 아니야.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사회라는 시스템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환상에 지나지 않아."

"환상이오?"


"현실이란 이름의 거대한 환상을 만들어내서 만인으로 하여금 분명한 실체라고 인정하게 하고,

또 믿도록 최대한 압력을 가하는 일이 이 사회의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인간들에게 안정이 공급되는 셈이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이 도식은 변함이 없어.

그러나 동시에 종종 그것이 일종의 지배 - 통제의 장치로 과잉되게 기능하는 것 또한 사실이지.

결과적으로, 그런 도식을 인정조차 하지 않고

현실은 어디까지나 현실이라고 단언하면서 조금도 양보하려 하지 않는 소인배들이 수도 없이 생겨나게 되었어.

그들은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현실에 불만을 터뜨리는 자가 나타나면,

거의 신경질적으로 과민반응을 일으키지.

맹목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화를 내고, 그들을 배제하고, 매장시키려고 해.

그런 모습을 보고 웃는 것은 언제나 그들보다 한 수 위에 있는 그 거대한 지배 = 통제 장치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뽑아내려고 분주한 패들이지.

.

.


<34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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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허락]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많은 응모 바랍니다

 

가장 독한 사랑이 온다!

보보경심, 대막요, 운중가의 작가 동화(桐華)의 신작

중국 독자들이 극찬한 최고의 고대 언정 소설!

 

증허락(曾許諾)(3)

 

 

 

 

지은이 동화(桐華)

옮긴이 이소정

분야 해외문학 > 중국소설> 로맨스소설

출간일 2017216

사이즈 4*6

페이지 1480페이지, 2496페이지, 3504페이지

값 각 권 14,000

ISBN 978-89-6371-395-3 (3)

1978-89-6371-396-0 (04820)

2978-89-6371-397-7 (04820)

3 978-89-6371-398-4 (04820)

 

>> 이 책은

 

보보경심의 작가 동화(桐華)의 신작!

65만 부 판매량을 돌파한 스테디셀러

중국 독자들이 극찬한 최고의 고대 언정 소설!

 

보보경심, 대막요, 운중가의 뒤를 잇는 또 하나의 로맨스 대작 증허락.

이번엔 더욱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고대 신화를 다뤘다!

 

증허락은 중국의 고대 신화와 작가의 상상력을 결합하여 재구성한 작품으로, 동화 작가만의 지독하고 처절한 로맨스가 가슴 아프게 펼쳐진다. 또한, 중국 고대의 환상적인 지리서이자 신화집인 산해경(山海經)’의 신화와 영수(靈獸)들이 등장하며 신비한 이야기에 새로움을 더했다.

 

지키지 못한 약속은 오해를 낳고, 천하를 차지하기 위한 야망은 전쟁을 낳는다. 마치 정해진 파국처럼, 필연적으로 쌓여 가는 살상과 핏자국. 그 전쟁 속에서 서로를 지키기 위한 자들의 사랑과 운명에 대한 이야기 증허락.

 

거만하고 어디에서도 구속받지 않던 한 마리의 야수가 한 소녀를 보고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인간이 되는 길을 택한다. 그는 무례하고, 뻔뻔하며, 냉혹하기는 해도 말을 배우며 인간의 예법에 적응해 적신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그러나 적신이 닿기에 그녀는 여전히 너무나 높은 곳에 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려 하는데…….

 

이처럼 소설 증허락이미 허락하였네.’라는 의미 그대로, 사랑하는 여인 아형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적신과, 사랑하는 사내 적신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는 아형, 이들의 맹목적이고 숭고한 사랑 이야기이다.

 

파란썸에서 선보이는 증허락은 최근 중국에서 개정판으로 재출간 된 신작이다. ‘적신’, ‘신농왕’, ‘헌원왕’, ‘염선등으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바뀌었고, 섬세한 문체와 스토리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소설을 만들어 냈다.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서점 당당왕(當當網)’에서 동화 작가의 고대 로맨스 소설 중 최강이라는 극찬의 리뷰가 4만 개를 훌쩍 넘을 만큼, 그 인기는 한국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증허락의 한국어판 정식 출간을 기다린 많은 독자들의 가슴 속에 이 이야기는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남게 될 것이다.

 

보보경심, 대막요, 운중가등 다수의 드라마로 제작된 동화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증허락또한 중국에서 일세정장(一世情長)’이라는 제목으로 드라마를 제작 중이다. 아이돌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빅토리아로 잘 알려진 송치엔과 중국의 인기 가수이자 배우인 황효명이 캐스팅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지은이 동화(桐華)

 

작가이자 드라마 제작자, 작사가.

북경대학교 광화경영대학(光華管理學院, 중국의 일류 경영대학. 1994, 북경대학교 상업대학 경제경영학과와 북경대학교 경영과학센터가 합쳐져 탄생)을 졸업하였고, 심천(深?)의 중국은행에서 금융 분석 업무를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경제학을 전공했다.

중국 문단에서 로맨스 소설계 사소천후(四小天后)’ 중 한명으로, 연정천후(燃情天后)라고 불린다. 새로운 작품을 낼 때마다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여성 작가.

 

작품으로는, 보보경심, 대막요, 운중가, 가장 아름다운 시절,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들, 반쯤 따뜻한 시절, 증허락, 장상사, 그 하늘, 그 바다등의 베스트셀러 로맨스소설 시리즈를 출판하였고, 그중 보보경심, 대막요, 운중가,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작가의 대표작인 보보경심은 중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동시에 전 아시아에서 화제가 되었으며, 한국에서도 리메이크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방영되었다. 심금을 울리는 섬세하고 깊이 있는 작품들로, 독자와 관객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다.

 

 

>> 옮긴이 이소정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북경대에서 중국고대사로 석사를 받은 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중국어 사전실 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동화 작가의 장상사를 번역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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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정령의 수호자 - 우에하시 나호코 ★★★★☆ | 예전리뷰 2017-03-0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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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령의 수호자

우에하시 나호코 저/김옥희 역
스토리존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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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령의 수호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애니메이션'을 통해서였다. 환상적인 작화와 탄탄한 스토리로 구성된 <동양적인 세계관이 돋보이는 판타지 모험담>이었는데, 책으로 접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우에하시 나호코의 수호자 시리즈는 총 12권으로 현재 제4권 '허공의 여행자'까지 출간되었다. <정령의 수호자>, <어둠의 수호자>, <꿈의 수호자>, <신의 수호자>는 '단창의 바르사'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30대의 여성무사가 주인공이며, <허공의 여행자>, <푸른 길의 여행자>는 신요고 황국의 제2황자 챠그무가 주인공이다.


보통 판타지 문학이나 작품의 경우 10대 소년, 소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령의 수호자 속 주인공인 무사 '바르사'는 30대 여성이다. 출간 당시 출판사 측에서도 난색을 표했다고 하는데, 작가 '우에하시 나호코'는 무슨 일이 있어도 주인공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인생 경험이 풍부하며, 어린 생명을 푸근히 감싸 안을 수 있는 모성애를 지닌 여성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고집했다 한다. 나 역시 당시 애니메이션을 접했을 때에도 그랬고, 책을 읽을 때에도 주인공이 나와 같은 30대 여성이어서 보다 친근감이 가고, 공감이 갔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정령의 수호자 속 스토리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주인공 '바르사'는 북방의 칸발 왕국 출신으로 어렸을 적 아버지가 궁중 암투에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되면서 아버지의 친구 '지그로'의 손에 무사로서 길러지게 된다. 이후 '지그로'마저 목숨을 잃게 되자 '바르사'는 고향인 칸발 왕국을  떠나 사람들을 경호하면서 번 돈으로 세상을 떠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르사'는 우연한 계기로 신요고 황국의 제2황자 '챠그무'의 목숨을 구하면서 제2황비의 은밀한 부탁을 받게 된다. 바로 '챠그무'의 호위무사가 되어달라는 것. 알 수 없는 것의 알을 품은 제2황자 '챠그무'가 부황으로부터 몇 차례 생명의 위협을 받아 왔고, 이번 사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았던 것이다. '바르사'는 이를 받아들이고 '챠그무'의 몸속에 존재하는 알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주술사 '토로가이'를 찾아가게 되고, 이는 '늉가로임의 알' 즉, 물정령의 알임과 동시에 '챠그무'가 이를 수호하는 '정령의 수호자'로서 선택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챠그무'가 품은 알은 나라의 가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어느 것이든 자기가 선택한 역할은 아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황자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은 아니다. 정령의 수호자 늉가로차가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자 묵직한, 주체할 길 없는 분노를 느끼며 챠그무는 또다시 처음 생각으로 되돌아갔다. 왜 나일까?


왜 나일까? 수없이 자문해 보고 괴로워했지만, 이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소중한 목숨을 걸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챠그무'는 깨닫게 된다.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지금의 이 삶을 받아들이고 살아가겠다고. '바르사'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객으로 온 친우들을 베어넘기며 살아남았던 '지그로', 당시에는 그런 그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 또한 '챠그무'를 구하고 지켜내면서 '지그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굴곡진 삶을 살아왔지만 따뜻한 심성을 갖고 있는 '바르사'와 어리고 연약하지만 점차 강인한 성인으로 성장해 갈 '챠그무', 험난하지만 따뜻한 둘만의 여정 속에서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는 두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왜냐고 물어도 알 수 없는 뭔가가 갑자기 주변 세계를 바꿔 버린다. 그렇게 되면 그 커다란 손아귀 안에서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아무런 후회가 없는 삶 따위는 있을 수 없다.


'후회 없는 삶을 살자'라 말하지만, 위 말처럼 아무런 후회가 없는 삶 따위는 있을 수 없다. 언제나 뒤돌아보면 늘 후회로 남아있는 것이 누구나의 삶이다. 차그무의 삶과 선택도, 바르사의 삶과 선택도 돌아보면 후회 따윈 없는 삶이나 선택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삶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그들은 자신들에게 맞는 방법으로, 옳다고 생각한 믿음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이제 각자의 삶 속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별하는 마지막 장면은 담담한 듯 슬펐지만, 이 헤어짐이 결코 끝이 아니란 것을 알기에 슬픔을 떨치고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바르사, 나를 챠그무라고 불러줘. '안녕, 챠그무'라고 말해줘."

바르사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지. 안녕, 챠그무".

챠그무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말했다.

"고마워. 안녕, 바르사, 탄다, 토로가이 님.....고마워."

탄탄한 세계관과 건국신화, 다양한 민족 문화에 대한 생생한 묘사, 여러 나라의 역사와 정치적 관계에 대한 묘사가 세밀하게 곁들여진 <수호자>시리즈. 이는 분명 여느 판타지 소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부분이다. 특히 <정령의 수호자>라는 제목처럼 모든 만물에 소생하는 정령의 존재는 결코 황당한 것이 아닌 오히려 작품의 세계관 속에 녹아있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경의임을 알 수 있다. 그럼, 다음권 <어둠의 수호자>로의 여행을 떠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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