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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엄마 오늘도 사랑해 - 구작가 ★★★★★ | 예전리뷰 2017-05-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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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 오늘도 사랑해

구작가 저
위즈덤하우스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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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라는 말, 언제 들어도 애틋하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말. 이른 아침 새벽의 미명을 맞이하며 구작가의 <엄마, 오늘도 사랑해>를 펼쳐 들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토끼 캐릭터 '베니'와 엄마 토끼가 등장하는 책이다. 책을 다 읽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처음엔 그저 사랑스러운 내용의 일러스트 에세이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토끼 베니는 구작가 자신이었고, 엄마 토끼는 구작가의 엄마였다. <엄마, 오늘도 사랑해>는 작가의 조금은 특별한 삶의 이야기였다. 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작가의 이력도 몰랐고, 작가의 전작인 <그래도 괜찮은 하루>라는 책 역시 읽어보지 못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읽은 구작가의 <엄마, 오늘도 사랑해>.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땐 엄마 생각과 함께 눈물이 났다.


책의 처음 시작은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별이 엄마 토끼의 뱃속으로 스며들며 시작된다. 그리고 태어난 아기 토끼 베니. 엄마와 함께 한 구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사랑스러운 일러스트와 함께 수놓아진다. 선천성 청각장애를 앓았지만 엄마의 사랑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을 고백한 구작가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 그리고 한없이 커다란 엄마의 사랑과 희생. 토끼 캐릭터 베니의 귀가 커다란 것도 그녀, 자신은 듣지 못하지만 캐릭터 베니를 통해서라도 잘 듣고, 들리길 소망하는 마음이 담긴 것이라 한다. 지금은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으로 소리에 이어 빛까지 잃을지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덤덤하게 용기를 내기로 했다는 구작가. 이 모든 것 뒤엔, 언제까지고 기다려준 엄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너무도 가슴 뭉클하고, 사랑스럽고, 예쁜 책 <엄마, 오늘도 사랑해>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

책을 다 읽고 뒤늦게 설거지를 하면서 무심히 창밖을 보며 든 생각들. 나에겐 더 이상 사랑한다고 고백할 엄마가 없지만, 훗날 나는 내 아이에게 큰 사랑을 주고, 묵묵히 기다리며 믿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만약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한다면, 그 두려움과 아픔들을 구작가님의 어머님처럼, 극복하고 사랑으로 채워줄 수 있을까? 아이를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 엄마와 엄마가 된다는 것 사이에서 많은 생각들을 한 오후였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나 역시 다음번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다.


내 엄마여서 고마워.

이젠 내가 안아줄게. 엄마,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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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성스러운 검은 밤 上 - 시바타 요시키 ★★★★★ | 예전리뷰 2017-05-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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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성스러운 검은 밤 상

시바타 요시키 저/김은모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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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BL물(Boy's Love)이라 불리는 장르가 있다. 남성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여성향 소설이나 만화를 일컫는 말이다. 시바타 요시키의 <성스러운 검은 밤>이란 작품도 넓게 본다면 'BL물'이라 할 수 있다.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호기심'때문에 이 책을 펼쳐 들었다. (물론 책표지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한몫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 단순한 BL물이 아니다. 평소 내가 즐겨 읽는 장르소설의 다양한 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범죄소설이나 추리소설을 구성하는 미스터리적 요소나, 서스펜스적 요소뿐만 아니라 일본소설 특유의 감성적 요소도 두루 갖춘 다채로운 성격의 소설인 것이다. 또한 <리코 시리즈>, <하나사키 시리즈>에 조연으로 등장하며 독자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인기를 얻은 '야마우치 렌'과 형사 '아소 류타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 <성스러운 검은 밤>에선 '두 남자의 과거'가 그려져 기존 독자 팬들에게 유례없는 열렬한 지지를 받은 작품이라 한다.


소설 속 시대적 배경은 <95년 현재>와 <80년대 과거>를 주축으로 교차서술된다. 등장인물들도 꽤 많은 편인데, 책을 읽어가면서도 누가 누군지 헷갈려서 <주요 인물 소개>부분을 몇 번이나 펼치면서 읽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방을 부를 때 보통 '이름'을 부르지 '성'으로 부르진 않는다. 그에 반해 일본에선 상대방을 '성'으로 불렀다가 '이름'으로 불렀다가 하니, 일본소설을 읽으면 항상 애먹는 부분이긴 하다. 특히 등장인물이 많을 땐 더더욱.


책띠지의<천재 형사와 아름다운 용의자, 두 남자의 매혹적인 미스터리>라는 문구처럼 천재 형사 '아소 류타로'와 아름다운 용의자 '야마우치 렌'의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루며 이야기는 흘러간다. 처음 과거시점은 '야마우치 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다시 현재의 '야마우치 렌'과 '아소 류타로'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책 속 주된 사건은 가스가 파의 핵심 간부였던 '니라사키'가 호텔 욕조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것인데, 경찰 조직 내부에선 조직 간의 항쟁사건이냐 아니냐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수사1과와 수사4과는 합동수사를 진행해 나간다. 수사1과 경시청 계장 '아소 류타로'는 항쟁사건으로 보지 않고 '니라사키'의 주변 인물들을 탐문수사하던 중 '야마우치 렌'을 만나게 된다. 그 자신이 잊고있었던, 10년 전 사건의 용의자와 형사가 10년 후 다시 용의자와 형사의 신분으로 재회한 것이다. 그리고 알게 된 몇 가지 사실은 '아소 류타로'를 혼란스럽게 한다. 첫째, '야마우치 렌'과 '니라사키'의 관계인데, 렌이 살해당한 니라사키를 사랑했다고 고백한 것. 둘째, 10년 전 사건에서 렌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새롭게 인생을 시작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2년이라는 실형을 살았고 지금은 조직폭력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 무엇보다 그때와 너무도 달라진 '렌'의 모습에 '아소'는 당혹스럽기만 한데. 도대체 10년 전 그 사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당시 관할서에서 근무했던 아소는 사건종료 후 진급과 동시에 본청으로 왔다. 그리고 잊었다. 형사에겐 늘 새로운 사건이 기다리고 있다. <왜 떠오르지 않았을까. 그때는 그 청년의 앞날이 그렇게나 걱정됐었는데. 자신은 야마우치가 말한 대로 차가운 인간이다. 결국은 다 업무였을 뿐이다. 체포된 사람이 그 후에 어떤 인생을 살든 형사가 관여할 바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만약 내가 더 오지랖이 넓어서 그 청년이 지금쯤 어떻게 됐나 싶어 세타가야 서에 전화 한 통만 걸었다면 실형을 받고 복역했다는 것과 출소하여 불량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냈을 것이다. 니라사키가 죽기 전에 전화 한 통만 걸었다면.>

​<성스러운 검은 밤>은 '니라사키'를 죽인 범인을 추적하는 '아소 류타로'의 시선을 좇으며, 독자 역시 도대체 '범인'이 누굴까? 생각하고 추리하는 재미가 있다. 책 속에 흩어져 있을지 모를 단서들을 조합하고, 주변 인물들을 의심해보지만 범인의 윤곽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아무래도 1권, 2권으로 나누어져 있으니 범인의 윤곽은 2권에서나 나타날 것 같다. 그리고 '야마우치 렌'. 어쩌면 빛나는 미래를 가질 수 있었을지 모를 유약하지만 섬세하고 아름다운 청년이었으나... 형 외에 다른 가족은 안중에도 없던 엄격했던 아버지, 계집애처럼 생겼다며 놀림당하던 어린 시절, 어느 순간 알게 된 자신의 성 정체성, 자신의 몸을 탐하고, 탐했던 수많은 남자들. 언제부턴가 삶의 저편으로 다시 기어오르려는 마음을 버린 남자, 야마우치 렌. <부유하며 천천히 바닥까지 떨어져 내리는 감각은 그렇게 나쁘지 않아. 바닥에 닿으면 그대로 썩어서 흙으로 되돌아가면 그만이야.>그의 이 말이 가슴속에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런 그를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게 된 남자 '아소 류타로'. '렌'과 이야기를 할수록 알게 모르게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자신의 욕심이었을까? '렌'은 '아소'를 위험 아닌 위험에 빠뜨리고, '아소'는 '렌'의 누나로부터 10년 전 사건의 진상에서 손을 떼라 하는데... 미우라 시온(소설가)의 <인간의 내면을 격렬하고 심오하게 그려낸 걸작>이라는 말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는 체감하지 못했는데, 읽고 난 후에 체감하게 됐다.


마지막, <외전>에선 어쩌면 그들의 첫 만남이었을 그 순간이 머릿속에 아련하게 그려졌다. 한 청년의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욱신거림과 슬픔, 그리고 첫 여름을 장식하는 아지랑이처럼 새롭게 시작될 미래를 꿈꾸었던 청년의 모습도...

 


<책 밑줄>


아소는 차창으로 밖을 바라보다 하늘로 눈을 돌렸다. 니라사키는 이 하늘을 영원히 보지 못한다. 하지만 24시간 전에는 니라사키도 자기가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인간의 운명은 그런 법이다. 아소 역시 24시간 후에 다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57page>


그 남자는 일부러 침을 튀기며 그렇게 말했다. 때로는 진짜 침을 뱉을 때도 있었다. 왜 그 남자가 자신을 그렇게 싫어하는지 렌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렌이 그 남자에게 무슨 실수를 한 기억은 전혀 없었고, 폐를 끼친 적도 없었다. 반항하며 말대꾸한 적조차 없었다. 결국 그 녀석은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증)였으리라. 동성애자와 동성애적 행위전반을 증오한다기보다 두려워하는 것이다. (...) 참 불합리한 이야기라고 렌은 생각했다. <218page>


돌아갔을 때 누군가가 '어서 와'하고 반겨주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어디 가고 싶고 혼자 있고 싶다는 바람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 도미코는 어디에 얼마나 나가 있든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고, 돌아간들 반겨줄 사람도 없다. <304page>


영원히 지속되는 연심은 없다. 사람의 마음은 변하는 법이다. 분한 걸까. 그래, 분하다. 니라사키는 그 여자에게 사랑받으며 살다가 죽었다. 그 여자뿐만이 아니다. 사쓰키도 그랬다. 이것만 보더라도 니라사키의 인생은 자신의 인생보다 나았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생이 이렇게 불공평해도 되나. 아소는 지금까지 대놓고 법률을 위반한 적 없이 최소한의 사회 규칙을 준수하며 살아왔다.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남을 불합리하게 괴롭힌 적도없다. 그런데도 여자에게 배신당했다. 니라사키는 어떤가. 그렇게 제멋대로 굴며 수많은 사람들을 울려놓고도 사랑받았다. <341page>
 

서쪽 하늘로 떨어져 내린 달 옆에서 별 하나가 아주 밝게 빛났다. 아소는 왜 그 별이 이렇게 흐릿해 보이나 궁금했다. "그래서 가게가 끝나고 기숙사에 돌아가지 않고 여기로 왔지. 나 자신과 내 인생에 정이 뚝 떨어졌거든. 첫차가 오면 다 끝난다는 생각으로 선로에 누워서 잤어." <388page>


달이 예쁜 밤이었다. 웬일로 윤곽이 선명했다. 달이 꽉 차려면 아직 좀 더 있어야 하나, 아니면 이지러지기 시작한 걸까. 배가 불룩한 방향을 보고 달이 차오르는 중인지 이지러지는 중인지 구분하는 방법을 과학 시간에 배웠는데 이제 다 잊어버렸다. 잊어버린 게 너무나 많다.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것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면서 잃은 기억은 무수히 많다. <486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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