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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셀프트래블(2018-2019 최신판)_ 지금 당장 떠나고 싶다, 오키나와! | 나의 서재 2018-04-06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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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키나와 셀프 트래블

정꽃나래,정꽃보라 공저
상상출판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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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자유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맞춤 여행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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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청정자연의 아름다움을 품은 오키나와!

오키나와 자유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맞춤 여행가이드북!

 

 

   KBS 2TV에서 방영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추블리 부녀가 한창 출연할 때의 일이다. 아빠인 추성훈과 어린 추사랑이 함께 여행을 떠났는데 그곳이 바로 오키나와였다. 당시 오키나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정보가 없었던 나로서는 눈부시게 파란 해변과 모래사장 사이로 부녀가 말을 타고 걸어가는 이색적인 장면에 마음이 홀렸다. 특히 전 세계 수족관 중 2위 규모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추라우미 수족관을 보고선 죽기 전에 수족관을 한 군데만 가야한다면 바로 저기를 가야한다고 생각했던 게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부터 나는 아이를 데리고 가야한다면 번화한 도심과 자연유산으로 가득한 일본의 여느 지역보다 꼭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오키나와를 가장 먼저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파란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선사하는 황홀경

 

 

   오키나와는 본래 류큐 왕국이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주변 국가와의 활발한 교역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물을 받아들이던 독립 국가다. 이후 격동의 시기를 거쳐 일본에 편입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는데, 그래서인지 일본인 듯 하면서도 일본이 아닌 것 같은 묘한 매력을 지닌 곳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두 시간 정도의 비행거리인데다, 연간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는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여서 대체로 따뜻해 여행하기 좋고, 특히 지금과 같은 4월이 여행을 하기에 가장 제격이라 하니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당장 서둘러보자.

 

 

 

   한손에 들고 다니기에 간편하면서도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핵심 정보로 가득한 <오키나와 샐프트래블>은 오키나와 본섬인 나하, 북부, 중부, 남부 일대를 비롯하여 게라마 제도, 구메섬, 미야코 제도, 야에야마 제도와 같은 근교 섬까지 두루 소개한다. 책 앞부분에는 '오키나와 여행 시 자주 묻는 8가지'와 '오키나와에서 무엇을 할까요? BEST 6' 등과 같이 알아두면 좋은 핵심 정보 및 미션과 함께 오키나와의 세계문화유산, 베스트 비치, 드라이브 명소 등 테마별 일정을 한 눈에 보기 좋게 소개하고 있으니 도움을 톡톡히 얻을 수 있다. 특히 실전을 위한 일본어 메뉴판 읽기, 기간과 동행인에 따른 맞춤 일정 등은 매우 유용하게 쓰일 듯하니 오키나와 여행 시 반드시 참고로 하면 좋겠다.

 

 

 

 

 

 

오키나와 여행의 시작, 나하

도시의 중심은 태평양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다가 눈부신 발전을 이뤄내어 '기적의 1마일'로 불리는 국제 거리로 이곳에서 오키나와의 전통 먹거리와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과거 류큐 왕국의 찬란한 역사가 담긴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슈리성을 비롯해 문화 유적지 세 군데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역사적 건축물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작은 비치와 아기자기하고 특색 있는 골목길 등 다채로운 볼거리도 제공하여 오키나와를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거쳐 가는 곳이기도 하다. / 86p

 

 

 

 

 

 

   오키나와 여행이 시작되는 관문 도시 나하에서는 슈리성, 수리소바, 제1 마키시 공설시장, 국제 거리, 나미노우에 비치, 잭스 스테이크 하우스 순으로 여행 일정을 잡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본섬 구석구석을 둘러보지 않고도 오키나와의 먹거리와 쇼핑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국제거리를 집중공략해보는 것은 어떨지. '일본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슈리성 주변 문화재를 둘러보며 류큐 왕조의 문화를 느껴보는 것도 괜찮은 여행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오키나와의 맛을 책임지는 재료로 돼지고기를 빼놓을 수 없다고 하니, 돈카츠는 반드시 맛볼 것 또한 잊지 말자. 교통편의 경우, 나하는 대중교통이 비교적 잘 되어 있어 렌터카보다는 유이레일 혹은 도보로 여행하기에도 좋다고 하니 책을 참고해 유이레일 사용법과 할인혜택 받는 팁까지 알차게 이용해보자.

 

 

 

 

 

 

   개인적으로 오키나와하면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북부 지역이다. 귀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청정 대자연을 품고 있어 가족과 함께 느긋한 여행과 힐링을 목적에 둔 이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모투부반도에서는 츄라우미 수족관과 이시나구, 나키진성터, 고우리섬, 나고 파인애플 파크, 캡틴 캥거루 순으로, 얀바루에서는 해도곶, 다이세키린잔, 히지 폭포 순으로 여행일정을 추천하고 있으니 참고해봐야겠다. 특히 천연비치를 끼고 있는 멋진 리조트 시설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으니, 당장에라도 이곳에서 일상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이 외에도 일본 속에서 미국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중부 지역에서는 코끼리 모양의 기이한 기암절벽을 만나보고, 태평양 전쟁의 슬픔이 어린 남부 지역에서는 느긋하고 여유롭게 푸른 바다를 만끽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세계에서 보기 드문 산호초의 서식지인 게라마 제도, 거북이 등껍질을 닮은 오각형과 육각형의 암석이 인상적인 구메섬, 해안가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미야코 제도, 일본인의 로망과도 같은 꿈의 여행지 야에야마 제도와 같은 매력적인 섬들도 가득하니 여러 번에 걸쳐 찾아보아도 아쉽지 않을 것 같다.

 

 

 

 

 

 

   이처럼 <오키나와 샐프트래블>은 주요 관광 명소에 대한 알짜 정보를 비롯하여 알아두면 좋을 Tip, 렌터카 이용 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맵코드까지 표시해 두었으니 큰 어려움 없이 자유여행을 계획해보기 좋을 듯하다. 특히 치안이 잘 정비되어 있어 여성 혼자 여행하는 것도 크게 무리가 없다고 하니 나홀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있다면 꼭 한 번 도전해보시길 추천한다.

 

 

 

   아이가 생겨서인지,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인지 요즘엔 탁 트인 시야와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여행지가 유독 끌린다. 그곳에서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고 푸른 들판과 바다를 한껏 품고 돌아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오키나와 셀프트래블>을 읽고 나니 이런 나의 바람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오키나와로의 여행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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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런하우스_ 상처 받은 영혼들을 위한 셰어하우스로 초대합니다 | 나의 서재 2018-04-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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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뉴런하우스

김정규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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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 해결되지 않은 깊은 상처들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본격 심리치료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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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 해결되지 않은 깊은 상처들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본격 심리치료소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야?"

   나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가장 곤란하다. 지금의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묻는 상대의 질문 앞에서 나는 늘 머뭇거린다. 믿기 어렵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원하는 것을 단번에 말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상대방의 욕구에 맞추는 게 훨씬 더 편했고, 나는 아무래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리다 보니 결국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도 알 수 없게 되어버릴 때가 많다. 이런 나의 심리는 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마음' 그중에서도 '지금 순간의 마음'을 뜻하는 게슈탈트 심리학에 의하면 '현재의 나는 현재의 나를 온전하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을 섞어서 바라본다'고 하여, 과거에 받은 상처가 해결되지 못하면 현재를 온전하게 바라보지 못한다고 한다. 즉, 현재를 바로보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들을 되짚어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감정을 바로 보지 못하고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심리적인 문제를 고려했을 때 나 역시 과거의 어느 지점을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느 지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겉으로 보기에는 배려심이 깊고 사려 깊은 사람으로 비춰져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만큼 어쩌면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내면에 해결되지 않은 깊은 상처들을 안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그로 인해 타인과 연결되지 못한 채 각자 섬처럼 고립되어 외롭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발견하곤 한다. 소설 <뉴런하우스>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저마다 내면에 깊은 상처들을 안고 있다. 게슈탈트 심리학에 있어 국내 최고의 권위자인 김정규 교수는 게슈탈트 이론을 자신의 소설 <뉴런하우스>에 도입하여 저마다 마음에 하나씩 지니고 있는 상처들을 들여다보게 하고 이를 치유해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일련의 치유 과정을 그려낸다. 다시 말해, 각자 꽁꽁 숨겨둔 상처들을 가슴에 품고 지냈던 이들이 '뉴런하우스'라는 이름의 셰어하우스에서 잃어버렸던 마음을 되찾고, 함께 위로하면서 아픔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담아낸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자리, 살아 있는 치료 공동체

 

 

   독일에 유학을 온 지 40년째인 영민은 베를린에서 연인인 한나와 함께 심리치료를 하는 가족치료 연구소를 열어 꽤 높은 명성을 쌓아간다. 그러나 부쩍 향수병에 시달리던 그는 고국인 한국에서 "꿈꾸는 셰어하우스 '뉴런하우스' 전문심리치료사 구함"이라는 홍보글 하나를 읽게 되고 이한빈 대표에게 메일을 보낸다. 이한빈 대표는 제조업 분야에서 꽤 성공한 사업가로 자신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의 일부나마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마음에서 뉴런하우스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고 설명한다. 뉴런하우스란 이름은 신경 세포처럼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살아있는 생명체, 살아 있는 공동체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지었다고 한다. 즉,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데도 제대로 도움 받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셰어하우스를 이용하면서 이를 치유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것이다.

 

 

 

   전문심리치료사 자격으로 참가한 영민을 포함해 총 아홉 명의 사람들이 뉴런하우스로 모여든다. 나이도 제각각이고 하는 일도 저마다 다르다. 따뜻하고 다정한 성격을 지닌 심리치료사 영민, 과묵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편안한 인상을 주는 자영업자 이현호(새벽), 매형이 운영하는 옷가게에서 일하는 외향적이고 주도적인 성격의 영석(평화), 과묵하고 무뚝뚝하지만 우직한 면모가 있는 대헌(바위), 상냥하고 쾌활하지만 타인의 눈치를 보고 소심한 구석이 많은 현민(오아시스), 상냥하고 친절한 초등학교 교사 혜수(봄비), 프리랜서 방송작가로 냉정하고 예민한 성격을 곧잘 드러내는 가영(수선화), 얌전하고 수줍은 성격을 지닌 미용사 미진(햇살), 까칠하고 불안해 보이는 성격으로 모임의 가장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는 22세의 여대생 예지(바람)까지 주요인물로 등장한다.

 

 

 

 

 

 

   이들은 영민의 주도 하에 주 2회 창문 닦기 대화모임, 이른바 마음 들여다보기 시간을 가진다. 뉴런하우스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이 모임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여덟 명의 멤버들은 이러한 과정이 왜 필요한 것인지 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기껏해야 현재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얘기해보는 것에 불과했지만 낯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과 과거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임 초반에는 이 때문에 잦은 불협화음이 일어난다.

 

 

 

인간 행동의 얼마나 많은 부분들이 사실 껍질에 불과한 것인지, 우리는 내면의 상처들을 만나고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고 치유가 되기 전까지는 그것을 온전히 깨닫기 어렵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처들을 억압하여 내면 깊숙이 가둔다. 그것들을 직면하는 것이 아프고 두렵기 때문이다. 상처들은 껍질 속에 갇힌 채 우리의 존재로부터 소외된다. 하지만 그것들은 결코 그냥 없어지지 않는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어 우리를 불안에 빠뜨리거나 공허와 외로움에 허우적거리게 만든다. / 77p

 

 

 

오아시스는 한껏 자세를 낮춰 모든 걸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돌보기보다는 어떻게 하든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감정은 묻혀버리고, 판단력에 혼란이 오게 된 것이다. 감정을 무시한 채 생각만으로는 판단에 확신을 갖기 어렵다. 우리의 생각은 감정을 기반으로 할 때 힘이 생기며, 방향성이 생긴다. / 121p

 

 

 

   하지만 꾸준히 창문 닦기 대화모임이 진행되면서 이들은 점차 현재 자신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에 주목하고 과거 속에 꽁꽁 묶어둔 상처들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심장마비로 아빠가 돌아가신 뒤 큰아버지 집에서 얹혀서 살다보니 유독 타인의 눈치를 보게 된 오아시스, 늘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고 타인을 배려하느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본 적이 없는 햇살, 불운한 가정사를 지닌 봄비, 엄마가 원하는 대로 공부도 하고 훌륭한 대학교에 진학도 했지만 제대로 인정을 받아본 적이 없는 바람 등 모두들 집단치료과정을 통해 '진정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공동체를 통해 위로받고 수용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각각의 신경 세포인 뉴런들이 서로를 이어주는 시냅스를 매개로 하나의 긴 대롱처럼 연결되어 함께 숨 쉬고, 함께 웃고, 함께 웃는 것이 느껴진다. 한 개의 뉴런에서 생겨난 파동은 시냅스에서 불꽃을 일으켜 다음 뉴런으로 전달된다. 마치 봉화불이 마을과 마을을 건너 연속적으로 이어가듯이 한 뉴런에서 일어난 파동은 다른 뉴런에서도 정확한 공명을 일으킨다. 껍질과 벽이 허물어지며 세포와 세포들은 서로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되어 함께 숨쉬고 교감한다. / 166p

 

 

 

 

 

 

   <뉴런하우스>가 심리치료소설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책을 읽다보면 심리 치료에 쓰이는 몇 가지 기술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 중 '상전'과 '하인'이라는 개념의 게슈탈트 이론이 다소 인상적이다. 울고 있는 자신이 바보 같다며 슬픔보다는 분노를 더욱 표면으로 드러내는 수선화의 태도를 보고 영민이 이를 떠올린 것인데, 울고 있는 자기(하인)와 그런 자신에 대해 화를 내고 있는 자기(상전)가 대립되어 상전이 규범을 통해 하인의 행동을 통제하려드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저자는 상전이란 개인이 자신의 부모나 사회의 행동규범을 내면화시킨 것이며, 하인은 타고난 자신의 욕구를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대체로 상전은 하인의 행동을 억압하거나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열악한 어린 시절 환경이나 트라우마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부모로부터 자신의 의견이나 욕구를 수용 받지 못하던 사람에게 이와 같은 목소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상전의 목소리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는 데도 적용되므로 종종 대인 갈등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민은 의자를 두 개 가져다놓고 한 쪽은 상전 의자, 한 쪽은 하인 의자로 명명하여 일종의 역할에 따른 목소리를 내볼 것을 권한다. 그녀는 한 번은 상전의 입장에서, 한 번은 하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봄으로써 지난날의 상처를 더듬고 스스로를 위로해 줄 수 있는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된다.

 

 

 

인생에서 큰 비극은 남이 나를 오해하는 것보다 내가 나를 오해해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많은 심리적 문제가 내가 나를 오해함으로써 생겨난다. 대표적인 예로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야." "나는 이기적인 인간이야."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나는 어딘가 잘못됐어." 같은 말들이 아픈 오해다. 이 같은 자기 부정들이 내면을 지배하게 되면 끊임없이 마음의 상처를 입힌다.

나를 있는 그대로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귀한 존재로 보지 않는 내면의 소음들은, 보통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오해에서 자라난다. 하지만 늦게라도 내가 나를 바로 이해함으로써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 363p 

 

 

 

 

 

 

   이렇듯 뉴런하우스는 아픈데도 아프다는 것조차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 이 때문에 타인은 물론 스스로에게 생채기를 내어 살아온 이들에게 가슴을 열어젖히고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자신도 모르게 등장인물에 이입되어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경험을 하게 될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모두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 심리치료라는 영역을 소설화한 작품은 처음이어서 <뉴런하우스>는 색다른 독서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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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_ 인생은 짧아, 우리의 밤도 | 나의 서재 2018-04-0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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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특별판)

모리미 도미히코 저/서혜영 역
작가정신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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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하룻밤, 망상과 현실이 뒤죽박죽,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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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난만 검은 머리 아가씨와 그녀를 짝사랑하는 선배의 판타스틱 로맨스!

기묘한 하룻밤, 망상과 현실이 뒤죽박죽,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

 

 

 

   최대한 그녀의 눈앞에서 알짱거리기 작전. 일명 '최눈알 작전'이다. 클럽 후배인 그녀와 처음 말을 주고받은 날부터 영혼이 사로잡힌 나는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관심권에 끼어들어 가보려고 칠전팔기하는 중이다. 용기는 없지만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남자인가. 가능한 한 그녀의 시야 안에 머물기 위해 밤의 기야마치와 본토초에서, 여름의 시모가모 신사 헌책시장에서, 도서관에서, 대학 생협에서, 자동판매기 앞에서, 은각사 등지에서 그녀와의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끊임없이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중대한 문제는 그녀가 이 부분에 대해서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렇게 늘 마주치는데도 "뭐, 어쩌다 지나가던 길이었어"라는 대사만 반복하는 내게, 그녀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아, 선배, 또 만났네요!" 그게 다다. 정말, 눈치라고는 없는 그녀인데… 꾸밈없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그녀가 참 좋다.

 

 

 

짝사랑하는 그녀 주변에서 알짱거리기, 대체 언제쯤이면!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천진난만한 검은 머리 아가씨와 남몰래 그녀를 좋아하는 선배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로맨스이다. 이는 정형화된 여느 서정적인 남녀 로맨스와는 달리, 모리미 판타지 최고의 수작이라 불릴 만큼 현실과 환상이 어우러진 기묘한 판타지로 완성된 수작이다. 이미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얼마 전에 개봉되었고 다채로운 색감과 추상의 향연, 어른들을 위한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일본 특유의 정서를 담은 교토를 배경으로 짝사랑하는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한 남자가 고군분투하는 과정과 교토의 사계절을 유쾌하게 물들이는 다양한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한 데 어우러져 마치 한여름밤의 꿈처럼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롭게 펼쳐진다.

 

 

 

 

 

 

   5월의 끝자락, 우리의 검은 머리 아가씨가 선배 결혼 피로연에 참석했다가 술을 좀 더 제대로 마셔보고 싶어 밤길을 홀로 걷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는 사람이 가르쳐준 기야마치의 '월면보행'이라는 바를 택한 그녀는 그곳에서 도도 씨를 만나게 된다. 도도 씨는 로쿠지조에서 도도 비단잉어센터를 경영하면서 수완을 발휘한, 인생론 설파에 뛰어난 중년 아저씨다. 어느 날 비단잉어센터에 회오리바람이 불어 닥쳐 잉어들이 '멋진 용이 되어 돌아올게요' 하는 것처럼 저녁 하늘 위로 날아 오른 사건 이후 빚더미에 올라앉은 그는 밤거리를 방황하며 인생의 다음 한 수를 암중모색하는 처지에 그녀와 만난다.

 

 

 

   그와의 만남은 곧 애주가이자 공짜술을 좋아하는 미녀 하누키와 늘 유카타 차림을 하고 '텐구(상상 속 괴물)'를 자칭하는 신출귀몰한 히구치, 술 친구들을 거느리고 다니다가 밤길을 걷는 남자를 습격해 속옷을 빼앗는 별난 고리대금업자 이백 할아버지 등 수많은 인연과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그녀는 지나쳐 가는 사람과 친구가 되어 그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누군가와 즐기며 사는 것에서 오는 행복감이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이렇듯 기야마치에서 시작하여 본토초 일대의 밤길을 순례하게 된 그날 밤의 인연은 그녀에게 있어 인생의 새 지평을 열어준 계기가 된다.

 

 

 

"젊은이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늘 그걸 물으며 살아야 해. 그렇게 살 때 비로소 인생이 의미를 갖게 되지."

도도 씨는 그렇게 단언했습니다.

"도도 씨에게는 뭐가 행복인데요?"

그는 내 손을 잡았습니다.

"이렇게 지나쳐 가는 사람과 친구가 되어 그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이것이 내 행복일지도 몰라." / 26p

 

 

"환갑이 돼도 잘 모르겠어. 인생이란 뭐냐고." "인생의 목적이란 뭐냐." "나 하나 번식하라야." "바보 같아." "이제 와서 인생을 논해서 무슨 도움이 되겠어. 논하다가 죽어버릴걸." "죽는 건 무섭지." "나이를 먹으면 죽는 게 무섭지 않을 줄 알았는데, 갈수록 더 무서워져 나는." "글쎄. 나는 그렇지도 않아." "자넨 옛날부터 그런 사람이었어." "생각하면 신기하지 않나. 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우리는 먼지였어. 죽어서 다시 먼지로 돌아가. 사람이라기보다는 먼지인 쪽이 훨씬 길어. 그렇다면 죽어 있는 것이 보통이고 살아 있는 것은 아주 작은 예외에 지나지 않는 거야. 그러니 죽음을 무서워할 이유는 전혀 없는 거라고." / 56p

 

 

 

 

 

 

   잠깐,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한 인물이 있지 않았는지? 바로 검은 머리 아가씨를 짝사랑하는 선배다. 선배는 후배인 검은 머리 아가씨가 밤길로 나서는 모습을 뒤쫒아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갈 기회를 호시탐탐 엿본다. 그런데 이 무슨 기구한 사연인지. 도도 씨로 인해 그녀가 곤란한 처지에 몰린다면 멋지게 구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찰나, 이백 씨 일행으로 추정되는 정체 모를 괴한의 습격으로 골목에 끌려가서는 바지와 속옷을 빼앗기고 졸지에 어두운 뒷골목에서 몸을 숨겨야 할 지경에 이른다. 그녀가 유쾌하게 밤을 보내는 것을 멀리서 바라만 보며 결국 길가의 돌멩이 신세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그의 고군분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시모가모의 헌책축제에 그녀가 갈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가 또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노리고 있었는데, 자칭 헌책 시장의 신이라고 부르며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뛰어오던 한 소년과 부딪치고 만다. 아, 이렇게 또 그녀를 눈앞에 두고 멀어져간다. 대학축제가 있었던 날에는 우여곡절 끝에 <괴팍왕>이라는 한 연극에서 여자주인공인 그녀의 상대역이 되어 마침내 그녀를 안기까지 하지만 눈치 없는 그녀로 인해 다시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심지어 겨울에는 뭐 이렇다 할 접근도 할 수 없이 지독한 감기에 걸려 꼼짝도 할 수 없으니, 이 로맨스 과연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 런지 마지막까지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풋풋한 청춘 남녀의 로맨스를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그 속에 사람 사는 이야기가 묻어나오는 따뜻한 정서와 철학이 있어 참 아름다운 작품이다. 현실과 망상을 자유자재로 오고가는 신비로운 작풍과 괴짜 캐릭터들의 난무, 특유의 유머러스한 코드 이면에 숨겨진 삶의 여로를 담백하게 그려낸 점 또한 인상적이다.

 

 

 

"오늘은 동지예요. 일 년 중에 밤이 가장 긴 날이에요."

"그래도 말이야, 아무리 밤이 길더라도 새벽은 오고야 말겠지."

"그럼요."

이백 씨가 나를 보고 빙그레 웃었습니다.

그리고 무슨 말인가를 웅얼웅얼했는데, 나는 그의 입가에 귀를 갖다 댔습니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376p

 

 

 

   유독 일본 작품에 가지게 되는 편견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작품의 역시 제목을 보는 순간, 참 희한하다는 생각을 먼저 하고 말았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무척이나 절묘하다는 느낌이 가시질 않는다. 오랜 인생을 산 이백 씨가 이제 막 '어른'의 세계로 들어서려는 천진한 소녀에게 들려줄 수 있는 말로 이토록 아름다운 말이 또 어디 있을까. 그렇다. 우리 인생은 너무도 짧다. 걸어야지. 그곳에 무엇이 있든 간에 걸어보면 다 알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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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의 인생상담_ 살아 있는 한 곤란하게 돼 있어 | 나의 서재 2018-04-0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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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노보노의 인생상담

이가라시 미키오 저/김신회 역
놀 | 2018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세상을 사는 일이 여전히 서툰 어른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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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와 숲 속 친구들이 들려주는 인생에 대한 단순한 해답들!

세상을 사는 일이 여전히 서툰 어른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들!

 

 

   보노보노는 일본을 비롯하여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무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랑을 받아온 캐릭터다.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행복해지고 손에 꼭 쥔 조개껍질마저도 귀여운 아기 해달 보노보노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더욱 사랑하고 아끼는 캐릭터로, 다양한 독자들을 품을 수 있는 보기 드문 캐릭터 중 하나인 듯하다. 때로는 엉뚱하고 너무도 소심하고 단순하지만 보노보노가 지닌 따뜻한 정서를 한 번이라도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음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문득 작년 이 맘 무렵 출간된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라는 책이 떠오른다. 아기 해달인 보노보노와 숲 속 친구들이 어른이 되었으나 여전히 서툰 우리들에게 소박한 행복의 의미와 두렵고 힘든 삶의 수많은 고민들에 담담한 위로를 건네는 내용이다. 그로부터 1년 뒤, 다시 돌아온 보노보노는 이번엔 '인생상담'이라는 본격적인 삶의 질문들에 가장 단순하지만 꽤 의미 있는 해답들을 내어놓는다.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있는 거라고, 그 어떤 걱정에도 좀 그러면 어떠냐고, 너만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이 친구들의 따스한 위로에 움츠렸던 마음을 다시 일으켜보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괴로워도 아직 살아 있는 게 더 즐겁겠지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은 27세의 여성 회사원, 영어 학원 교사, 고등학생, 무직자, 주부 등 다양한 연령과 직업종사자들로부터 받은 질문들을 함께 고민해보고 이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그림 에세이다. 이를 테면 '되고 싶은 걸 어떻게 찾으면 될까요?', '좋은 사람인 양 연기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나요?', '일에서 보람이나 즐거움을 찾을 수가 없어요'와 같이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할 만한 보편적인 주제 같은 것들이다. '고양이 똥 냄새가 심해요', '살 빼는 법을 알려주세요', 입 냄새가 나요', '딸이 백수랑 사귀기 시작했어요' 와 같은 질문들에는 어쩐지 이 귀여운 고민 상담자의 난해한 표정들이 상상되기도 한다.

 

 

 

 

 

 

   유년시절부터 나를 사로잡는 가장 큰 고민이 있다면 바로 '착한 아이 콤플렉스'다. 타인으로부터 착한 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다보니 결국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달까. 보육 교사인 28세의 한 여성 또한 보노보노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신경 쓰여서 늘 좋은 사람인 양 연기하게 됩니다'라고. 이에 대해 포로리가 하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괜찮아. 다들 좋은 사람인 양 연기하니까. 다들 항상 조금씩 무리하면서 남들하고 어울리는 거야.' 하고 다정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 이와 달리 너부리는 '이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면 괜찮은 거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으면 자기를 드러내야 해' 하고 보다 현실적인 대답을 내놓기도 한다. 다 그런 건가 보다. 진짜 내 모습이 무엇이든 간에 조금씩 무리하면서 남들과는 어울려 사는 것이고, 나 자신을 드러내기 편한 사람 앞에서는 또 드러내면서 살면 되는 거라고.

 

 

 

너부리: 사과 못 하면, 그건 그것대로 어쩔 수 없어.

보노보노: 어쩔 수 없는 건가.

너부리: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거야. 어쩔 수 없는 걸로 된 거지. 왜 뭐든 해결해야 되는 건데. / 77p 「솔직해지지 못해요」 편 중에서

 

 

포로리: 세상이 그렇게 올바르게만 돌아가는 건 아니지.

보노보노: 응.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사람도 얼마 없고.

포로리: 굳이 말하자면 다들 하기 싫은 것만 하고 살지.

(중략)

보노보노: 세상은 하기 싫은 일을 해주는 사람들 때문에 굴러가는 거라고 생각해.

/ 93p 「취업은 왜 하는 건가요?」 편 중에서

 

 

 

 

 

 

   21세의 디자이너인 한 여성은 '의미 있는 일이란 뭔가요?'하고 질문한다. '의미'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자니 시간이 흐르고 점차 어른이 되어갈수록 내가 하는 모든 행동들이 의미가 있어야 하고,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힐 때가 많음을 떠올리게 된다. 그저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시간은 낭비처럼 느껴지고 사소한 것에도 어떤 의미 부여가 되어야만 뭔가 제대로 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보노보노는 사실 의미 같은 건 원래부터, 그러니까 처음부터 없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원래부터 어떤 의미가 있던 것이 아니라 했으니까 의미가 있는 거라고, 비록 사소할지라도 내가 한 모든 행동들이 의미 있는 것이라고 여긴다면 좀 더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

 

 

 

포로리: 너부리는 갑자기 달리기 시작하는 것 같더라. 언제였나, 너부리가 숨을 헐떡거리며 뛰어오길래 '왜 그래?' 하고 물었더니 '엄청 짜증 나는 일이 생각났어!' 하는 거야.

보노보노: 뛰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숨을 헐떡거리면서 고민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래도 다들 안 좋은 생각을 하긴 하나봐.

포로리: 그야 그렇지. 다들 똑같아. 다들 왜 고민하느냐면 나 혼자만 고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보노보노: 다들 비슷한 걸로 고민하는구나.

포로리: 그걸 알면 이렇게 혼자 고민하지는 않겠지.

보노보노: 다들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면 좋을 텐데.

포로리: 왜 모르는 걸까? 보고 듣고 만지고 헤엄치고 하늘을 날 줄은 알면서.

/ 105p 「안 좋은 생각만 잔뜩 하게 됩니다」 편 중에서

 

 

보노보노: 다쳐보면 다쳐본 적이 있는 사람과 똑같아지고, 좋아하는 사람이 죽은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이 죽은 사람과 똑같아지는 거네.

포로리: 아, 맞아 맞아. 다른 사람과 똑같아지는 거야.

보노보노: 그렇다면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어딘가에는 꼭 있는 거네?

포로리: 맞아 맞아. 그렇지. 하지만 자기가 먼저 자기를 알아주어야 하는 거야.

보노보노: 그렇구나. 누가 알아주길 바라기 전에 자기가 먼저 자기를 알아주는 게 좋구나.

/ 129p 「동성 친구를 좋아하게 됐어요」 편 중에서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을 읽다보면 그동안 나를 숨 막히게 했던 고민들이 실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누군가는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믿음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나 혼자만 고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만으로도 무거운 어깨가 추슬러지는 것이다. 이처럼 머릿속이 복잡하고 뭔가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보노보노를 떠올리며 마음을 가만히 쓸어보시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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