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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흉기_ 최고의 육상병기가 잔혹한 살인마로 돌변하는 섬뜩한 공포! | 나의 서재 2018-04-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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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저/민경욱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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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되고 싶었던 자들의 끝없는 욕망이 불러일으킨 끔찍한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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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육상병기가 살인병기로 돌변하여 복수의 총구를 겨누다!

최고가 되고 싶었던 자들의 끝없는 욕망이 불러일으킨 끔찍한 잔혹사!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그 이름, 추리와 서스펜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이젠 그의 작품이라고 하면 작품에 대한 소개나 평가는 둘째 치고 일단 사서 읽어보자 하는 심리가 드는 몇 안 되는 작가다.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나의 기준에 의하면 그의 작품에 대한 기대감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후에 출간되고 있는 작품들은 분명 그의 이름값을 증명할 수 있을만한 작품들이 다수를 이룬다. 하지만 이전의 몇몇 작품들은 기대를 밑도는 것들이 있어 그의 명성에 의구심을 품게 될 때가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1992년에 출간된 작품 <아름다운 흉기>가 최근 다시 리커버 개정판으로 나왔다는 소식에 당연히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과연 그에 대한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우려가 드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괜한 기우였나 보다. '역시 이것이 히가시노 게이고다!' 하고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성공을 향한 끊임없는 집착이 낳은 괴물

 

 

   어둠 속 생활도 이제 곧 끝이야. 스포츠 닥터인 센도 고레노리는 희열에 찬 음성으로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한 여인에게 나직이 속삭인다. 자신이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육상계의 최종병기, 그녀가 이제 거의 완성단계에 이른 것에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드러낸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때 4명의 침입자가 그의 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전직 국가대표 허들 육상선수인 유스케, 전직 국가대표 체조선수 사쿠라 쇼코, 전직 국가대표 단거리 육상선수 나와 준야, 마찬가지로 전 역도 일본 챔피언인 안조 다쿠마 일행이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센도 고레노리의 별장을 침입해 파일 하나를 찾으려 시도하지만 이를 카메라로 지켜보고 있었던 센도가 나타나 일이 곤란해지고 만다. 마침 센도가 총을 들고 있어 그것이 꽤 위협적일 뿐만 아니라 전직 유명 육상 선수들의 명예를 건드리는 발언으로 인해 궁지에 몰린 일행은 결국 그를 죽이게 되고, 방화를 저질러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

 

 

 

   문제는 이를 카메라를 통해 지켜보고 있던 목격자가 있었으니, 바로 센도 고레노리의 '그녀'다. 그녀는 한 사람씩 얼굴이 가장 잘 보이는 영상을 찾아내 출력한다. 침입자는 남자 셋, 여자 하나로 센도의 플로피디스크를 통해 이들의 신상명세를 찾아내는데 성공한다. 모두 최근까지 스포츠계에서 활약한 실적을 가지고 있고 현재도 그 실적을 바탕으로 각자의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이다.

 

 

 

이 자들이 그를 죽였다…… 죽이고, 불태웠다. / 35p

 

 

 

   캐나다에서 센도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온 뒤, 세상으로부터 몸을 숨기고 오직 육상계의 최고 병기가 될 날만을 꿈꾸며 센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그녀는 이제 복수를 결심한다. 자신이 머물고 있던 창고를 수색하기 위해 찾아온 경찰관을 목 졸려 살해하고 그의 권총을 빼앗은 뒤, 센도를 죽인 4명의 용의자들을 찾아 하나씩 처단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선다. 뜻밖의 화재 사건 속에 드러난 센도의 죽음, 경찰관까지 잇따라 목숨을 잃은 사건으로 경찰과 언론이 이를 주목하는 가운데 용의자였던 4명의 전직 선수들은 센도의 그녀가 자신들을 죽이러 오리라는 섬뜩한 예감과 마주하게 된다.

 

 

 

"그건 아마…… 센도의 비밀경기일 거야."

"비밀병기? 그게 뭔데?"

준야가 얼굴을 찡그렸다.

"센도에게 직접 들은 적 있어. 강력한 헵태슬론(heptathlon) 선수를 하나 키우고 있다고 했어."

"헵태슬론?"

다쿠마가 되묻자 유스케가 대답했다.

"육상 7종 경기를 말하는 거야. 첫날에 100미터 허들,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200미터 달리기, 이틀째에 멀리뛰기, 창던지기, 800미터 달리기를 하고 각 종목의 총점을 겨루는 여자 경기야."

"이봐, 농담하지 마. 그럼 그게 여자가 한 짓이라는 거야? 여자가 경찰 목을 졸라 죽였다고?" / 59p

 

 

 

 

 

 

   타란툴라 같은 소녀. 그녀가 세상에 나타난다면 모두가 놀랄 만큼 강하고 빠른 그 힘에 압도되리라던 센도의 음성을 쇼코는 잊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신장은 무려 1미터 90센티미터, 웬만해선 지치지 않는 체력과 완성도 높은 근육을 자랑하며 몸 전체가 최종병기나 마찬가지인 그녀가 만약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로 돌변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그녀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쿄 턱밑까지 다다랐음을, 한 명씩 차례차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는 그 공포란 독자들의 마음까지 섬찟섬찟하게 만든다.

 

 

 

이 녀석인가…… 존야는 숨을 멈췄다. 갈색 피부, 표범같이 예리한 눈, 야성적이며 또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멋진 근육에 감싸인 장신. 그는 순간 이 적을 아름답다고 느꼈다. / 194p

 

 

 

   <아름다운 흉기>는 타란툴라라고 불리는 그녀의 시점과 4명의 용의자 시점, 경찰의 시점을 교차반복하면서 사건을 구성해나간다. 이러한 시점의 변화는 괴력의 흉기로 돌변한 그녀가 4명의 용의자들을 추격하는 데에서 오는 긴장감,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자의 서슬퍼런 기운에 용의자들이 느끼는 두려움, 1미터 90센티미터에 이르는 장신의 살인마와 죽어나가는 피해자들의 연관성을 쫓아 사건의 진상을 좁혀나가는 경찰관들의 객관성을 갖춰 이야기를 한층 입체적으로 그려냄과 동시에 놀라운 서스펜스를 완성하는데 기여한다. 특히 차를 타고 도망치는 존야의 뒤를 쫓으며 투창용 창을 던지는 장면은 그녀의 압도적이고 정확한 힘에 책을 읽고 있는 나까지 온몸이 수축될 만큼 최고라 할 만하다.

 

 

 

 

 

 

   이처럼 1미터 90센티미터에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여성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비현실적인 긴장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묘미라면, 성공을 향한 집착과 개인의 일그러진 욕망들로 점철된 인간의 뼈아픈 진실들을 담아내고 있어 소설의 무게감을 더한다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성공하고 싶어서, 성공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도핑, 살인, 은폐라는 선택을 감행한 이들을 보면, 어쩌면 괴물은 살인마가 되어버린 타란툴라가 아니라 그녀를 살인마로 만든 그들 모두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는 아름다운 존재이지만 저마다 추악한 흉기를 감추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함을 남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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