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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 물리학_ 물리학을 알면 세상은 장난감 상자가 된다 | 나의 서재 2018-04-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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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찻잔 속 물리학

헬렌 체르스키 저/하인해 역
북라이프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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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움직이는 사소한 원리를 알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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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움직이는 사소한 원리를 알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물리학 교수가 들려주는 일상 속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 근처에 실외사이클경기장이 있었다. 중학교 시절 나와 짝을 이뤘던 친구들이 마침 사이클 선수들이었기에, 응원 차 그곳을 찾아가 연습하는 장면을 종종 지켜보기도 했다. 수십, 수백 번을 찾은 곳이지만 나는 늘 기이한 형태의 경기장에 늘 경악하곤 했다. 이 어마어마한 경사를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이 오직 회전력에 의지해 자전거를 탄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던 것이다.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아찔한 높이의 경사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방법이란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것밖에 없어 보이는 이곳에서 자칫 속도를 줄이기라도 하면 얼마나 큰 불상사가 일어날 것인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어떻게 너희는 넘어지지 않고 저 말도 안 되는 경사를 타고 유유히 달릴 수 있는 거지? 나의 이런 의문은 아무렇지 않다는 친구들의 표정에 늘 별 것 아닌 듯이 묻히고 말았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내내 그 이유를 궁금해 했던 것 같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 곳곳에서 다양한 의문들을 만난다. 토스트기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기에 절묘하게 빵을 구운 후 적절한 때에 빵을 밖으로 밀어 올릴 수 있는 것인지, 며칠 전에 뜯은 탄산수가 어째서 아직까지 잔뜩 기포를 머금을 수 있는 것인지, 형광물질이란 게 대체 무엇이기에 어두운 밤이 되면 환하게 빛을 밝힐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면 세상은 온갖 궁금한 것들로만 이뤄져있는데 그것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세상을 움직이는 까닭에 잊고 살게 된다. 거기다 뼛속까지 이공계열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지라 늘 의문은 그저 의문으로만 남을 뿐이다.

 

 

 

   그러던 나는 얼마 전 사소한 위기를 맞이하고 말았다. 아이가 목욕을 하면서 자동차 장난감과 공을 함께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자동차는 물속으로 가라앉았지만 공은 가라앉질 않으니 손으로 계속 누르면서 나에게 "엄마, 이거 왜 이래? 밑으로 내려줘." 하는 것이었다. 나는 단순히 "공은 물 아래로 가라앉지 않고 뜨는 거야." 라고 말했지만 그 이유를 속 시원하게 설명해줄 수 없었다. 고작해야 부력이라는 원리에 의한 것이라고 말해줄 수는 있겠지만 이걸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는지 몰라 금세 난감해지고 말았다. 아이가 자라면 자랄수록 이런 위기를 더 자주 마주하겠구나, 생각하니 과학적 소양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에 고민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일단 기본 과학 교양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나는 마침 <찻잔 속 물리학>이라는 책 한 권을 만나게 되었다. 일상 속에서 엿보이는 물리학의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해놓은 책인 것 같아 호기심이 일었다.

 

 

 

 

 

 

세상은 물리학 패턴으로 이루어진 모자이크다

 

 

   <찻잔 속 물리학>은 물리학자인 런던의 대학 교수가 찻잔 속 소용돌이부터 얼음물에서 헤엄치는 오리가 동상에 걸리지 않는 이유에 이르기까지 일상과 자연의 현상들을 물리학 법칙으로 쉽게 풀어낸 과학 에세이다. 팝콘이 터지는 원리에서 날씨가 일으키는 현상을 설명하는 '기체법칙'을 시작으로 하여, 균형과 회전의 원리가 녹아든 지구의 가장 큰 엔진 '중력', 작은 규모의 세계에서 작동하는 힘의 원리를 설명한 '표면장력과 점성', 고유진동수와 열역학의 법칙이 녹아든 '평형을 향한 엔진', 토스터와 적외선 파동 및 돌고래와 소리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파장의 생성', 보이지 않는 열이 움직이는 원리를 살펴볼 수 있는 '원자의 춤', 자전거나 피자 반죽의 마법을 통해 흥미로운 회전의 세계를 소개하는 '회전의 규칙', 우리 주변에 늘 산재하고 있는 '전자기', 끝으로 인간과 지구, 문명 등 넓은 의미에서 과학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책을 읽고 있으면 세상은 물리학 패턴으로 이루어진 모자이크라는 저자의 말이 크게 와 닿는다. 아주 작은 원자와 세포를 비롯하여 지구와 우주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둘러싼 그 모든 것들에서 물리학의 일정한 패턴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질량이 고정된 기체의 압력은 부피에 반비례하고, 온도는 압력에 비례하며, 압력을 고정하면 부피는 온도에 비례하는 이 '이상기체의 법칙'에 내연기관과 열기구가 움직이고 팝콘이 튀겨진다는 사실이 날씨라는 현상으로 귀결되는 내용은 참 흥미롭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 공기 분자는 이상기체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지구 환경에 적응하며 태양에서 에너지를 흡수하고, 바다에 에너지를 잃거나 구름이 형성되면서 생기는 응결로 에너지를 얻고 우주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러한 사실은 대자연의 움직임이 스스로 얼마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지 그 거스를 수 없는 운명에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지구의 중력은 우리가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준다. 우리는 무언가를 집어 들 때마다 지구 전체의 중력에 저항한다. 태양계가 거대한 이유는 중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력이 다른 모든 인력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특징은 범위다. 중력은 약하고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더 약해지지만 우주에서 매우 먼 거리까지 세력을 미쳐 다른 행성과 항성, 은하 들을 당긴다. 당기는 힘은 약하지만 이 미약한 힘의 장에 의해 우주가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 76p

 

 

따뜻한 바다는 태양에너지를 담는 거대한 배터리와 같다. 움직이는 바닷물은 에너지를 지구에 배분한다. 또한 지구의 기상 패턴 뒤에는 열 염분 순환이라는 메커니즘이 작용한다.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극단적 기상 상황을 잠재우는 안정적 열 저장고 위에서 변덕스럽고 얇은 대기층이 움직인다.

모든 관심은 대기가 받지만 배후 세력은 바다다. 지구본이나 지구의 위성사진을 볼 기회가 있다면 바다를 그저 대륙 사이를 메우는 파란 공간으로만 생각하지 말자. 천천히 움직이는 거대한 해류를 이끄는 중력을 상상하면서 파란 부분이 지구의 가장 큰 엔진임을 기억하자. / 93p

 

 

 

 

 

 

   우리가 사는 세상을 유유히 돌아다니며 흥미롭고 편리한 혼란을 일으킬 뿐 어떤 종류의 물질도 움직이지 않고 오직 에너지만 이동하는 '파동'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는 대목도 재미있다. 파동의 원리를 이용한 대표적인 예로 우리는 와이파이라는 것을 통해 다양한 파동의 홍수 속에서 살면서 그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취득하는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자연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생태계 전체에 작동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어 흥미진진하다.

 

 

 

수염고래, 대왕고래, 긴수염고래, 밍크고래를 포함한 모든 고래는 서로 멀리 떨어진 채 의사소통을 한다. 고래는 돌고래가 내는 짧은 소음을 들을 수 없고 돌고래를 고래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 하지만 바다는 모든 소리를 담고 생물은 이 거대한 정보의 저장고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한다. 따라서 바다에는 광파와 음파가 넘치지만 존재하는 방식은 공기 중과 완전히 다르다. 바다 아래에서는 소리가 최우선이기 떄문에 광파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고래와 돌고래는 색맹이다. / 188p

 

 

 

   책 속에는 평소 일상 속에서 실험해볼 만한 것들을 소개하기도 하는데, 그 중 날계란과 삶은 계란을 구분하는 법을 다룬 부분은 평소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 남겨볼까 한다. 첫째, 껍질을 까지 않은 날계란과 삶은 계란을 옆으로 누인 다음 굴려보자. 두 계란이 몇 초 동안 회전하면 윗부분에 손가락을 대서 회전을 갑자기 정지시킨다. 계란이 멈추면 손가락을 뗀다. 이때 날계란은 다시 회전하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체인 삶은 계란은 껍데기를 손가락으로 멈추면 회전을 완전히 멈춘다. 계란과 껍데기가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계란의 회전을 손가락으로 멈추면 껍질만 회전을 멈춘다. 안에 있는 액체는 껍질과 결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회전을 멈출 이유가 없으므로 계속 회전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원리는 우리 인체에서도 감지된다. 우리의 양쪽 귀에는 반원 형태의 작은 관이 있고 여기에는 날계란과 행동이 비슷한 액체가 채워져 있는데, 우리가 회전을 하다가 멈추면 액체가 담긴 관은 멈추지만 그 안의 액체는 계속 움직이는 까닭에 우리는 어지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각운동량보존 법칙'이다.

 

 

 

 

 

 

   <찻잔 속 물리학>을 읽다보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물리학의 법칙 안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자연에 대한 경외심은 물론, 인간이 이를 이용해 다양한 기술을 발전시켰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두꺼운 브라운관 텔레비전과 벽돌의 크기와 다름없는 초기 핸드폰과 같이 기술 발전의 과도기를 겪어본 적이 있었던 나로서는 점점 더 얇아지는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이라는 기술 발전이 놀랍기 그지없지만, 이미 너무나 많은 기술의 발전과 문명의 혜택을 입은 아이들이라면 이 조차도 더 이상은 신기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때문에 아이가 이러한 혜택에 어떠한 의문도 없이 그저 누리기만 한다면 조금은 씁쓸할 것 같다. 언젠가 아이가 커서 이 책처럼 다양한 과학 교양서를 가까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이 이토록 신비롭고 흥미로운 법칙들로 이루어진 놀라운 산물임을 늘 감사해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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