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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_ 베어타운 두 번째 이야기 | 나의 서재 2019-02-0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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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와 당신들

프레드릭 배크만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19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프레드릭 배크만의 작품 중 단연 압도적으로 추천되어야 할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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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욕망, 인간의 본질을 유려하게 다룬 경이로운 작품!

프레드릭 배크만의 작품 중 단연 압도적으로 추천되어야 할 소설! 

 

 

 

   스틱과 빙판, 한 개의 퍽과 두 개의 골문, 이기고 싶은 욕망, 싸우고 싶은 욕망, 너희와 우리가 모든 걸 걸고 벌이는 대전. 이 단순해 보이는 스포츠가 한 도시의 존폐를 가르고, 누군가에게는 정치의 무대가 되며, 누군가의 삶을 산산조각 낼 수도 있을 만큼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마을, 그곳은 바로 ‘베어타운’이다.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의 연이은 흥행으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프레드릭 배크만이 지난 해 출간한 <베어타운>의 두 번째 이야기 <우리와 당신들>로 돌아왔다. 앞선 전작들이 주로 재미있게 잘 쓰인 ‘스토리텔러’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면 스포츠가 정치가 되어버리고, 비틀린 우정과 상처로 얼룩진 10대들의 상흔들을 음울하지만 서정적이면서 우아한 문체로 그려낸 <베어타운>은 그를 거장의 반열에 올리기에 충분할 만한 작품성을 지닌 소설이라 평가했던 나로서는, 두 번째 이야기 <우리와 당신들>이 보여준 이 압도적인 몰입감과 가슴을 파고드는 유려한 문장들이 선사하는 경이로움에 다시 한 번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자기 안에 혼돈이 있는 자만이 춤추는 별을 탄생시킬 수 있다

 

 

이것은 그 이후의 이야기, 어느 해 여름에서 겨울까지의 이야기다. 베어타운과 그 옆 마을 헤드의 이야기, 두 하키팀 간의 경쟁이 돈과 권력과 생존을 둘러싼 광기 어린 다툼으로 번진 이야기다. 하키장과 그 주변에서 두근대는 모든 심장의 이야기, 인간과 스포츠와 그 둘이 어떤 식으로 번갈아가며 서로를 책임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의 이야기, 꿈을 꾸고 투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리 중 몇 명은 사랑에 빠질 테고 나머지는 짓밟힐 테고, 좋은 날도 있을 테고 아주 궂은 날도 있을 것이다. 이 마을은 환희를 느낄 테지만 또 한편으로는 불타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끔찍한 충돌이 벌어질 것이다. / 15p

 

 

 

   <베어타운>의 두 번째 이야기 <우리와 당신들>은 전작에서 벌어진 사건이 있고 몇 달 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온 마을의 자부심이자 존폐를 판가름할 정도로 ‘하키에 살고, 하키에 죽는’ 마을 베어타운은 몇 달 전, 절체절명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팀의 에이스인 케빈이 단장의 딸 마야를 성폭행하게 된 일을 계기로 쓸쓸한 운명을 맞이하고 만다. 베어타운 하키팀의 주요 선수들은 옆 마을 헤드의 하키팀으로 옮겨가면서 뿔뿔이 흩어지고, 마을 역시 일자리도 미래도 없이 곳곳에서 상처와 증오로 으르렁댈 뿐이다.

 

 

 

   케빈에게 성폭행을 당한 마야는 이젠 더 이상 성폭행을 당하는 꿈을 꾸지 않지만, 꿈속에서 매일 밤마다 그를 죽인다. 동생인 레오는 누나의 상처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밤마다 긁는 버릇이 생겼고, 언제든 복수를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듯 불안한 모습이다. 또 얼마나 어떤 끔찍한 일이 아이에게 닥쳐올까 상상을 하며 오늘도 그것을 피해갈 수 있기만을 바라는 마야의 엄마, 청소년팀의 떠오르는 샛별이었지만 케빈과 마야의 일을 증언하는 바람에 모든 것을 잃고 방황하는 아맛 등 모두들 그 날의 사건으로 저마다 깊은 상흔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아이들이 아무리 나이를 먹더라도 아이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은 부모는 없다. 부모가 모든 걸 다 해주어도 아이들이 절대 모르는 이유는 무조건적이라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단어인지 이해하지 못해서다. 부모의 사랑은 감당할 수 없고 무모하며 무책임하다. / 19p

 

 

그 바보들은 베어타운 아이스하키단이 없어진 이유가 케빈 때문이 아니라 ‘그 추문’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 중요한 건 케빈이 누군가를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마야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없었다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남자들의 세상에서는 여자들이 항상 말썽이다. / 50p

 

 

 

 

 

 

   마야의 아버지이자 베어타운 하키팀의 단장인 페테르는 온갖 협박과 냉대를 당하면서도 해체라는 위기로부터 팀을 구해내기 위해 지역구 의회의 정치인인 테오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다시 팀을 재건하기 위해 나선다.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이지만 관심 없던 사람도 거기서 얻을 게 생기면 스포츠는 경제가 되고 정치가 된다는 말이 있듯, 돈과 권력 그리고 이익이라는 유혹 앞에서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이 상처입지 않고 온전히 하키를 스포츠로만 대할 수 있을까. 소설은 스포츠가 경제가 되고 정치가 되는 순간 벌어지는 모순들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그 안에서 흔들리는 다양한 캐릭터와 강렬하고도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마지막까지 독자들의 숨을 조인다.

 

 

 

모든 것에는 한계점이 있기 마련이고, 다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고 하며 슬픔의 경우에는 그 반대라고 우긴다. 하지만 어쩌면 그게 아닐지 모른다. 발목에 납을 매달고 물에 빠진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으면 서로의 구세군이 되기는커녕 가라앉는 속도만 두 배로 빨라질 뿐이다. 서로의 상처 입은 가슴을 보듬는 부담감을 결국에는 감당할 수 없게 된다. / 94p

 

 

지뢰밭

그대들이 걷고 있는 여기는 지뢰밭.

모든 단어가 폭탄이지만 계속 걸어가야 해.

발밑에서 조그맣게 ‘딸깍’ 소리가 들리고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어버릴 때까지.

피해자의 가장 나쁜 점은 내가 그대들을 피해자로 만들었다는 것.

이제 나는 아무리 원해도 그대들을 치료할 수 없어.

죽은 사람은 난데 묻힌 사람은 그대들인 느낌.

그가 깨부순 사람은 난데 꺾인 사람은 그대들인 느낌. / 138p

 

 

 

   ‘우리는 대부분 마음속으로는 모든 이야기가 단순하길 바란다. 현실도 그렇길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는 물이 아니라 얼음과 비슷하다. 어느 순간 갑자기 방향이 바뀌는 게 아니라 빙하처럼 조금씩 움직인다. 가끔 꿈쩍하지 않을 때도 있다.’는 소설 속 문장이 그러하듯 ‘제발 너희들이 온전히 링크장에 서 있기를 바라. 퍽 하나의 희열에 웃고 울 수 있는 그 단순함만 믿고 삶을 해피엔드로 이끌길 바라.’ 하고 응원하게 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분명 우리의 삶이 그러하지 않듯 그들의 삶들도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간절히 바라게 되는 것처럼.

 

 

 

“남들처럼 하키 하나만으로 팀에서 자기 입지를 다지도록 내버려 둬. 앞으로는 어딜 가든 차별을 받지 않겠니. 여기에서만큼은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지.”

페테르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말문을 연다.

“코치님은 항상 ‘하키단 그 이상의 하키단’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우리가 지금 그런 조직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 412p

 

 

팀 스포츠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단체의 일원이 되고 싶어서일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유가 단순하다. 또 하나의 가족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애초에 가족이 없었던 사람에게는 팀이 가족일 수 있다. / 472p

 

 

 

 

 

 

   이렇듯 <우리와 당신들>은 ‘거짓은 간단하고 진실은 어렵다’는 이 명제 앞에서 오늘도 숱하게 흔들리고 방황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삶의 다양한 구조와 현실적인 문제들을 통찰력 있게 드러낸다. 특히 가족 사이에 틈새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움직였던 이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을 통해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래서였나. 나는 그렇게 책을 읽는 내내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싶고, 내 사람을 쓰다듬어주고 싶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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