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hjh8s님의 블로그
http://blog.yes24.com/hjh8s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hjh8s
hjh8s님의 블로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월 스타지수 : 별6,093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나의 서재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내용이 없습니다.
2019 / 06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최근 댓글
따뜻하고 감동적인 책.. 
꼼꼼한 리뷰 덕분에 .. 
잘봤습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좋은 리뷰 넘 잘 봤어.. 
새로운 글
오늘 77 | 전체 27906
2016-04-11 개설

2019-06-03 의 전체보기
사하맨션_ 우리는 그렇게 함께 살 것이다 | 나의 서재 2019-06-03 17:07
http://blog.yes24.com/document/1135862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사하맨션

조남주 저
민음사 | 2019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낯설지만 그래서 낯설지 않은 기묘한 국가, 그 속에서 연대를 꿈꾸는 자들의 찬란한 반란!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거부당한 자들을 위한 삶의 마지막 공동체, 사하맨션!

낯설지만 그래서 낯설지 않은 기묘한 국가, 그 속에서 연대를 꿈꾸는 자들의 찬란한 반란!

 

 

   『82년생 김지영』으로 30대를 살고 있는 한국 여성들의 보편적인 일상을 섬세하게 묘사한 조남주 작가가 신작 『사하맨션』으로 돌아왔다. 어느 미래의 가상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다. 시장의 논리에서 배제되고 등돌려진 자들의 공포와 불안을 예리하고도 담담하게 묘파해낸 조남주 작가의 이번 작품은 탄압과 혁명, 자유와 인권을 부르짖었던 과거 우리 시대의 유산으로부터 조금도 멀어지지 않은 미래 세계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그래서 낯선 듯 조금도 낯설지 않은 이 기묘한 국가와 사하맨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무섭고, 참혹하고, 서글프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비의 날갯짓을 기억하는 한 우리는 끝까지 함께 살 것이다

 

 

   사람들은 도시의 이름 대신 기업의 이름으로 도시를 불렀다. 도시는 기업에 인수되었고 거대한 기업인지 국가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도시국가가 탄생했다. “타운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팔순을 바라보는 회장은 대국민 담화문으로 밝혔지만, 도시는 계열 임직원들로 이루어졌고 직원이 아닌 사람들은 묘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공항, 철도, 도로, 공공주택 등은 회장의 일가나 기업의 간부에게 헐값에 넘어갔다. 타운은 공동총리제를 도입했으나 총리들의 정체는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졌고, 텔레비전과 라디오 채널이 단일화되고 신문사가 통폐합되었다. 휴일에 세 사람 이상의 성인이 모임을 가질 때에는 사전 허가를 받아야했고, 불러서는 안 되는 노래가 있었고, 읽을 수 없는 책이 있었고 걸을 수 없는 거리가 있었다. 처음 도시를 인수하던 당시 회장은 원주민 모두를 새 도시국가의 주민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총리단에서 무분별한 밀입국을 막기 위해 주민 자격을 두었고, 살던 방식대로 조용히 살아가던 이들까지 추방 명령을 받고 그들이 떠난 주거지들은 빠르게 철거되었다. 그 가운데 주인이 될 수도 없고 떠나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 일부가 사하맨션으로 숨어들기 시작했다.

 

 

 

 

 

 

   사하맨션에는 엄마의 추락사를 자살로 둔갑시킨 이사 업체의 사장을 죽이고 사하맨션으로 도망쳐 들어온 701호의 도경과 진경 남매, 한쪽 눈이 없는 채로 태어나 열일곱 살부터 술을 파는 바에서 일을 하고 있는 214호의 사라, 무서울 만큼 커다랗고 재빠른 몸을 지닌 탓에 사하맨션의 사람들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앞장 서는 311호의 우미, 낙태 시술을 하다 사고가 발생해 도망쳐 들어 온 꽃님이 할머니, L2로 태어났지만 보육사의 꿈을 꾸며 사하맨션의 아이들을 보살피는 305호의 은진 등 저마다 기구한 사연을 짊어진 인물들이 이곳에서 살고 있었다. 이들은 비록 기묘한 기업 국가의 시스템과 제도권 밖에서 거부당하고 열악한 환경과 소모품으로 전락한 취급을 받는 난민들이었지만 스스로 자급자족하고 위기를 함께 극복함으로써 공동체가 되었다.

 

 

 

‘타운’이라고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장 이상한 도시국가. 밖에 있는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없고 안에 있는 누구도 나가려 하지 않는 비밀스럽고 폐쇄적인 국가에서 사하맨션은 유일한 통로 혹은 비상구 같은 곳이다. / 33p

 

 

L2 대부분은 주민 자격이 되지 않으나 고향을 떠날 수 없어 2년마다 모욕적인 자격 심사와 건강 심사를 받고 L2 체류권을 연장해 가며 타운에 남은 원주민과 그런 L2들이 양육의 의지 없이 낳은 아이들이다. 진경은 L2도 못 되었다. ‘사하’라고 불리었다. L도 L2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마땅한 이름도 없는 이들. 사하맨션 주민이라서 ‘사하’인 줄 알았는데 사하맨션에 살지 않아도 ‘사하’라고 했다. 너희는 딱 거기까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 15p

 

 

 

 

 

 

   소설은 의사이자 도경과 사랑에 빠진 타운 주민 ‘수’가 인적이 드문 공원 주차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고, 이때 함께 차에 타고 있었던 도경이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경찰은 수의 죽음이 강간과 살인에 의한 것이라 발표하고 그 범인으로 도경을 지목한다. 맨션을 들쑤시는 경찰들의 매서운 감시망 속에서 도경은 사라의 집으로 들어가 숨게 되고, 단조로웠던 맨션 전체가 이내 어지럽게 뒤틀리게 된다. 그 와중에 훤한 대낮에 경찰로부터 사라가 희롱을 당하고, 우미는 살아 있는 자신의 몸을 일종의 실험 대상처럼 여기며 마음대로 가져다 쓴 이들에게 배신감을 느끼면서 맨션의 사람들은 점차 이제껏 깨닫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과 현실 너머의 세상을 보기 시작한다.

 

 

 

“우리는 누굴까. 본국 사람도 아니고 타운 사람도 아닌 우리는 누굴까.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뭐가 달라지지? 누가 알지? 누가, 나를, 용서해 주지?” / 51p

 

 

"우리,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서로 미안하지? 나한테 진짜 미안해야 할 사람은 누구지? 아무도 내게 사과를 안 해. 누군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나는, 요즘 분해서 자꾸 눈물이 나." / 117p

 

 

“위로는 받았어요. 위로라고 생각하고 받았어요. 위로와 배려를 받고 나니 그걸 준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따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결국 팔아먹은 게 됐어요. 그러니까 진경 씨, 살면서 혹시 위로받을 일이 생기더라도 받지 말아요. 위로도 배려도 보살핌도 격려도 함부로 받지 말아요.”

아니요. 위로받아도 됩니다. 위로와 배려를 받게 되면 받는 거고 받았더라도 따질 게 있으면 따지는 거고 그리고 더 받을 것이 있다면 받는 게 맞아요. / 164p

 

 

우미는 자신의 몸이 이정표가 되기 위해 뜯기고 버려지는 빵 같았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뜯어내다 보면 내 몸에는 뭐가 남을까. 헨젤의 빵은 새들이 모두 쪼아 먹어 버렸고 헨젤과 그레텔은 결국 집을 찾아가지 못했지. / 272p 

 

 

 

   ‘타운’과 ‘사하맨션’을 중심으로 하는 이 이야기는 사실 가상의 국가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묘한 기시감을 전달한다. 30년 전에 조산원에서 일을 하고 있던 꽃님이 할머니와 낙태 시술을 받으러 온 어린 연인들과의 일화를 통해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낙태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원장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결정은 아이를 낳겠다는 결정만큼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하고 그래서 아이를 낳는 곳은 아이를 낳지 않는 곳도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사람은 잘 모를 수도 있고 부주의할 수도 있고 상황이나 생각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 번의 실수로 한 사람의 인생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문장은 조남주 작가가 끊임없이 제기해왔던 여성과 인권에 관한 주제들을 이 작품에서도 뚝심 있게 제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나비 폭동이 일어났던 날, 소방 헬기가 시위대를 향해 물을 쏟아 붓고 시위대보다 더 많은 군인과 경찰이 무기를 휘두르며 공포를 조장하고 국가 체제에 반하는 이들을 묵살하는 행위들은 오늘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게 해서 섬뜩하다.

 

 

 

   이 때문에 등장인물 중 보육사를 꿈꿨던 은진이라는 인물이 유독 의미 있게 읽힌다. 맨션 내에 살고 있던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의 우울한 유배지, 그 안에 속한 어찌할 수 없는 번거롭고 불편한 부속물 같은 존재였지만 은진이 온 후로 아이들에게 맨션은 전혀 다른 세상이 된다. ‘기대’라는 감정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어제와 다른 일 혹은 즐거운 일이 생길 거라는 희망적인 예감을 품게 된 것이다. 은진이 직접 요리를 한 적이 없고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거나 식사 예절을 가르친 적도 없지만, 아이들 스스로 밥을 잘 먹고 매일을 새로운 놀이로 삼았던 것처럼 ‘사람’이 어떤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문제의식’과 ‘시도’가 변화를 이끌 수 있으며 공동체라는 ‘연대’가 희망을 엿보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원래 그렇다고 알고 살았던 사람이 ‘원래’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 273p

 

 

거기 없었어. 따라가도 없었어. 그러니까 항상 진짜가 어디 있을지 생각해야 해. / 329p

 

 

  ‘수’라는 여인의 죽음으로 시작된 이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개인과 공동체, 소수와 약자를 생각하게 하는 커다란 주제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정체되거나 후퇴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많이 고민할 수 있었다. 언젠가 이 작품이 영화화 되는 것도 상당히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사하맨션』을 통해 페미니즘이라는 틀 너머의 조남주 작가를 더욱 기대하게 되었으니, 계속해서 응원할 수 있는 작가가 늘어서 기쁜 마음이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1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