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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교양_ 삶의 격을 높이는 생각의 기술 | 나의 서재 2021-02-0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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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른의 교양

천영준 저
21세기북스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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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무엇인가를 생산해내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질문 그리고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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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의 대표 사상가들로부터 배우는 생각의 기술!

스스로 무엇인가를 생산해내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질문 그리고 해답!

 

 

  검색어와 해시태크만 입력하면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 디지털 시대. 발달된 미디어와 다양한 플랫폼의 성장은 원하는 정보를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구현한 지식이나 문제 해결 전략을 유일한 정보로 받아들임으로써 발생되는 편협한 사고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윤리와 가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타인과 사회가 그렇다고 인정하는 일반적인 생각들이 곧 나의 생각이 되어버린 시대, 오랜 고민과 치열한 사고 끝에 내린 결과가 아닌 검색창의 입력값에 의지하고 답습하는 시대. 그런 시대 속에서 ‘진정한 나’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에 우리는 스스로를 제대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연습, 나만의 생각과 행위를 이끌어냄으로써 스스로 무엇인가를 생산해내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예측할 수 없는 불완전한 미래 속에서 어떻게 하면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각종 갈등과 위기를 극복하며 타인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진정한 지적 독립과 자기 경영을 위한 생각의 기술은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른의 교양』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해답과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얻기 위한 지적 도구이자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영토를 만들기 위한 인문 교양서다. 소크라테스에서부터 공자, 사마천, 마키아벨리, 뒤플로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대표하는 사상가 혹은 거장들을 통해 우리 시대에 필요한 조언과 삶의 격을 높이는 데 필요한 생각의 기술을 얻고자 한다.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 5가지 개념으로 넓히는 생각의 기술

 

 

  생각하는 대로 사는 법이고 경험한 만큼 세상을 보는 법이라고들 하지만, 자신들이 보고 믿는 것이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새로운 가치를 받아들일 줄 모르는 사람들, 질문할 줄 아는 사람을 불온하다고 탄압하는 사람들이 있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 경험 운운하며 나를 따르라고 떠드는 꼰대들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반드시 물어야한다. ‘너 자신을 알라’. 어쩌면 지긋지긋할 정도로 뻔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소크라테스의 이 말은, 내가 경험한 것이 지극히 편파적일 수 있다는 의심과 기존의 가치를 추종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물음을 가져야만 한다는 뜻으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또한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다 잘될 거라고 애써 희망을 갖거나 근거 없는 환상에 도취되기보다 건설적인 비관과 대비가 훨씬 더 건강하다고 말한 세네카의 ‘전략적 비관주의’도 때로는 용의하다. 이 외에도 남의 인정을 갈구하느라 비굴해진 ‘인싸’로 사느니 과감하게 ‘아싸’가 되기를 독려한 니체의 사상도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나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한 방법일 수 있다. 이렇듯 1부 ‘철학’ 편에서는 소크라테스, 헤겔, 세네카, 니체 등을 통해 같은 것을 보고도 어떻게 하면 남과 다르게 깨달을 수 있을지 본질을 꿰뚫는 판단의 기술을 살펴본다.

 

 

 

니체는 디오니소스의 자세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그는 엄청난 파괴와 몰락을 앞두고도 모든 과정을 삶의 한 과정을 삶의 한 장면들로 받아들인다. 쓰디쓴 잔을 계속해서 들이켜야만 하는 인생이지만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여긴다. 또 자기 삶의 주인은 오직 자신이기에 그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는다. 환경에 종속되지 않는 것이다. 사회의 통념, 계율, 제재로부터도 완전히 해방되어 있다. 비탄과 분노의 감정이 자아를 잠식하게 내버려 두지도 않는다. / 니체 편 중에서 35p

 

 

자신을 섬으로 삼고,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남에게 의존하지 말라.

우리의 삶이 고달픈 이유는 타자의 욕망을 모방하고 소비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내가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단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삶의 모습을 그럴 듯하게 실현하는 데에만 관심을 갖는다. 삶의 기준은 남에게 두고 그런대로 잘살고 있다고 자위하려니 인지 부조화가 생기고 마음이 괴롭다. 석가모니가 가장 안타깝게 여겼던 모습들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자신을 지배하는 생각들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진짜 내 것이 아닌 것들을 몰아낼 수 있어야 한다. 참된 행복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실현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 석가모니 편 중에서 54p

 

 

 




 

 

 

 

  2부 ‘예술’ 편에서는 어떻게 하면 남과 다르게 바라볼 것인지 바흐, 클림트, 셰익스피어, 르코르뷔지에와 같은 거장들을 통해 알아본다. 그 중에서도 이미 존재하는 기술에 의존해 대상을 복제하지 않고 철저히 자기만의 기법으로 대상을 강하게 붙들어내는 호크니는 단연 인상적이다. 특히 80세가 되어서도 여전히 왕성히 활동하며 태블릿 PC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새로운 도전에까지 나서고 있다. 이렇듯 나이를 초월하여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 고민하는 그의 당당하고 거침없는 행보는 우리가 배워야 할 자세가 아닐까. 이어 3부 ‘역사’ 편에서는 나만의 흔적을 남길 것을 보여준 사마천, 갑질에 굴복하지 않기를 바랐던 루터, 믿음을 끝까지 밀고가기를 독려했던 마르크스, 미래를 염려하는 습관이 역사를 바꾼다는 것을 보여준 베버 등을 통해 어떻게 하면 남과 다르게 극복할 것인지 일상의 갈등을 해결하는 되새김의 기술을 살펴본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불확실 투성이다. 다양한 이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그들의 행동은 이성 못지않게 감정에 많은 지배를 받는다. 따라서 무슨 일을 추진하든지 평범한 사람들의 감정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절차를 고민해야만 한다. 미디어와 SNS를 통해 수많은의견이 금세 표출되고, ‘대세’가 쾌속으로 만들어지는 세상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사실’보다 ‘합의’다. / 로베스피에르 편 중에서 121p

 

 

오늘을 즐기는 데에 바쁜 권력자들이 조직과 공동체를 더 큰 실패로 몰고 가는 것을 막으려면 적절한 수준의 감시, 분권화와 견제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보다 능동적인 시민이 되어야 한다. 관료나 자본가와 같이 미래를 염려하며 발전을 추구했던 사람들에게 같은 논리로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건강한 수준의 합리적 의심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한 사회라면 이미 희망이 사라진 곳이다. / 베버 편 중에서 137p

 

 

 

  다음 4부 ‘정치’ 편에서는 어떻게 하면 남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적도 내편으로 만드는 관계의 기술을 알아본다. 이를 테면 공자는 자신이 제사 전문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옛 군주들의 사당에 가서 제례에 참석할 때 항상 물어보았다고 한다. 상대방의 생각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와 함께 합의를 얻어가는 절차였다. 또 매사에 물음을 통해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한다. 즉, 훌륭한 말과 물음은 자기 혁신을 위한 가장 본질적이면서도 강력한 수단이 된다. 질문에 인색하고, 상대방으로부터 물음을 당할 때는 그가 어떻게 내 주장에 동의하게 만들지를 염려하느라 점점 꼰대가 되어가는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이 꼭 염두해야 할 자세가 아닐까. 끝으로 5부 ‘경제’ 편에서는 자신의 부를 창출하기 위해 이용하고 도움을 받은 공동체의 자원을 생각해서라도 공정성에 더 많이 신경 쓸 것을 강조한 스미스, 경제학자에게 의존하지 말고 경제 이외의 것들을 더 많이 읽고 집중하기를 강조한 뒤플로 등을 통해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 되지 않는 경쟁의 기술에 대해 살펴본다.

 

 

 

제대로 된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맡겨놓는 방식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정치적 관계에 끊임없이 직면한다. ‘블레어의 실용주의’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고정관념에 복무하기보다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사회 문제를 정의하는 것, 그리고 이념을 막론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관심을 모으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 블레어 편 중에서 188p

 

 

만일 인간이 매우 합리적이고, 순간순간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서도 완벽히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존재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은 매우 감정적이고, 미래에 대해 걱정이 많고, 실제 손해를 보는 것 이상으로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회피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실러는 경제 당국이 전통적인 자료의 총합에 기반한 수치를 생산하는 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SNS나 각종 온라인 포털과 같은 공간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의 영향력을 복합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잣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실러 편 중에서 202p

 

 

이제 경제학에서도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전통 경제학자들은 가볍게 취급하던 인간의 심리는 이제 경제활동 분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 되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학 연구들은 고전경제 이론이 깊게 다루지 않았던 심리적 요소들이 다른 경제적 변수보다 시장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경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발생하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다. / 카너먼 편 중에서 210p

 

 

 




 

 

 

 

  이렇듯 『어른의 교양』은 30인의 사상가 혹은 거장들을 통해 개인의 삶은 물론 우리 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생각의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유용한 교양서다. 저자는 갑작스런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멈추고 억제되는 경험을 한 현재의 인류에게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영토’를 만드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만의 영토는 세계를 바라보는 나만의 시각을 키우고 내면의 힘을 채워나가는 과정을 통해 더 단단해지고 넓어지리라 믿는다. 이 책으로 그간 나의 영토는 얼마만큼의 크기였는지, 무엇으로 나의 영토를 키워나갈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작지만 알찬 교양서를 찾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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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3)_ 부조리에 반항하다 | 나의 서재 2021-02-0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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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저/김화영 역
민음사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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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에 관한 기나긴 사유, 그것이 전하는 삶의 다양한 질문들!

읽기가 쉽지 않지만, 거듭 읽는다면 반드시 진가가 드러나는 작품!

 

 

  소설가 최수철은 카뮈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행간의 숨은 의미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카뮈의 작품은, 특히 『시지프 신화』는 문장의 흐름대로 의식이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기존의 독서법으로는 쉬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어가면서도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가는 수고로움을 번번이 겪어야 했던 참 까다로운 독서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삶의 부조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명철한 의식과 반항에의 열정을 집요하게 추구했던 예술가이자 한 인간의 고뇌가 묵직한 밀도로 다가오는 까닭이었다. 신의 형벌로 인해 영원히 산 밑에서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삶을 살아야 했던 시지프에게서 ‘비록 삶은 비극적일 수는 있어도 절망적이지는 않으리’라고 믿었던 카뮈의 신념이 이토록 절실하게 다가오는 때가 또 있을까 해서 말이다.

 

 

 

부조리에 대한 반항 그리고 열정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부조리란, ‘이치에 맞지 아니하거나 도리에 어긋남 또는 그런 일’을 뜻한다. 인간과 세계, 인생의 의의와 현대 생활과의 불합리한 관계를 나타내는 실존주의 철학의 주요 용어로, 실존주의의 대표 작가로 잘 알려진 카뮈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 역시 부조리다. 합리성을 추구하는 인간과 비합리성의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대립을 다룬 『이방인』, 『페스트』에서는 특히 부조리에 대한 그의 저항 의식이 잘 드러난다. 『이방인』과 같은 해에 발표된 『시지프 신화』 또한 마찬가지다.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인생이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삶이란 의미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으로부터 출발하는 부조리에 관한 철학적 고찰이다. <부조리의 추론>, <부조리의 인간>, <부조리의 창조>에 이르기까지, 10장 분량도 채 되지 않는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 이야기에 다다르기 위해서 우리는 부조리에 관한 이 기나긴 사유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부조리는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는 명철한 이성이다 / 76p

 

 

 

  카뮈의 부조리 철학을 위해서는 우선 그의 생애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1913년 11월 7일, 카뮈가 태어난 해의 알제리는 프랑스의 식민지 상태였다. 그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아버지가 전투에서 전사함으로써 문맹인 어머니는 빈약한 종신 연금을 받으며 가정부로 일했다. 이에 카뮈는 “나는 마르크스를 통해 자유를 배운 것이 아니다. 가난을 겪으면서 자유를 배웠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한 바가 있을 만큼 지독한 가난과 질병을 뚜렷하게 의식했다. 훗날 아내 시몬에게 마약을 공급해 주는 의사가 그녀의 정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폐결핵이 재발하여 이에 대한 후유증으로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응시하려던 계획이 좌절되는 등 그의 삶에 있어서 ‘부조리’는 내내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았다.

 

 

 

설사 시원찮은 이유를 대고서라도 설명할 수 있다면 그 세계는 낯익은 세계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돌연 환상과 빛을 박탈당한 세계에서 인간은 자신을 이방인으로 느낀다. 이 낯선 세계로의 유배에는 구원이 없다. 그에게는 잃어버린 고향의 추억도 약속된 땅의 희망도 다 빼앗기고 없기 때문이다. 인간과 그의 삶, 배우와 무대 장치의 절연, 이것이 다름 아닌 부조리의 감정이다. / 19p

 

 

인간 자신의 비인간성 앞에서 느끼는 이 불안, 우리의 됨됨이가 보여주는 이미지 앞에서 경험하는 측량할 길 없는 이 추락, 우리 시대의 어느 작가가 말한 바 있는 ‘구토’, 이것 또한 부조리다. 마찬가지로 어떤 순간 거울 속에서 우리와 마주치는 그 이방인, 우리 자신의 사진들 속에서 다시 만나는 친근하면서도 음산한 형제, 이것 또한 부조리다. / 32p

 

 

 



 

 

 

 

  그러나 카뮈는 ‘이 세계는 합리적이지 않다. 이것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전부다. 그러나 부조리한 것은 바로 이 비합리와, 명확함에 대한 미칠 것 같은 열망의 맞대면이다’고 말한다. 또한 ‘산다는 것은 곧 부조리를 살려 놓는 것이다. 부조리를 살린다는 것은 무엇보다 부조리를 주시하는 것이다. 에우리디케의 경우와는 반대로, 부조리는 오직 우리가 그것을 주시하던 눈길을 딴 데로 돌릴 때 죽어 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유일하게 일관성 있는 철학적 태도는 곧 반항이다’라고 생각한다. 즉, 카뮈는 부조리 앞에서 우리 모두는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반항하는 열정을 가져야만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현실을 벗어나 종교적, 형이상학적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 아니라, 삶의 다른 가능성을 모두 살고자 하는 열정으로 나아가 죽음을 내 방식대로 재창조하겠다는 생각으로 글쓰기에 몰두한 것이다. 그렇게 ‘정복 혹은 연기, 무수한 사랑, 부조리한 반항 같은 것들은 인간이 미리부터 패배한 전장에서 자신의 존엄성에 바치는 경의’라고 표현한 그는 자신의 문학적 성취를 통해 이를 증명해낸 셈이다.

 

 

 

자명한 것은 은폐한다거나 방정식의 한쪽 항을 부인함으로써 부조리 자체를 제거해 버리자는 것이 아니다. 부조리로 살아갈 수 있는가, 아니면 논리가 부조리로 말미암아 죽을 수밖에 없다고 명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철학적 자살이 아니라 그냥 자살 그 자체다. 나는 다만 자살에서 감정적인 내용을 걸러 내고 그것의 논리와 정직함을 알고 싶을 따름이다. 그 외의 모든 태도는 부조리의 정신에는 속임수요, 정신이 명백히 드러내 보여 주는 것 앞에서 뒷걸음질하는 것에 불과하다. / 77p

 

 

인간 조건 속에는 근원적인 부조리성과 동시에 움직일 수 없는 위대함이 깃들어 있다. 이는 모든 문학에 빈번히 등장하는 주제다. 부조리와 위대함 이 두 가지는 마치 당연한 일이기라도 하듯 서로 일치한다. 다시 한 번 되풀이하거니와 이 두 가지는 우리 영혼의 과도한 야망과 소멸하고 말 육체의 기쁨을 서로 갈라놓는 어처구니없는 절연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처럼 측량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육체를 추월하는 것이 바로 그 육체의 영혼이라는 사실, 바로 이것이 부조리다. / 193p

 

 

중요한 것은 부조리와 더불어 살아 숨 쉬는 것, 그것이 주는 교훈을 인정하고 그것의 살을 되찾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부조리한 즐거움의 전형은 바로 창조다. “예술, 오로지 예술. 우리는 예술을 가지고 있기에 진리로 인하여 죽지 않을 수 있다.”라고 니체는 말했다. / 144p

 

 

 

  때문에 카뮈는 그리스 신화 속의 시지프를 의식의 차원으로 끌어온다. 그는 ‘시지프가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저 산꼭대기에서 되돌아 내려올 때, 그 잠시의 휴지의 순간’이라고 설명한다. 신의 저주에 의해 영원히 산 밑에서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삶을 살아야 하는 시지프. 카뮈는 시지프에게서 ‘무겁지만 한결같은 걸음걸이로, 아무리 해도 끝장을 볼 수 없을 고뇌를 향해 다시 걸어 내려오는 것’을 본다. ‘마치 호흡과도 같은 이 시간, 또한 불행처럼 어김없이 되찾아오는 이 시간은 바로 의식의 시간이다. 그가 산꼭대기를 떠나 제신의 소굴을 향해 조금씩 더 깊숙이 내려가는 그 순간순간 시지프는 자신의 운명보다 우월하다. 그는 그의 바위보다 강하다.’고 표현하며 이 부조리한 영웅의 끊임없는 투쟁에서 우리의 삶을 투영한다.

 

 

 

  작가 사르트르가 발표한 소설 『구토』의 서평을 쓴 카뮈는 그 속에서 “삶의 부조리를 확인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고 오직 시작일 뿐이다. 그것은 거의 모든 위대한 정신이 출발점으로 삼은 진실이다. 관심거리는 부조리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서 이끌어 내는 귀결들과 행동 규율”이라 한 바가 있다.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향해 돌아가는 시지프의 저 투쟁처럼 부조리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서 이끌어내는 삶의 귀결과 행동 규율이라는 카뮈의 말은, 오늘날 우리가 순간순간 마주하게 되는 삶의 부조리 앞에서 어떠한 정신과 행동으로 나아가야하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이미 시지프가 부조리한 영웅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그의 열정뿐 아니라 그의 고뇌로 인해 부조리한 영웅인 것이다. 신들에 대한 멸시, 죽음에 대한 증오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은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는 일에 전 존재를 바쳐야 하는 형용할 수 없는 형벌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이것에 이 땅에 대한 정열을 위채 지불해야 할 대가다. (…) 경련하는 얼굴, 바위에 밀착한 뺨, 진흙에 덮인 돌덩이를 떠받치는 어깨와 그것을 고여 버티는 한쪽 다리, 돌을 되받아 안은 팔 끝, 흙투성이가 된 두 손의 온통 인간적인 확실성이 보인다. / 182p

 

 

“이 세계 자체는 합리적이지 않다. 이것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전부다. 그러나 부조리한 것은 바로 이 비합리와, 명확함에 대한 미칠 것 같은 열망의 맞대면이다. 그 명확함에 대한 호소가 인간의 가장 깊은 곳에서 메아리친다. 부조리는 인간과 세계에 똑같이 관련된다. 지금으로서는 부조리만이 그들과 세계를 똑같이 관련된다. 지금으로서는 부조리만이 그들을 이어 주는 유일한 매듭이다. / 253p

 

 

 




 

 

 

 

  개인적으로 『시지프 신화』는 반드시 재독이 필요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부조리한 인간> 편에서 부조리에 대응하는 인간으로 제시된 ‘돈 후안주의’는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의문을 비롯해서 행간에 숨은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에 여전히 나는 미숙한 까닭이다. 그럼에도 삶의 부조리를 인정하되 그것을 끊임없이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치열하게 고민한 이 작가의 정신만큼은 오롯이 전달된다. 이제껏 카뮈 하면 『이방인』과 『페스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그의 사상적 단초가 되는 『시지프 신화』를 읽어보시라 추천 드린다. 마침 JTBC에서 방영될 드라마 <시지프스>가 시지프를 모티브로 시작된 이야기라고 하니 이 책도 참고해보시면 좋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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