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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화집, 가네코 미스즈의 『내가 쓸쓸할 때 』 | 기본 카테고리 2018-12-0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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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쓸쓸할 때

가네코 미스즈 저/오하나 역/조안빈 그림
미디어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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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비운의 여류 동요시인 가네코 미스즈
<
효리네 민박>에서 효리가 윤아에게 가네코 미스즈의 시를 말하며 [유리]를 낭송하며 우리에게 알려진 이름이다. 과연 무엇이 가수 효리에게 영감을 주게 되었는지 너무 궁금했다

『내가 쓸쓸할 때』는 기존 다른 삽화 없이 시들만 모아 엮은 형태에서 처음으로 삽화가 실린 가네즈 미스코의 시화집이다
가네코 미스즈의 시의 주제는 매우 소박하다. 사월, 메아리,유리, 햇살, 고치와 무덤... 우리의 자연 속의 꽃과 들을 노래한다

모두의 눈동자 
요술 단지예요 

하늘의 구름까지도
작아져서 모오두 들어오죠.  

모든 큰 사물도 작아져서 우리의 눈 동자에 모든 걸 담을 수 있다는 시인의 고백은 어린 아이들과 같은 순수한  시각을 보여준다. 마치 세속에 때묻지 않는 듯한 해맑은 아이의 마음이 비쳐지는 듯하다



『내가 쓸쓸할 때』의 <풀이름>은 아무도 관심 기울여주지 않는 풀 한 포기에도 이름을 지어 풀의 이름을 불러주는 모습은 저자의 슬픈 인생을 떠올리게 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저자의 시와 달리 남편의 잦은 학대와 창작 활동 금지 및 불행한 결혼 생활. 그렇게 그늘에 가리워진 그녀 자신의 인생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풀로 비유하며 자신의 모습을 아는 건 하늘의 해님뿐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자기라도 그 이름을 불러주고 알아주어야 겠다는 건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없지만 자기 자신이라도 아껴주어야겠다는 고백이 아니였을까

표제작인 『쓸쓸할 때 』 역시 저자의 인생을 알게 될 때 더욱 깊게 다가온다

내가 쓸쓸할 때
남들은 모르거든

내가 쓸쓸할 때
친구들은 웃거든.

남들은 모르는 고독과 외로움.. 홀로 감당해야만 했던 외로움이 짙게 배어나는 시다
 
『쓸쓸할 때 』의 시를 읽노라면 외롭게 구석에서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쓸쓸한 여자 아이가 떠오른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짙은 외로움 속에 시인의 글은 눈물이 된다

사람은 무덤으로 
들어갑니다,
어둡고 쓸쓸한 
그 무덤 속으로

그리고 착한 아이는
날개 돋아,
천사 되어
날 수 있어요


 『고치와 무덤』 의 착한 아이는 바로 가네코 미즈마를 말한 게 아닐까
비록 그녀의 인생은 끝없은 억압과 학대 속에 억눌려 있었지만 죽음으로나마  비로소 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의 시가 너무 해맑아서 시를 읽고 난 후 알게 된 시인의 인생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불행 속에서도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시들이기에 더욱 빛이 난다
내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노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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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로 마음을 데우다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 』 | 기본 카테고리 2018-12-0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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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

고두현 저
쌤앤파커스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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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1]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라는 우리가 잘 아는 시어가 있다
고두현 시인의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는 나태주 시인의 시구를 더욱 음미하게 해 주는 책이다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에서는 제목 그대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시를 모아 그 시에 대한 배경을 함께 그려줌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시를 더 잘 음미할 수 있도록 시집이자 에세이다
시집에는 총 4종류의 사랑이 분류되어 있다


                       유일한 사랑 & 영원한 사랑 
                       
격정적 사랑 & 비운의 사랑 
                       
금지된 사랑 & 위험한 사랑
                       
첫사랑 & 마지막 사랑 

영원한 사랑에서 가장 인상깊게 다가온 시는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이다.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나날의 가장 행복한 순간까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칭찬에서 수줍어하듯 순수하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의 한평생 숨결과 미소와 눈물로써 당신을 사랑합니다
신의 부름 받더라도 죽어서 더욱 사랑하리다 

                                                (44p  일부)

수줍은 소녀처럼 연인에게 자신의 들끓는 마음을 고백하는 사랑 고백의 시가 엘리자베스의 병과 주위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 사랑을 이룬 평생의 반려자 로버트 브라우닝의 주머니에 쪽지로 넣어 주었다는 시의 사연을 읽고 있노라면 부끄러워 연인 앞에서 차마 고백하지 못하고 조심스레 연인의 주머니에 넣으며 쑥스러워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죽는 날까지 아니 죽어서도 더욱 사랑한다던 한 여인의 고백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그 사랑고백의 쪽지를 읽는 남성의 마음은 감동과 환희로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에 부러워진다

비극적인 사랑에서는 루와 릴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 인상적이다정신적 계약결혼상태라 하더라도 이미 배우자가 있던 루를 사랑한 릴케릴케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루에게 바치는 시 [내 눈의 빛을 꺼주소서]는 자신의 신체를 가져간다 해도 다른 신체가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리라는 열렬한 고백이다.


내 심장을 막아주소서, 그러면 나의 뇌가 고동칠 것입니다.
내 뇌에 불을 지르면, 나는 당신을 
피에 실어 나르겠습니다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그들의 사랑이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사랑은 서로에게 삶을 살게 하는 삶의 동아줄이였을 것이다. 서로에게 살아가게 하는 의미이자 끝까지 버티게 해 주었기에 자신의 신체의 일부분이 없어진다고 하여도 다른 신체가 그 사랑을 고백하게 하였을 것이다. 
비록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그 사랑을 결코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 지금의 우리에겐 이해못할 수 있지만 그들에겐 사랑이 이루어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닌 사랑하는 자체가 그들에게는 큰 의미였을 것이다.

시집 곳곳에 담긴 사진들이 시의 감상을 도와준다. 시를 읽고 보며 감상할 수 있도록 시인은 그림과 설명으로  사랑의 시로 우리의 마음을 간지럽힌다. 

정신적인 사랑보다 육체적인 사랑이 우선시되고 헤어짐이 일상화되며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문구로 현 시대의 사랑을 나타내는 요즘. 시인은 오랜 시인들의 여러 사랑을 이야기한다. 
영원한 사랑, 비운의 사랑, 금지된 사랑, 마지막 사랑... 각 시에 담긴 사연을 들어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랑의 순수함과 위대함을 보여준다. 

각 시에 담긴 사연들이 시의 글자를 더욱 빛나게 해 주고 문맥의 의미가 때론 처절하게 때론 사랑스럽게 떄론 안타깝게 각양각색의 의미로 다가온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처럼 자세히 보아야 에쁜 것처럼 오래 보아야 예쁜 것처럼 더욱 예쁘게 만들어준다. 
날씨가 추워지는 이 초겨울. 우리의 마음을 사랑으로 녹여주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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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그들만의 특권의식을 파헤치다 『법률가들』 | 기본 카테고리 2018-12-0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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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법률가들

김두식 저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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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 이후로 많은 사람들은 정의가 실현되었다고 믿었다.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잡아갈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우리는 그런 우리의 믿음이 착각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특검이 힘들게 구속한 이재용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러났고 유력 대선 후보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추행 사건은 무죄로 풀려났다. 온 국민들을 분노케 하였던 기득권들에 대한 재판은 온갖 구실을 이유로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불멸의 신성가족》에서 특권의식으로 똘똘 뭉친 법률가들의 속살을 파헤쳤던 김두식 교수는 『법률가들』을 통해 왜 그들이 지금의 특권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뿌리를 파헤치는 작품이다. 그 뿌리를 알기 위해 저자는 일제시대부터 그들의 계보를 추적해 나간다

저자는 법률가들의 계보를 제 4그룹으로 나누어 설명해 나간다
1법률가군 - 고등시험 사법과 합격자 
2법률가군 - 이류에서 일류로 편입된 사람들 
3법률가군 - 특별한 자격시험 없이 판검사에 임용된 행운의 사람들 
4법률가군 - 해방 이후 실시된 조선변호사 시험 합격자들 및 이법회의 존재 

1법률가군을 저자는 
모든 것을 가진 자라고 정의한다.  주로 재력이 있는 집안의 아이들이 경성 제국대학이나 일본 본토의 제국대학을 거쳐 일본 고등시험 사법과에 합격한 엘리트들을 의미한다
독립운동이나 해방 등에는 관심이 없이 일제에 부역하며 일제의 구미에 맞는 재판을 하였던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과 가문의 영달만이였다

저자는 제1법률가군에서 독립가 집안에서 친일 검사가 나올 수 있었음을 강조한다. 독립운동가인 큰아버지 김응섭을 둔 집안에 친일검사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을 설명하며 친일과 반일 사이의 딜레마에 있던 그들의 고뇌와 선택을 집중하여 설명해나간다

2법률가군은 조선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 개업을 했던 인물들이다. 주로 고등고시 사법과 출신이 풍족한 집안의 출신이였다면 일반 독학자들에게 입신양면의 길을 열어 준 남겨진 관문은 조선변호사시험이였다. 1법률가군에 비해 친일 이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그들 중에 저자는 조선변호사시험 출신들의 아버지격인 허헌 변호사로부터 그 뿌리를 이야기해 나간다. 하지만 이들은 수시로 자신의 존속 자체를 위협받았다. 고등시험 사법과에  밀려나갔고 심지어 폐지가 예정된 상태이기도 했다
그저 고등고시 사법과 낙방을 위한 안전장치로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도 있는가 하면 시험에 합격하고도 변호사 임용을 하지 못한 적도 많았다. 해방 후 그들에게 판검사 임용의 길이 열렸지만 좌익이나 중도성향의 변호사들에게는 그 기회의 문이 빨리 닫혔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해방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벼락처럼 찾아왔다
조선변호사시험 합격자들에게는 대규모 판검사 임용이라는 엄청난 기회의 문이 열렸다.
좌익이나 중도성향의 변호사들에게 그 문은 유난히 빨리 닫혔다
문이 열렸다는 기억을 간직하기도 어려울 만큼 짧은 순간이었다.


 제3법률가군은 벼락 같은 행운을 맞은 사람들로 식민지 시절 법원서기를 했다 해방 이후 판검사로 임용된 사람들을 말한다. 그 중 저자가 주목한 사람은 오제도 사상검사를 주목한다
빨갱이를 잡아넣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던 사상검사 오제도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하며 여러모로 자격이 되지 않았던 오제도와 김치걸을 비교하며 제3법률가군이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의 한계를 설명해준다

저자가 설명해 나가는 법률가들의 계보가 일제시대의 친일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 지금의 잘못된 특권의식을 형성되었음을 말한다. 처음부터 그들에게는 정의와 질서의 수호가 아닌 식민지 시대의 그들의 신분상승이 주된 목적이였다.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 그리고 미군정의 지배하에 좌익과 중도성향을 가진 자들은 권력에 의해 월북되거나 사상검사들에 의해 제거되어갔고 정권에 맞는 법률가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현 계보가 그려지게 되었다는 사실은 우리 역사의 슬픈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돌이킨 사람들은 예상한 것 이상의 불행을 맛보았고, 

끝까지 개인의 안위만을 추구한 사람들은 기대한 것 이상의 영광을 누렸다.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는 법률가들의 특권의식의 뿌리를 찾기 위해 저자는 3년간의 탐정 생활을 했다고 고백한다. 역사 속에 사라져간 수많은 법률가들이 비록 일부분을 발췌한 샘플북에서도 생생하게 드러날 정도로 광범위하다

법률가들의 뿌리는 슬픈 우리 역사이자 식민지 시대가 만들어낸 잔재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우리가 만약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해 내었더라면 법률가들의 뿌리는 과연 지금과 달라졌을까라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잘못된 역사의 산물이라고 하여도 저자는 결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조선정판사 사건을 예로 들며 강조한다. 권력의 비위에만 집중하며 초점수사를 하였던 법률가들, 과연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심판이 없는가라는 안타까움이 깊게 남는다






<위 내용은 출판사로부터 일부를 발췌한 가제본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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