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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벌린의 회고록, 《웰컴 홈》 | 소설 에세이 2020-10-2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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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웰컴 홈

루시아 벌린 저/공진호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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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난 내 아이들이 커서 집이 편안한 휴식 같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

동생이 내게 말했다.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이라면 의아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집이 휴식처가 된다. 하지만 집이 오히려 힘든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 우리 형제가 그랬다. 부모님은 훌륭하게 우리를 돌봐 주셨지만 너무 엄한 부모님과 체벌이 두려웠다.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는 집에서 온전히 쉬지 못했다. 그랬지만 불행했다는 건 아니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헌신적이였으니까. 다만 집이 그립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곳. 그런 의미라는 말이다.

루시아 벌린의 《웰컴 홈》을 떠올려본다. 작가에게 집은 어떤 의미였을까?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살던 집을 추억하며 써내려가는 작가의 회고록은 그녀의 전작인 <청소부 매뉴얼>, <내 인생은 열린 책>의 문체만큼 담담하다. 인생의 굴곡진 시절또한 타인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 만큼 불행하지 않고 자신의 있는 모습을 그려나간다.

통나무집 벽의 천장부터 바닥까지에 잡지책 낱장을 조각보처럼 붙여 빈틈없이 도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렇게 해놓으면 존슨 할아버지는 벽에 붙은 것을 읽으며 긴 겨울을 났다.

이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잡지의 종류와 페이지 들을 뒤섞어 붙이는 일이었다.

어느 잡지의 20페이지를 북쪽 벽 상단에 붙였으면 21페이지는 남쪽 벽 하단에 붙이는 식으로.

나는 그게 나의 첫 문학 수업, 또는 창조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배운 첫 수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이 셋을 키우며 여러 일을 전진하며 힘든 삶을 살았던 루시아 벌린이 글을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종종 생각하곤 했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내게 대답을 해 준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산에 있는 존슨 할아버지의 집의 월동을 위해 잡지를 찢어 여기저기 붙이며 도배하는 그 때부터가 작가의 첫 출발이였다고 말한다. 문학 수업의 시작은 어느 할아버지를 위한 작은 행동이였다. 잡지를 도배하는 어린 작가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도배하면서 작가는 그 문장을 읽어 나가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았을까? 연달아 붙인 잡지가 아닌 다른 내용과 종류를 붙이면서 그 여백을 채워나가는 상상력이 작가에겐 무엇보다 귀한 수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가 떠난 날 아침, 나는 제일 먼저 새들을 길 건너편에 사는 어떤 할머니에게 주었다.

몬드리안의 그림들을 떼어버리고 그 자리엔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들과 엘비스 프레슬리의 포스터를 걸었다.

베이지색 소파에는 색이 야한 멕시코산 담요를 뒤집어 씌웠다.

어린 시절의 작가의 모습은 풍요롭진 않지만 친구들과의 풍성한 추억이 가득한 모습이 느껴진다면 성인이 된 후 작가의 모습은 루시아 벌린에게 다가온 역경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깊다. 가부장적이고 이기적인 첫번째 남편 폴 서트먼이 다른 여자와 함께 자신과 아이 마크를 버리고 떠난 후 작가의 행동은 남편으로부터 억압되었던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이였다. 작가의 소설들에서 느껴지는 인생의 굴곡들이 서글프지만 결코 슬프지만은 않았던 이야기들을 나는 그녀의 행동을 통해 추측해본다.

아이들이 낮잠을 잘 때 레이스는 피아노를 연습했다. 잠을 자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집에 없거나 하는 게 그의 인생의 전부인 듯했고, 나한테는 거의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밤마다 바느질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에드와 헐린에게 편지를 썼고, 심퍼니 시드와 이야기하거나 버디가 전화를 하면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을 하지 않는 남편, 커가는 아이들, 그 침묵 속에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루시아 벌린의 모습이 그려진다. 남편이 피아노를 치거나 부재 중 외로움을 육아와 집안일 후 조용한 방 안에서 글을 쓰는 작가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장편 소설이 아닌 단편 소설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고단한 하루, 끊임없이 일해야 했던 작가는 외로움 속에 글을 써내려갔을 것이다. 지금도 많은 여성들이 고단함으로부터 글을 쓰듯, 그 외로움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서 작가는 열심히 글을 쓰거나 책을 읽지 않았았을까.

데이비드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설사와 구토로 더러워진 모두의 몸만 옷을 찢어 겨우 닦아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버디는 밴 앞자리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 격렬하게 몸을 떨면서

작가가 미처 끝내지 못한 마지막 문장이다. 끝맺지 못한 문장은 과테말라 어느 집의 헛간이다. 퍼붓는 비, 뎅기열로 아파하는 아이들, 설사와 구토, 마약 후유증으로 떨고 있는 남편 버디.. 이 마지막을 쓰면서 작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토록 순탄치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내려갈 수 있었던 건 어떤 힘이였을까?

모두 네 옆에 있으니 곤란한 상황에 처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생기면 네가 도움을 청할 수 있어.

하지만 누구보다 가장 큰 스승은 네 마음일 거야. 마음이 가볍고 가뿐해서 노래를 부르고 싶어지면 착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란다. 마음이 어둡고 더럽고 창피한 느낌이 들면 무언가 잘못 살고 있다는 뜻이지.

전쟁터에 나간 아버지가 어린 루시아 벌린에게 써내려간 이 문장을 통해 작가는 힘들 때마다 이 편지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힘들수록 노래를 부르고 가볍게 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을 작가의 모습을 그려본다. 어떤 상황에서도 담담할 수 있었던 작가는 바로 어린 시절 아버지의 편지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웰컴 홈》을 읽으면서 저자의 소설이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다. 단편 소설의 배경이 그려지는 듯하며 책에 비친 삶의 단편들이 이 회고록을 통해 더 명확히 보이는 듯 해 반갑다. 소설이 그토록 입체적이었는지 작가는 이 미완성 유작이 된 회고록을 통해 대답한다. 루시아 벌린. 작가를 알고 싶다면 꼭 이 회고록을 보기 추천한다.작가의 소설을 이미 읽었지만 다시 재독하고자 한다. 분명 또 다른 묘미로 소설들이 내게 다가올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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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들의 기쁨과 슬픔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소설 에세이 2020-10-2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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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노경아,김지윤,김희정,조민경,박소현 공저
세나북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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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한다. 그리고 영어 또한 사랑한다. 책과 외국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번역가를 생각해 본다.

나 역시 번역가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 중 한 명이다. 하지만 AI가 대세이고 사양산업이라고 하는 번역가들은 가장 먼저 위협받는 직업군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좋아서, 글이 좋아서 이 일을 계속 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의 다섯 명의 번역가들 또한 너무 좋아서 번역을 한다. 직업병인 허리가 아프고 마감일에 쫓겨도 자신의 이름으로 나온 역서 하나에 온 시름이 없어지는 이들의 희노애락이 그려진다.


다섯 명의 번역가들은 모두 일본어 또는 중국어 번역가이다. (영어 번역가가 없다!) 그 중 처음부터 번역가의 길로 들어선 분도 있고 노경아 번역가처럼 생계를 위해 다른 업종에서 일을 하다가 퇴사 후 뒤늦게 번역가의 길로 뛰어든 분도 있다. 그들은 번역을 왜 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답한다.


" 여전히 책이 좋고 글이 좋고 번역이 좋았습니다."


"일이 괴로우면 번역이 잘 될까요? 오래 이 일을 해나가려면 좋아하지 않으면 힘들 것 같아요. 저는 그래요."


일에 대한 사랑, 좋아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다. 회사원이라면 적든 많든 일정한 월급이 나오지만 번역가는 프리랜서로서 일을 헤쳐나가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프리랜서로 에이전시를 통해 일하기도 하지만 출판사를 직접 거래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고된 직업이다. 이 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결코 오래할 수 없는 직종 중 하나가 바로 번역가이다.


만화와 라이트 노벨 전문 번역가에게는 수시로 튀어 나오는 의성어, 의태어와 씨름하고 자기계발서는 우리말과의 싸움이다. 일욕심에 들어오는 일을 거절하지 못하고 일을 하다가 결국 교정 천국이 된 원고를 본 실패를 통해 자신의 루틴을 만들어가고 자기 관리를 한다. 더 오래 일하기 위해 더 양질의 글을 쓰기위한 그들의 고군분투가 이 책 속에 펼쳐진다.


처음부터 쉬운 일은 이 세상에 단 하나도 없다. 자신을 갈아 넣는 노력을 하지 않고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더 이상 '과연 저도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미 자기 자신이 알고 있으니 말이다.


나 또한 번역가가 되기 위해 번역 아카데미 강좌도 듣고 네이버 카페에 가입해 공부를 하곤 했다. 번역가분들이 하는 말들은 실력이 최우선이다. 번역가의 원고료는 매우 낮다. 만만치 않은 직업이고 먹고 살기 힘들어 도중에 포기하는 번역가들이 많다는 직언 또한 서슴치 않는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하지 제대로 된 시작은 하지 않는다. 김지윤 번역가는 번역가 지망생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기보다 먼저 공부를 하고 시작을 하라고 말한다. 자신에게 확신이 없는 사람은 해 나갈 수 없다고 강조한다. 김지윤 번역가 또한 글 쓰는 번역가로 살기 위해 매일 메모하고 기록하며 공부를 계속해나간다.


이 다섯 명의 번역가들은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프리랜서인만큼 자신이 거래처를 확보해야 하고 작업 시간 또한 자신이 모든 걸 관리해야만 한다. 때론 막막하고 힘든 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실력과 시간이지만 무엇보다 동료 또한 중요함을 강조한다. 같은 길을 걷는 동료로 서로 함께 도우며 격려할 때 이 일을 해 나갈 수 있다. 언젠가 내가 존경하는 함혜숙 번역가의 글이 떠올랐다. 힘든 번역가의 세계에서 열정페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낮은 원고료를 받는 행위는 이 시장을 더욱 파괴하는 행동이라고 함혜숙 번역가는 말했다. 이 번역가라는 직종이 인정을 받기 위해서 올바른 노동의 대가가 주어져야 하며 체불시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와 마찬가지로 프리랜서의 세계 또한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도미노처럼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 나를 지키고 다른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동료의식을 가지고 정당한 대우를 위해 함께 일해야 한다.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의 다섯 명의 번역가들은 어쩔 수 없는 번역쟁이임을 고백한다. "우리 정말 좋았는데 네가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이야..." (190p) 라며 하소연하지만 울부짖지만 그럼에도 번역이 좋은 그들은 자신들이 말하는대로 번역가가 될 운명이었음을 말한다. 일이 끊길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도, 거래처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감 속에서도 이 일을 놓지 못하는 건 좋아하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거북목을 하소연하고 허리 통증을 이야기해도 그들의 작업이 행복해 보이는 건 이 번역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꼴도 보기 싫은 일본어라 하지만 그럼에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들에게서 일에 대한 애정을 본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번역가들의 모습이 내게 아직 늦지 않았으니 시작해보라는 용기를 준다. 좋아하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 일을 즐기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매우 멋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마음이 뿌듯한 건 그들의 일에 대한 사랑 때문일 것이다. 일에 대한 시작이 두려울 때, 일에 대한 권태기가 찾아올 때에도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일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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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역사를 만들어간 예일대 최초 여학생들 이야기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 인문 2020-10-20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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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앤 가디너 퍼킨스 저/김진원 역
항해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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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여성의 역사가 인종 문제보다 더 뒤쳐져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역사에서 디폴트인 남성들은 인종 문제 뒤에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투표권 뿐만 아닌 교육 받을 수 있는 권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미국 일류대학교인 하버드 대학교와 예일 대학교가 타대학보다 여성들에게 입학 허가가 늦었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기만 하다.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는 남자들만의 터전이었던 예일대학교에서 첫 여자 입학생으로 들어와 자신의 길을 가기까지 고군분투했던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이다.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는 먼저 예일대 총장인 킹먼 브루스터 총장의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그당시 미국에서 가장 큰 화제였던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며 인종문제에 있어서도 흑인에 우호적이며 진보적이던 명망있는 브루스터 총장이건만 여성 입학에 대해서는 극도의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모습이 부각된다. 젠더 이슈에 관해서는 다른 정치인들과 별반 다를 게 없던 그의 정책은 예일대학교에서 능력 있는 여교수들의 극히 드문 현실 또한 무관하지 않았다.

여학생 입학에 부정적인 예일대학교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입학의 문을 열기로 결정하며 예일대학교에는 많은 변화가 그려진다. 여학생 기숙사, 화장실, 보건소, 성상담소 등등을 구비해 나가는 모든 과정이 순탄치 않다. 여성들에게 학업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차이가 나는 남녀성비, 여성이 같은 급우라는 개념보다 성(sex)적인 부분에서만 관심있는 구태의연한 남학생들의 개념, 남성들만의 전유물인 클럽 등등 많은 장애물들이 가로막혀있다. 심지어 학교 응원단까지도 남성들의 영역이었다.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의 저자 앤 가디너 퍼킨스는 예일대 최초 여학생들이 처음부터 페미니스트가 아니였음을 강조한다. 그들은 단지 최고의 대학에 공부하고 싶었던 학생들일 뿐이였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그녀들에게 '슈퍼우먼'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지만 그녀들은 10대 여학생일 뿐이었다.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당연한 차별을 받아야만 하는 여학생들이 장애물 앞에서 굴복하느냐 또는 뛰어넘느냐 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뛰어넘는 것을 택했고 투쟁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페미니스트로 변모해갔다.

저자는 이 여학생들의 투쟁 과정에서도 여학생 입학을 주도하며 입장을 대변해 온 올가 교수와 투쟁 방식에 있어서도 이견이 있음을 말한다. 같은 여성으로서 여학생의 입장을 총장에게 강조하지만 어른이자 학교 교직원으로 강경한 입장보다는 온건파에 속했던 올가 교수에 비해 여학생들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때론 정학 위기도 있었지만 투쟁을 수정해가며 여성 입학생 비율을 확대해 나가는 주장을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고 느리게 해 나갔음을 보여준다. 느리게 진보해가는 이 역사 속에 저자는 헤비스터와 같은 일부 남학생들의 협조와 도움이 함께 했음을 말한다. 언젠가 조남주 작가가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 떠오른다. "우리는 분명 좋아지고 있습니다." 느리지만 계속 진보하고 있음을 말하는 작가의 글이 비록 더디지만 예일대에서 터전을 힘들게 다지는 여학생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그리고 이 역사 속에 함께 동참하는 남학생들과 함께 이 힘든 산을 들어올리는 그들의 움직임 속에 한국의 페미니즘이 더욱 넓혀지기 위해서 남성들에게 이 페미니즘이 단지 여성에게 국한된 이론이 아님을 알리는 일이 시급함을 말해주는 듯 하다. 남성과 여성 모두 페미니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 이 사회는 변할 수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남성이지만 페미니즘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극히 소수일 뿐이다. 남녀 모두에게 확대될 때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더 큰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비록 지금은 큰 바위이지만 그들에게 다가가기를 멈추지 않을 때 우리는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예일대의 최초 여학생들이 들었던 핀잔과 장애물들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사실에 막막함을 느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포기한다면 우리는 장애물들을 인정하게 된다. 예일대 여학생들이 끝까지 장애물을 인정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듯이 우리에게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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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의 아주 작은 성공 습관》 자수성가의 비밀은 습관에서 시작한다. | 자기계발 2020-10-1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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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백만장자의 아주 작은 성공 습관

딘 그라지오시 저/권은현 역
갤리온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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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의 재산이 곧 재력이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계급은 양극화되고 부의 대물림이 심한 이 시대, 헬조선이라는 푸념과 함께 비관론이 이 시대에 만연하다. 부자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끊어졌다고 말하는 이 시대, 누군가 당신에게 당신도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면 과연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백만장자의 아주 작은 성공 습관》의 저자 딘 그라지오시는 자신 있게 말한다. 저자가 무일푼에서부터 백만장자가 되기까지 쌓아온 작은 성공 습관들을 실천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해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과연 우리는 그를 신뢰할 수 있을까?


《백만장자의 아주 작은 성공 습관》은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자기계발서이기도 하자 저자의 회고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성공 습관들마다 저자의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 경제난, 가족 이야기 등을 풀어내며 이 습관들이 자신의 인생에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이야기해간다.

먼저 이 성공 습관을 가지기 위해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출발해야 할까? 저자는 그 출발점을 자신의 현재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내 재무 상태가 어떤지 알아야 하며 나의 인간 관계, 건강 등등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자신의 현실을 확실히 인지한 후 저자는 마음 속의 가장 확실한 목표가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단, 저자가 설명하는 목표는 우리가 아는 단순한 성공, 부의 획득이 아닌 내면의 진정한 목표가 제대로 서야 함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소망을 근본적인 목표로 착각하곤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근본적인 목표를 알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7단계 질문법'을 제시한다.



《백만장자의 아주 작은 성공 습관》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스토리를 재창조할 것을 이야기한다.

먼저 나의 예를 들어본다면

나는 이제 더 이상 청년이 아니다.

늦은 나이에 여섯 살 쌍둥이 아이가 있는 워킹맘이다. 심지어 육아를 도와 줄 수 있는 분도 없다.

서울 집값을 따라잡기에 힘이 든다.

나의 스토리는 부정적이다. 늦깎이 엄마로 어린 나이에 양육할 아이가 많지만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이 모든 부정적인 스토리를 긍정적인 스토리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의 경우는 나이와 아이들, 금전 상태가 걸림돌이다. 하지만 저자는 부정적인 스토리들을 긍정적으로 바꿀 때 우리의 생각의 프레임 또한 긍정적으로 바뀌어 갈 수 있음을 말한다.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되 절대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스토리를 바꿀 때 우리는 비교할 수 있다. 비록 지금 내가 아이들 육아로 시간이 부족하지만 육아는 걸림돌이 아닌 나의 성장을 위한 하나의 역할이라고 받아들인다면 나의 스토리는 바뀌게 된다.

습관은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정해주는 나침반이다. 1만 시간의 법칙처럼 노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잘못된 노력을 1만 시간을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시간 낭비일 뿐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정답은 자기자신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 자신의 고유한 능력이 바로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자신의 강점에 주목하고 약점은 과감히 포기하거나 다른 이에게 일임함으로 우리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당신의 고유한 능력은

곧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능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 원한다. 성공을 꿈꾸고 자유롭고 온전한 삶을 희망한다. 저자 딘 그라지오시는 부자가 되기에 앞서 우리의 우선 순위를 바꿀 것을 제안한다. 집을 사야겠다는 막연한 목표가 아닌 삶의 목표가 우선시되어야 하며 돈을 벌기 전에 가장 먼저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거리낌없이 털어놓으며 이 습관을 믿고 따를 것을 제시한다.

누군가에게는 이 습관들이 우스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야말로 이 습관들의 수혜자이자 자신의 성공 비결이었음을 이야기한다. 그동안 잘 못 가고 있었던 자동차의 방향을 바꿔 이 습관들을 따를 때 우리는 비로소 다시 제대로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열쇠는 바로 실천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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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캐 특집] 번역이라는 사랑과 기쁨 - 소설가 배수아 | 기본 카테고리 2020-10-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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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 작가에게 “지금은 어디 계신가요?”라는 질문을 던진 건, ‘본캐’와 ‘부캐’의 알리바이를 미리 알고 싶어서였다. 어느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번역을, 외국에서는 소설을 쓴다’는 문장을 읽은 기억이 떠올라서. “모처에서 소설을 쓰고 있어요”라는 답에서 짐작컨대, 작가는 현재 ‘본캐’에 충실한 상황으로 보인다. 1993년 소설가로 데뷔한 작가가, 굳이 나누면 ‘부캐’인 번역가로서 이름을 올린 건 2004년. 독일 작가 야콥 하인의 책을 번역하면서부터다. “번역가의 가장 큰 기쁨은 발견에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놀라운 작품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유일한 아름다움과 독창성, 그리고 비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을 번역하기 위해 출판사를 설득할 수 있을 때, 번역한 후에 책을 읽은 독자들의 기쁨을 느낄 수 있을 때, 그건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죠.” 한국 작가 중 가장 독특한 문체와 스타일로 호명되는 작품을 꾸준히 생산하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하는 일에도 누구보다 성실한 번역가 배수아의 배경 에너지다. 그 발견의 기쁨 속에서 페르난두 페소아와 로베르트 발저와 W.G.제발트와 클라리시 리스펙트로가 우리에게 왔다.




굳이 이름 붙이면, ‘부캐’로 입문한 2004년 첫 번역서를 마무리했을 때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아, 이런 식으로 나의 독일어 공부가 시작되는구나 생각했어요. 그 공부는 지금도 진행 중이고요. 똑똑하거나 두뇌 회전이 빠른 편이 아니라서 뭘 잘하거나 빨리 배우는 편은 아니거든요.


‘소설 문학을 좋아하는 내 취향이나 주관이 편향적인 편’이라는 고백을 하신 적이 있어요. 번역하신 책 중 그런 기준점이 가장 높았던 책이 있다면요?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G.H.에 따른 수난』, 그리고 올 연말에 번역하게 될 아글라야 베터라니의 책입니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G.H.에 따른 수난』은 가장 최근에 번역한 책입니다. 지난해 번역한 『달걀과 닭』 역시 같은 작가 작품이고요. 지난 2년은 온전히 리스펙토르에 사로잡힌 시간인 셈인데, 어떤 점이 번역가 배수아를 사로잡은 건가요? 

이런 질문은 곤란합니다. 설명할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사로잡힌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한동안 나는 다른 작가의 책을 읽을 수 없었어요.


창작의 시간과 번역의 시간을 운용하는 나름의 내적 가이드 라인이 있을까요? 

과거에는 창작과 번역에 절반씩 시간을 할애하려고 했어요. 이제는 조금 바뀌었는데, 앞으로 번역은 정말 ‘추락하듯이 뛰어든’ 작품만 골라서 하기로 했어요. 그런 작품을 많이 만나면 좋을 것 같고요. 반면에 글을 쓰기 위해선 장소가 무척 중요해요. 내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무슨 글을 쓸지 결정하거든요. 그래서 글을 쓰기 위해 나는 ‘어딘가에’ 있어야 합니다. 


‘제발디언’이라는 용어를 연착륙시킨 제발트, 페소아, 발저 등 ‘배수아 번역본’에 대한 독자들의 애정이 깊습니다.

감사한 일이지만, 이 작가들은 한국어로 번역되기 전부터 이미 문학사에서 이름난 뛰어난 작가들이며 작품 또한 번역자와 상관없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 사례들이에요. 특정 번역가가 번역했기 때문에 사랑받은 건 아니에요. 반면에 한국에서 유명세가 없거나 무명이고, 또 텍스트 자체의 진입 장벽이 높아서 독자들의 시선에서 비켜난 작가나 작품이 있죠. 나는 그런 작품에 더 큰 애정을 느끼는 편입니다. 『G.H.에 따른 수난』이 그런 예입니다. 


요즘 말로 소설가 배수아는 본캐, 번역가 배수아는 부캐입니다. 창작과 번역 외에 작가님이 꿈꾸는 또 다른 부캐가 있을까요? 

『뱀과 물』 출간 이후에 낭송극 공연을 여러 번 했어요. 리스펙토르의 『달걀과 닭』으로도 여러 차례 무대에 섰고요. 전문 배우도 아니고 서툴지만 낭송은 이미 글의 일부로서 텍스트와 함께 탄생했기 때문에 반드시 해보고 싶은 일이었어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청각예술 장르인 오디오 낭송극을 만들고 싶기도 해요. 무대는 일회성이고, 다시 들을 수 없으니까요. 


“훌륭한 번역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두말할 필요 없이 어학실력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나름의 편파적인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루키 잡문집에 실린 문장입니다. 리스펙토르 이후 편파적인 사랑에 빠진 작가가 있다면 『월간 채널예스』 독자들에게 살짝 귀띔해주실 수 있나요? 

나는 어학 실력은 참으로 부실하지만 편파적인 사랑은 차고 넘칩니다. 리스펙토르 이후 또 다른 몇몇 작가를 향한 사랑에 빠져 있어요.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언어를 만나는 일은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나는 A의 글을 무척 사랑하고, 그의 책을 펼치고 문득 눈에 들어온 한 구절을 읽기를 좋아합니다. 그의 모든 것이 번득여요. 하지만 그의 아방가르드 작품들을 번역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그리고 나는 B의 시도 좋아해요. 지금 같은 고요한 저녁이면 종종 그야말로 나 자신을 위해 연애시를 번역하는데, 열정이 넘치는 뜨겁고 심플한 B의 언어는 그런 목적에 아주 적합하죠, 이제 곧 번역하게 될 C의 책도 항상 손 닿는 곳에 있습니다. A, B, C 모두가 여성인 것이 정말 기쁩니다. 그들은 썼고, 살았고, 살고 있고, 그리고 살아남았어요.



G.H.에 따른 수난
G.H.에 따른 수난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저 | 배수아 역
봄날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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