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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신참노무사를 통해 우리 직장의 모습을 보게 하는 소설 | 소설 에세이 2020-04-0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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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미즈키 히로미 저/민경욱 역
작가정신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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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노사분규, 파업, 법적 분쟁등을 보면서 이건 내 일이 아닐거야라고 생각하지만 급격하게 변하는 직업환경은 어느새 우리를 그 현장의 중심에 있게 한다. 노동법을 따르자니 그에 수반되는 부담에 고민하는 회사의 입장과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직원들의 미묘한 줄다리기는 이제 흔한 일상이 되었다. 늘어나는 이 노사분규와 줄다리기를 위해 노무사란 직종이 생겨나고 노무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의 저자 미즈키 히로미는 2008년 《소녀들의 나침반》으로 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신인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작가이다. 주로 미스터리 작품으로 자신의 작가 세계를 구축해 왔던 작가는 신작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는 스물 여섯살 신입 노무사의 눈으로 그린 일본의 노동 현실을 날카롭지만 따뜻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주인공 히나코는 야마다노무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신입 노무사이다. '히나코'라는 이름이 일본어로 병아리를 뜻하는 '히요코'와 발음이 비슷해서 회사 동료들은 히나코를 '병아리'라고 부른다.

노무사인 히나코는 주로 중소 기업들의 인사, 급여, 사회보험 등에 대해 고문 역할을 해주며 월급 계산 등도 대행해주는 일을 한다.

소설에는 여섯 가지의 사건들이 전개된다.

쓰지 못한 연차 급여를 달라고 요구하는 퇴사자.

종업원을 해고하고 싶다는 프랜차이즈 선술집 전무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맞는 육아휴직을 요청하는 직원으로 인해 고민하는 대표

파견 사원에 대한 차별,

직장 내 괴롭힘

갑질, 파견직의 설움, 육아 휴직 등 소설 속 이야기는 결코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저자 미즈키 히로미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에피소드들로 이야기를 엮어 가며 공감대를 형성해간다.

여섯 개의 에피소드 중 가장 공감되었던 에피소드는 <카나리아는 운다>였다. YQY컴퍼니 회사 창립 사상 첫 육아휴직 대상자인 도마씨가 해고당할까봐 불안해 하는 마음을 보며 나 역시 같은 경험자로서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새로운 임시 직원을 채용하기 부담스러운 회사의 입장에서 자진 퇴사해주기를 바랬던 노골적인 분위기가 나의 육아휴직 때의 모습이 연상되어 더욱 안타까웠다.

회사와 계약된 노무사로서는 회사 입장도 중요하지만 결코 직원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이 현실에 히나코의 고민은 깊어진다. 자신의 입장만을 주장하는 양측의 주장을 절충하기란 힘든 일이다. 처음에는 상대방에게 끌려가는 듯한 히나코는 여러 사건들을 해결해가면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다. 노무사는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입장일 뿐 이 사건의 당사자는 바로 회사와 직원들이다. 서로가 해결하려 하지 않으면 옆에서 법적 조언을 해 주어도 일은 해결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서로 평행선을 달리지만 서로의 대화와 의지가 있는 곳에 문제의 출구를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서로가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유능한 여직원 도마씨를 붙잡기 위해 육아휴직 규칙을 만드는 데 수긍한 요코제키 대표 또는 인수합병의 기로에서 어렵지만 함께 견뎌나가는 걸 선택한 펠리치타카발로의 직원들도 마음을 열었을 때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육아 휴직 일로 주위 사람들과 마찰을 맞을 때 누구와 상담해야 하느냐고

이전에 니와 씨에게 물었던 질문에 대해서는 모토코 씨에게 한 가지 답을 들었다.

일이라고.

얼마나 그 일을 하고 싶은지, 보람이 있는지,

자신에게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다시 일과 마주해 생각하고 결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히나코의 조언을 수긍하며 수정해 나가는 회사도 있고 불쾌함을 드려내며 계약을 해지한 회사도 있다. 이 사건들과 사건들을 대하는 회사와 직원들의 태도 속에서 '함께'라는 의미를 생각해본다. 서로가 '함께'라는 의식이 있는 곳에 해결이 있었고 '나 자신'만 있는 곳에는 일방적인 희생 또는 끝내 풀리지 않는 숙제가 남았다.

어쩌면 양측이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노무사'라는 직업이 굳이 필요하지 않을텐데 결코 녹록지 않은 현실은 수많은 노무사들을 필요로 한다. 이 수많은 사건과 분쟁은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이 소설은 말해준다.

바로 이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그러니 우리의 현실을, 우리의 동료를 외면하지 말자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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