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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인생의 법칙》 혼돈과 질서에 대처하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방법 | 리뷰 2018-12-3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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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B. 피터슨 저/강주헌 역
메이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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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면 다시 눈 뜨는 일이 영원히 반복되는 건 아님을 절실하게 깨달은 한 해였다. 지난 여름에는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셨고, 일주일 후 고등학교 시절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랫동안 허리 통증을 호소하셨던 큰아버지가 전립선 암 선고를 받으셨고, 내년에 서른이 되는 동생의 가슴에 멍울이 잡혀 검사를 받으러 다니느라 겨울 내내 바쁘다. 


이와중에 나 또한 몸에 이상이 있어서 가까운 동네 병원을 찾았다가 상태가 심상치 않으니 대학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과연 무사하게 2019년을 보낼 수 있을까. 잠들면 다시 눈 뜨는 매일이 언제까지 내게 허락될까. 몇십 년이 아니라 일 년, 한 달, 아니 하루를 살더라도 더 의미 있게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조던 B.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바로 이 질문에 답한다. 


2012년 저자는 '쿼라(Quora)'라는 질의응답 사이트에 게재된 질문 하나를 보았다. '누구나 알아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평소 휴식을 취하거나 일하기 싫을 때 쿼라에 접속해 질문에 답글을 쓰는 것이 취미였던 저자는, 이 질문을 읽고 인생의 귀감이 되는 법칙과 격언을 목록으로 만들어 답글을 올렸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저자의 답글이 조회수 12만, 추천수 2300 이상을 기록했고, 저자가 재직하는 토론토 대학뿐 아니라 캐나다 전역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출판 제안을 받은 저자는 목록 중에 가장 핵심적인 것만 12개로 추렸다.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하라' 등은 저자가 정치학, 심리학, 종교학을 두루 공부하고 연구하며 도출한 인생의 법칙이다.


저자는 때로 정치학을 논하고, 때로 심리학을 논하고, 때로 종교학을 논하지만, 대부분의 논의와 설명이 하나의 원리를 따르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바로 우주와 인간 모두 질서와 혼돈이라는 대립적이면서보 보완적인 두 개념을 통해 설명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든 것이 혼돈, 질서, 혼돈과 질서를 중재하는 과정이라는 3요소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혼돈은 미지의 영역이자 '탐험이 안 된 땅'이다. 혼돈은 형태가 없는 잠재적 가능성이다. 반면 질서는 이미 알려진 '탐험을 한 땅'이다. 질서 속에서는 모든 것이 확실하며 체계적이다. 우주 만물은 질서 속에서 혼돈이 태어나고, 혼돈 속에서 질서가 자리잡는 방식으로 중재되고 구성된다. 인간은 그 자체가 혼돈이고 질서이며, 우주의 혼돈과 질서를 중재하고 주관하는 존재다. 저자는 이러한 혼돈과 질서에 대처하는 방식을 터득하는 과정이 곧 인생이고, 혼돈과 질서를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그 인생의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이 책에 실린 12가지 법칙들은 모두 인생에서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는 혼돈과 질서에 대처하는 방식을 세분화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1법칙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는 인간의 유한성과 죽음이라는 혼돈에 굴하지 말고 당당하고 자신 있게, 스스로 삶의 질서를 확보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제2법칙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는 삶을 어지럽히고 시야를 흐리게 하는 요소들 속에서 나에게 진정으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는 뜻이다. 제3법칙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는 문제 많고 질 나쁜 사람들과 어울리며 스스로의 삶을 '질서 있다'고 위안하지 말고 일부러 자신보다 더 선하고 건강하고 유능한 사람들과 사귀며 적극적으로 혼돈을 끌어안고 끊임 없이 절차탁마하라는 가르침을 품고 있다.


힘든 한 해를 보낸 나에게 가장 큰 위로를 준 가르침은 제6법칙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이다. 몸이 힘들고 마음이 힘들 때 세상을 탓하기는 정말 쉽다. 가족이 나빠서, 회사가 부당해서, 정치가 썩어서, 주변 사람들이 야박해서, 사회가 불편부당하고 인생이 원래부터 모순적이라서 내가 아프고 괴롭다고 생각하면 당장은 편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는 물론 내가 처한 현실을 조금도 바꿀 수 없다. 그럴 바에는 나부터 변해보자. 누군가를 욕할 시간에 내가 잘못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그것부터 해결하자. 몸이 아프면 병원 예약을 하고, 먹어야 할 약이 있으면 제 때에 챙겨먹자. 가족이 통증을 호소하면 억지로라도 병원에 데리고 가자. 아픈 사람의 병문안을 피하지 말자. 좋은 사람은 서둘러 만나고 더 많이 만나자. 좋지 않은 사람도 한 번 더 이해해보고 마음 써주자.


지난 여름,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나는 계속 이 생각을 했다. 친구한테 영화보러 가자고 할 걸.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고 할 걸. 한 번이라도 더 만나자고 할 걸. 그랬다면 친구가 하루만 더 살아보자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는데. 그 하루가 다음 하루로 이어지고, 그 다음 하루로 이어졌다면 지금 친구가 살아서 나와 함께 연말을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을지도 모르는데.


삶은 유한하고 이별은 불현듯 찾아온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도 확실한 행동은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영영 만날 수 없게 된 다음에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늘 죽음이 가까워지거나 지나간 후에야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인생의 법칙들을 내년에는 줄곧 뇌리에 새겨놓고 살아갈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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