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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넘어야 할 담은? | 기본 카테고리 2020-08-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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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담을 넘은 아이

김정민 글/이영환 그림
비룡소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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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서 낳았다고 해서 이름이 푸실이가 된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일곱살 난 남동생 이름은 귀손입니다. 태어난지 여섯달된 막내동생은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여자아이라서 안 지어준걸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걸까요?

 

제 25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인 동화<담을 넘은 아이>의 주인공 푸실이는 너무나 배가 고픕니다. 나무껍질과 풀을 넣고 끓인 멀건 죽조차 배부르게 먹지 못할 형편에 동생 귀손이까지 아픈데 약을 구할 돈이 없습니다. 푸실이 어머니의 선택은 대감마님댁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그댁 손자의 유모가 되는 대가로 귀손이의 약값을 받은 것이지요.

 

요즘 아이들은 유모라는 단어를 알까요? 어쩌면 이 책에서 처음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유모는 아이를 낳은지 얼마 되지 않은, 젖이 나오는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겠지요? 김정민 작가는 여러 유모이야기를 찾아보았다고 합니다. 특히 엄마 젖을 빼앗긴 아기가 방치되거나 굶어 죽었고 유모로 간 엄마 역시 불행했다는 기록을 보며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담을 넘은 아이>는 조선후기 지지리도 가난한 집, 푸실이네의 안타까운 사연과 글(언문)을 배우며 인간의 도리를 깨쳐나가는 푸실이의 이야기가 나란히 진행됩니다. 귀손이는 약을 쓴 덕에 겨우 살아났고 어머니의 젖을 먹으며 기력을 회복했지만 어쩐 일인지 어머니는 아기에게는 젖을 물리지 않습니다. 아니 주려고 해도 귀손이가 다 먹어버려 젖이 나오질 않는거죠. 아버지와 동생들을 잘 돌보고 집안 살림까지, 즉 어머니가 할 일을 푸실이에게 모두 맡기고 어머니는 대감마님댁 유모로 들어갑니다. 집안살림을 떠안은 푸실이는 꿋꿋하게 해내지만 아기에게 젖을 줄 수는 없지요. 동네에 젖동냥을 다니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횟수가 늘수록 동네 아주머니들도 더이상 젖을 물려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모든 일을 감당하는 푸실이에게 숨쉴 틈은 언문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산에서 주운 책 '여군자전'이 언문으로 쓰여 있었는데 푸실이는 무슨 내용인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언문을 알고 있는 돌금이에게 배워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어느덧 책의 내용을 몽땅 외우기에 이릅니다.

 

상것인 푸실이가 글을 알게 되는 것은 이 이야기에서 왜 필요했을까요? 학식 높은 대감마님 면전에서 겨우 책 한 권 외운 것 뿐인 푸실이가 당당하게 외칩니다.

"대감마님은 군자가 아니십니다!"

 

돈주고 산 유모(푸실 어머니)의 젖을 아기에게 물리게 한 것은 도둑질이니 죄의 댓가를 치러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대감마님에게 한 말입니다. 불쌍하고 약한 것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 이가 참 군자라고 덧붙이기까지 합니다. 당장 멍석말이를 하라는 대감마님앞에 그의 아들이 나섭니다. 퇴계선생의 유모 일화와 정조 임금의 말을 빌려 죽어가는 어린 목숨을 그냥 놔두라고 하지는 않았다면서요.

 

사실 여군자전은 대감마님의 며느리가 쓴 책이었습니다. 여성은 아무리 학식이 높아도 관직에 나갈 수가 없었고 글을 배우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때에 군자의 도를 책으로 쓴 여성이 있었고 그 책을 읽은 천한 여자아이가 대감마님 앞에서 인간의 도리를 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쓸데없을 것 같았던 한 여성이 쓴 책이 다른 여성에게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푸실이는 죽을뻔했던 동생을 구하고 해님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줍니다. 문자를 깨침으로서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 다른 사람(양반 남성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지요.

글을 읽고 쓰는 게 아주 당연한 요즘 아이들 입장에서 푸실이의 행동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이 잘 안 될 것입니다. 또 푸실이 부모의 행동에 기막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차고 똑똑한 푸실이에게 반해 순식간에 책을 읽어내릴 겁니다.

 

 

이 책을 아이와 같이 읽는 어른이라면 시대 상황(조선의 신분제) 설명과 유모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들려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푸실이라는 아이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대감마님의 손녀 효진과 푸실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으로 말입니다. 문이 막히면 담을 넘겠다는 푸실이에게 "너는 담을 넘는 아이로구나."라고 효진이가 말하지요. 담을 넘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어떤 책이든 마음껏 읽을 수 있고 꿈꾸는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도 담이 있을까요? 조선시대 푸실이에게 담과 오늘날 우리 아이들에게 담은 어떤 차이가 있을지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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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저자의 행복을 빈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8-1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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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래도 함께여서 좋다?

정유경 저
노드미디어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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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씨가 쓴 시아버지 치매 간병 에세이 <그래도 함께여서 좋다?>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책을 확 집어 던질 뻔 했다. 밖에서든 집에서든 시도 때도 없이 시아버지의 대변처리를 하는 장면을 읽으며 구역질이 올라왔고, 같은 며느리 입장에서 어쩜 이렇게 부당한 시집살이를 몇 십년 씩이나 했단 말인가 싶어 너무 화가 났다. 서평용으로 받은 책이 아니었다면 더 이상 읽기를 포기했을 책이다. 그래도 서평을 쓰려면 다 읽어야 하니까 잠시 다른 짓을 하다가 책으로 돌아왔다. 실은 마지막이 궁금했다. 저런 경험을 책으로 내다니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끝까지 읽을 동력이 되었고, 글쓴이의 부당한 상황을 더 많은 사람이 읽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더해졌다. 그리고 궁금했다. 이 사람은 이제 그 수렁같은 시월드에서 벗어났을까?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첫 문단을 쓰고 보니 조금 우려가 된다. 책을 잘 알려서 많은 사람이 읽게 하는 것이 리뷰의 목적인데 혹시라도 여기까지 읽고 이 책을 읽었다가는 고구마 100개 삼킨 듯한 답답함이 예측되어 아예 읽기를 시작하지 않을까봐 걱정이다. 그래서 저자가 한 각 장별 소개를 그대로 인용한다.

 

1장에서는 치매의 증상과 관련된 그간의 사건을 위주로 적었고, 2장에서는 간병의 고통과 그로 인한 문제를 적었다. 3장에서는 간병 이후의 치유를 이야기 했고, 4장은 그동안의 시간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적었다.

지금도 많은 치매 가정의 주 보호자는 상상할 수도 없는 환경에서 현실과 싸우며 버텨내고 있다. 그들은 아무도 없는 우주 공간에서 떠도는 미아가 된 느낌이다. 그것은 어느 가정의 어떤 치매 환자도 같은 증상과 상황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분들은 치매 환자의 망가진 뇌를 붙잡아 주고, 왜곡된 기억과 현실을 다독여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워주고 있다.

 

여기까지의 내용으로 독자는, 치매 환자를 간병하면서 겪는 일이 얼마나 힘들지 간접경험 해 볼 수 있으며 누구에게든 닥칠 수 있는 일이기에 마음의 준비를 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겠거니 예측 가능하다. 그리고 4장에서 치매 환자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도 여럿 소개하고 있어서 현재 치매 환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들이 있다. 그러나 요즘에 치매 환자를 집에서 간병하는 사람이 있나? 아니, 이 책의 상황이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아무리 사람 사는 모습이 비슷하다 해도 개별 가정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은 지극히 다르기 때문에 가족인 치매 환자를 모두 요양병원 같은 곳으로 보낼 수 없을 수도 있다. 조선시대가 아님에도 맏며느리를 노예처럼 부리는 가정이 아직도 있다.

 

이 책에서 서술하는 며느리의 치매 걸린 시아버지를 간병하는 내용은 이 리뷰에서 굳이 옮겨 적고 싶지는 않다. 여자로서 남자인 시아버지의 대변을 처리하고 씻기는 일이 어떠할지는 읽는 이의 상상에 맡기겠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내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과연 저자처럼 할 수 있을까?’ 도저히 따라할 수 없을, 인내심의 대가로밖에 보이지 않는 그의 심성이 드러나는 부분을 인용해본다. 끝없이 계속되는 시아버지의 뒤처리 끝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런 모습에 인상을 쓰고 잔소리를 한다면 환자와 보호자 사이엔 벽이 생기고 만다. 아버님과의 시간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치매를 통해 인내심의 한계를 높이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아버님 덕분에 그리고 벼랑 끝의 고통 덕분에 감사한 것이 많아지게 되었다. 삶의 절벽에서 고통 속으로 떨어졌더니 비로소 날개가 달려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시아버지의 간병보다 더 화가 났던 부분은 시어머니와 시댁 식구들의 태도였다. 특히 시어머니는 악랄했다. 25년이 넘도록 맏며느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측은하다 못해 바보 같았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아직도 이런 시월드가 있고 거기서 노예로 살아가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았다. 남편 조상님의 제사를 며느리라는 이유로 봉사해야하는 것도 어불성설인 것을 몇 백년간 관습이라는 이유로 하고 있는데, 시아버지의 치매 간병을 왜 맏며느리라는 이유로 도맡아야 하는가? 시월드의 모든 구성원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고 그녀는 순종했으며 매 순간 태풍이 휘몰아치는 절벽에 선 것 같은 아내에게 남편은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않았다. 심한 표현일지 몰라도 내 눈에 그곳은 지옥이었다.

 

시아버지 간병 6년차에 저자는 가출했다. 모든 것을 놓아버린 것이다. 자발적 감금상태였던 그곳에서 벗어나서야 겨우 자신이 있었던 곳을, 자신이 겪은 부당함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어린 시절과 가정생활을 돌아보게 되었고 그것이 시댁에서 사랑받는 맏며느리로 살아가게끔 만드는 족쇄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그러한 자신의 삶이 세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시어머니가 손주들에게 어떤 상처를 입혔는지도 알게 되었다. 드디어 저자는 효부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좋아하던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유튜브로 여러 강연들을 들으며 무너진 자아를 찾고자 했다. 베이커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로 베이비시터 일을 했다.

 

이 책에서 저자에게 공감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넨 이는 없었다. 가족들 중에 아무도 그런 사람이 없었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공감을 전한 이는 바로 베이비시터로 일했던 아이의 엄마였다. 그 사람이 저자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며 나도 울컥했다.

 

저자는 힘들었던 시간을 이 책을 통해 살풀이하듯 풀어냈다. 마음 가득 차 있던 돌덩이를 밖으로 많이 끄집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시간들을 다시 되돌릴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긍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지난 시간들이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약이 되었기를 바란다. 마지막에 저자는 치매환자와 간병하는 가족, 요양사를 위한 당부로 마무리한다.

 

307~308

치매노인은 약자다. 자신에 대한 제3자의 무심코 하는 말과 눈빛을 느끼지만 제대로 된 표현도 방어도 못한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고 간과하는 것이 있다. 순간순간 느낀 감정을 잠재의식 속에 차곡차곡 쌓아 어느 순간 표출하게 된다. 그것도 폭발하듯. 환자를 간병하는 요양사에게도 마찬가지다. 섬세한 간병의 손길을 위해서도 예의를 갖추지만, 대부분은 따뜻한 인격과 소명감으로 치매환자를 대하고 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타고난 이타심이 없다면 오랫동안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끔 그렇지 않은 요양사도 있지만 내가 겪은 대부분의 요양사님에게서 책임감과 배려심을 경험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약자를 성심성의껏 대하는 일을 하는 분이기에 더욱 존중 받아야 마땅하다.

 

 

이제 부디 저자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맘 편하게 하면서 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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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로 건강 지키기~ | 기본 카테고리 2020-08-1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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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침 과일 습관

류은경 저
샘터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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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르게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고?

과일을 많이 먹는데 살이 빠진다고?

디저트로 먹은 식후 과일이 오히려 독이라고?

 

 

샘터사에서 진행한 <아침 과일 습관>이라는 책의 연재 포스트를 읽으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들어온 과일 섭취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들과 반대되는 것이었다. 다이어트의 정석이라고 받아들이고 지켜온 것들에 대해 바로 잡아 주는 책이었다. 연재를 꼬박꼬박 읽고 책을 선물로 받았다.

 

 

나는 3월부터 헬스 트레이너의 코치를 받아 식단관리를 하고 있다. 다이어트라기 보다는 근력 강화를 위해서는 근육을 키워야 하고 그것은 운동과 병행하는 식단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나에게 부족한 단백질 섭취에 포인트를 두었다. 끼니마다 단백질을 150~200g을 섭취하라고 했고 야채와 과일은 충분히 먹어도 되지만 오렌지보다는 자몽을 권유했고 토마토는 배부르게 먹어도 된다고 했다. 내가 즐기는 간식(과자, 초콜릿류)은 아예 끊기가 어려우면 서서히 줄이라고 했다. 약 6개월이 지났다. 식단대로 잘 지켜서 효과를 보았을까?

 

 

식단대로 지키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해이해졌다. 단백질 섭취는 주로 닭가슴살과 달걀이었는데 안 먹던 닭가슴살을 먹으려니 힘들었다. 점점 먹는 횟수가 줄었다. 과일과 야채는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으나 이것도 갈수록 습관대로 돌아갔다. 처음에 많이 샀던 토마토는 점점 안 사고 단맛이 많은 과일 위주로 먹고 있었다. 그러는 게 찔리니까 과일을 먹는 양이 줄어들었다. 그럼 다른 야채를 많이 먹었나? 아니다! 오히려 줄였던 간식에 점점 손이 갔다. 하던대로, 몇 십년간 지속했던 습관으로, 야금야금 되돌아가려는 시점에 이 책을 만났다.

 

 

저자 류은경씨는 수의학 전공자인데 신약개발쪽으로 일을 하다가 자연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직접 해서 성공한 '아침 과일 다이어트'의 효과를 전파하고 싶어 이 책을 냈다. 다이어트에 번번히 실패하는 사람들, 달달한 과일을 실컷 먹고도 다이어트 가능하다는 말에 눈 번쩍 할 사람들은 이 책을 참고하면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시의적절하게 이 책을 읽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슬슬 원래 먹던대로 돌아가려던 행동을 다잡아 주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2장에서는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바꾼다는 제목으로 그동안 다이어트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것들을 반박해준다. 여타 건강관련 책들에서도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인 가공식품, 즉 설탕과 트랜스지방이 듬뿍 들어있는 음식은 건강에 가장 나쁘다는 것이다. 그럼 차별적인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우리가 금과옥조처럼 따르고 계산하는 칼로리 개념은 100년도 더 전에 미국 영양학자 애트워터가 당시 미국인 평균 식생활을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다이어트와 관계가 없다!

☞ 저자는 순수한 음식을 먹으면 체중조절이 자연스럽게 된다고 말한다. 아침에 먹는 과일이 우리 몸에 수분, 필수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항산화영양소와 에너지원이 되는 당도 제공해 준다. 몸이 편안하게 흡수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침에 섭취한 과일영양소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지방으로 쌓이지는 않는다. 과일에는 과당이 많아 간에 축적된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란다. 과일은 자당, 포도당, 과당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효소가 공급되어 식사로 먹으면 모두 에너지로 사용되고 체지방이 분해된다. 가열식과 가공식이 지방축적의 원인이다.

 

 

 

- 단백질 섭취에 신경을 쓰고 있는 나로선 깜짝 놀랄 내용이 있었다. 저자는 지나친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말한다. 동물성 단백질은 100% 소화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단백질 소화 시 부산물로 요산과 요소, 암모니아가 발생하는데 이것들은 몸에 쌓여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이 부산물은 산성을 띄게 되는데 우리 몸이 중화시키느라 칼슘을 지나치게 사용하게 되고 칼슘 공급을 위해 골다공증이 일어난다.

한국영양학회에서 권하는 단백질 권장량은 0.83g으로 보통 성인 기준 하루 40~70g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은 식물성 음식에서도 다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일과 야채, 현미 위주의 한식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단백질은 충분하다고 한다.

 

 

저자가 책 전체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자연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생명이 깃든 음식은 효소가 있는 진짜 음식이라고 말한다. 사실 효소, 효소 말만 들었지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인체에 무슨 작용을 하고, 건강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몰랐는데 이번에 자세히 알게 되어서 정리해 둔다.

 

효소는 생명체의 대사 활동에 작용하는 화학 반응의 촉매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살아있는 모든 식물과 동물에는 효소가 있다. 사람 몸속에도 약 13,000가지의 효소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효소의 작용으로 100조개가 넘는 세포와 각 장기의 신진대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인체에 있는 효소는 소화효소, 대사효소, 잠재효소 세 가지로 분류한다.

 

인체가 외부적으로 음식을 통해 얻는 효소를 식품 효소라고 한다. 식품효소는 소화 효소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대사 효소가 잘 작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잠재효소의 양도 늘려준다. 식품효소는 우리 몸에서 네 가지 기능을 한다.

체네 환경의 밸런스를 맞춰준다.

면역력을 높여준다.

세포 재생 작용을 돕는다.

해독 배출 작용을 한다.

 

면역력 향상을 위해 반드시 효소가 충분하고 깨끗한 음식이 좋다. 소화기 면역 건강에는 효소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와 발효 음식이 좋다. 효소 치료는 화학 약품이 가진 부작용이 없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줌으로써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높여준다.

 

 

3장 다이어트, 과일에서 시작한다 에서는 과일 섭취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보통 과일을 식후에 주로 먹는데 그러면 독이 된다고 한다. 식후에는 당과 섬유질이 위장내 음식물과 만나 따뜻한 위 안에 머물로 발효가 일어난다. 발효된 음식은 우리 몸에 이롭지만 몸속 발효는 가스가 차고 음식물을 변질시켜 독이 된다는 것이다. 과일은 식전에 먹을 때만 우리 몸에 완전 흡수된다.

 

저자는 3일 정도 과일 식사만으로 과일 클렌징을 하면 몸 냄새가 사라지고 맑아진다고 강조했다. 아침 과일 식사가 혈액을 맑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를 준다. 아이들에게 아침 과일 식사를 해도 될까? 영양결핍을 걱정한다지만 오히려 선천적으로 약했던 장기가 좋아지고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으며 염증이 없다고 한다. 과일영양소가 백혈구의 기능을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그 외에도 아침 과일 식사와 같이할 수 있는 한식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 케토제닉 다이어트도 소개하고 있어 독자의 취향에 맞게 직접 실천해 볼 수 있다.

 

4장 건강한 습관, 아침 과일 다이어트 는 구체적으로 따라해 보도록 방법들을 제공한다. 아침 과일 식사법은 오전 공복에 500g의 과일을 먹는 것이 목표다. 사람에 따라 취향과 몸의 차이가 있으므로 변용할 수 있는 방법도 같이 소개하고 있다. 꼭 다이어트가 아니라도 노화 억제도 된다. 저자는 원데이 클렌징을 권유한다. 제철에 나는 다양한 과일들로 시도해 보면 좋지만 배합은 두 가지 정도로 단순하게 하라고 한다. 아래 표를 참조하면 된다.

 

마지막에는 2주 식단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각 챕터의 마지막에 정리하자” “기억하자코너를 두어 내용을 다시 한번 요약해주기 때문에 앞에서 읽은 내용을 복습할 수 있다. 그래서 실천할 때 기억이 잘 나지 않으면 그 부분만 찾아봐도 좋다.

 

 

아침 과일 식사를 직접 해보고 그 효과를 리뷰에 썼다면 실감나는 리뷰가 되었을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좀 아쉽다. 그러나 봄부터 해온 식단의 효과를 이 책에서 확인한 부분은 있다. 자연식이라할 수 있는 과일과 야채를 매끼마다 계속 먹었더니 확실히 달라진 점은 있었다. 나는 만성 소화불량이었는데 식단을 한 이후로 소화불량은 거의 없어졌다. 식후엔 늘 더부룩했는데 과일 야채 위주에 닭가슴살 100g 섭취는 소화에 무리를 주지 않았던 모양이다. 면역력 향상이나 피부톤 개선까지는 잘 모르겠다. 앞에서 고백했다시피 과자류를 다시 먹기 시작했다. 이번 기회에 심기일전에서 아침 과일 식사를 실천해봐야겠다. 단백질은 저자가 우려할 만큼의 과다섭취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그대로 진행하고 간식을 끊고 과일을 더 많이 먹여야겠다. 그래서 몸의 변화가 일어나는지도 관찰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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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아지는 밥 이야기~ | 기본 카테고리 2020-08-1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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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상에 단 하나뿐인 밥

캐서린 애플게이트 글/김재열 역
다른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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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특히 개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한다. CG가 섞였을지라도 개의 귀여운 연기와 모험, 거기에 사람과의 우정까지 들어가면 푹 빠져서 볼 수밖에 없다. <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생>처럼 현실고발 다큐 같은 책 말고 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문학 장르는 거의 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밥> 서평단에 신청해서 받게 되었다. 이 책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의 주인공 고릴라 아이반의 친구 밥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고릴라 아이반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책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으로 2013년 뉴베리 상을 수상했고 이 작품은 디즈니에서 영화화되어 올해 개봉예정이라고 한다.

 

잡종개 밥은 엄마 리오와 여섯 형제들과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날, 어떤 인간에 의해 느닷없이 버려졌다. 졸지에 엄마와 헤어진 후 형제들과 상자에 담겨 도랑 속에 던져졌는데 정신차려보니 밥은 혼자였다. 야생에 내던져진 밥은 산넘고 물건너? 아니 고속도로를 걷고 걸어 겨우겨우 인간 세상에 당도했는데 그곳이 바로 고릴라 아이반이 사는 곳, 서커스 쇼핑몰이었다. 밥은 아이반의 바나나를 훔쳐먹은 뒤 폭신한 아이반의 배 위에서 잠들었고, 그것이 그들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었다. 밥은 쇼핑몰 직원의 딸 줄리아가 키우고 싶어해서 그들의 집으로 가게 된다. 사람이 거두어주는 개의 이야기? 무슨 특별한 게 있을까? 싶겠지만 밥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개로서의 자부심 과다로 엉뚱, 발랄, 멍뭉미 뿜뿜하고, 온 동네 일에 관심이 많아 거의 밥반장이다. 목차 다음 페이지에 밥의 행동이 그림으로 나와 있고 그 의미도 쓰여 있다. 그 다음, ‘개사전코너도 있어 미리 읽어보면 내용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밥은 비록 애완견이 되었지만 사람에게 완전히 길들여지지 않으려고 용쓴다. 인간은 개보다 덜 떨어진 생명체라며! 밥의 행동과 짖음이 같이 사는 줄리아를 포함해 그 부모들과 소통이 어긋나는 때는 웃음을 유발한다. 예컨대 이런 에피소드들이다.

 

♠ 밥은 자신의 애착담요, -술래랑 담요에 오 드 밥오줌 향수를 뿌려놨는데 줄리아 엄마가 세탁기를 빨아버려 밥의 흔적이 모두 날아가 버려 절망한다.

 

♠ 산책이란 말을 들으면 밥은 미친 똥개 짓을 하는데 인간들이 무척 좋아한다. 아마 인간들 문제에 골머리를 앓다가 행복이 어떤 모습인지 문득 다시 보게 돼서 그럴거라 생각한다.

 

♠ 밥은 자기가 줄리아를 산책시키는 거라고 장담한다.  

 

 

줄리아랑 공원에 가서 동물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런데 토네이도 때문에 공원은 삽시간에 초토화된다. 죽은 줄 알았던 아이반이 겨우 구조되고 밥은 친구들과 다시 만나게 된다.

 

3장에서는 처음 밥이 엄마와 헤어졌을 때의 이야기로 되돌아간다. 누나 보스와 헤어지게 된 때의 이야기다. 버려진 그날 밤, 다른 형제들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누나의 소리가 들렸지만 밥은 누나를 구하지 못했다. 밥은 태어난지 고작 몇 주밖에 안된 아기였으니까. 그런데도 그때 자신의 행동에 계속 죄책감을 느끼고 살았고, 누나를 계속 찾으러 다니다가 동물보호소에서 극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동안 누나가 고통스런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그 때 형제들을 버렸던 인간을 더욱 용서하기 힘들었다. , 밥이 용서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인간이 알리도 없지만... 어쩌다 원칙주의자가 됐을까? 밥은 용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누나 보스에게 말한다.

 

남에게 상처를 줬다면 그 사실을 솔직히 인정한 다음 벌을 받고 사과해야해. 그리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해야해. 그렇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줘야만 그때서야 용서받을 수 있어.”

 

그러자 누나 보스는 이렇게 대답한다.

 

, 근데 말이야. 나도 살면서 못된 짓을 참 많이 했지만, 꽤 여러 번 나 자신을 용서해야 했어. 하루하루 살아 내자면 어쩔 수 없었거든. 그리고 이건 내 생각인데, 내가 나를 용서하려면 남의 사정도 좀 봐줘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밥이 누나를 구하러 가지 못한 자신을 용서 못하겠다고 하자 보스는,

내가 널 용서할게, 됐지? 대신 너도 너 자신을 용서해.”

라며 밥의 죄책감을 덜어주려 한다.

 

밥에게 용서는 쉽지 않았다. 자신에게 크나큰 트라우마로 남은 그날 밤의 사건 때문이었다. 그러나 소설이 끝나갈 무렵 밥은 이런 독백을 한다.

 

다른 개들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용서라는 걸 나도 한번 해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어. 보스가 내게 일깨워 주고 싶었던 게 이런 거 아닐까? 나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먼저 배우고 나면 남을 용서하기도 쉬워진다는 것. 그래서 지금 노력하는 중이야. 용서는 뼈 같아. 오랫동안 씹어야 해. 뭐라도 얻어내려면.”

 

평범할 것 같은 잡종개 밥은 인간보다 더 깊은 철학적 사유를 할 때가 있다. 마냥 좌충우돌 하는 밥의 행동과 생각을 통해 책을 읽는 인간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이 책은 그저 재미난 동물 이야기 같지만 인간과 동물간의 문제부터 비록 밥의 시각으로 그려졌지만 죄의식, 용기, 우정, 용서같은 문제까지 다룬다. 이 책도 영화로 제작된다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자녀가 있다면 부모가 먼저 읽고 밥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겠다. ,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이 개봉하면 영화로 밥이라는 캐릭터를 먼저 만난 후 이 책의 내용을 들려주면 훨씬 가깝게 받아들일 것이다. 어른만 읽기에는 아까운 책이라 자녀나 조카가 있다면 공유하면 좋겠다. 재미있는 건 같이 보면 더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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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라하기엔 진지한... | 기본 카테고리 2020-08-1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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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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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허지웅이라는 사람을 모른다. 얼굴과 이름만 알았다. 그의 글을,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고, 출연한 TV프로그램을 본 적도 없었다. “에이, 설마! 거짓말!” 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허지웅의 신간 <살고 싶다는 농담>의 가제본 서평이벤트에 신청했다. 그럼 허지웅에 대해선 정말 아무런 정보가 없나? 그건 아니다. 영화평론을 하고, 성격이 좀 까칠하다 하고, 얼마 전 암투병을 했다는 내용까지. 들어서 알고 있는 정보가 몇 가지 있긴 있었다. 내가 그에 대해 모른다고 한 것은 그의 글을 모른다는 뜻이었다. 칼럼니스트고 에세이와 소설까지 썼는데 읽어본 적이 없으니 그의 스타일에 대해 알지 못한다. 4년 만에 냈다는 신작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으로 그의 세계, 그의 사고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이 책에서 만난 작가 허지웅은 까칠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젊어서 꽤 고생한 것 같았고, 외로움과 피해의식에 절어 지낸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청년들에게 불행을 동기로 바꾸면 행복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우리는 자신이 가장 힘든 짐을 지고 있는 것 같고, 남들은 뭐든 편하게 성취하는 것만 같아 억울하기 그지없다. 이 불행의 끝은 어디일지 가늠이 되지 않을 때, 누군가에게 물어나 보고 싶다! 난 언제 인정받을 수 있나? 대체 이 어둡고 막막한 터널은 끝나기나 할까?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누구나 제 것의 돌덩이를 지고 언덕을 오르는 시시포스처럼, 언제 올지 모를 고도를 기다리는 사내들처럼 묵묵히 견딘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 산다. 작가도 견뎌온 시간들이 있기에 조금 먼저 살아본 인생선배로서 조언을 이 책에서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의 팬이라면 4년 만에 나온 신작이니 반가울 것이고, 선배의 조언이나 격려를 받고픈 이들에게도 편하게 읽힐 책이다.

 

 

이번 책으로 처음 접해본 그의 스타일은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그의 스타일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지점은 엄살이 없다는 것이다. 악성림프종을 치료하고 다시 못 올 것 같았던 자신의 길로 다시 돌아온 사람치고는! 본인의 암 치료과정이나 심경에 대한 글도 몇 꼭지 되지 않는다. 내가 얼마나 힘든 투병을 했는지 아느냐며 징징거리며 과시했다면 계속 읽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견뎌낸, 계속 버텨보자는, 함께 행복하자는 문장들이 시선을 길게 붙잡았다.

 

"우리의 삶은 남들만큼 비범하고, 남들의 삶은 우리만큼 초라하다."

 

 

"‘함께 버티어 나가자’라는 말을 좋아한다. 삶이란 버티어 내는 것 외에는 도무지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평정심과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밝은 눈을 갖게 되기를."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하지 않기를, 불행하거나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

 

이 책에서 내가 인상깊게 읽은 부분은 니체에 대한 내용이다. 괜찮다는 말이 필요할 때 그는 니체를 읽는다고 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었어도 전혀 감이 오지 않았고, 그래서 전문가들의 해설 강의를 들어보았으나 더 어렵게 느껴졌고, 그러니 니체는 어려운가보다 했다. 헌데 10쪽도 안 되는 니체 이야기를 읽고 ‘이렇게 쉬울수가!’ 하며 놀랐다. 아마 또 며칠 후면 니체가 뭐랬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가 설명한 ‘영원회귀’는 기억할 것 같다.

 

 

니체는 루 살로메 때문에 끔찍하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와 함께 했던 아름다운 시간마저 부정될 순 없다는 것! 삶의 가장 기쁜 순간을 반복하기 위해서라면 가장 추악한 순간마저 얼마든지 되풀이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니체는 차라투스트라가 되어 큰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그것이 삶이었던가? 좋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늘 그렇듯 책을 읽다가 다른 예술 작품을 소개받곤 하는데 허작가에게 소개 받은 영화가 있다. 1981년 작품 <깊은 밤 갑자기>다. 2017년 작고한 배우 김영애씨를 추억하며 쓴 글에서다. 그는 김영애를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여자 캐릭터 중 한명으로 꼽는다고 했다. 또 80년대 한국 공포영화의 가장 빛나는 성취라는 찬사도 있어 한번 보고 싶다. 이렇게 한 책에서 다른 책이나 영화를 소개받을 때, 소개하는 그 작가의 평가에 나도 동의 가능한지 아닌지 생각하며 보는 맛이 있어 즐겁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글은 “보통사람 최은희”였다. 다 읽고 왈칵 눈물을 쏟았다. 글 말미에 작가가 보통사람 최은희의 삶에 대해 꼭 남기고 싶었다고 한 부분에서 터진거다. 몇 쪽 안 되는 그 짧은 내용만으로 그녀의 삶이 얼마나 곡진했을지, 요약된 그녀의 인생 그 행간에 수놓인 한땀한땀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졌다. 사실 이 책의 앞부분에서 웬 청년이 암투병중인 모친을 만나달라는 부탁을 작가에게 했다는 내용을 읽으며 나는, ‘사람들이 참 유별스럽다. 아프면 아픈거지, 유명인에게 굳이 와달라고 하는 건 뭐냐? 작가도 암투병하다 보니 맘이 많이 약해졌나보네. 또 그 부탁을 들어주네...’라고 생각했다.

만약 작가가 병문안을 안 갔더라면 내가 최은희씨의 삶을 몰랐을 게 아닌가! 고마웠고 잘 읽었다. 처음에 들었던 내 짧은 생각이 미안했다.

 

 

앞으로 작가의 글을 챙겨 읽을 것 같다. 그의 책에서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아직 쓸 수 있을 때 옳은 이야기를 하기보다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남기고 싶다 는 그의 희망도 부디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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