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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고전소설 - 《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저. | 문학 2019-09-23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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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걸리버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저/이종인 역
현대지성 | 2019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취급주의. 극도로 날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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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내려놓은 다음, 그 후에 다시는 집어 들지 않을 것이다.” -  새뮤얼 존슨

“이 책은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 않으며, 다른 모든 책들을 파괴하고 오로지 여섯 권만 골라야 한다면 그 중의 하나로 이 책을 고를 것이다.” - 조지 오웰 




――――――――――――――



읽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사실


▶스위프트는 1667년생이고, 1600년대 이후의 영국은 내전, 국왕시해, 국교도와 청교도 사이의 갈등, 왕정복고, 명예혁명으로 인해 변화와 동요가 심했다.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스위프트 생존 전후 1백 년에 걸친 영국 역사를 알아두면 좋다. 


▶메시지 전달을 더 중요시 하는 풍자 문학에서는 캐릭터의 성격이 일관적이지 않거나, 갑작스럽게 장소가 전환되기도 한다. 


▶평론가들은 스위프트의 풍자를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한다고 한다. 1-2부에 나타나는 부드러운 풍자(호라티우스 풍), 3-4부에 나타나는 신랄한 풍자(유베날리스 풍)이 그것이다. 


<걸리버 여행기>는 항해가 윌리엄 댐피어의 <새로운 세계 일주 여행>을 패러디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때문에 글에서 칼날이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풍자소설이지만 우스꽝스러운 장면도 많이 나오는 패러디소설이다. 21세기의 독자인 나에게는 그렇게 충격적인 내용은 없는 것 같지만(음, 느낌을 설명하자면 마치 민낯을 보여주는 거울 앞에 벌거벗고 서 있는 느낌이었달까. 그런데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 충격적이지 않았달까.) 18세기에 이 책을 읽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공포에 빠졌을지 상상이 된다. 1725년에 출판된 오래전 소설이지만 문체가 세련돼서 깜짝 놀랐다. 그냥 요즘에 나온 소설의 일부분이라고 해도 별 위화감이 없다. 번역도 훌륭하게 되어 있다. 


밧줄 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가장 높이 점프한 사람이 그 고관 자리를 차지한다.

42쪽. 

 

스위프트는 걸리버를 매번 상상을 초월하는 이(異)세계에 떨어뜨려 놓는다. 소인국 사람들을 상대로 장난을 치던 걸리버는 거인국에서는 좋은 대접을 받고 있음에도 자신보다 큰 존재를 보면서 깔려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쉽사리 떨쳐내지 못한다. 하늘섬 라퓨타에서는 수학과 기하학 음악에 너무 빠진 나머지 딴 생각을 하다가 벼랑에서 떨어지거나, 기둥에 부딪치기 일쑤인 사람들을 만난다. 지능이 뛰어난 말(馬)이 야후라고 부르는 인간을 닮은 야만족을 다스리는 후이늠(제4부)에서는 1-3부에서 얻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인간을 총체적으로 비판한다. 



초소인국에서 릴리펏 사람은 거인으로 보일 것이다. 내가 릴리펏 사람에게 산악 인간으로 보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 어느 먼 곳(그러나 아직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곳)에, 지금 내가 목격한 저 거대한 괴물 또한 소인으로 보이는 나라가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105쪽. 

 

라퓨타인들의 집은 엉성하게 지어졌다. 벽은 직각이 아니었고, 방에는 직각으로 된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이런 결함은 그들이 실용적인 기하학을 우습게 보았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었다. ...(중략)... 일상적인 활동에서는 아주 서툴고, 어색하고, 손재주가 형편없었다. 

200쪽.




진실을 말하는 거짓말쟁이, 걸리버


풍자의 한 가지 목적은 이상과 실제, 상상과 기억, 사람들이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말하는 세상과 실제로 존재하는 세상 사이의 차이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380쪽. 


걸리버 선장은 자신의 여행기가 한 치의 거짓 없는 진실이라고 주장한다. 조너선 스위프트는 이 여행기가 실제임을 독자에게 설득하려는듯한 서사적 장치를 걸리버의 손을 빌려 여기저기에 뿌려놓는다. (여행 중에 만난 한 선장이 여행기를 써보라고 권유했다는 둥, 이 여행기를 쓰고 나면 자신이 다녀온 각 왕국의 문화를 더 자세하게 설명한 책을 따로 쓴다는 둥, 이 여행기가 받은 비판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쓰는 등) 그런데 제4부에서 걸리버는 자신이 거짓말을 쓰고 있다고 선언하는 거나 다름없는 문구를 인용한다. 


“잔인한 운명의 여신이 이 시논을 비참하게 하더라도 

저를 거짓되고 기만하는 자로 만들 수 없을 것입니다.“



시논은 트로이를 멸망하게 한 트로이 목마를 성안으로 들이게 한 장본인이다. 이런 서사 기법은 풍자문학에서 나타는데, 고대 그리스 작가인 루키아노스가 <진짜 이야기>라는 짧은 여행기에서 쓰고 있는 기법이며, <진짜 이야기>는 스위프트에게 강력한 영향을 준 작품이라고 한다.





<걸리버 여행기>가 내게 남겨준 기념품


걸리버는 거인국에서 수집한 기이한 것들(시종의 이빨이나 왕비 시녀의 발가락 티눈 같은 것들)을 자신의 집에 진열해 둔다(걸리버, 도대체 왜 그랬어!). 그렇다면 나는 걸리버 여행기를 읽으면서 무엇을 가져왔을까? 후이늠국에서 영원히 살고자 했던 걸리버의 희망은 무참히 깨어지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인간 세계에 적응을 못하면서 사는 걸로 소설은 끝난다. 


나는 이 짐승과 가까이 서게 되었고, 주인과 하인 말은 부지런히 우리의 생김새를 비교했다. 그러는 중에 그들은 여러 번 야후라는 단어를 반복했다. 이런 가증스러운 짐승이 완벽한 인간의 형태를 알았을 때, 내가 느낀 공포와 놀라움은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없다. 

281쪽. 


비록 염세주의적인 울적한 마무리이긴 했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걸리버는 인간의 지닌 치명적 결점을 깨닫고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을 정도로 진절머리가 나는데, 그 깨달음은 자기 자신과 닮은 존재인 야후를 보고, 자신과 다른 존재인 후이늠족과 인간의 문명(돈, 정치, 전쟁, 변호사, 질병)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실현가능한 목표를 세운다면 진정한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걸리버처럼 우울에 빠져있지 않아도 되고 적극적인 자세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는 말일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도 자신의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풍자문학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 걸리버 여행기에 인간을 향한 혐오가 진하게 배어 있다는 것 자체가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나아지려고 노력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나는 결코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게 되었다. 



――――――――――――――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하여 역사적 설명을 해 주었더니 왕은 깜짝 놀랐다. 그 사건들이라는 것이 음모, 반란, 살인, 학살, 혁명, 추방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그 일들이 탐욕, 파당, 위선, 배신, 잔인, 분노, 광기, 증오, 시기, 욕정, 악의, 야심 등이 만들어낸 최악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161쪽. 


우리가 자연을 상대로 벌이는 싸움으로부터 도덕전 교훈을 이끌어 내고, 더 나아가 불만과 번민의 문제를 유도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보편적 재능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자연 상대의 싸움이 거인국의 경우에도 그러한 것처럼, 우리들 사이에서도 근거 없는 싸움임이 밝혀질 것이다. 

169쪽. 


나는 가증스러운 야후들과 나를 최대한 구별하고자 옷에 관한 비밀은 여태껏 숨겨 왔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래봤자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다. 

290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전소설 #풍자문학 #걸리버여행기 #조너선스위프트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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