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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쓸모없는 것이다 | 예술/문학/여행 2009-11-1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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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뒤샹과 친구들

김광우 저
미술문화 | 200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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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뒤샹과 그의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제목에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과 책의 내용은 미묘하게 어그러진다.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폴락과 워홀을 다룬 저자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책의 느낌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생고기를 씹는 것같다'이다.

내용

이책의 주인공은 분명 뒤샹이다. 이책은 뒤샹의 탄생에서부터 그의 사망까지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뒤샹과 그의 주변사람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술가인 뒤샹에 관한 이야기이므로 그 이야기들에는 당연히 뒤샹의 작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생각으로 만들어졌으며 뒤샹은 어떻게 생각했고 주변에선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하는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면 당연히 포함될 이야기들이 있다.

그리고 제목이 암시하듯이 그 이야기들엔 뒤샹 당시 파리를 중심으로 유행했고 뒤샹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큐비즘과 미래주의, 다다, 초현실주의와 같은 유럽중심의 모더니즘 미술가들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파리와 뉴욕을 오간 뒤샹의 행적을 따라 대서양 서쪽으로 모더니즘 미술이 어떻게 수용되었는가도 조명된다.

이렇게 보면 이책은 뒤샹에 포커스를 맞추어 본 20세기 초 모더니즘 미술의 풍속사라 정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책에선 뒤샹과 주변 인물들의 작품을 통해 모더니즘 미술 자체를 조명하기는 하지만 당시 미술 자체에 대한 설명이 목적은 아니다. 이책의 소재는 그런 공적인 모습보다는 뒤샹과 그 주변인물들의 사적인  생활들이다.

파리나 뉴욕의 어느 거리에서 누가 누구와 자주 어울렸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고 체스를 두었으며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빌렸다든가 누구의 마누라와 눈이 맞았다든가 어떤 여자와 잤다든가 누구 누구와 동거를 했다든가 누구의 초대로 뉴욕에 갔는가 그리고 돈을 댄 것은 누구인가 누가 누구의 영향을 받아 어떤 그림을 또는 조각을 하게 되었는가 등 시시콜콜한 사생활이 이책의 소재이다.

그러한 사생활을 중심으로 놓았다는 점에서 이책은 다른 수많은 미술사 서적과는 차별성을 가지며 바로 그 차별성이 이책의 뛰어난 점이다. 미술사 책에서 뒤샹에 대해 다룬다면 인간으로서 뒤샹은 반페이지도 안되게 다루어질 것이고 대부분은 그가 어떤 작품을 만들었고 그 작품들은 또는 그가 제안한 개념들은 미술사적으로 어떤 영향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하는 텍스트 계보학이 우선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계보학에선 텍스트를 우선하기에 그 텍스트를 만든 작가도 텍스트가 되어 버린다. 단지 미술사의 영향관계에서 파악될 뿐 그가 어떤 삶을 살았기에 그런 작품을 만들었는가는 파악되지 않는다. 이책과 같은 류의 미술사는 그런 빈틈을 메워준다.

평가

그러나 이책의 성격은 애매하다. 날고기를 씹는 느낌이란 평은 이책이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를 나열하기 때문은 아니다. 그 신변잡기적 사실들을 넘어 저자가 뒤샹에서 무엇을 읽으려는 것인지 감이 안잡히게 쓰여졌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인간으로서 뒤샹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뒤샹의 내면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한 인터뷰들이 인용되고 있고 그가 한 말들이 여러군데 인용되지만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잘 알수가 없다. 이책의 뒤샹은 어디까지나 몰래카메라로 잡힌 무표정한 뒤샹이다.

이책을 보면 그는 상당한 인기가 있었던 호감가는 사람이었던 같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었고 작품을 거의 만들지 않는데도 동료 예술가들에게 존중받고 대가로 존경받았으며 미술애호가들에게 사랑받았다. 그가 뉴욕 패러다임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레디 메이드와 같은 그의 미술에 대한 개념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호감을 사는 그의 성격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어떻게 호감을 얻을 수 있었는지 이책에선 아무 설명이 없다. 이책이 그리는 뒤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속을 알고 없고 성격을 읽을 수 없는 무표정한 뒤샹이다. 읽어가면서 도대체 저자가 왜 이책을 썼는가를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저자가 아무 의미 없이 이책을 쓴 것같지는 않다. 생고기를 씹으면 위장에 들어가 소화가 되게 마련이다. 책을 덮으면서 머리에 그려지는 뒤샹은 자유인이다.

그러나 그 자유는 삶을 즐기는 자유가 아니라 너무나 가볍게 부유하는 참을 수 없는 자유이다. 뒤샹은 30이 되기도 전에 절필했다. 뉴욕으로 간 것은 화가로서 살기 싫어 새로운 땅에서 자유롭기 위해서였다. 그는 미술과는 무관한 프랑스어 과외를 하면서 생계를 해결했고 주변 사람들의 호의를 거리낌 없이 받으며 한량으로 살았다. 그러면서 별 재능도 없는 체스에 마약중독자처럼 빠져산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술의 세계에서 떠나지 못한다. 평생 마땅한 직업도 없이 떠돌면서 그는 미술가들의 공동체에서 수집가들의 네트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언제나 미술로 다시 돌아간다.

결혼을 구속이라며 거부한 그는 뉴욕으로 도피하면서 미술이란 구속에서도 자유롭고 싶었지만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는 천상 미술가로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가 절필을 한 것은 미술이 싫어서가 아니라 미술이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새로워야 하는 예술가로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붓을 꺽은 것은 아이디어가 고갈되었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창의적이어야 하고 사람들을 놀라게 해야 하는 새로움의 창조자여야 하는 직업이 미술가여야 하게 된 것은 미술이 쓸모가 없는 '예술'이 되었기 때문이다. 쓸모가 있다면 예술이라 부르지 않는다. 쓸모가 없어져 박물관과 상아탑에 모셔지면서 예술은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모더니즘의 역사는 인상주의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인상주의는 사진기술에 대한 반동으로 생긴 것이다. 사진이 생기면서 초상화로 생계를 해결하던 화가들이 밥줄을 잃게 되었다. 그때까지 미술은 예술이 아니었다. 초상화는 지금의 사진 대신이었고 궁정화가들이 그리는 역사화는 지금의 기록영화와 마찬가지였으며 미술가들은 건물을 장식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가장 큰 밥줄인 초상화가 사라지면서 화가들은 그림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찾게 되었고 결국 흑백인 사진이 할 수 없는 컬러라는 특성을 극대화하는 스타일인 인상주의가 태어난 것이다.

그러한 움직임은 결국 큐비즘에서 추상화로 가게 되는 노선을 상정하게 되었다.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는 것으로서 미술의 쓸모가 사라지면서 미술은 쓸모가 없는 예술의 길을 걷게 되엇고 대중과 호흡하는 문화의 일부가 아니게 된 미술은 그들만의 그들만을 위한 그들의 자위행위가 되어갔다.

데생 연습에 등장하는 원뿔, 육면체, 원으로 형상을 분해하는 큐비즘은 시각의 느낌을 통해 구체화되는 감각의 예술인 미술을 개념을 구현하는 이성의 미술로 바꾸었다. 뒤샹이 따라갔고 뒤샹이 걸었던 노선은 바로 감각이 아니라 이성의 대상으로 미술을 바꾸는 것이었다.

큐비즘의 논리적 연장인 추상미술이란 노선에서 미술을 다시 감각의 미술로 바꾸어놓은 추상표현주의에 대해 뒤샹이 거부감을 보인 것은 당연하다. 추상표현주의자들도 뒤샹을 부정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한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추상표현주의자들과 뒤샹은 같은 운명을 타고난 동료들이었다. 

이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뒤샹에 대한 인상은 '자유의 불안'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미술이 사회로부터 뿌리가 없어지면서 자유를 얻었지만 그 자유 때문에 존재이유가 불분명해진 것은 바로 뒤샹의 삶과 그대로 닮았다. 한번도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진 적도 없고 가족을 부양한다든가 하는 책임있는 역할을 해본 적이 없으며 재산을 쌓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하루 벌어 하루 먹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았던 뿌리가 없는 삶을 살았던 뒤샹의 삶을 규정한 것은 자유이지만 뿌리가 없다는 불안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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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금언집 | 경제경영 2009-11-1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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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동산 가치투자 전략

강대현 저
살림Biz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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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대표적인 투자법으로 보통 두가지를 꼽는다. 가치투자와 기술적 투자이다. 시세를 따라 타이밍을 잡아 사고 파는 것을 하는 기술적 투자와 물건의 내재가치를 기준으로 투자하는 두가지 투자법은 부동산 투자에서도 성립되는 방법이다.

실제 이책의 저자가 책에서 비치는 저자의 투자법은 가치투자에 해당하는 것같이 보인다. 저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것은 물건을 보는 안목이고 부동산에서 안목을 키운다는 것은 내재가치를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책의 내용은 책의 제목과는 큰 상관이 없다. 이책에선 어떤 체계적인 투자론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책의 내용은 어떤 체계적인 투자론보다는 부동산판의 실제를 가르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책에선 몰건을 보는 안목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많은 내용들이 나온다. 예를 들어 홍대역 바로 옆에 있던 쇼핑몰이 망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사람들으 동선을 설명하면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하는 등이다. 그외에도 저자가 주로 활동하는 강남역과 교대역 주변의 상가건물들에 관한 많은 예가 나온다. 그러나 이책에서 어떤 체계적인 투자론이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이책에서 배울 것은 그런 것보다 더 값진 것일 수도 잇다. 이책에는 단위가 큰 강남 노른자땅의 상가들을 매매할 정도로 큰손이 된 저자만이 겪을 수 있는 내공이 담긴 경험들이 읽힌다.

이책에는 다른 책에선 보기 힘든 내용이 많이 실려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나 컨설팅업자들과 상대할 때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 것인가를 파악하라. 그들은 당신에게 좋은 물건을 팔려는 것이 아니라 거래를 성사시켜 수수료를 버는 것이 목적이다. 중개업자에겐 살 물건을 찾고 컨설팅업자들에겐 팔 물건을 넘기는 것이 좋다. 그외에도 저자가 직접 상대해보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중개업자들과 컨설팅업자들의 뒷 이야기라든가 그들에 대한 평가들이 나온다.

물론 이책에 나오는 내용의 상당부분은 다른책에서도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돈이 돈을 버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라든가 부자란 사람 부자라든가 푼돈을 아끼지 말라든가 과욕을 부리지 말라든가. 그러나 그러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말들이고 그 말들을 뒷받침하는 사례도 없는 말이지만 어딘지 무게가 느껴진다. 고수의 내공에서 느껴지는 무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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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들을 만나다 | 인문/사회/역사 2009-11-1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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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슈퍼 글로벌 리더가 세상을 움직인다

이미숙 저
김영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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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저자가 문화일보 기자생활을 하면서 10년가까이 작성했던 인터뷰 기사들을 모아 출판한 것이다. 물론 저자가 작성한 모든 인터뷰 기사를 모아놓을 수는 없고 그 중 일부를 재수록한 것이지만 저자에 따르면 대부분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인터뷰였다고 한다.

 

이책의 내용은 이책에 인쇄되어 있는 선전문구와 달리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취미가 무엇인가 같은 내용 정도는 나오지만) 그들이 성공한 비결과 같은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러한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세계정치와 경제에 대한 감각이 있는 기자가 듣고 싶어할 내용은 그들이 세계를 어떻게 보는가이다. 사실 그러한 명사들이 유명해진 것은 그들의 식견 때문이고 그러한 식견을 들는다는 것이 이책의 가치가 될 것이다.

그리고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책에는 그런 그들의 식견을 아는 것으로는 어느정도 가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책은 몇가지 문제가 있다.

 

인터뷰도 기사이기 때문에 그 인터뷰를 할 시점의 관심사가 인터뷰의 포커스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수의 기사는 인터뷰가 행해졌던 시점의 국제정치적 사안이나 피 인터뷰어가 그 시점에서 출판한 책에 관한 것이라든가 하는 이벤트들이 기사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다시 말해 지금 와서 읽으면 사료로서 가치는 있을 지 몰라도 흘러간 옛날 이야기가 되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저자도 그런 문제를 알기 때문에 게재되었던 기사 이외에 지면상 빠졌던 인터뷰 내용을 동원한다든가 그 후 변한 사정을 기술한다든가 인터뷰 기사에선 다루지 않은 배경적 설명들을 보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외에도 몇가지 거슬리는 점들이 있다.

 

 이책의  원고가 되는 기사들은 국내 일간지에 실리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독자를 의식해 한국문제 전문가도 아닌 사람에게 한국에 관한 견해를 물을 수 밖에 없고 세계에선 한국보다 더 인기가 있는(물론 악명때문이지만) 북한에 대한 견해를 물을 수 밖에 없다.

 

이 정도는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터뷰를 하는 매체가 한국언론이라는 것을 알면 어느 정도 그에 대한 준비를 하게 마련이니까.

 

그러나 그런 사소한 문제를 넘어 이책을 읽는 목적인 세계화 구체적으로는 지금도 진행형으로 세계의 가장 큰 아젠다라 할 수 있는 세계화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생각을 듣는다는 점에서 이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가?

 

솔직히 책을 덮고 나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이상으로 무엇을 얻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물론 개인적으로 글로벌주의의 대표적 매체인 The Economist를 읽어왔기 때문에 이책에서 언급되는 아이디어들이 낯선 것이 아니라는 점도 있을 것이지만 인터뷰 형식의 한계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신문의 지면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인터뷰 시간이라는게 한 시간이 되지 않는다는 점 등 제약 조건에서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오기 힘들다. 인터뷰에서 제시되는 이야기는 논문의 앱스랙트만도 못한 것이 사실이다. 즉 결론만 있고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추론은 제거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인터뷰의 한계를, 이책의 한계를 알고 이책을 본다면 이책은 나름의 가치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앞에서 다루는 세계화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견해보다는 뒤에서 다루어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 가령 미국 68세대 리더, 쿠바에서 스페인으로 망명한 저널리스트, 유니세프 사무총장 등과 같은 사람들의 인터뷰가 더 재미있었다. 그들의 삶을 들으면서 68세대의 좌절과 쿠북한보다는 나은 쿠바 그러나 역시 암울한 쿠바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외에도 네오콘의 대부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왜 리버럴에서 네오콘이 되었는가를 알게 되었다는 것도 성과였다.

 

다시말해 이책의 편집의도와는 달리 세계화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다기 보다는 인터뷰한 사람들의 삶의 과정을 엿보면서 사람이 사는 모습의 다양성을 느꼈다는 것이 더 성과였다.

 

그리고 이책이 인터뷰한 상당수의 사람들이 저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읽어볼만한 책 리스트를 갖게 되었다는 것도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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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문인 열전 | 예술/문학/여행 2009-11-1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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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천하를 얻은 글재주

류소천 저/박성희 역
북스넛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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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권부분에 적힌 이책의 원제는 품중국문인 1권이다. 品자는 평가한다는 의미로 쓰이니 중국문인평전 1 정도로 번역이 되겠다. 이책에선 전국시대의 굴원에서 송의 건국 직전까지 저자가 선택한 문인들을 평전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번역서의 제목인 천하를 얻은 글재주가 틀린 것은 아니다. 이책의 저자가 선정한 문인들은 자신의 글재주로 살아 생전 세상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남긴 글로 후세의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으니 천하를 얻은 글재주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책에서 다루는 사람들 중 어용시인의 길을 걸은 한나라의 사마상여를 제외하고는 모두 당대에 뜻을 펴지 못하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사람들이다.

저자가 가장 사랑하는 유형의 문인은 굴원과 사마천으로 보인다.

책의 처음을 열고 있는 굴원은 쓰러져가는 초나라를 개혁해 진나라로부터 지키려 했지만 무능한 왕과 정적들의 견제를 당한 좌절한 정치가였다. 결국 그는 수도가 함락당해 불태워졌을 때 강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사마천도 모두가 취했을 때 홀로 깨어있어 죽어야 했던 굴원처럼 한무제의 폭정에 무력했지만 현실에 저항할 수 없는 분노를 사기라는 걸작으로 남기고 죽었다.

저자가 생각하는 중국 역대 문인의 이상형은 이렇듯 그들의 문학과 천하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글을 안다는 것 지식인이라는 것이 곧 정치행위로 연결되었던 중국에서 그러한 문인은 사대부들의 이상이기도 했다. 이책에 소개된 죽림칠현의 일원인 혜강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하겠다.

그 이후에 다루어지는 도연명이나 이백, 두보, 백거이는 굴원과 사마천과 같은 스케일을 갖지는 않는다. 저자는 그에 대해선 별 언급이 없다. 그들이 정치의 핵심부에 있지도 않았고 권력의 주변부에 있던 사람들이었기 그렇기도 하지만 대귀족에서 중소지주로 지배계급이 넘어갔던 중국사의 흐름과 맞물려 중국문학의 흐름이 점점 개인화되어 갔던 흐름을 반영하지 않나 짐작해본다.

일단 저자가 이책에서 제시하는 문인의 유형은 이와 같이 두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고 하겠다. 그 두부류의 문인들에 대해 저자는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삶을 추구했으며 어떤 경험을 했는가를 보여주면서 그들이 쓴 작품들을 그들 삶의 괘적을 따라 소개하는 형식으로 이책을 진행한다.

일반적인 문인평전의 형식이다. 그렇다면 이책은 많고 많은 평전 중에서 얼마나 가치가 있는 책일까?

그에 대해 말하기 전에 개인적인 사정을 먼저 말해두는 것이 나을 것같다. 개인적으로 한시를 읽을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이책에 인용된 시들을 이해할 능력은 없다. 그냥 옆에 번역된 것을 보면서 그런가보다 할 뿐이니 그들이 왜 위대한 시인인지 느끼기는 힘들다. 학교에서 배웠던 것처럼 한시는 나름의 형식이 있고 그 형식을 느끼고 리듬을 느낄 줄 알아야 한시를 즐기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용된 한시를 감상할 능력이 없더라도 이책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다. 우선 이책은 옛날을 살다간, 이름은 들어봤지만 어떤 사람인지는 몰랐던 사람들에 대해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이름만 아는 수준을 넘는 인물은 이책에서 굴원이나 사마천, 이백, 두보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책을 보면서 이름만 들어보았던 또는 이름도 이책에서 처음 본 시인들에 대해 아 그런 사람이 살았었구나 하는 말이 나오도록 이책은 쓰여져 있다. 

다시 말해 앞에서 언급한 굴원이나 사마천은 물론 다른 문인들에 대해서도 그들의 삶의 사건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그런 작품을 썼는지 작품 뒤에 숨은 사람을 느낄 수 있는 정도까지 이책은 쓰여져 있다. 한권에 여러명을 그정도로 다루기에는 오히려 적은 분량에 이름만 들어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가를 알 수 있을 정도까지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이책은 여러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당시 나름 지배계층으로 살았던 사람들에게 민중에 대한 애정을 강요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봉건적 가치를 살았다고 지금의 기준을 견강부회해 형가하는 식의 대목들이 눈에 밟힌다. 그것도 자신이 들이민 기준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결정적으로 거부감이 든 것은 이것이지만 그외에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그런 원인으로 짐작되는 것은 문화혁명 이후 초토화된 중국의 지식인 사회가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했고 전체적으로 중국 지식인들의 의식수준이 열악한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건 이책의 의도인 중국문인들에 대한 입문서로서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나름 충분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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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문화사 | 예술/문학/여행 2009-11-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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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색의 유혹 1

에바 헬러 저
예담 | 200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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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대표적인 컬러 13가지(원색인 적 청 황/ 무채색 흑 백 / 2차색 녹 주황 보라 분홍/ 그리고 금 은 갈색)을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관한 책이다.

컬러의 의미는 물리적 속성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과 인간이 오랜 시간을 통해 축적한 자연적 경험에 의해 축적한 의미 그리고 사회적으로 결정된 의미가 중층적으로 겹쳐져 만들어진다.

이책은 컬러에 관해 사람들이 부여하는 의미를 여론조사를 이용한 자료와 함께 역사적으로 그 컬러에 부여되었던 의미, 그리고 미술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그리고 물리적 속성에 따라 결정된 의미 등 컬러에 관한 현재적 의미와 역사적 의미를 종합해 보여주고 있다.

가령 이책의 시작으로 선정된 청색은 여론조사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꼽았기 때문이며 원색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파랑에 부여하는 의미는 신뢰 정직 차분함 등이다. 대체로 긍정적인 의미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것이 목적인 비즈니스 슈트의 색으로 선호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는 청색이 하늘의 색이라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며 청색이 물리적 파장 때문에 차가운 색으로 가라앉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청색의 의미는 그렇게 객관적인 물리적 성질에서 바로 연역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런 것만으로는 청색이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유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선 기본색으로 5가지를 꼽았는데 거기에 청색 대신 녹색이 들어가 있다. 가장 중요한 색으로 꼽았던 것은 노란색이다. 그리고 노란색은 인도에서도 가장 중요한 색으로 보았다. 그러나 유럽에서 노란색은 거의 무시당하는 색이다. 즉 색의 중요성과 시대적 유행은 문화적 사회적으로 결정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책은 13가지 대표적인 컬러에 대해 현재 세계의 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유럽문화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를 먼저 여론조사의 결과를 나열하면서 보여주고 역사적으로도 그러했는지 그리고 아니었다면 왜 ㄱ랬는지를 사회적으로 그리고 (염료의 가격과 같은) 경제적 이유나 정치적 종교적 이유등으로 설명해 나간다. 그리고 챕터의 끝 쯤에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다른 문화권에서 색에 완전히 다른 의미를 부여했는 경우 그런 사례를 설명하고 그 이유를 역시 설명하고 있다.

평가

그러면 이책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 컬러에 관한 책을 여러권 보았지만 이책만큼 포괄적이고 깊이있는 책은 본 적이 없다. 이책처럼 객관적인 여론조사를 기초로 색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책도 없었고 단지 작위적으로 컬러에 대해 단정할 뿐이다. 더더군다나 역사적으로 색의 역사를 추적해나가는 경우는 아예 본 적도 없다.

물론 컬러에 관한 책들을 보았다면 짐작할 수 있듯이 이책의 체제 역시 나열식이 될 수 밖에 없다. 색에 대해 인간이 부여하는 의미는 작위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거기에 어떤 객관적 근거를 부여하기도 힘들고 그렇기 때문에 색채 의미론에 체계를 부여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한계를 인정한다면 색의 의미론에 관한 책으로서 이책은 거의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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