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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 실패한 혁명 | 인문/사회/역사 2010-03-18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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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잊혀진 사람

애미티 슐래스 저/위선주 역
리더스북 | 201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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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에서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국에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낸 사람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책의 저자는 루즈벨트는 혁명을 막아낸 것이 아니라 혁명을 일으키려 했다고 말한다.

1차대전 이전의 세계는 지금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세계화가 진행되었었다. 철도와 증기선, 전신, 전화로 세계가 연결되면서 교통과 통신의 비용은 획기적으로 낮아졌고 빨라졌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묶이면서 지난 한세대동안 우리가 보아온 것처럼 그 시절의 세계화도 상상할 수 없었던 부를 낳았고 세계는 번영했다.

그러나 지금의 세계화가 그렇듯이 그 시절의 세계화 역시 양극화라는 문제를 키웠고 우리가 느끼고 있듯이 사회의 대다수가 ‘잊혀진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1차대전 직전 독일과 영국에서 사민당과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복지국가 모델을 실험하는 체제내 개혁이 있었고 1차대전 후에는 소련이 성립되고 헝가리를 비롯한 중유럽에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고 독일에선 스파르타쿠스 반란이 일어났다.

광란의 20년대로 불리게 된 1920년대의 번영은 그러한 계급갈등을 잊혀지게 했다. 그러나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되면서 다시 계급갈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보통 우리가 뉴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계급갈등이 혁명으로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루즈벨트가 생각한 뉴딜은 계급투쟁을 막기 위한 양보가 아니라 바로 계급투쟁이었다고 말한다.

대공황 이전에 대다수이면서 발언권이 없었던 노동자와 농민이 잊혀진 사람이었다면 루즈벨트가 집권한 1930년대에 잊혀진 사람은 자본가였고 부자들이었다는 것이다. 루즈벨트는 돈이 많다는 것 자체가 죄라는 식으로 부자들을 공격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뉴딜은 구호에 불과했다. 뉴딜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는 애매모호했다. 지금 우리가 아는 상식은 뉴딜을 케인즈주의의 실행이었다고 알고 잇지만 실제 역사를 보면 르즈벨트는 적자재정을 혐오하는 사람이엇다. 적자재정은 정부의 책임과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불황이 장기화된다는 것은 케인즈가 말하지 않아도 당시 이해되고잇던 논리엿다. 루즈벨트의 전임자인 후버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어디서 수요를 만들 것인가? 소비자의 주머니를 채우면 된다. 월급을 많이 주면 된다고 생각한 후버는 불황인데도 기업들이 노동자에게 임금을 인상해주도록 강제했다. 그러나 불황에 월급을 많이 주면 회사의 이익이 줄어든다. 그리고 경쟁을 할 수 없게 되고 가격을 내릴 수도 없게 된다. 소비자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되면서 소비는 늘지 않는다. 간단한 논리이다. 그리고 그 단순한 논리에 따라 많은 회사들이 파산했다. 그러나 후버와 루즈벨트는 그 논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저자는 루즈벨트의 뉴딜의 본질은 유효수요을 늘린다는 케인즈주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루즈벨트가 하려고 했던 것은 정부와 민간부문이 경쟁하는 것이었고 민간부문을 정부가 대신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루즈벨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델은 당시 소련에서 실험되고 잇었던 집산주의 모델, 정부가 생산을 계획, 통제하는 모델이었다. 루즈벨트의 브레인들은 20년대에 소련시찰단에 참가했던 좌파지식인들이었고 그 브레인들과 루즈벨트의 생각은 비슷했다고 저자는 암시한다.

그 예로 저자는 불황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경기회복을 주도할 수 있었던 전력산업(유틸리티)과 루즈벨트의 전쟁을 예로 든다. 널리 알려진 TVA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댐은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했다. TVA는 민간전력회사와 경쟁관계에 뛰어들었고 결국 민간업체를 공격해 그들을 흡수한다.

그리고 온갖 종류의 반시장적인 규제가 쏟아져 나왔다. 가령 이책에 소개된 가금류 시장에 대한 규제를 예로 들면 디플레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가격경쟁을 제한하면서 중소상인들이 경쟁력을 잃어 파산하도록 몰아갔고 임금을 인상하도록 압박하면서 고용을 줄이도록 몰아갔다.

결국 그러한 반시장적인 정책은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면서 불황을 장기화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세수가 줄 수 밖에 없었다. 부족한 세수를 늘리기 위해 세율이 올라가 회사 수익의 3/4을 가져갔다. 기업의 이익은 리스크에 대한 보상이다. 그런데 실패하면 손해는 자기 몫이고 성공하면 자기 몫은 1/4 밖에 안된다면 누가 의욕이 나겠는가?

당연히 투자가 줄었다. 자본의 파업이 시작된 것이다. 루즈벨트는 더 황당한 조치를 내놓는다. 기업의 내부유보금에 대해 78%의 세금을 거두어 세수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돈을 빼앗으면 직원 월급은 어떻게 줄것이며 투자는 어떻게 하는가? 당연히 기업활동은 위축되엇고 고용은 늘지 않았다 오히려 악화되었다.

1930년대 미국인들은 20년대의 번영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버렸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루즈벨트가 부자들에 대해 벌인 내전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을 구한 것은 나라 밖의 전쟁인 2차대전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라 밖에 전쟁을 하면서 나라 안에서 전쟁을 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10년가까이 불황을 장기화하면서 뉴딜에 대한 지지는 바닥을 기고 있었기 때문에 루즈벨트로서도 자신의 전쟁을 끝낼 때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이상이 이책의 논지를 요약해본 것이다. 사실 저자의 논지는 엉뚱한 것은 아니다. 케인즈주의가 정당성을 상실한 70년대부터 뉴딜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었고 저자의 논지와 같은 주장이 제기되어 왔었다. 뉴딜은 대공황에서 미국을 구한 것이 아니라 대공황을 더 장기화하고 악화시켰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뉴딜의 반시장적인 개입주의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책은 그러한 주장을 이어받고 있다. 새삼스러울 것은 없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책의 가치는 왜 그런 반시장적인 개입주의가 나오게 되었는가?란 질문에 대한 답에 있다. 저자는 20년대 미국에서 별종으로 취급되며 소외되었던 좌파지식인들의 계보를 추적하면서 그들이 루즈벨트의 브레인트러스트로 들어가 어떻게 정책을 생각했고 어떻게 정책을 내놓았는가를 추적한다.

그들은 소련이란 선례를 따라 하려 했다고 이책은 말한다. 집단농장과 같은 실험을 한 것이 좋은 예이다. 그러나 소련에서 공산주의 실험 자체가 그렇듯이 선례가 없는 일이었기에 좌충우돌할 수 밖에 없었고 몽상가들의 어설픈 장난에 불과하게 된 과정과 결과들은 이책은 보여준다.

모든 혁명이 그렇듯이 뉴딜 역시 어설픈 이상에서 시작했기에 현실과 충돌해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고 이책의 저자는 말하는 것이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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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투자 핸드북 | 경제경영 2010-03-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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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떠오르는 베트남

강문경 저
비즈니스맵 | 201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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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베트남에 투자하려는 사람을 위한 입문서이다.

손안에 들어오는 핸드북 사이즈의 이책에는 베트남의 증시역사부터 시작해 계좌개설하는 법, 주거래 증권사, 은행을 선택하는 법, 주식의 종류, 채권투자에 관한 기초지식, 산업구성과 추천종목 등 베트남 투자에 대해 알아야할 기초적인 지식들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초적인 지식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이책에는 시장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은 찾기가 힘들다. 그러나 깊이있는 분석을 쓰고 싶어도 쓰기가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베트남의 증시역사 자체가 너무도 짧고 시시각각으로 상전벽해로 변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책에 따르면 베트남에 증시가 개장된 것은 2000년부터이며 본격적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외국인들이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이다. 그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지수가 1000을 넘어설 정도까지 올라갔다. 대단히 역동적인 시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시장의 역동성만 보고 투자하기에는 조심스러운 것이 베트남 시장으로 보인다. 이책에 따르면 베트남 경제의 특징은 청장년층의 인구비중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장기적인 성장성은 무한하다. 그리고 이체 막 초기단계를 넘어 성장단계로 진입한 경제이기 때문에 얼마나 더 성장할지는 알 수없다.

그러나 그런 성장전망이 너무 일찍 반영되어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책에 따르면 베트남 주가는 지나치게 고평가되어있다. PER이 수백에 이르니 말이다. 거기다 경제규모는 한국의 1/10에 불과하고 그 작은 규모에서도 주가총액의 규모는 또 1/10이다. 보통 선진국과 한국의 경우 주식시장의 규모가 GDP의 1배는 넘는 것이 보통이니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다.

경제 자체가 연 8% 이상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는 밝다. 그러나 인플레가 높고 이자율이 10%대로 높으며 환율이 불안정하기에 불안정성이 높다. 게다가 베트남 증시를 움직이는 손은 여유돈을 가지고 있는 소수들이기 때문에 규모 자체가 작고 한국인들과 기질이 비슷하게 냄비성 기질이기 때문에 증시의 진폭이 크다. 전체적으로 베트남의 분위기는 한국의 70년대에 2000년대를 섞어놓은 것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외에도 이책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여러가지이다. 성장기의 경제이기 때문에 철강, 시멘트, 전력과 같은 인프라 산업이 유망하고 산유국이며 고무산지인 만큼 원자재주도 유망하다는 것과 같은 내용이다.

그러나 이책에서 중심을 두어야 할 것은 베트남 경제와 증시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잡는 것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책의 내용은 얕다. 그러나 베트남 투자에 관한 책 자체가 많지 않고 올해 나온 책은 더더군다나 적다는 점에서 그리고 다른 대안이 있더라도 이책보다 내용이 좋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이책 이외에는 뚜렷한 대안은 없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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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개인의 시대를 위하여 | 경제경영 2010-03-17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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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불안한 번영

이찬근 저
부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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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한국경제에 대해 쓴 책치고 제대로 아니 품질이 제대로 된 것을 못봤다.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면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입장의 품질 때문인 것같다.

경제현실에 대해 쓰려면 불가피하게 입장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공적영역에 유행하는 담론들이라는게 구닥다리다. 서구의 기준으로보자면 70년대 이전에나 유효한 논리를 21세기에 써먹으려니 현실과 맞지 않고 현실과 맞지 않는 프레임에 현실을 우겨넣으려니 품질에 문제가 생긴다.

그런 류의 입장 중 하나가 이책의 저자가 버린 한국의 좌파 그중에서도 좀 세련되었다고 할 수 있는 사민주의 입장이랄 수 있다.

저자는 한때 한국이 나아갈 방향으로 사민주의를 주장했었다고 서문에서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모델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책은 그러한 좌파의 입장에서 세계화론자 정확히는 세계화 불가피론자로 전향하게 된 저자 나름의 합리화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왜 한국의 좌파들이 비현실적일 수 밖에 없는가를 에필로그에서 지적한다. 한국의 좌파들이 의지하는 담론에 중심 개념인 민주주의, 공동체, 국가, 노동이라는 것들이 세계화의 파괴력 앞에서 무너져 내렸다는 것이다. 좌파의 담론에 등장하는 그 개념들은 어디까지나 세계화 이전의 70년대 이전의 세계에서나 유효할 수 있는 개념들일 뿐이다. 지금은 현실이 아닌 흘러간 역사일 뿐이다는 것이다.

사민주의는 역사적으로 실재한 시스템이다. 1차대전 직전 영국과 독일에서 시작되었고 2차대전 이후 서구에서 주도적인 모델이 되었다. 그러나 그 모델이 유효할 수 있는 환경은 어디까지나 폐쇄된 경제의 일국 경제에서나 유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화로 자본의 이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유효할 수 없는 모델이다.

그러나 70년대 오일쇼크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사민주의 모델, 주류경제학의 용어로는 케인즈주의, 조절학파의 용어로 하자면 포디즘 모델은 파산햇다. 그리고 대체이념으로 나온 것이 신자유주의 또는 워싱턴 컨센서스라 불리는 이념이다. 저자는 지금의 세계화를 시동하게 한 것은 바로 이념이었다고 말한다.

시장의 실패보다 국가의 실패가 더 나쁘다고 말하는 신자유주의의 이념은 시장의 효율과 사회의 형평의 균형을 추구하던 케인즈주의 모델을 부수었다. 장기불황의 비참함에서 사람들은 경제의 엔진을 돌려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꼈고 시장의 효율성을 우선한다는 합의를 이끈 것이다.

이후 탈규제, 민영화로 대표되는 흐름이 레이건과 대처에 의해 시동되었다. 그리고 세계화의 시작은 금융의 자유화부터였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은행은 따분한 직장이었다. 영업은 주의 일부지역에만 할 수 있었기에 2만개나 되는 은행이 있었고 예대금리의 제한을 받았으니 경쟁도 치열하지 않았다. 금융자본의 비대화로 인해 생긴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대공황을 촉발했다는 반성에서 금융산업을 과도하게 규제한 결과였다.

그러나 금융업의 탈규제가 시작되면서 미국의 회생이 시작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월스트리트의 주도로 산업의 구조조정이 시작되었고 벤처캐피털과 같이 신성장동력을 키워낼 수 있었으며 세계각지로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었고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경제가 클 수 있게 자본을 댈 수 있었다. 저자는 지금의 세계화는 미국의 금융자본이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세계화의 부작용으로 양극화가 지적되고 잇듯이 세계화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그리고 세계화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부를 만들었지만 그 부는 종속이론에서 언급했던 부등가 교환에 기초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바로 가치 이하로 임금을 받는 중국 등의 저임노동력이 그 근원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수출은 중국의 고도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그 수출의 절대다수는 글로벌 기업들이 하는 것이다. 미국에 중국이 수출하는 물량의 반 이상은 미국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임금만 주고 상품을 만들면서 미국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은 막대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미국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 노동자가 중국 노동자와 경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쟁은 임금상승률을 생산성 증가 이하로 묶었고 양극화로 이어졋다. 저자는 프리드먼의 평평한 세계의 진실은 바로 이것이라 말한다.

양극화는 우리가 보고 있듯이 사회를 분열시켜 공동체를 무력화시킨다. 그러나 국가는 마땅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양극화를 시정하기 위해 임금을 올린다든가 기업의 이윤에서 세금을 더 거둬 분배를 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기업으로선 죽으라는 말이기에 다른 유리한 나라로 떠나라는 말이 된다. 결국 민주주의도 국가도 노동도 무력화된다.

그러나 세계화가 이런 파괴적인 결과만 낳은 것은 아니다. 세계화를 미국보다 더 지지하는 나라는 부등가 교환 시스템에서 을의 위치인 중국과 인도이다. 그들은 세계화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누릴 수 없는 성장을 이루었고 거기서 막대한 혜택을 보고 잇다. 사실 세계화로 그 어느 때보다 세계의 빈곤은 감소했다.

세계화가 유지되고 가속화된 것은 이런 상호의존성 때문이다. 세계화에 참여하는 것이 참여하지 않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이 유리한 것이다. 세계화에서 소외된 북한과 버마를 보라.

그렇다면 양극화와 같은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대안은 많지 않다. 저자는 프리드먼이 말한 것처럼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말하는 것처럼 교육만이 대안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이 세계화를 주도할 수 있는 것은 세계화에서 가장 혜택을 크게 누리는 문제해결형의 지식노동자가 20%나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세계화에서 블루컬러의 몫은 적다. 선진국이든 중국이나 방글라데시등 공장노동자의 수준은 평준화되어 간다. 서비스업도 대우가 좋지는 않다. 세계화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혁신을 만들어 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성을 가진 지식노동자이다.

이런 세계에서 대안은 그런 지식노동자를 최대한 많이 키워내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의 나아갈 방향이며 다른 대안은 없다고 말한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사실 이책의 내용은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세계화에 대한 주류입장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은 돋보인다.

우선 이책은 저자가 자신의 전향 이후 나름의 입장을 재정립하는 과정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이책의 논의는 주로 세계화에 대한 기존 논의들을 요약하면서 저자 나름으로 해석해나가는 식으로 되어 잇다. 저자의 지적 방황을 모아 책으로 정리하는 것이라 보면 맞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책은 다른 한국의 저자들이 쓴 책들과는 다른 지적 긴장감이 있다. 그리고 그 지적 긴장감의 밑에는 한국의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고 한국의 진로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관한 모색이 있다.

물론 이책은 세계화에 대한 교과서라 할 수 있는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처럼 발로 뛰면서 쓴 책이 아니다. 이책의 모색은 현장보다는 종이 위에서의 책상에서의 모색이다. 그러나 이책은 현실감각이 있다. 그 현실감각은 바로 저자의 고민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 고민은 한국의 현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기에 이책은 단순한 문헌의 요약이 가질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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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미래 | 경제경영 2010-03-1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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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계는 평평하지 않다

데이비드 스믹 저/이영준 역/현대경제연구원 감역
비즈니스맵 | 200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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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정서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불안감’이다. 지난 한세대 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의 부를 만들고 빈곤의 규모를 줄여왔던 세계화가 좌초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1970년대로 세계가 퇴화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이책을 주제라 할 수 있다.

저자가 ‘흉악한 70년대(Ugly ‘70s)’라 부르는 그 시절을 지배했던 것은 절망과 무기력이었다. 불황인데도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대공황 이후 한 시대는 끝났다. 세계가 방향을 잃고 헤맬 때 다시 대공황 이전의 세계화로, 자유주의가 지배하던 번영의 시절로 세계는 방향을 틀었고 이후 레이건과 클린턴을 거치면서 세계화는 한세기전 세계가 그러햇듯이 거대한 부를 낳았고 빈곤을 감소시켰다. 그러나 그 좋은 시절은 지나간 호시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저자는 불안해한다.

세계화가 가능했던 것은 대공황 이전처럼 무역과 금융의 힘을 풀었기 때문이었다. 상품과 자본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면서 세계는 하나로 묶였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로 묶인 세계를 지탱하는 축은 금융의 미국과 생산의 (80년대에는 일본) 중국과 아시아이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잘 알고 지내던 그린스펀 전 의장이 미국의 경제를 수수께끼라고 말한 것을 예로 든다. 재정적자와 경상적자가 천문학적인데도 이자율은 낮고 실업률은 경제이론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낮은데 인플레는 낮다. 경제이론으로는 수수께끼일 수 밖에 없다.

저자는 그런 수수께끼가 가능한 것은 세계화 때문이었고 그 세계화를 떠받치는 미국의 금융산업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미국이 거대한 적자를 쌓는데도 경제가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그 적자를 다시 미국에 투자하는 아시아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아시아국가들이 미국에서 번 돈을 다시 미국에 빌려주는 이유는 미국이 불쌍해서도 아니고 그돈으로 다시 그들의 상품을 살 돈을 빌려주려는 의도에서도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유는 단 하나 미국의 금융산업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엇다는 것이다.

거대한 흑자를 만들면서 아시아국가들은 과잉저축을 쌓아올렸다. 그러나 국내에선 그 저축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 갈 곳없는 돈에게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최상의 목적지가 되어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러한 자본순환이 좌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이유는 여러가지이다.

우선 저자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위험할 정도로 높아졌다고 말한다. 위기의 원인이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기껏해야 2천에서 4천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 수백배에 달하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규모에 비하면 새발의 피이다. 그러나 그것이 시스템을 타고 증권화되고 구조화되면서 키워진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은 시스템의 투명성과 신뢰를 건드렸고 그것이 이번 위기의 원인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시스템의 투명성과 신뢰를 다시 세우는 것이 우선과제이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규제 시스템을 개혁해야 하지만 자칫 규제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역동성이 홰손되기가 쉽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그리고 그렇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이유로 포퓰리즘적으로 변해가는 정치가들을 저자는 우려하고 있다.

지금의 중년층들은 70년대의 암울함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은 세계화로 세계경제가 번영하는 시절만 기억한다. 그러나 그 세계화가 왜 시작되었는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계화의 시작은 70년대의 그 암울한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에서 시작되었고 그 시절의 비참함을 기억하는 (그리고 대공황까지 겪어본) 레이건과 클린턴과 같은 리더들과 함께였다.

세계화는 그후 25년동안 전례없는 번영을 가져왔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양극화가 일어났고 갈수록 심화되어간다. 그리고 삶은 프리드먼이 말하는 평평한 세계에서 치뤄야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 때문에 갈수록 불안정해진다.

그러한 정서를 등에 업고 반세계화를 떠드는 정치인이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그들은 왜 세계화가 시작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그들이 부수려는 세계화가 사라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책임질 생각도 없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라고 저자는 걱정한다. 미국의 쌓여가는 쌍둥이적자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서 더욱 악화될 것이다. 그럴 때도 과연 미국에 아시아의 과잉저축이 쏟아져 들어올까? 금융시스템의 효율성이란 매력도 한계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계화를 떠받치는 금융의 미국이 휘청거릴 가능성만큼 생산의 중국이 휘청일 가능성 역시 높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밖에서 볼 때 중국의 위업은 대단하다. 그러나 중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중국이 더 전진할 수 있을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을 요약해본 것이다. 물론 이러한 내용은 이책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80년대부터 세계각국의 중앙은행 관계자, 경제관료, 월스트리트의 금융인, 정치인들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온 저자의 경력은 이책을 다른 책들과는 다른 수준의 것으로 만들고 잇다. 이책에는 화려한 통계가 등장하지 않는다. 수리모델도 없다. 단지 저자가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내부에서 자신이 몸으로 겪었던 일들을 말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할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저자의 경력 때문에 이책의 논리는 생생하다. 그리고 힘이 있다.

저자가 우려하는 대로 세계화가 끝나버릴지 두고 봐야 알 일이다. 저자도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은 물론 아니며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불안한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세계화, 그리고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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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도시를 걷다 | 인문/사회/역사 2010-03-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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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시심리학

하지현 저
해냄 | 200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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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그리 큰 기대를 하고 본 것은 아니다. 목차를 보니 왜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같은 간접적 매체가 유행하는가로 시작해 폭탄주를 왜 마시게 되나 왜 광신도가 이렇게 많으냐? 스타벅스 커피가 왜 유행하는가 그러면서 커피믹스는 여전히 왜 잘 팔리나 왜 조폭을 싫어하면서 느와르에는 열광하는가 같은 누구나 궁금해하면서 한번쯤 썰을 풀어봤을 주제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이책의 저자는 그런 심심풀이 잡담의 소재들에 현직 정신과의사로서 나름 설득력있는 설명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왜 와인이 유행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하면서 예전처럼 먹고 죽자는 식의 폭음문화가 유지되기에는 삶이 팍팍해졌다는 것이다. 언제 떨려나갈지 모를 직장에서 단합을 위해 몸을 버려가며 희생하기 힘들어졌다. 그러면서 술을 같이 마신다는 의미는 가질 수 있는 술을 찾다보니 와인이 뜨게된 것이다. 그러면서 이것이 정착되면서 남자들의 장난감이 되어 와인에 대해 깊게 파고드는 취미의 영역이 된 것이다.

상식적이다. 그리 어렵지 않은 설명이다. 대단한 이론이 전제된 것도 아니다. 나도 할법한 설명이다. 이런 생각들이 들 것이다. 물론 그렇다. 이책은 그런 소소한 현상들에 대해 상식적인 설명들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볍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그런 쉬운 설명에는 저자의 정신과의사로서의 경력이 녹아있기에 쉽고 설득력이 있기도 하다. 간간히 쉽게 상식적인 설명만으로 부족할 때 심리학 이론들이 쉽게 요약되어 제시되기도 한다. 물론 이책은 그리 깊이가 있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잡담에 활용해볼 수 있을 만한 소소한 주제들로 그리고 주변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면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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