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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혁명의 시대 | 경제경영 2010-09-0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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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내용은 잡다하다. 내용 간에 상호연관성이 크고 전체적으로 스토리라인을 만들어 흐르기는 하지만 하나 하나의 챕터들은 수미일관하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식으로 흐르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신문의 특집기사 분량에 글의 스타일도 그런, 개성이 강한 챕터들이 모여 모자이크를 만들면서 큰 그림을 만드는 방식이라 보면 된다.

그러면 이책이 그리려는 모자이크는 무엇인가? 그것은 미디어 생태계이다. 미디어 생태계는 2000년대 인터넷 혁명, 그리고 2010년대에는 모바일 혁명을 겪고 있다. 그리고 두번의 혁명을 거치면서 생태계에 거주하는 업체들의 생존논리를 바꾸고 있다.

"기존 미디어의 전달 방식이 독자와 시청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一對多 방식의 放送(broadcating) 개념이었다면 인터넷 미디어는 이를 一對少 방식의 狹送(narrowcating)으로 바꿔 놨다. 스마트폰의 장점은 사용자가 누구인지 특히 위치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알수 있다는 엄청난 이점이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 대중화는 미디어를 사용자에게 콕 찍어 전달하는 多對多 방식의 点送(pointcasting) 시대로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책이 그리는 미디어 생태계의 그림이다. 미디어의 채널이 아무리 바뀌어도 미디어를 통해 보내지는 메시지 없이 즉 콘텐츠 없이 미디어는 성립되지 않는다.

'방송 방식'에서 협송, 점송 방식의 채널에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것이 이책이 다루는 업체들의 화두이다.

이책의 1부에선 미국과 유럽의 미디어 업체들이 새로운 채널 방식에 어떻게 적응하려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타임워너, 디즈니, 뉴스코프, 비방디 등과 같은 업체들은 미디어가 아무리 바뀌어도 결국은 콘텐츠가 왕이라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들 글로벌 그룹들은 방송, 인쇄, 인터넷의 거의 모든 채널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초점은 채널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채널을 통해 보내지는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채널 간의 차이가 약화되고 하나의 소스로 여러 채널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콘텐츠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2부에선 미디어 산업의 세계화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결론을 말하자면 비관적이라는 것이다. 미디어법 개정은 미디어산업의 세계화에 대응해 국내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국내 미디어 산업의 입장에서 미디어법은 생사의 문제였다.

미디어 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국내 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다는 것이다. 국내 미디어시장의 규모는 미국의 1/18이다.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은 2%대에 머문다. 규모의 차이가 크다보니 콘텐츠의 질도 열악할 수 밖에 없다. 국내 드라마 편당 제작비는 미국의 1/20이다.

미디어법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자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략적으로 악용되면서 미디어법은 오랜 시간을 끌었다. 통과되기는 했지만 단지 시작할 조건을 만들어졌을 뿐이다.

3부에선 모바일 혁명을 중심으로 다룬다. 그러나 모바일 생태계는 이제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1부와 2부에서 다루었던 인터넷 혁명이 미디어 생태계를 바꾸어 놓은 것과 같은 내용을 다룰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책에선 모바일 생태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가고 잇는지를 트위터, 애플, 노키아, 블랙베리, 삼성-LG 등의 업체들의 전략을 살펴보면 개관한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이책의 내용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긴 특집기사를 보는 것과 같은 성격으로 되어 있다. 신문보다는 지면의 여유가 많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더 깊이 있는 분석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다른 점이지만 신문의 특집기사를 읽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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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의 자화상: 좌절의 에토스 | 인문/사회/역사 2010-09-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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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한민국 컬처 코드

주창윤 저
21세기북스 | 201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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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전과 이후의 문화를 구분하는 가장 큰 라인은 미디어 권력의 이동이다.

미디어 없이 사회도 국가도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우리의 머리 속에는. 우리가 자신을 한국인이라 알고 바다 건너 일본이 있다고 아는 것은 TV에서 신문에서 확인하기 때문이다. 근대 국민국가가 미디어와 함께 시작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근대사회에서 미디어를 지배한 것은 물론 신문과 방송였고 사람들은 그런 매체가 공급하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인터넷은 정보의 흐름을 양방향으로 바꾸어 놓았고 사람들은 미디어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가 되었다.

저자들은 미디어 권력의 이동이 가능하게 한 2000년대 한국의 시대정신을 게릴라 정신과 놀이 정신이라 부르며 그 정신의 주체를 참여세대(또는 P세대)라 부른다.

저자들은 해방 이후 한국의 세대를 10년 단위로 끊어 전후세대, 4.19세대, 청년문화세대, 386세대, 신세대, 그리고 참여세대로 구분한다.

"P세대는 월드컵, 대선, 촛불시위 등을 거치면서 나타난 세대로 사회 전반에 걸친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는 세대이다." 제일기획의 참여세대에 대한 정의이다.

그러나 대학생이 주축이었던 이전 세대들과 달리 참여세대는 모호한 것이 특징이라 저자들은 지적한다. 이 세대는 10대 후반부터 30대까지 걸쳐져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 세대의 문화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참여세대를 규정하는 힘은 특정연령대의 공유된 경험이 아니라 인터넷이란 새로운 미디어가 열어 놓은 공간이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제일기획이 이 세대가 만들어지는 계기로 지적하는 월드컵, 대선, 촛불시위는 구체적으로 붉은 악마와 광장의 응원, 노사모와 같이 인터넷이 열어놓은 공간에서 일어난 이벤트였다. 인터넷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인 연령대가 모두 참여세대의 문화를 만들었다고 보아야 한다.

참여세대는 개인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이다. 이들은 인터넷이란 미디어가 주는 힘을 이용해 권위에 도전했다. 그들의 도전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었다. 이 세대를 만든 계기가 된 월드컵 응원도 노사모도 촛불집회도 어떤 동원력 있는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게릴라적인 움직임이 모여 거대한 흐름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흐름은 구 미디어가 대표하던 질서를 공격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인터넷이란 공간은 놀이의 공간이었다.

"광우병 촛불집회는 게릴라 특성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진지한 놀이로서의 문화도 만들어냈다. 촛불집회에서 게릴라적 싸움만 있었다면 그것은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의 저항은 투쟁이 아니라 놀이였다. 1987년 6월 항쟁은 독재타도를 외치며 광화문과 시청거리를 메웠지만 모두 투쟁에만 몰두했지 놀이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촛불집회는 게릴라로서의 놀이족, 놀이족으로서 게릴라의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였다."

참여세대에게 인터넷은 장난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터넷 게임, 블로그, 글 올리기와 댓글쓰기 모두 놀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러면 그들이 인터넷이란 장난감으로 갖고 논 것은 무엇인가? 저자들은 그들이 갖고 논 것들을 5가지 코드로 읽어낸다. 유목민 코드, 참여 코드, 몸 코드, 섹슈얼러티 코드, 역사적 상상력 코드.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갔을 때의 느낌은 우울하다. 몸짱, 야오이, 위버섹슈얼, 도피로서의 민족주의, 된장녀, 신상녀 등과 같은 말에서 느껴지는 것은 좌절의 에토스이다.

저자들은 고구려를 소재로 한 사극이 대대적으로 유행한 것을 특징적으로 말한다. 왜 하필 고구려인가? "우리 민족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 우리 민족이 세계의 중심이었던 시간" '주몽'의 제작의도에 나오는 말이다. 지금이 별볼일 없기에 잘 나가던 옛날을 소환하는 것이 아닌가?

저자들은 촛불시위에서 표출된 반미감정도 역시 고구려 민족주의의 이면일 뿐이라 말한다. 2000년대의 반미는 약자로서의 반감이다.

현실의 '우리'에 대한 욕구불만, 또는 좌절은 '나'의 차원에서의 좌절 때문에 있는 것이다. 몸짱 얼짱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외모에 대한 집착이 왜 있었을까? 보상심리가 아니었을까? 야오이는 왜 유행했는가? 왜 그렇게 소녀 소년 팀이 많은가? 로리를 원하기 때문이 아닌가? 현실에선 되지 않는 것을 이미지로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아닌가? 모두 현실에서 좌절된 욕망이 가상에서 충족되는 것들이 아닌가?

좌절은 분노를 낳는다. 그 분노는 미국을 향했고 기성정치질서로 향해 노사모가 되었다.

그러나 그 분노는 공적 대상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저자들은 개똥녀 사건이나 강사녀 사건에서 드러난 폭력성이나, 된장녀, 신상녀와 같은 여성을 지칭하는 말들에서 개인을 향해 분출된 분노를 읽는다.

물론 참여세대가 2000년대에 만들어낸 문화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대~한민국"이란 구호로 광장에 모였던 월드컵 응원은 그 시절의 꽃이었다. 그러나 그 시절을 돌아볼 때면 왜 그렇게 좌절과 분노가 지배적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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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진다고 분노하는 사람은 없다 | 수신/심리 2010-09-0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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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공피고아

장동인,이남훈 공저
쌤앤파커스 | 201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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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치가 그렇기 때문이다. 공자는 60에 귀에 거슬리는 것이 없게 되었다(耳順)고 했다. 살다보니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구나 알게 되고 허허 웃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노인의 지혜란 그런 것을 말한다.

이책은 지혜로워 지라고 말한다. 남 탓을 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라고(攻彼顧我) 말한다.

직장은 스트레스의 장이다. 하루에도 수십번 스트레스 쌓일 일이 널려 있다. 퇴근하면 어깨가 뭉쳐있고 몸은 무겁다. 일의 피로보다는 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큰 이유이다.

그러나 알고보면 해가 진다고 화를 낸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이책은 말한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 한다. 그러나 무엇을 알아달라는 말인가? 내 능력은 남달라서? 내가 한 일을 몰라줘서?

이책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분노하기 전에 내가 교만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라고 말한다. 당신은 능력이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세상이 능력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조직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것은 조직의 일은 한 사람만으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당신이 없어도 회사는 돌아간다. 알아달라고 하기 전에 당신은 자신을 정말로 필요한 사람으로 만들었었는지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했었는지 돌아보라고 이책은 말한다. 그리고 나를 중심으로 조직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직을 중심으로 나를 움직이면 당신은 정말로 필요한 사람으로 생각될 것이고 당신을 알아줄 것이다고 이책은 말한다.

배신감에 치를 떠는가? 남이 나를 배신했다고 분노하기 전에 나는 그 사람들에게 무슨 이익을 주었는가를 생각하라고 이책은 말한다. 어차피 인간관계는 이해관계이다. 단 맛이 안나면 떠나게 되어 잇다. 너무 각박한 말이라고? 그렇지 않은 죽마고우도 있고 가족도 있다고? 그런 관계도 이해관계이다. 나와 함께 있으면 이익이 있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다. 같이 잇으면 편안하다 즐겁다도 이해관계이라고 생각하면 사는 것이 더 편해진다고 이책은 말한다.

아무리 전에 대단한 것을 해주었더라도 지금 별 볼일이 없거나 앞으로 별 볼일이 없다고 생각하면 멀어지게 되어있는 것이 인간관계이다. 의리를 말하기 전에 자신의 가치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라고 이책은 말한다.

이책의 내용은 이런 식이다. 뻔한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지혜는 뻔한 말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뻔한 말이 상황에 맞게 말해질 때 지혜롭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책은 바로 그렇게 직장이란 환경에서 그런 누구나 아는 뻔한 말이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런가? 그러나 그런 책은 많지 않은가?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책은 아름답지 않은 현실을 아름다운 말로 가려버리는 책들과는 거리가 멀다.

위에서 언급한 겸손이나 배신과 의리에 대한 내용은 다른 책들이 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말을 하기 전에 직장의 현실에 대한 분명한 전제가 있다. 직장은 민주주의가 왕정사회라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잇지만 직장은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민주주의보다는 예전에 사라진 왕조국가와 더 가깝다.

회사가 민주주의라면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최대한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회사에서 동료나 부하에게 아무리 인기가 많아보았자이다. 물론 유능한 관리자로 여겨져 인사고과에 반영될 수는 있지만 정말 중요한 관계는 당신의 윗선이다. 윗선으로 올라갈 수록 더 많은 자원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책이 전제로 하는 것은 그런 조직의 현실이다. 이책이 말하는 덕목들은 윗사람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이지 만인을 전제로 한 도덕론이 아니다. 이책이 말하는 것은 윗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며 그 생각을 어떻게 읽어야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리고 내가 윗사람인 상황에서 아랫사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와 같이 상하관계에서 자리를 지키는 방법을 논하는 것이고 그 방법의 원칙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에선 왕조시대의 고사들이 예로 사용된다. 오히려 평등하지 않은 사회라는 것이 분명한 시대의 사례가 조직이란 사회의 생리를 더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책은 적나라하다. 위에서 겸손하라고 하는 것은 전략으로서이지 사람이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논리에서 말해지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이책은 실용주의자의 책이다. 어떤 도덕이든 도덕 자체로서가 아니라 그 효과로서 논해야 가치가 있는 자의 책이다.

이런 류의 직장이란 사회에서 생존술에 관한 책이 올해는 특별하게 쏟아진다. 살기가 팍팍해지면서 생존을 구체적으로 논하는 책이 많아졌다. 얼마 전에 리뷰한 랜덤에서 나온 '이 회사에서 나만 제정신이야?'도 그런 류의 책이다. 올해 나온 직장 생존술에 관한 책 중에서 이책은 그 책과 어깨를 겨룰 수준의 몇 안되는 책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책은 랜덤의 책과는 다른 책이다. 랜덤의 책은 직장 생존술 전반에 대한 것이라면 이책은 상하관계에서의 생존술에 특화된 책이다. 그리고 부사장 직책까지 오른 사람의 시야에서 상하관계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의 현실감각이 돋보인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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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중심 전략 | 경제경영 2010-09-0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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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로그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저/강지희 역
부즈펌 | 201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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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은 디자인 중심 전략이다. 디자인 중심 전략으로 유명한 회사는 애플이다. 스티브 잡스는 제품의 미적 가치를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애플의 초창기 제품인 애플II부터 애플에 복귀한 후 만든 아이맥, 아이폰의 경우 모두 먼저 제품의 디자인이 우선 제시되고 그 다음 제품의 설계가 시작된다.

 

이책의 저자는 애플의 초창기 시절 애플II의 디자인에 관여해 이후 매킨토시의 디자인 언어가 된 스노우 화이트 톤을 정립했다. 애플II의 디자인을 맡으면서 스티브 잡스는 독일에 있는 저자의 회사를 애플 본사 옆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고 이후 저자의 회사인 프로그는 본사를 독일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에 따르면 이후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중심 전략은 저자의 회사와 작업을 하면서 스티브 잡스가 배운 것이라 한다. 저자는 그 전략을 소니와 같은 일본업체와 작업하면서 배웠다고 말한다.

 

저자가 처음부터 디자인 중심 전략에 따라 작업한 것은 아니다. 2차대전이 끝나고 대학을 다닌 저자는 미술에 취미가 있었지만 밥 굶기 딱 좋다는 집안의 반대로 처음에 공대에 들어갔다. 그러나 후에 산업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저자가 졸업할 당시만 해도 디자인은 제품의 외관을 예쁘게 한다는 개념이었다. 제품 설계가 먼저 이루어지고 디자인은 이미 만들어진 설계 위에 옷을 입히는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디자인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강력한 경쟁 포인트로 주목받게 되었고 외관만이 아니라 제품의 컨셉을 구현하는 핵심으로 여겨지게 된다.

 

디자인이 핵심이 되면서 디자이너는 제품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는 물론 마케터와도 협력해야 했고 자신의 디자인 제안을 관철하기 위해 경영진의 강력한 후원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

 

저자가 클라이언트와 작업할 때 중점을 두는 것은 디자인 자체뿐 아니라 바로 그런 클라이언트 회사 내의 정치적 과정이다. 정치적인 협력이 되어야만 저자의 작업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작업은 단순히 외관만이 아니다. 제품 자체의 컨셉까지 포함된다. 저자는 성공한 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여러가지를 든다. 그중에서 모토롤라의 경우도 있다. 모토롤라는 핸드폰을 개척한 선도업체엿다. 그러나 지금 세계시장에서 모토롤라는 전혀 존재감이 없는 업체이다. 저자는 그 원인을 디자인 중심 전략의 부재에서 찾는다.

 

저자가 모토롤라의 의뢰를 받았을 때 저자는 모토롤라 핸드폰 제품의 외관만이 아니라 인터페이스는 물론 소비자경험의 모든 것을 재설계하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모토롤라는 그의 제안을 거부했고 이후 몰락했다.

 

저자가 말하는 디자인 중심 전략의 가장 뛰어난 예로 드는 것은 역시 애플 아이폰이다. 외관뿐 아니라 동일한 디자인 원칙이 인터페이스와 사용자경험에 일관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원칙이 적용될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의 리더십에 따라 사내의 부서들이 하나의 원칙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책은 이외에도 여러가지를 다룬다. 그러나 이책에서만 볼 수 있고 이책의 특징적인 내용이랄 수 있는 것은 위에서 말한 디자인 중심 전략이다. 이책의 전반부는 그 전략에 대한 설명과 저자의 회사가 작업한 클라이언트들의 사례들이 자세히 소개된다. 그외에 이책의 후반부는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내용들이다. 그러나 이책의 전반부에 소개되는 디자인 중심 전략만으로도 이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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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예측할 수 있다? | 인문/사회/역사 2010-09-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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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버스트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저/강병남,김명남 역
동아시아 | 201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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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은 답이 뻔하다. ‘아니다’라는 것이다. 사람의 행동을 예측을 할 수 있고 역사가 어떻게 흐를지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인간은 사회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이책에 인용된 포퍼의 말에 따르면 인간과 사회는 자연과 달리 정적이고 고립된 반복적인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예측은 무의미하다.

과학철학자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학자 기든스는 사회과학에 법칙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법칙이 설사 발견되더라도 발견된 즉시 그 법칙은 법칙이 작용하는 대상인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법칙을 안 사람들은 그 법칙을 이용하게 되며 알려진 법칙은 알려짐과 동시에 수정되어버린다. 지금까지 사회과학의 역사는 과학과 그 대상의 그러한 변증법적 상호작용의 역사였다. 그리고 사회과학 자체가 자신의 발견을 대상인 사회에 적용하는데 앞장 서면서 자신이 찾아낸 법칙을 무너트리는데 앞장 서왔다. 그러므로 사회과학은 자연과학과 같은 객관적 법칙이 가능하지 않다.

강력한 논리이다. 그러나 이책의 저자는 정말 그럴까? 라고 묻는다. 사회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의 행동은 그렇게 예측이 힘든 것은 아니지 않을까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저자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인터넷과 모바일 통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행위에 대한 자료가 실시간으로 방대한 양으로 축적되면서 부터이다.

이책에 인용된 휴대폰 사용기록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를 예로 들어보자. 휴대폰 기지국을 설치하려면 먼저 예상 통화량이 얼마나 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통화량보다 용량이 작은 중계기를 설치하면 통화 병목현상이 일어나 통신사의 신뢰도가 엉망이 될 것이고 통화량보다 지나치게 큰 중계기를 설치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통신사에 재앙이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별 문제없이 중계기를 설치한다. 통화량이 예측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측가능한 것은 중계기가 설치될 지역의 통화량만이 아니다. 지역단위의 통화량뿐 아니라 개인가입자 역시 예측가능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우선 가입자들의 대부분은 어디 있을지 예측이 가능하다. 우리가 어느 시간에 어디 있을지는 대부분 뻔하기 때문이다. 어느 시간에 집에 있을지 어느 시간에 어디서 근무할지 이맘때면 어느 거래처를 들를지 대개는 뻔한 스케줄에 따라 움직인다. 어디 있을지 뿐만이 아니다. 누구와 통화할지 언제 통화할지도 대개는 뻔하다.

물론 개인차는 존재한다. 통화량이 대부분은 거기서 거기이고 어디서 통화를 하고 통화를 받을지 뻔하지만 그 양의 편차가 다른 가입자들과는 지나치게 큰 차이를 보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출장을 자주 간다든가 해외로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든가 이런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평균적인 가입자와는 다른 예외값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통화량이나 이동거리등을 통계로 그려보면 일정한 패턴이 나오며 예측이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문제는 그 패턴이다. 보통 우리가 수학적으로 예측할 때 기준이 되는 확률분포는 정규분포이다.

정규분포의 그래프는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값의 분포도를 그릴 때 나오며 종 모양의 그림이 그려진다. 그러나 인간이 관계된 경우 정규분포와는 다른 확률분포를 그린다.

저자는 그 패턴이 멱함수 분포를 따른다고 말한다. 랜덤한 사건들의 분포인 정규분포와 달리 멱함수 분포는 어떤 규칙을 따르는 이벤트들의 분포이다. 이며 정규분포의 정점을 기준으로 한쪽을 잘라낸 모양에서 곡선의 곡률이 더 가파른 모양을 띈다.

도시의 크기를 예로 들면 서울이나 도쿄, 뉴욕과 같은 천만 이상의 메트로폴리스는 극히 작다. 그리고 대부분의 도시는 그보다 인구가 작게 마련이다. 그러나 인구분포의 빈도에 따라 도시의 수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아주 대규모의 도시 몇 개가 있고 중간수준보다는 소규모의 도시가 압도적으로 많은 불균등한 분포를 보인다. 부의 분포 역시 마찬가지이다.

도시의 인구나 부의 분포는 랜덤하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어떤 규칙에 따라 그런 분포가 나타나며 규칙에 따른 분포인 경우 정규분포가 아니라 불균등한 멱함수분포를 그린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사람의 행동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메일 발송횟수를 예로 든다. 저자가 자신의 이메일 발송 시간과 횟수의 분포를 그려보니 랜덤하게 분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다. 몇분 간격으로 균등하게 이메일을 발송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간에 ‘폭발적’으로 다량의 이메일을 작성한다는 것이다. 이메일 발송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위 역시 정규분포가 아니라 특정 시간에 몰려 폭발하는 것과 같은 멱함수 분포를 따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분포가 만들어지는 이유를 자원의 희소성 때문이라 본다. 시간은 희소자원이기 때문에 그 시간을 분배할 때 우선순위를 적용하게 되고 우선순위를 적용하다보면 한번에 몰아서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과 같이 행위에 폭발성의 패턴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의 행동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동물들도 시간과 에너지가 희소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들의 행동 역시 멱함수분포를 그리며 폭발성을 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어떤 연구자가 어릴 때 산딸기를 채집한 경험의 예를 든다. 그 연구자는 들판에서 산딸기를 최대한 모으기 위해 ‘폭발성’ 탐색 패턴을 따랐다. 들판 모두를 일정한 구역으로 나누고 순차적으로 뒤지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그럴 듯하지만 시간과 에너지가 제약되게 마련인 현실에선 비현실적이다. 그런 경우 나타나는 행동패턴은 무작위로 걷다가 아무 곳이나 멈춰서는 그 둘레를 집중적으로 탐색하고 다시 무작위로 아무 곳이나 간 다음 집중적으로 탐색하는 폭발성 패턴이 현실적이다. 동물들 역시 먹이를 찾을 때 마찬가지 패턴을 보인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최근 디지털 데이터가 방대하게 축적되면서 그 데이터를 분석해 인간행동을 예측하려는 데이터 마이닝 기법이 등장하고 있다. 이책은 그러한 데이터 마이닝의 방법론을 제시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데이터 마이닝이 예측하려는 것이 무엇인가, 즉 그 데이터의 확률분포가 무엇이고 그러한 확률분포는 왜 나오는가를 설명하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역자가 후기에서 말하고 있듯이 이책은 암시적일 뿐이다. 이전의 저서인 ‘링크’는 읽고나면 아 네트웤 과학이란 이런 거구나란 말을 할 수 있는데 이책은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책이라 역자는 말한다. 그 이유는 데이터 마이닝 자체가 아직 초기단계이고 그에 대한 이론적 정립은 더더구나 시도단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에는 어떤 분명한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는다. 더더군다나 앞에서 말한 포퍼나 기든스의 논리를 부술 수 있는 논리를 만들고 있지도 못하다. 그렇지만 최소한 위에서 요약한 것과는 같은 내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아직 자라나고 있는 분야를 보여준다는 점이 이책의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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