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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복지전쟁

로저 로웬스타인 저/손성동 역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1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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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월 22일, 전국 공공부문 근로자 노동조합의 주도로 대규모 연대파업이 시작되었다. 그날 150만 노동자가 하루 총파업에 동원되었는데 이것은 1926년 이래 최대 규모엿다. 건물관리인, 세탁원, 미화원 등이 일손을 놓자 2~3주 동안 전국적으로 무정부 상태가 계속되었다. 도로 운송이 마비되면서 사람들은 발이 묶여 일터에 나갈 수 없었고 생산에 심각한 차질이 생겼고, 수출이 큰 타격을 받았으며, 거리에는 쓰레기가 넘쳐나 악취를 풍겼다. 게다가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난방 제한과 병원 폐쇄로 노인들은 살아서 이 겨울을 넘길 수 있을지 걱정할 정도였다. 불만의 겨울은 리버풀에서 장례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시체가 방치되자 정점에 달했다. 죽은 사람들이 매장되지 못하고 중환자들이 시위대에 저지당해 병원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쫓겨났을 때, 1945년 이후 유지되어 오던 ‘합의’와 ‘하나의 국민’이라는 환상은 철저히 깨져 버렸다.” (박지향)

불만의 겨울이라 불린 그해의 사건은 대처를 낳았다. 후에 신자유주의라 불리기도 한 대처리즘은 전후 영국의 사회적 합의가 환상에 불과했다는 영국인들의 깨달음을 정책으로 옮긴 것에 불과했다.

레이거노믹스 역시 대처리즘과 동일했다. 물론 미국의 상황은 유럽과는 달랐다. 유럽과 같은 노동운동의 역사가 결여된 미국에선 유럽식 사민주의가 이야기된 일이 없었다. 그러나 미국은 자신만의 사회적 합의를 갖고 있었다. 루즈벨트 이후 뉴딜은 미국의 사회적 합의가 되었고 린든 존슨의 ‘위대한 사회’는 그 합의의 절정이었다. 대처리즘과 마찬가지로 레이거노믹스는 그 ‘위대한’ 전후시절의 감당할 수 없는 유산을 정리하는 작업이었다.

그 유산이 감당할 수 없었다는 증명은 이번 위기로 파산한 GM이다. GM의 그리고 디트로이트의 몰락은 원인이 여러가지이다. 그러나 그 많은 원인들의 조건이 된 것은 소위 ‘유산비용(legacy cost)’였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았”던 시절 흥청망청 써준 백지수표 때문이었다.

자동차 산업은 기본적으로 장치산업이다. 비용에서 자본의 비중이 노동보다 높은 산업이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업체면 한대당 비용은 대부분 비슷하게 마련이다. 무슨 대단한 독자적 기술이 없는 한은.

그러나 자동차 산업을 만들어낸 미국의 빅3는 어찌 된 것인지 가격대 성능비가 비참한 수준이다. 일본차에 안방을 내주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GM에서 생산하는 자돛차 한 대당 들어가는 건강보험 비용은 1,525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도요타가 자동차 한 대에서 얻는 이윤은 대략 GM의 건강보험 비용만큼 많았다.” 그 비용 중 상당 부분은 자동차를 만드는 일과는 이제 상관이 없어진 퇴직자를 위한 것이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퇴직자에게 꼬박 꼬박 다달이 줘야 하는 연금도 막대했다. “GM은 퇴직연금에서 발생한 적립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야 햇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두개의 우량 자회사를 매각하고 미니밴과 SUV와 같은 매우 인기 있는 제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GM의 막대한 부는 회사에서 퇴직연금기금으로 이동되었다. 이 결과 주주들은 회사의 이익에서 영원히 격리되었다.”

문제는 회사의 이익이 퇴직자에게 흘러간다는 것만이 아니었다. 퇴직자에게 능력 이상의 돈을 주어야 하다보니 “막상 제품설계에 투자할 돈이 부족해 더 좋은 차를 생산하고자 하는 GM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GM의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퇴직연금과 제품개발 사이에는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좋은 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돈이 든다.’ 퇴직연금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투자도 늦어지고 말았다. 이것은 GM이 놓쳐버린 많은 기회 중의 하나였다. 실제로 1990년대 중반 경에 GM이 퇴직연금기금에 쏟아부은 자금은 도요타 자동차 주식의 반을 사들일만한 규모였다.”

퇴직자에 대한 부채로 인한 경쟁력 상실은 자동차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철강, 항공업, 광업과 같이 노조의 역사가 오래된 산업은 모두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고 디트로이트보다 먼저 무너졌다.

퇴직자 부채라는 문제는 민간부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책의 2부는 뉴욕시 공무원의 사례를 다루며 3부는 샌디에이고 시의 문제를 다룬다. 2부와 3부에서 다루어지는 예에서도 문제는 동일했다. 퇴직자 부채가 능력 이상이 되면서 동일한 문제가 나타났다.

퇴직자에게 예산의 큰 부분이 돌아가면서 투자재원이 고갈되었다. 그 결과 뉴욕 지하철의 “서비스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었다. 연착은 다반사엿고 설비는 노후화되었으며 역사는 불결하기 짝이 없었다.” 샌디에이고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시의 서비스는 바닥을 기었다. 세 경우 모두 증상은 재정위기이다. 그리고 그 원인도 같았다.

노동자는 그리 장기적으로 보지 않는다. 회사(또는 지자체, 정부)의 능력이 되는지 안되는지 알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단지 나에게 이익인지 아닌지만 중요하다. 그런 노동자의 표를 노동자의 표를 얻어야 되는 노조는 당연히 과도한 요구를 할 수 밖에 없고 뭔가 보여주어야 되는 노조의 입장에선 강성화될 수 밖에 없다. 강성노조의 과격함은 경영진(또는 정치가) 역시 근시안으로 만든다. 당장 눈앞의 강성노조를 달래기 위해 장기적 이익을 희생하고 단기적 평화를 살 수 밖에 없다. 이 책에서 다루는 GM과 뉴욕시, 샌디에이고시의 사례는 모두 수십년 동안 문제를 뒤로 미루면서 쌓인 결과들이다.

“모든 재정적 실패 뒤에는 탐욕, 자기기만,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한 부정행위 등과 같은 인간적 면모가 관련되어 있다. 현재 연금시스템은 당장의 불편함을 뒤로 미루고자 하는 기본적인 인간 본성의 희생양이 되었다.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나는 익숙한 일상인데, 자식에게 숙제를 하라고 말하면 아이들은 ‘밥 먹은 뒤에’, ‘게임이 끝난 뒤에’ 하겠다며 뒤로 미루려고 한다. (연금과 건강보험에 대한) 기여금 납입을 뒤로 미루는 사용자들의 행위도 이와 마찬가지다. 뒤로 미루기에 퇴직연금만큼 적합한 수단은 없다. 금융세계에서 퇴직연금은 현존하는 계약 중 가장 긴 기간에 걸친 약속이다.” 수십년 뒤에 갚아야 할 부채일 뿐이다. 내 뒤에 앉을 후임자의 문제일 뿐이다. 먼 미래의 문제일 뿐인데 당장의 불편함을 위해 희생되어도 알 게 뭔가?

이책은 탐욕과 어리석음, 근시안이 어떻게 GM을 침몰시켰는가, 뉴욕시를 포함한 지자체들이 GM과 같은 운명을 기다리게 만들었는가를 다룬다.

없는 돈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아무리 계약이라도 없는 돈을 만들어내 능력 이상으로 줄 수는 없다. 간단한, 너무나 분명한 산수의 문제이다. 이책을 읽다보면 그 자명한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 잇는가 의아해진다. 그러나 수십년을 한권에 책으로 한눈에 훑어보기에 그런 생각이 가능할 뿐이다.

그러나 노동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좀더 장기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는 노조는 왜 그랬을까? 결국 GM이 파산하면서 수십년동안 투쟁해 얻은 모든 것이 날라갔다. 없는 돈을 만들어낼 수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 결과를 내다보지 못했던 것일까?

인간은 결코 장기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보다는 지금 눈앞의 문제가 당장의 탐욕이 우선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면서 제 무덤을 파는 것이 인간이다. 대처가 구원투수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영국에서도 노조들은 제 무덤을 팠다. 지나친 요구를 하면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실력행사를 해대며 그런 요구가 가능하게 한 사회적 합의를 조금씩 무너트렸다. 그 결과는 그 사회적 합의의 정반대인 신자유주의로 나타났다.

레이거노믹스 역시 마찬가지 배경에서 등장햇다. 레이건 이후 GM의 문제를 키운 확정급여형 연금은 민간부문에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그 이전에 제도가 만들어졌고 약속되었던 전통산업에서만 유산으로 남앗고 그 유산이 그 산업들을 죽였다. 공공부문에서도 마찬가지 방향전환이 한 세대 동안 진행되었다.

이책이 다루는 것은 대처와 레이건 이전에 째깍이기 시작한 시한폭탄들이 어떻게 터졋고 어떻게 터지기를 기다리고 잇는가이다. 그러나 이책이 다루는 문제는 과거형이 아니다.

중각은 없는가? 이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처음 떠오른 생각은 신자유주의가 이대로 기각되어야 하는가? 였다. 이책에서 다루는 문제들을 공격했던 신자유주의는 이번 금융위기로 동네북이 되었다. 그러나 한 세대 전 신자유주의가 시대정신이 된 이유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자유주의의 이유였고 신자유주의가 싸웠던 그 이전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들이 들린다.

신자유주의의 문제는 극단적이었다는 점이었다. 시장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닌 것까지 시장이 해답이라 주장했고 그 결과는 이번의 재앙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책에서 보듯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 역시 그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다. 신자유주의 이전의 극단으로 다시 복귀하는 것이 해답이라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세상은 냄비란 생각이 든다. 냉탕 아니면 열탕 이외에 온탕은 없다. 더 재미있는 것은 신자유주의 이전의 극단을 경험한 역사가 없는 한국에서 그 시절을 말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말이다. 이책은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시절에 대한 환상이 실제는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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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창조 | 수신/심리 2011-06-0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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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의 시계

엘렌 랭어 저/변용란 역
사이언스북스 | 201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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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이책을 쓰게 된 것은 한가지 실험 때문이었다. 여러 심리학 책에 등장하는 이 실험은 통제권 또는 선택에 관한 실험이었다. 요양원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집단은 “스스로 결정을 더 많이 내리도록 장려”했다. 보통 요양원의 규칙이나 통제에 따라 결정되던 사항들인 언제 방문객을 만날 것인가, 어떤 영화를 언제 볼 것인지를 요양원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다든가, 화분에 심을 종류를 스스로 결정하고 어디에 놓을지도 스스로 결정하고 돌보는 것도 스스로 하는 것 등 사소한 것들을 노인들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었다. 통제집단은 원래 요양원에서 하던 대로 놔두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1년 6개월이 지난 뒤, 우리는 실험 전과 후에 실시한 다양한 검사를 바탕으로 첫번째 집다느이 구성원들이 더 쾌활하고 활동적이며 민첩한 것을 확인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더 쾌활하고 활동적이며 민첩한 것을 확인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모두 연로하고 허약한 노인들이었기 때문에 우히는 실험 이후 그들이 훨씬 더 건강해졌다는 사실에 매우 기뻤다.” 여기까지는 원래 실험의 의도대로 였다. 요양원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실험이었고 개선방향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그 이상이엇다. “그런데 보다 적극적인 생활을 한 노인들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았던 대조군의 절반에도 못 미칠만큼 낮다는 사실에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이책은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한 저자의 오랜 탐구결과이다. 요양원 실험의 후속 연구로 저자는 1979년, 이책의 원제이기도 한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counterclockwise study)’란 실험을 한다.

이 실험의 내용은 간단하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1959년의 세상을 재창조하여 피험자들에게 20년 더 젊은 나이로 살도록 요구”했다. 저자가 이 실험에서 알고 싶었던 것은 “마음을 20년 전으로 되돌려 놓으면 그 변화가 몸에도 반영될까?”였다.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의 노인들을 모집해 59년처럼 꾸며진 환경에서 1주일 동안 지내게 햇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우리는 일주일이 채 다 지나기 전에 행동과 태도에 변화가 있음을 알아차렷다. 실제로 실험 이틀째가 되자 다들 음식을 나르고 식사 후 뒷정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실험 전 인터뷰를 위해 하버드대 심리학과에 왔을 때 차로 데려다 준 친지에게 극단적으로 의존하던 그들이 은둔처에 도착한 순간부터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같은 경험을 한 두 집단 모두 청력과 기억력이 향상되었고 체중이 평균 1,5킬로그램 늘어났으며 악력도 현저히 향상되었다. 수많은 측정 결과에서 참가자들은 ‘더 젊어졌다.’”

이 실험 결과에 대한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우리를 울타리에 가두는 것은 신체적인 자아가 아니라 신체적인 한계를 믿는 우리의 사고방식이다.”

요양원 실험과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에서 달라진 것은 피험자들인 노인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가에 대한 우리의 기대였다. 요양원에선 돌보아야 할 무력한 존재로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피험자를 재정의했었고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에서는 노인들이 더 젊었던 20년전으로 돌아가도록 강제되었고 그 당시에 살았던 것처럼 행동하도록 요구되었다. 은둔처에 도착해 가방을 자기 방으로 가져가는 것도 스스로 해야 했으며 걷는 것부터 세수부터 설거지, 청소, 옷 입는 것 등도 스스로 해야 했다.

물론 생물학적 노화는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가 노인들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과연 얼마나 물리적인 근거를 가진 것일까? 우리가 그리고 그 생물학적 노화 자체도 우리의 기대에 크게 좌우되기도 한다.

“우리는 훨씬 어린 남자와 결혼한 여자들은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사는 반면, 나이가 훨씬 많은 남자와 결혼한 여자들은 젊은 나이에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결과는 소녀경에 나오는 회춘과는 거리가 멀다. “사람들이 ‘사회적인 시계’의 영향을 크게 받아 특정한 행동이나 태도에 어울리는 ‘올바른 나이’가 있다는 암묵적인 믿음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한다. 우리는 자신의 사회적 또는 생물학적 시계를 배우자의 나이에 맞추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배우자는 ‘더 늙게’ 되어 예상보다 일찍 죽는 반면 나이 든 쪽은 ‘더 젊어’지고 예상보다 오래사는 것이라 추론했다.”

저자는 자신의 실험들과 연구들을 통해 인간의 노화는 생물학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우리가 노화에 대해 가지는 사고방식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 아닐까 란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스스로 여행 가방을 옮길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중 일부는 절말로 한 번에 한 걸음씩 옮겼지만 결국 모두 다른 이의 도움없이 자기 짐을 방까지 가져갔다.”

실제 노화에서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것과 우리의 의식이 결정하는 것이 어느 정도나 될까? 저자는 노화란 이런 것이다 노인은 마땅히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고정관념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젊음과 늙음, 건강함과 건강하지 못함과 같은 구분은 사회적인 구성물일 뿐 그 의미는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회적인 구성물일 뿐인 늙음과 ㄱ건강함에 대한 고정관념은 상식이란 이름으로 그리고 의학의 권위를 입고 우리에게 무의식적으로 주입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책은 우리에게 늙음이란 이런 것이다 노인은 마땅히 어떠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 고정관념들에 대한 반박으로 쓰여졌다.

“요양원에서 지내 보지 않는 한 그곳에서 사는 것이 어떤지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개인의 방으로 이어지는 문은 언제나 열려있고 모든 일이 내가 정하지 않은 스케줄에 따라 나를 위해 이루어진다. 식사는 물론 언제 샤워를 할지 어디는 갈 수 있고 어디는 갈 수 없는지 모두 나의 권한 밖이다. 요양원에서 노인 호나자들과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나는 서글퍼지고 말앗다.”

저자가 선택에 대한 실험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그런 식으로 요양원이 운영된 것은 무력하고 무능한 돌보아야 하는 존재로 노인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전제를 제거했을 때 노인들은 무력한 존재가 아니었고 무능하지도 않은 존재라는 것이 드러났으며 그들의 행복도 수명도 늘어났다.

“처음 은둔처에 들어온 실험 참가자들이 처음에 자기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하나같이 그 같은 생각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두들 자신의 한계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쉽게 소화된다고 알고 잇는 음식만 먹엇고 미뢰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여 음식을 선택할 때도 모험은 삼갔다.” 그들에게 늙음이란 결국 자신들이 받아들인 한계가 만든 것이 아니었을까?

실제 은둔처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불가능하다고 받아들인 한계를 간단하게 극복햇다. 저자는 그 한계를 그은 고정관념을 깨버리라고 말한다. 무엇이 가능한지 모험을 해보라는 것이다. 고정관념에 따라 미리 선을 긋지 말고 현실에 부딪히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갖자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고정관념은 의학이란 권위를 입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학이란 자체가 너무도 쉽게 변하는 지식의 집합일 뿐이며 의학 자체가 과학이 모두 그렇듯이 무엇 무엇은 이러 이러할 때 이럴 확률’이 높다는 추정일 뿐이지 절대진리가 아니다. 왜 그런 흔들리는 권위에 기대 고정관념에 자신을 맡기는가? 저자가 이책에서 하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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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기업으로 | 경제경영 2011-06-0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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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새로운 중국을 말하다

랑셴핑 저/차혜정 역
한빛비즈 | 201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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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이란 말은 원래 19세기 영국을 가리키던 말이었다. 지금 그 말은 중국의 별명이 되었다. 왠만한 물건은 거의 중국제이니 그리 틀린 말도 아니다. 그러나 19세기의 영국과 21세기의 중국을 가리키는 말이 같더라도 그 의미까지 같지는 않다.

중국은 분명 세계의 공장이다. 그러나 그 이름에 걸맞는 경제적 지위는 갖고 있지 않다. 현재 중국의 상황은 19세기보다는 17세기의 영국과 비슷하다. 산업혁명 이전인 17세기에도 영국의 제조업은 상당한 경쟁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영국이 아무리 물건을 만들어봐야 실제 이득을 보는 것은 패권국인 네델란드였다.

바다를 장악하고 금융을 장악한 네델란드는 영국이 자신과 경쟁할 수 있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예를 들어 영국이 모직물 완성품을 스칸디나비아 같은 곳에 팔려하면 상권을 장악한 네델란드가 방해를 놓아 빈손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결국 영국이 만들어 파는 것은 완성품이 아닌 원료가 고작이게 만드는 것이다.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자리가 그렇다. 17세기 영국이 네델란드가 정한 규칙에 따라야 했던 것처럼 중국은 미국과 유럽이 정한 규칙을 따르는 위치에 있을 뿐이다.

중국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은 “글로벌 생산 혁명의 중심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새로운 글로벌 분업의 특정한 위치에서 단단한 기반을 확보한 중국의 기업들은 이제 거의 모든 소비재 생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중국 기업들의 혁신으로 생산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제품 자체의 본질이 변하여 고급 브랜드 제품이 일용품으로 바뀌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산업국으로서 중국은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에드워드 스타인펠드 이하 E. S.)

미소곡선이란 것이 있다. “에이서의 창업자인 스탠 스가 처음 만들어낸 이 곡선은 스가 IT 산업계를 관찰하던 중 고안해낸 것으로 첨단기술 업계ㅔ에서 컴퓨터 등의 완성품을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활동의 상대적인 이윤 폭을 비교하기 위한 수단이다.” (E. S.)

스는 연구개발, 제품개념화, 제품디자인, 제조, 브랜드 설정, 마케팅&유통, 고객서비스의 활동을 나열한 후 이 활동의 이윤폭을 그래프로 그리면 미소 모양의 곡선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윤폭이 가장 높은 것은 양끝의 연구개발과 고객서비스이고 가장 낮은 것은 제조이다.


“이 곡선을 중국의 상황에 적용한다면 중국의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곡선의 맨 밑바닥(제조)에서 고전하고 있다.” (E. S.) 예전이라면 미소곡선의 모든 활동들은 한 기업 안에서 이루어졌다. 세계화는 그 활동을 세계 곳곳에 분산한다는 말이다. 다국적기업들은 자신의 활동을 세계 곳곳에 흩어놓고 그 활동을 묶는 네트웤을 관리한다. 그러면서 다국적기업 안에는 미소곡선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양끝에 가까운 부분을 남긴다.

“바비 인형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지는데 납품가 1달러에 공급된다. 그러나 이 바비 인형들이 중국에서 판매될 때는 최소한 10달러 심지어는 몇십달러에 판매된다.”

“물론 빠르게 혁신이 일어나는 시대인 만큼 오늘 정상에 있는 (네트웤을 장악한) 기업이 내일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현재 선진국의 선두 기업들과 개발도상국에서 새로이 등장한 기업들이 정상의 자리를 놓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 기업들끼리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화된 생산 덕분에 중국은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성장한 이상으로 더 큰 이득을 본 것은 네트웤을 장악한 다국적기업들이다. 저부가가치의 활동을 중국에 넘겨주고 고부가가치의 활동에 집중하면서 혁신의 속도를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모듈화 생산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지극히 빠르고 거의 한계가 없는 혁신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의 혁신 기업들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기존의 제품에 타격을 주며 새로운 분야에서 기회를 창출한다.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 기회를 없애버리며 새로운 표준을 수립하고 기존 규격의 퇴출을 강요한다. 그 결과 다양한 신규 기업들이 끊임없이 확대되는 경쟁 환경에 뛰어들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수익의 정점을 차지한 기업들 중에 순수한 중국 기업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E. S.)

이번 금융위기에서 미소곡선의 바닥에서 허덕이는 대가는 컸다. 겉으로 보기에 중국은 이번 위기를 잘 넘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는 다르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른 G20 국가들처럼 중국정부도 충격을 막기 위해 막대한 돈을 풀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돈이 흡수될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것이다.

해외수요가 급감하면서 안 그래도 초저 수익율에 허덕이던 중국기업들은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대외무역의 비중이 컸던 광둥성의 기업가들은 경제불황을 겪으며 하나둘 그들이 평생 몸바쳐온 산업을 포기했다. 광둥성의 기업들은 대부분 컵이나 테디베어 인형들을 만드는 전통적인 노동집약형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었ㄷ. 열심히 일해도 적은 이윺ㄴ을 남기는게 고작이고 적자를 보지 않는 것으로 만족해하던 그들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이번 위기는 안 그래도 과잉생산에 시달리고 저이윤율에 시달리던 중국경제를 코너로 몰았다. 정부는 돈을 풀었지만 투자해봐야 이익실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 돈은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고 부동산, 주식시장으로 흘러 거품을 만들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라도 흘러가지 않으면 소비로 흘렀고 그 결과 겉으로 보기에 위기를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 세계의 공장이라 하지만 허명일 뿐이다. 그말이 명실상부한 이름이 되려면 세계의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세계경제의 규칙을 정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소곡선의 양끝으로 가야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중국기업이 미소곡선을 따라 올라가는지 못하게 막는 것은 없다. 실력이 있으면 누구나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기업이 그 자리에 올라갈 능력이 없다는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가 이책에서 말하려는 것이다. 미소곡선을 타고 오르려면 업종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업종의 본질이란 이건희 전회장이 좋아하던 말이다. 백화점의 본질은 무엇인가? 부동산업이다.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세를 놓는 것이 백화점업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생명보험의 본질은 무엇인가? 아줌마 장사다. 보험 아줌마를 다루는 것이 이 업종의 본질이란 말이다.

원래 업종의 본질이란 말은 피터 드러커의 질문에서 나왔다. 컨설턴트로서 드러커는 이렇게 질문하길 좋아했다.

“1.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가?
2. 고객은 무엇을 가치있는 것으로 생각하는가?
이 두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오랜 토론을 한 후 드러커는 이렇게 질문한다.
3. 고객과의 관계에서 당신이 얻은 결과는 무엇인가?
4. 당신의 대 고객전략은 당신의 기업전략과 잘 부합하는가?”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

중국기업의 문제는 이 질문의 답은 고사하고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중국인들은 명품 브랜드들이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정성을 다해 한 계단 한 계단 씩 쌓아올린 기업정신을 배루여 하지 않는다. 왜일까? 성가시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사들이면 모든 것이 손쉽게 단번에 해결되는데 굳이 복잡하게 그런 것들을 다 알아둘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 중국 기업가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기업들이 명품 브랜드를 창출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업종의 본질과 브랜드 정신을 구축하고 이를 지켜왔는지를 안다면 언감생심 그런 생각조차 못할 것이다.’

저자는 업종의 본질이란 개념으로 다양한 산업을 분석한다. 저자의 다양한 분석 중에서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가?”란 드러커의 질문을 프라다 브랜드에 적용해보자.

여성용 명품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그래프로 그려보자. Y축이 고객의 연령, X축이 여성화의 정도라면 가장 왼쪽의 꼭지점에 프라다가 자리잡고 중간에 루이비통, 구찌가 놓이고 우측에는 샤넬, 디올, 이브생로랑이 자리잡는 삼각형이 그려진다.

샤넬은 중년층의 여성화 정도가 높은 소비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샤넬의 광고 모델은 우아하고 고귀한 이미지를 가진 원숙미가 넘치는 여성이다.”

프라다 역시 높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여성화 정도가 가장 낮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면 프라다의 업종의 본질이 확연히 드러난다. 편집장 미란다는 늘 박수갈채와 유명세를 몰고 다니는 매력적인 중년 여성으로 남성들 위에 군림하는 악마 같은 존재로 묘사된다. 그녀의 차갑고 도도한 모습에 남성들은 감히 접근할 엄두를 못낸다.”

프라다의 포지셔닝은 LG와 손잡고 만든 프라다 핸드폰에도 나타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심플한 디자인과 블랙의 색상으로 남성적인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이 핸드폰은 마치 업무용 컴퓨터 같은 단단한 모습을 하고 잇다. 영화속의 미란다도 검은색 옷을 입고 프라다 핸드폰을 사용한다.

미란다를 닮아가는 자신을 견디기 힘들었던 안드레이는 좀처럼 손에서 놓지 않았던 프라다 핸드폰을 분수대에 버리고 그 자리를 떠난다. 이를 지켜보던 미란다는 안드레아에게 ‘받아들일 수 없다면 영원히 떠나라’고 말한다. 이 한마디가 바로 프라다 브랜드의 핵심이다. ‘좋으면 받아들이고 싫으면 말아라!’ 이것이 프라다가 100년이 넘도록 키워온 업종의 본질이자 브랜드의 정신이다.”

삼각형의 전부를 차지할 수는 없다. 그 삼각형의 어딘가에 자리를 잡는(포지셔닝) 이상은 비현실적이다. 브랜드 구축이란 그 포지셔닝을 어디에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며 업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고 시장의 정점에서 규칙을 만드는 기업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당신이 2억 유로를 지불하고 프라다를 인수햇다고 하자. 성공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프라다의 업종의 본질을 모른다면 세계적인 브랜드를 손에 넣었다 하더라도 결코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중국 최대의 전기전자기업인 TCL의 알카텔과 톰슨의 인수, 밍지의 지멘스 단말기 분야 인수 롄샹의 IBM PC 분야 인수 사례에서 봐왔듯이 중국기업들의 외국기업 인수는 하나같이 처참하게 끝을 맺엇다. 이 모든 실패의 원인은 단 하나, 업종의 본질을 제대로 팡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저자의 논의를 재구성해봤다. 이책의 내용은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중국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중국이 하청업자에 불과하며 세계경제의 바지사장일 뿐이라는 것은 다 안다. 중국인 자신도 너무나 그 사실을 잘 안다. 그렇기에 기를 스고 미소곡선을 따라 올라가려 한다. 그러나 어떻게 할 것인가? 이책의 원제처럼 그 문제는 세계시장이란 게임의 규칙을 누가 정하는 가의 문제이다. 저자는 그 규칙의 문제를 드러커의 개념을 빌려 업종의 본질이란 개념으로 푼다.

사실 업종의 본질이란 말도 새로울 것은 없다. 그리고 업종의 본질을 이해하면 어떻게 미소곡선을 따라 올라갈 것인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도 아니다. 단지 저자는 업종의 본질이란 개념 하나라도 이책에서 얻어가 주는 것 이상을 바란 것같지는 않다. 그렇기에 그 개념을 여러 산업의 다양한 사례를 과도할 정도로 친절하게 제시하는 것같다.

물론 저자가 이책을 읽고 배워가기를 바라는 대상은 중국인들이다. 그러나 업종의 본질이란 경영의 기초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인이 아니러라도 이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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