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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유현준]건축의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가는 이정표 | Memento 2017-12-0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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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 저
을유문화사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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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가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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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문외한이다. 건축에 대해 지닌 지식이라면 아파트는 성냥갑과 비슷하다. 사람들이 차곡차곡 층층마다 산다. 성냥갑 주제에 더럽게 비싸다. 하지만 내가 가진 성냥갑은 없다 정도다. 사실 공간이나 감각적인 측면보다는 문자에 익숙한 편이다. 문자에 뛰어나지도 않지만, 체감하는 일들에 더 둔감한 편이다. 느끼기 보다는 이해하는 걸 우선하는 스타일이다. 이렇다보니 공간에 대해 둔감하다. 쓸데없이 성격이 예민하고 자잘한 편이지만, 이런 일들에 둔감한게 내심 신기할 뿐이다. 그래서 유현준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나에게 신통한 책이다. 둔감하게 놓치고 지나간 일들, '공간'과 '건축'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 줬다.

남의 글을 평할 입장은 아니지만, 엄청나게 잘 쓴 글은 아니다. 세상을 바꿀만한 색다른 사상이 담겨 있지는 않다. 하지만 기초가 없는, “건축”에 문외한인 나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었다. 건축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가질 수 있게, 건축이라는 행위가 나와는 무관한 것이 아닌 내 삶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사실 저자가 책을 쓴 목적을 "훌륭한 건축은 결국 훌륭한 건축주로부터 시작되"기에 "제대로 된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건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p.534~535)"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고 본다. 최소한 한명은 설득했으니. 자칫 지루하고 설교적일 뻔한 내용들을 최선을 다해 풀어줬다. 

사실 <알쓸신잡>만 잘 챙겨본다면, 이 책의 내용은 거의 다 봤다고 생각한다. 알쓸신잡에서 소개한 사례들이 이 책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말한 대로 일종의 생태학적 접근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모든 학문이 그러하듯 통섭과 하이브리드의 집합체라 할까. 아니면 건축가 유현준의 건축관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할까.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설명해준 건축은 나 같은 초보자에게도 충분히 시야를 가지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공간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책을 읽는 재미가 바로 이게 아닐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해주는 것. 그 길을 따라 새로운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가는 이정표를 만날 때 마다 더 없이 기쁘다.

문득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대나무숲이 있고, 내 키보다 높은 골목을 지나던 여름밤이. 정확히 20년 후 성인이 되어 그길을 걸으며, 내가 왜이렇게 이 공간을 무서워 했을까라 의문했던 공간과 그 기억. (알쓸신잡에서도 밝혔듯?) 텍스트에 눈을 뜬 '유현준' 건축가의 새로운 글들을 기대해 본다. 그때까지 훌쩍 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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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 p.16

더 많은 사람이 건축을 이해하게 될 때 더 좋은 건축물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그렇게 됨으로써 우리를 감싸고 있는 공간과 도시가(p.22) 더 좋아질 것이고그래야 우리가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23

걷고 싶은 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휴먼 스케일의 체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p.25

공간은 움직이는 개체가 공간에 쏟아 붓는 운동에너지에 의해서 크게 변한다. p.46

이벤트 밀도와 거리 공간의 속도는 거리가 보행자에게 얼마나 호감을 주는지를 알려 주는 지표 p.52

사람은 적당히 그 공간에 묻혀서 걸을 수 있는적절한 공간의 속도를 가진 공간을 원한다. p.59

어떠한 거리의 상황이 사람들이 걷고 싶은 환경이 되느냐 ... 걷는 환경과 너무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한다. p.60

건물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더 이상 거리로 나와서 다니지 않게 되었고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없어지는 도시 공간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p.65

건축적으로 아름다운 도시가 되려면 겨울에 아름다워야 한다. p.66

우리의 대형 아파트 단지는 우리에게서 우리 머리 위의 하늘을 빼앗아 갔다. p.71

우리의 도시가 살 만한 거리로 채워지기 위해서는 건축물에 사람 냄새가 나게 해야 한다그리고 그(p.76)렇게 하기 위해서는 유리창 대신에 발코니가 있는 건축물을 만들어야 한다그보다 더 좋은 방식은 우리나라 도시의 특징인 경사지와 구릉지를 이용해서 하늘을 향해 열려 있는 테라스를 만드는 것일 것이다. p.77

신은 지평선을 만들고 인간은 스카이라인을 만든 것이다. p.79

종이에서 연필을 떼지 않고 한 번에 한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특징지어서 그릴 수 있다면그 도시는 성공적인 스카이라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p.84

공간의 디자인은 권력의 창출 및 재분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따라서 건축가들이 도시 구조를 디자인하고 건물을 디자인하는 것은 향후 수백 년간의 권력 구조를 구성하는 중요한 작업니다. p.106

외부 공간을 거의 다 차단하는 곳이 모텔이라면반대로 호텔에서 바깥 경치를 보기 원한다그리고 보이기를 원한다건축에서 창문은 건축물의 안과 밖을 연결해 주는 소통의 요소이자 바라본다는 권력을 조절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p.114

남대문은 재료가 오래된 나무이기 때문에 문화재가 아니라 그 건축물을 만든 생각이 문화재인 것이고그 생각을 기념하기 위해서 결과물인 남대문을 문화재로 지정한 것이다따라서 오리지널 남대문이 불타 버린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오래된 나무가 불에 탔다고 통곡하면서 울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p.155

어떠한 시스템이 살아 있는 유기체냐 죽어 있는 무기체냐를 결정하는 요소는 그 조직체의 패턴이 스스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냐 아니면 외부에 의해서 수동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냐에 달려 있다. - 프리초프 카프라 p.164~165

우리는 건축 자재로 건축물을 만들지만시간이 지나면 건축이 다시 우리의 삶과 정신 문화를 만든다. p.182

건축가란 자고로 제한적 조건하에서 이런 창조적인 디자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p.204

지난 2천 년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 시대를 대표하는 도시를 가진 나라가 그 시대를 이끌어 갔다. p.246

어느 공간이 한쪽으로 좁고 한쪽으로 길면 사람의 행위는 그것에 맞게 조정된다그래서 건축이 무서운 통제 방식이 되는 것이다. p.258

공간은 실질적인 물리량이라기보다는 결국 기억이다우리가 몇 년을 살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그 시간 속에서 어떠한 추억을 만들어 냈느냐가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p.259

건축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계속해서 경계를 만들고 감금을 하는 장치일지도 모른다. p.272

우리는 과거 넓은 자연을 바라보면서 지금의 문명을 창조해 냈다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최소한의 공간을 소비하면서 사는 데 익숙해져 우리가 원래 자연 속에서 얼마나 여유로운 공간을 소비하면서 살았는지도 잊어버린 듯하다. p.302

사람이 사는 모습은 수천 년의 시대가 지나가도 그 형식이 조금 바뀔 뿐 그 본질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p.307

과거에 식량은 곧 생존이었다현대 사회에는 돈이 그 역할을 한다과거에 식량 저장의 한 (p.315) 방편으로 돼지를 키웠다면 현대에는 돈을 저장하는 방식으로 부동산을 산다부동산도 돼지나 발효식품처럼 부패하지 않기 때문이다돼지가 기근을 넘기는 방식이 되듯이 현대인들에게 돈이 부족한 시기를 넘기는 방식은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이다그중에서도 우리나라 문화에서 아파트는 환금성이 가장 높기 때문에 돼지 역할을 한다대부분의 중산층 국민들은 은퇴 후 아파트를 처분해서 돈의 기근 시기를 넘긴다우리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고 매월 대출금을 갚는 것은 옛 선조가 자신의 식량을 아껴서 돼지를 키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p.316

때때로 시간은 사춘기의 가슴 아픈 실연의 기억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어 준다건축물 역시 그렇다. p.320

건축이라는 것은 인간이 하는 일 중에서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일 중에 하나이다그렇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모아져야 하고 수많은 과정을 통해서 문화정치경제사회가 합쳐진 종합 예술이다그렇기 때문에 이 상을 받는 것은 단순히 한 건축가가 받는 상이라기보다 그 나라의 문화 수준에 주는 상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p.331

간판 경관(p.338)에 대한 판단은 경험하는 사람이 그 간판을 정보로 이해하느냐 아니면 장식으로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p.339

공간을 완전히 다른 객체의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인 해석의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다. p.340

이처럼 세 가지 정보와 세 가지 관계라는 시각으로 건축 공간을 읽어 보기 바란다그러면 현실 공간부터 인터넷 공간까지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되기 시작할 것이다. p.351

사람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혁신은 본능적 욕구에 충실할 때 만들어진다. p.357

일반적으로 외부인이 한 도시에 애착을 갖기 시작하는 시점(p.374)은 그 도시의 도로망을 완전히 이해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한다. p.375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이 같은 현상은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나빠져서 기억할 일들이 별로 없기 때(p.395)문에 그 만큼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반대로 어렸을 때는 기억력이 좋아서 하루만 생각해도 기억할 일이 많고 그만큼 시간이 꽉 찬 느낌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한다. p.396

풍수는 내가 위치한 곳에서 어떻게 보느냐를 중요시한 일인칭 관점에서 바라본 관계의 미학이다. p.414

진정 훌륭한 건축 디자인은 어느 한 땅에서는 훌륭하게 작동을 하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때 이상하게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이다그런 (p.429) 건물이 그 대지가 가진 에너지를 잘 이용한 건축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p.430

어른과 어린이의 차이점은 가까운 거리를 갈 때에 뛰면 어린이걸으면 어른이라고 말했다. p.437

제약은 언제나 더 큰 감동을 위한 준비 작업이다. p.439

냄새를 얼마만큼 허락하느냐는 그 사람과(p.465)의 친밀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p.466

통상 집값이라는 것은 편리한 교통과 상업가로 같은 주변의 기반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p.501

너무 많은 울타리와 보호난간은 민주화산업화자본주의의 산물이다. p.506

건축에서도 다른 지역 문화 간의 융합으로 인해 중흥의 역사가 나타났다하지만 서로 다른 물감이 적당히 섞이면 아름다운 색을 만들지만너무 많이 섞이면 회색빛이 되는 법이다.(p.526) ... 우리가 사는 21세기 현대 사회는 생태 환경뿐 아니라 문화 환경 역시 다양성이 멸종되어 가는 위기이다이 시대가 여러 가지의 이유로 위기이지만 동시에 가장 편리하고 완전한 세상이기도 하다. p.527

주변 환경에 대한 무지는 두려움을 만들고두려움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p.530

필자는 건축이 예술이라는 관념이 깨졌으면 한다건축은 예술이기도 하고과학이기도 하고경제학정치학사회학이 종합된 그냥 건축이다. p.533

우리가 보는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은 좋거나 싫거나 당시에 살던 모든 사람들의 삶이 응축되어서 만들어진 공간이다그러므로 제대로 된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건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어떤 사람에게 건축은 세상을 바꾸는 도구이고어떤 사람에게는 건축이 기술이고어떤 사람에게는 건축이 재테크일 뿐이다우리는 이런 차이를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으로 풀어야 한다그래서 이 책은 건축가가 건축 비 전공자에게 보내는 일종의 편지이다이 편지를 읽고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건축에 대한 답장을 해 주었으면 한다. (p.534) ... 훌륭한 건축은 결국 훌륭한 건축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훌륭한 건축주가 되는 첫걸음은 관심을 가지고 건축적으로 주변을 읽고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여러분 모두가 이 나라의 건축을 더욱 발전시킬 훌륭한 건축주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마무리하려 한다. p.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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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열공-강신주 외8]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 Memento 2017-12-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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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좌절+열공

강신주,강풀,김진숙,김진혁,도종환,엄기호,정혜신,정희진,조국 공저
서해문집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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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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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저는 졸업생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지만,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니체는 너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너를 강하게 만든다.’고 했죠. 하지만 그는 그 과정이 당신을 거의 죽여 버린다는 점을 강조하지 못했습니다.” - 코난 오브라이언의 2011 다트머스대 졸업식 축사

우리는 좌절의 시대를 살고 있다. 과거 이 세상은 도전의 시대였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거침없이 앞으로 전진 했다. 인류에 대한 믿음, 역사 진보에 대한 신뢰, 우리 사회에 대한 자신감. 거리낄 것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과거의 영광은 떠났다. 믿음, 신뢰, 자신감은 무참히 깨졌다. 우리는 불완전하기에 늘 실패를 피할 수 없고, 좌절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들지 모르지만, 강하게 단련되는 과정은 거의 나를 죽일지 모른다. 아니 두 번의 기회가 없는 시대다. 도전하는 일 만큼 위험한 일이 없는 시대다. 생존을 위해 안전한 길로만 가야한다. 실패는 두려워할 대상 보다 피해야할 대상이 되었다. 오브라이언의 말대로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좌절과 열공은 우리 사회의 멘토 격인 사람들의 강연을 모은 책이다. 쌩뚱 맞은 조합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패를 피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준다. 다만 우리가 공부를 하고, 경험을 하고, 사유를 하는 이유는 그날이 왔을 때 깨어 있기 위해서입니다.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서 하는게 아 p.504”니라는 엄기호 작가의 말대로 우리가 좌절을 공부하는 이유는 좌절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게 아니라, “깨어있기 위함이 아닐까. “뻔뻔스러워지고 당당해(p.341 강신주)”져서, “우리가 상황을 통제할 순 없지만 그 상황에 대한 판단과 반응을 통제(p.132 정혜신)”함으로 일상생활을 회복하는 여정일까.

이런 강연 책을 최근 몇 번 읽으며 많은 화두를 던져준다. 하지만 저마다의 분야가 다르고,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렇게 후기를 쓰다가도 정리가 되지 않는다. 서로 같은 듯 다른 듯 비슷한 말을 하다 보니 일관된 생각을 정리하기가 어렵다. 정희진 작가의 말대로 개념을 교란시키려고 하는 사람(p.451)”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더 그런 것일까. 내가 좌절하고 힘든 이유는 고민하기 때문(p.309 강풀)”이고, “귀찮아서, 비겁하기 때문(p.366 강신주)”인데, “그 해결 방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고, 그것을 모르는 척하느라 힘든 것(p.314 강풀)”이라니. 할 말이 없다. “인문학은 스스로 행동하겠다는, 즉 주어진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p.384 강신주)”이라 하시니, 나도 한 번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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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찰리 채플린 전쟁엔 전부 40대 이상만 가라. 나이 먹은 사(p.43)람들이 자기들은 전쟁에 안 가니까 쉽게 결정해서 젊은 사람을 죽게 만든다.” p.44

우리는 당면한 고통,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p.47

시민의 진보적 상상력 (p.61) ... 보통의 시민들이 생각을 바꿔야 됩니다. p.62

2. 정혜신

우리들이 좌절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사회 지도층이나 유명인 같은 특정 인물에 대한 과도한 이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 내면에 일어나는 순간 굉장한 좌절을 겪을 수 있습니다. p.103

사람들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맥이 풀리고 마음이나 기운이 꺾입니다. 이것이 좌절을 느끼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입니다. p.105

예측 불가능성이 높은 사회는 구성원들을 좌절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불안감 지수를 높입니다. 사람들이 불안감을 많이 느끼면 불안을 줄이는 방향으로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그중 하나가 외형적인 기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두 눈으로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들에 집착하는 거지요. 자신의 불안을 통제하기 위해 획일적이고 단순한 것에 몰입하는 것입니다. p.110

사실 지적인 깨달음은 궁극적으로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p.124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나희덕 <속리산에서> p.129

우리가 상황을 통제할 순 없지만 그 상황에 대한 판단과 반응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p.132

과도하게 염려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인정하지 않는 거예요. p.157

여러분들이 누군가에게 치유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좌절을 느낄 때는 치유자적인 느낌이 드는 사람과 함께 감정을 공유하세요. 그렇게 하면 좌절은 더 이상 좌절이 아닙니다. p.164

3. 김진숙

4. 도종환

누구도 살아서 완성을 이루는 이는 없습니다. 자기 생애를 믿고 쉼 없이 그곳을 향해 가는 일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진미진선의 길입니다 <새벽 초당> p.267

5. 강풀

무슨 일이든지 좋아하면 이기게 됩니다. 우리가 좌절, 좌절하지만 좌절이 정말 힘들어지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바로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좌절했을 때 , 어떡하지, 어떡하지?’하고 고민을 합니다. p.309

고민이 있을 때 그 해결 방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고, 그것을 모르는 척하느라 힘든 것입니다. 그리고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꼭 정공법만 생각하지 말고 다른 방법도 있으니까 그걸 선택해 봐도 좋다는 것입니다. p.314

작가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스토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지 못한다면, 아직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p.317

꿈은 직업과 상관없이 그것을 통해 이루고 싶은 거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p.328

 

강신주

인문학은 고유명사의 학문입니다. 그러니까 김수영의 시와 김춘수의 시와 한용운의 시는 달라요. 다르지만 같아요. p.339

인문학, 철학을 공부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자기 자신한테 도달하는 겁니다. 인문학을 제대로 공부하면 뻔뻔스러워지고 당당해지고, 저처럼 강의할 때 반바지에 샌들 차림으로 나올 수 있어요. p.341

귀찮아서, 비겁하기 때문에 그런겁니다. ... 실천의 전망을 열어 놓고 담론을 끌고 가야 합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면서 깨알 같은 행복을 누리려는 것은 날로 먹으려는 담론입니다. p.366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는 이론이라는 확신이 선다면 우리는 실천하게 됩니다. 반면 역으로 과연 이론이 옳은지 그른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것은 전혀 의미가 없(p.373)는 고민입니다. ... 하나의 담론만 가지고 있는 것도 위험하지만 너무 많은 담론을 가지고 있으면 자기변명, 자기 정당화하기 급급하면서 살게 됩니다. p.373

인문학은 스스로 행동하겠다는, 즉 주어진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 실천의 주체는 바로 이지 우리일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p.384

마르크스 인간의 문제들 중에서 어떤 것도 나에게 사소한 것은 없다.’ p.385

진짜 공부는 여러 가지 문맥을 만들어 놓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천을 갖춰 놓기 위해서입니다. p.388

사랑하세요.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고 누군가를 사랑하세요. 그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생각하면 지치지 않습니다. p.391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은 비범하게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p.392

삶의 이유를 여러분 자신한테 찾으면 무조건 망가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 되고 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살아야 됩니다. p.392

2. 정희진

공부란 건 일상생활입니다. p.413

언어의 현실 재현에는 절대적 한계가 있지만, 지금은 그 한계가 정말 절박하게 가시화되었습니다. 기존의 언어, 즉 서구 남성 백인 중산층 중심의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매일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재현의 위기, 인식의 위기입니다. p.430

인문학의 위기라는 건 다른 말로 하면 재현의 위기 혹은 언어의 위기입니다. 현상을 설명할 수가 없고 혼란에 빠진 상황입니다. p.435

위기나 혼란이 아니라 사회 변화에 맞는 새로운 언어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는 걸 의미합니다. p.442

여성이라는 것은 제일 수가 많은 타자입니다. 쉽게 말하면 타자들 중에서 인류의 절반인 셈이죠.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상징체계의 모델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p.445

너무 흔하고 일상화된 차별이었습니다. 전 페미니즘이 조금이나마 의미가 있다면 이런 차이의 가시화에 있는 것이지 특화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p.445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세계를 봅니다. 이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신이 아닌 이상 초월적으로 볼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성찰하고 객관화하고 자기가 뭘 모르는가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이 편견의 일부라는 걸 인식하고, 누구나 이런 인식의 한계를 갖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p.448

지금은 모든 현상의 의미가 너무 다양화되어서 하나의 언어로 소통하기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그런데 하나의 언어, 자기의 언어를 주장하고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습니(p.450). 이런 사람이 바로 파시스트입니다. 개념을 정의하려는 사람이 바로 파시스트입니다. 저는 개념을 교란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 지식인라고 생각합니다. p.451

3. 엄기호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공부를 공부로 경험했을 때 비로소 공부와 내가 어떤 관계를 맺어야 되는가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459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건, 특히 저처럼 문화를 공부한다는 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어떤 경향성을 파악해 내는 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이런 경향성, 문화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동시대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 친구를 우리 시대의 동시대인으로 생각했을 때는 이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이 굉장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p.469

우리는 사람 사이에 있을 때만 인간이 될 수가 있습니다. p.472

우리가 학생들한테, 자녀들한테 노동을 시키는 이유가 뭘까요? 돈의 소중함을 알게 한다고 하는 것이지만 사실 돈의 소중함만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돈이 폭력이라는 걸 깨우치게 만듭니다. 돈이 사람의 노력을 완전히 무화시켜 버리(p.474)는 거죠. 돈은 돈의 뒤에 있는 인간들의 역사, 각자 개인들의 역사와 각자 개인들의 수고와 눈물과 땀과 기쁨을 가려 버립니다. p.475

경험은 전수될 수 있을 때, 이야기될 수 있을 때, 남에게 전달될 수 있을 때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즉 경험이라고 하는 건 보편화, 일반화되는 것에 굉장히 격렬하게 저항하는 걸 말합니다. p.479

진짜 경험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우연입니다. (알랭 바디우) p.484

우연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삶에 주어졌을 때 그걸 예민하게 잘 받아들여야 하는데 우리는 점점 가면 갈수록 우연을 우리 삶에서 추방하고 있습니다. ... 왜냐하면 우연이 내 삶에 개입했을 때 흐트러진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 바로 일정, 정해진 스케줄이 흐트러집니다. 우리는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스케줄대로 움직였을 때 성공한다고 생각하고 불안해하지 않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p.485

우리가 주체가 된다는 것, 뭔가를 경험하고 향유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 경험이 경험이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된다는 겁니다. p.486

위험을 감수하는 경험, 우연이 있는 경험일 때 우리는 열정을 바칠 수 있습니다. 반면 위험이 제거되고, 우연이 제거되어 있을 때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건 오로지 쾌락뿐입니다. p.488

경험에는 우연이 개방되어 있기에 가장 핵심적인 위험은 바로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경험은 체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경험의 반대가 체험입니다. ... 체험은 통제가 됩니다. ... 체험은 새로운 걸 알게 되는 과정이 아니라 확인하는 작업일 뿐입니다. p.491

우리는 왜 경험이 죽어 버린 시대에서 살까요? 바로 두렵기 때문입니다. 두렵기 때문에 경험이 죽어 버린 시대를 살 수밖에 없습니다. ... ‘경험의 가장 큰 특징은 죽음과 닮아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경험을 했을 때는 추상화가 될 수 없습니다. 지나가 버리는 것에 격렬히 저항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격렬히 저항해도 그 순간은 지나가 버립니다. 그때 우리가 보게 되는 게(p.493) 바로 죽음입니다. 결국 불멸하는 건 없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됩니다. p.494

경험이 죽음과 닮(p.494)아 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경험은 하지 않고 경험을 체험으로 바꿔서 때우려고 합니다. p.495

우리가 공부를 하고, 경험을 하고, 사유를 하는 이유는 그날이 왔을 때 깨어 있기 위해서입니다.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서 하는게 아닙니다. ... 그걸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갈고 다듬을 수밖에 없습니다. (p.504) 갈고 다듬었을 때에만 비로소 그 사건을 사건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p.505

권리는 관계의 방식이지 나 혼자 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 권리는 세계가 있을 때만 존재합니다. p.510

제가 정의하는 인권은 나의 고통을 사회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사회를 말합니다. (p.511) ... 고통을 드러냈을 때 내가 모욕 받지 않을 수 있는 사회, 모욕 받는 것이 아니라 배려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바로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입니다. p.512

우리 사회의 큰 문제는 꼰대와 꼬마밖에 없다는 겁니다. 꼬마들은 다 꼰대를 꼰대라고 무시하고, 꼰대는 꼬마들을 다 꼬마라고 무시합니다. 꼬마의 삶에 대한 경험, 꼰대의 삶에 대한 경험이 없습니다. ... 전달될 수 있는 것이 바로 경험인데 이게 없습니다. 완전히 단절이 된 거죠. 꼰대와 꼬마 사이에 엄청난 단절이 있으(p.520)니까 꼬마들은 절대 꼰대의 얘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고, 꼰대들은 꼬마에게 들릴만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들어!”하고 강요만 합니다. 양쪽 다 문제가 되는 겁니다. p.521

4. 김진혁

우리가 어떤 지식을 접할 때 분명히 그 지식 안에는 그 지식이 가진 의미가 존재합니다. 다만 해석에 있어서 차이가 날 뿐이지 분명히 존재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우려가 있다고(p.538) 아예 없애 버리니까 어떻게 보면 그것조차도 하나의 가치 부여가 되어 버렸습니다. 즉 가치를 빼버리는 가치가 된 겁니다. p.539

모른다라고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p.557

편안하고 행복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냥 모르는 상태가 편합니다. p.565

F. 케네디 진실의 가장 큰 적은 거짓이 아니라 신화다.” p.567

사실들의 총합이라 할 수 있는 진실 역시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얼마만큼 진실을 이루고 있는 정보들이 투명한지, 그 사실들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는지, 출처는 분명한지, 여러 가지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을 이루는 다양성, 즉 사실을 보는 다양한 시각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지, 진실이라고 하면 그 진실을 이루고 있는 사실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것으로 온전히 담보되어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건 정보의 질과 양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p.587

진실이라고 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끊임없이 그걸 의심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믿어선 안 됩니다. 최대한 의심하는 것이 진실에 가장 가깝게 가는 길입니다. p.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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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그림-나카노 교코] '인공물'에 다양한 '인간'이 어떻게 담기는지 | Memento 2017-12-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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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서운 그림

나카노 교코 저/이연식 역
세미콜론 | 200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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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물'에 다양한 '인간'이 어떻게 담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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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모든 '인공물'은 '인간'을 반영한다. 문학, 예술과 같은 거창한 것 뿐 아니라, 식기나 식기에 담긴 음식 작고 사소한 하나 조차 인간을 반영한다. 작은 '인공물' 속에서도 당대의 모습을 찾을 수 있고, 인간을 바라볼 수 있다. 하물며 최고의 작가가 그린 그림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사진 등장 이전에 그림만큼 직관적이고 사실적으로 세상을 반영한 매체는 없었다. 글이나 말이 있었겠지만, 묘사는 가능하더라도 직접적인 모사는 불가능한다. 문자를 통해 머리속에서 재 가공하는 절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말과 글은 특권층의 소유였디. 읽는 다는 것 자체가 권위의 상징이고, 말은 잘못하면 목이 잘리는 법이다. 이에 반해 그림을 보는 행위는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직관적인 매체다. "본다"는 행위 역시 권력적인 행위지만, 반대로 누구나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평등한 행위다.

하지만, 나는 그림을 본다는 것. 특히 현대 미술이나 명작들을 보면서 이 역시 평등하지 않음을 느낀다. 도무지 알아 먹을 수 없다. 명작이니 대작이니 하지만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다. 분명 나는 "보고" 있지만, 도무지 그림을 "볼" 수 없었다. 간혹 명작들을 설명해준 책들을 읽었지만, 보는 일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런가보다,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뿐. 아는 만큼 보이지만, 반대로 보는 만큼 안다. 이 두 틈바구니 속을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내가 너무 무지했다. 나카노 교코의 <무서운 그림>은 그림을 보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다. 겁이 많은 나에게 무섭다는 것은 머리속에 오래 남을 터이고, 다른 그림을 볼 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다. 

솔직히 말하자면 도움은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그림이라는 혹은 본다는 행위에 있어서 충실할 수 있는 진득한 관찰자나 감상자가 아닌가보다. 공간을 보거나 색채를 감상하거나 하는 일에 있어서 잼병이다보니 더 그럴까. 어릴적 이런저런 상상화 그리기로 상을 받은 기억은 있지만, 수채화나 정물화로 받은 기억이 없다. 어떻게 바위를 회색이 아닌 흰색으로 표현해야하고, 풀잎에 녹색이 아닌 어두운 계통의 색을 섞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마도 이런 몰이해가 선천적이거나 아니면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그림을 보다가 난감한 감정에 빠진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나카노 교코의 책은 재미가 있다. 그림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이 그림이 무서운 이유를 다각도로 보여준다. 고야의 <제 아이를 잡아먹는 사투르누스>같은 그림은 딱히 설명이 없어도 무섭다. 하지만, 젠틸레스키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의 그림이 왜 무서운 것인지 작가의 삶을 통해 설명해준다거나, 브뢰겔의 <교수대 위의 까치>를 통해 중세 시대를 이해하게 해주는 작은 "까치"를 발견하게 해주는 설명은 흥미로웠다. 물론 그의 해석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무섭다"는 측면에서 그림을 볼 때 '인공물'에 다양한 '인간'이 어떻게 담기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충분히 재미있다. 다만, 그림 설명과 같이 보기가 어려운 편집상의 한계, 그리고 아직도 그림은 내게도 멀기만 해서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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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리석은 데다 자신이 만든 불완전한 사회제도에 휘둘리면서 편견, 빈곤, 차별을 생산하고, 결국 너나 할 것 (p.8) 없이 천천히 죽음을 향해 끌려 들어간다. p.9

아우구스트 폰 플라텐 <트리스탄> 자신의 눈으로 아름다움을 본 사람은 곧 죽음에 이른다. p.103

아무튼 '여류' 호가 아르테미시아는 재발견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여류'라는 점이 지나칠 정도로 강조되었다. 이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도 그녀가 남성에 대해 품었던 혐오를 뚜렷이 드러낸 예로서 작품 그 자체의 가치와는 동떨어진 부분에서 평가되고는 했다. 아르테미시아가 '여류'라는 딱지를 떼고 남성들과 동등한 화가로서 인정받으려면 아직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아무튼 그녀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이 너무도 선정적이었기 때문에 이 그림이 생생한 묘사를 그 사건에 겹쳐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p.115

공포는 보일 때 보다 보이지 않을 때가 훨씬 더 끔찍하다. p.139

르네상스라면 문예 부흥이네, 근대적 가치의 창조네 하며 긍정적인 시대인 양 생각하지만 실은 오히려 대단히 야만적인 시대였다. 르네상스가 서구 근대 사상의 원류가 되었던 터라 이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 이들, 즉 아름답지 못한 자들의 운명이 이 지점에서 결정되었대도 과언이 아니다. p.183

'추한 노파'는 남성이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노화를 거부하기 위해 설정한 일종의 희생양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추한 노파'를 조롱하는 행렬을, 자신만은 절대 늙지 않을 거라 믿는 젊은 여성들이 누워서 침 뱉기인 줄도 모른 채 따라간다. p.184

오늘날의 사회 또한 늙음에 대한 경의를 내팽개치고 노인을 그저 우스꽝스럽고 비참하고 거치적거리는 존재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해지는 것 같다. 옛날처럼 자연스레 느긋하게 늙어 가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노인은 곧잘 패잔병처럼 취급되곤 한다. 애당초 아름다움이란 젊음과 불가분의 관계엿던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혹은 육친에 대한 사랑에 부속된 느낌이었는데, 그런 감정 일체를 벗겨 낸 '순수한 아름다움'이라는 추상을 추구하다 보니 인간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내달리게 된 건 아닐까. 셰익스피어는 "겉모습이란 건 가장 지독스런 허위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p. 185

적에 대한 가혹함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잔학 행위 자체를 즐기게 된 것이다. 늙임이라는 건 그 인간이 애초에 지니고 있던 소질을 뜻하지 않은 모습으로 진하게 투영시키곤 한다.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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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성공시대-김태권]저자의 말대로 우리 사회는 안전한 것일까? | Memento 2017-12-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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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히틀러의 성공시대 세트

김태권 글,그림
한겨레출판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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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대로 우리 사회는 안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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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서 가장 악인으로 평가 받는 사람이 있다면 히틀러가 단연 최고다. 아직도 남은 소수의 추종자를 제외한다면, 모든이의 지탄을 받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사실 처음에는 미치광이에 불과했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 그다지 압도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한국으로 치자면 "바이마르 공화국"은 이승만 실각이후 "장면정부"로 비유해 볼 수 있을까. 사회 분위기는 비슷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히틀러는 선거를 통해 적법하게(?) 권력을 찬탈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히틀러의 성공시대는 바로 이 지점을 다루는 만화책이다. 재미있는 개그(혹은 아재개그?)가 넘치고 복잡하고 어려운 권력관계를 비교적 단순화 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쉽다. 또한 히틀러가 주목받는 시기가 아닌 비교적 어두운 시기를 보면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다만, 우파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할지 모르겠다. 보기에 따라 (극)우파가 히틀러의 야심을 키워준 꼴이라는 뉘앙스가 자주 풍기니까. 또한 집필 당시가 우파(?)의 집권시기이니 만큼, 더 신랄하게 비판하려 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좌파 역시 분열을 통해 히틀러를 도와준 꼴임을. 좌우를 떠나서 히틀러의 등장은 모두의 책임이자 과오가 아닐까.
그래서 세계2차 대전으로 전세계가 전쟁의 불구덩이 속에서, 수용소의 가스속에서 댓가를 치룬 것일지도. 언젠고 소수자는 억압받았고, 희생자를 통해 내부 단결을 도모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강대국들도, 그리고 우리들도 점점 생존이라는 어려움 속에 완고해지고 있다. 핵 보유국에 다가서는 북한, 전쟁하는 일본, 여전히 강한 나라인 "러시아", 세계의 중심으로 다시 서려는 "중국", 그리고 그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 이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관용과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핵을 만드는 북한을 경계하고, 극우화하는 일본을 욕하고, 이빨빠진 호랑이라 러시아를 비웃고, 아직도 떼놈이라 중국을 무시하고, 트럼프를 뽑은 나라라 미국을 비난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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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나는 딱 부러지는 답을 제시하는 대신, 히틀러가 집권하는 과정에 일어난 일을 하나하나 보여드리며 독자님 스스로가 각자의 답을 얻게 하고 싶었다. 요즘처럼 편리한 세상에 불친절한 방식일지 모른다. ... "사회의 모든 문제에 대해 언제나 딱 부러지는 해답을 준비한 사람이 어떻게 오래오래 멀쩡할 수가 있겠니." p.6

히틀러가 미치광이라는 걸 다들 알았고 유권자 2/3가 끈질기게 히틀러를 거부했는데 그런데도 왜 히틀러 하나를 막지 못했을까. p.245

경제 위기는 정치 위기를 낳게 마련, 이럴 때면 사회는 어렬운 선택을 강요받는다. 가난한 사람들이 우선 버텨내도록 도와줄 것인가, 아니면 부자들이 먼저 기업을 살리게 밀어줘야 하는가? p.268

일부 지식인의 주장대로 대중은 어리석을지도 모른다. 선거 때마다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대중은 어느 시대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의 선택보다 자기가 하는 생각이 언제나 낫다고 믿는다면, 진짜 위험한 사람은 바로 그 사람이다.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다 자기만 잘났다며 시작하지 않았는가. p.392

<2권>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 또는 사회 전반에 관용과 공존의 정신이 부족한 점아닐까. 누군가 못된 마음을 품고 이 약한 고리를 파고든다면, 우리는 새로운 히틀러를 막을 수 있을까? p.5

사회를 위기에 빠뜨린 자가 사회를 구원할 구세주로 깜짝 등장한다는 전략.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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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넌 무엇이 되고 싶으냐-심혁창]나는 무엇이 되고 싶을까. | m o r i 2017-12-02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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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사람아 넌 무엇이 되고 싶으냐

심혁창 저
한글 | 201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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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이 되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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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 소설이란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를 의미한다. 이 짧은 이야기도 하나의 우화소설이다. 다만 조물주라는 화자가 등장하여 동물들에게 직접 묻는다. '너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느냐'고. 그럴때마다 동물들은 저마다의 핑계를 대며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호랑이가 NONO라고 외칠 정도니 얼마나 싫은지 짐작이 간다. 대놓고 동물들은 말한다. 사람은 정말 못쓸 놈들이라고. 것참 기분 묘하다. 나 역시 바퀴나 호랑이나 새로 살고 싶지 않은데, 우리에게는 물어보기만하고 끝나버릴까. 아마도 동물들의 말을 통해 우회적으로 사람을 비판하고 싶었을 것인데, 너무 빤하기만 한걸까. 아니면 무료 이야기인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걸까. 요즘들어 질문이 무섭다. 특히 너무 빤한 질문을 던지면 덜컥 의심이 든다. 내가 깨닫지 못한 의도를 가지고 물어보는 것일까. 나를 떠보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그나저나 조물주는 처음 만들 때 부터 잘 만들것이지, 본인이 이렇게 만들어놓고 왜 동물들더러, 그리고 사람더러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어볼까. 이해못할 노릇이다. 하긴,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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