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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가토 요코]우리는 친일을, 그들은 전범을 | Memento 2018-09-0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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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가토 요코 저/윤현명,이승혁 역
서해문집 | 2018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우리는 친일을, 그들은 전범을. 우리 모두 아픈 역사를 청산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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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에 대한 기억 1. 나의 고향은 의령이다. 아버지 차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갈 때면 지나던 다리가 있었다. 정암교라는 철교인데, 당시에는 막연하게 일제 시대에 만들어졌다고만 들었다. (1935년 가설) 성수대교가 무너진 기억이 강렬했었는데, 60년이 넘은 철교 위로 차를 타고 다닐 수 있다니! 물론 큰 차는 당시에도 다니지 못했지만, 의병의 고장 의령에서 일본의 기술력에 감탄했다.(지금은 차가 다니지 못하고, 자전거나 도보만 가능한 관광 명소화 되었다고 들었다.) 

 일제에 대한 기억 2. 그로부터 수 십년이 지난 최근. 통영 해저터널을 지나게 되었다. 1931년부터 1932년까지 약 1년 4개월에 걸쳐 만들어진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을 보며 무서움을 느꼈다. 터널이 서늘한 탓만은 아니다. 그들은 정말 한반도를 영구히 지배하려 했겠구나 싶다.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는 사소한 기억들과 함께 충격으로 다가왔다. 크리스마스와 새해라는 황금 같은 휴식기에 중고생들이 강연을 들었다는 사실, 그리고 도쿄대 교수가 친절하게, 그들의 눈높이에서, 날카로운 질문에 답변을 해가며 강의를 한 결과물이 이 책이라는 것은 덤이었다. 일본이 전쟁을 했다는 사실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크나큰 고통이다. 그렇기에 항상 ‘주관적’ 혹은 ‘피해자적’, ‘감성적’ 입장에서 식민지의 경험과 전쟁의 고통을 대한다. 아니면 이런 ‘강의’와 ‘질문’ 보다는 ‘암기’와 ‘정답’에 치중하는지 모른다. 침략과 전쟁의 역사가 처음이 아니기에 익숙한 걸까. 일반적으로 식민지의 과정을 ‘일본의 개항→근대화 성공→탈아론, 정한론→식민지 개척→일제의 만행→폭주→패망’이라는 공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우리가 아는 이면, 일본 내부에서는 어떤 흐름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대동아로 묶으려 한걸까. 어째서 그들은 반백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을 건물들을 만든 걸까. 책 제목을 보는 순간 그 해답을 얻을 수 있겠다 확신했다. E-book이 나오기를 고대했지만, 출간한지 8개월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오랜만에 종이책을 집어 들었다.

 이때까지 일본의 주 전략(오랜 꿈)은 대륙 진출로 단순하게 생각했다. 일제에 대한 기억1에서처럼 ‘임진왜란’과 ‘곽재우’장군은 내 유년 시절의 큰 지표였다. 그래서 ‘정명가도’라는 히데요시의 망상(?)이 하나의 고정관념, 이미지로 강하게 자리 잡다. 하지만 스탠퍼드대학 마크 피티 연구원은 “일본의 식민지는 모두, 그 획득이 일본의 전략적 이익에 합치(p.204)”되는 식민지만 획득했다고 평가한다. 즉, “전략적”으로 일본의 안전보장과 관련된 (무역, 포교, 사회정책 보다 p.206) 지역을 골라서 식민지화 했다는 뜻이다. 이는 야마가타 아리토모의 이익선과 주권선, 나아가 생명선이라 불리는 논리와 맞닿아 있다. '일본 특별 소해대'를 한국전쟁에 파견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주장하는 맥락도 의심해 볼만하다. 다카하시 요이치는 "전쟁의 역사를 통해 배우는 지정학"이라는 책에서 일본소해대 파견을 "국제적으로는 무력 행사,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해당한다고 간주되었다. P.77 "고 주장했다. 하지만 평화헌법 개정과 더불어 일본 자위대의 지속적인 해외파병 노력은 세계를 상대로 본인들의 이익선(생명선)을 시험해 보는게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해본다면 일본이 지금도 북한의 핵에 민감하게 반응하고(물론 실재로 본인들 영토위를 날아가는 주권선의 침범 문제가 있지만), 주변국과 영토분쟁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주권선을 방어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만들려고 하는 사전작업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최근 남북미중 종전선언에 지속적으로 패싱 당하지만, 어떻게든 숟가락을 얹기 위해 애쓰는 그들의 노력에 일견 수긍이 간다. 세계 1차대전이 "위기관리에 실패해서 터져 버린 전쟁"이고 "모든 나라가 방어적 동기에 의해 움직였는데도 전쟁이 일어난 것 p.5~6<낙엽이 지기 전에-김정섭>"이라는 평에 무색하게, 일본은 여전히 다른 경로에서 전쟁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욕심히 과했다고 해야 할까. "전쟁 등으로 일본의 영토가 넓어지면서, 주권선과 이익선도 더불어 확대되면서 2차대전을 일으키는 논리까지 제공했(http://www.inews365.com/news/article.html?no=3056660)"다는 평가를 볼 때, 일본은 결국 스스로 선택했다. 할복할 상황을.

 일본이 이익선이라는 전략에 따라 식민지를 전략적으로 식민지를 획득했다 하더라도, 다른 이유 역시 매우 중요한 원인이다. 후발 제국주의 국가로서 시장, 자원, 사회적 요인(관직, 내부 잉여 인력의 유출 등) 역시 전쟁을 합리화하고 옹호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여론이 전쟁을 지지한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랬기 때문에 일본은 아직도 반성하지 않는다는 주변국들의 비판을 많이 듣는다. 여기에도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항상 피해는 가해자도 주장할 수 있는  그들이 스스로 피해자라고 느끼는 이유(피를 흘려 승전을 따냈음에도 모든것을 잃어야 했기에)가 전쟁의 여론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음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식민제국들이 가졌던 자신들만의 논리와 미적댔던 국제연합의 대응도 영향이 있을테다. 지금도 그 기억이 이어지고 있는게 아닐까."일본의 병사와 국민은 자기 자신의 열악한 처지와 힘든 생활만을 기억했고, 그 기억으로 포로와 식민지 주민의 비참했던 모습을 덮어버린 것(p.432)"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일본은 전쟁을 할 자격이 없다.(p.411)"는 미즈노 히로노리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럼에도 전쟁을 선택했던 , 적극적으로 조장했던 "천황을 포함해 당시의 내각, 군 지도자의 책임을 물(p.435)"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주장은 일본 국민도, 우리도 되새겨 봄직하다. 어찌보면 우리가 친일의 역사를 청산하지 못했듯, 일본 역시 전범의 역사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일본을 옹호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논리가 불합리하다고만 치부할 수는 없지 싶다. 국가의 폭력 앞에 개인은 무력할 수 밖에 없다. 우리 역시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공부하지도 않고 있다. 문득 임진왜란 이후 <징비록>이 조선보다 일본에서 더 유행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일본도 한국도 변한게 없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에 대한 또 하나의 대답을 얻는다. 저자의 말대로 ‘침략과 피침략’의 문맥으로만 이 시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자신과 세상을 이분법적으로만 보아서는 한계가 있다. 먼 나라이지만 이웃나라인 일본 역시,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멀지만 이웃임을 자각해야 할 테다. 타자 없이는 자아도 볼 수 없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역사는 유일한 ‘인류의 실험실’이니 만큼, 그간의 실험 결과를 둘러보며 곰곰이 생각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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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많은 희생자를 내는 것, 총력전을 수행하는 것은 그 나라의 사회를 내부로부터 변하게 만든다. p.42

통수권 독립으로 일본 군부는 정치 지도자의 말을 듣지 않고 제못대로 행동할 수 있었고, 이것이 더욱 전쟁을 부추겼기 때문입니다. p.71

중국과 일본은 리더십을 두고 오랫동안 경쟁해왔다는 것입니다. 그 경쟁 분야는 문화, 경제, 사회, 지식인의 사상과 이데올로기 등으로 다양하고, 군사적 충돌은 그러한 경쟁의 한 면에 불과하다는 뜻입니다. ... 일본의 전쟁 책임을 부정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침략, 피침략'의 문맥만으로는 19세기에서 20세기 전반에 걸친 중국의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전략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p.89

루소는 "전쟁은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 주권, 사회계약에 대한 공격, 다시 말해 상대국의 헌법을 공겨하는 방식으로 행해진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어떤 나라의 국민이 상대국에 대해 '저 나라는 우리 나라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을 하고 있다.' 또는 '저 나라는 우리 나라의 과거 역사를 부정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인식하는 경우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p285

만몽을 일본이라는 국가의 생존권 및 주권과 관련지어서 말한 것입니다. p.287

전문 외교관의 역할과 업무의 묘미는 바로 이런 회색지대를 해결하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p.293

당시 일본의 사회 인식은 '목숨과 돈을 들여서 싸운 전쟁 -> 그 전쟁에 간신히 이겨서 체결한 조약 -> 그 조약에 쓰인 일본의 권익 -> 이를 지켜야 한다.'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p.295

일본의 병사와 국민은 자기 자신의 열악한 처지와 힘든 생활만을 기억했고, 그 기억으로 포로와 식민지 주민의 비참했던 모습을 덮어버린 것입니다. p.432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면서 주변의 일에 무의식적으로 매순간 평가를 하고 판단을 합니다. 또 현재의 사회 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을 내릴 때도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사례를 유추합니다. 나아가 미래를 예측할 때도 무의식적으로 과거와 현재의 사례를 비교합니다. 그럴 때(p.439)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생각, 유추, 비교를 거친 역사적 사례가 젊은 사람의 머리와 마음 속에 풍부하게 축적, 정리돼 있는지의 여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역사적 사례를 생각하면서 과거, 현재, 미래를 종횡무진 비교하고 유추할 때 사람의 얼굴은 분명히 내성적이고 조심스러우며 온화한 모습이 될 것입니다. p.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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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정-티머시 스나이터] 민주주의는 번거롭지만... | Memento 2018-09-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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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폭정

티머시 스나이더 저/조행복 역
열린책들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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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손을 놓는 순간. 누군가는 말할지 모른다. "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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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11월8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긴장했다. 유력한 정치인, 기자, 지식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수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사람은 트럼프였다. 심지어 공화당 대통령 후보 사상 최다 득표였다. 기존 정치인과 다른 언동은 늘 주목받았고, 전세계는 예측할 수 없는 그의 한 마디에 조마조마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미국과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그가 외친 Make America Great Again은 America First 정책으로 여기저기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기후조약 탈퇴,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경제분쟁, 미중간의 대립 격화, 인종차별과 혐오 확대 등등 우려할 만한 부분이 커졌음은 확실하다. 기존의 정치인과 다르다는 평가가 많은데 정확하게 무엇이 다른 정치인과 다를까. 티머시 스나이더의 작은 책은 역사의 사례를 소개하며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그의 은근한(?) 주장대로라면 이 위기는 트럼프와 닿아있다.

 민주주의는 매우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제도다. 그렇다고 신속하거나 명확하지도 않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는 절반에 가까운 패자의 표(의견)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수 많은 자원과 시간이 소모되며, 때로는(?) 치열한 암투가 벌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민주주의와 선거를 믿는다. 다른 대안이 없기도 하거니와 우리는 '민주주의의 유산'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은 우리의 믿음을 명확하게 선언한다. 보통선거, 민권, 국민에게 주어진 다양한 자유는 우리를 '폭정'으로 부터 지켜준다고 믿는다. 티머시는 말한다. "잘못된 생각이다.(p.20)" 우리가 사는 이 제도는 불완전하다. 아니 오히려 모자란 부분이 많다. 이 제도(미국의 민주주의)를 만든 사람들은 "상상 속의 완벽함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불완전함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들을 줄이(p.37)"도록 고안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제도의 보호를 받기도 하지만, 적극적으로 제도를 지키고 고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제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힘이 필요하다. 역시나 번거롭다.

 하지만 우리가 이 번거로움을, 희생을 각오하지 않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 "독일은 공화국이다. 국가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바이마르 헌법 제1조다. 선진적인 헌법을 가졌던 바이마르 공화국의 종말을 생각해보자. 대공황의 격동 속에서 국민은 나치와 히틀러를 선택했다. 번거로움보다는 편안함을, 이상보다는 현실만을 고려한 결과 세계는 피로 뒤덮였다. 지금이라고 다를까? 매우 짧은 책이지만 그마저도 읽기 어렵다면 <폭정>의 목차를 보자.


1 미리 복종하지 말라 2 제도를 보호하라 3 일당 국가를 조심하라 4 세상의 얼굴에 책임을 져라

5 직업 윤리를 명심하라 6 준군사 조직을 경계하라 7 무장을 해야 한다면 깊이 생각하라
8 앞장서라 9 어법에 공을 들여라 10 진실을 믿어라 11 직접 조사하라 12 시선을 마주하고 작은 대화를 나누어라
13 몸의 정치를 실천하라 14 사생활을 지켜라 15 대의에 기여하라 16 다른 나라의 동료들로부터 배우라
17 위험한 낱말을 경계하라 18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더라도 침착하라 19 애국자가 되라

20 최대한 용기를 내라


여기 목차에 있는 내용조차 거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파와 좌파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불판", 민주주의라는 제도 자체를 위한 이야기다. "삶은 정치적이다.(p.42)" 민주주의는 우리의 '표'만으로 살아남지 못한다. 우리의 행동과 말, 직업윤리, 진실을 조사하는 개인 등등, 개인들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기꺼이 '정치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체제는 이처럼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우리가 손을 놓는 순간. 누군가는 말할지 모른다. "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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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유산이 자동적으로 우리를 그러한 위협으로부터 지켜 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잘못된 생각이다. 오랜 전통에 따라, 우리는 역사를 연구하여 폭정의 뿌리 깊은 근원을 이해한 다음 여기에 적절하게 대처할 방법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p.20

그들이 고안한 체제의 논리는 상상 속의 완벽함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불완전함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들을 줄이는 것이었다. p.37

매년 선거가 끝나는 곳에 폭정이 시작된다. (미국 초기 속담) p.38

삶은 정치적이다. 세상이 우리의 기분을 살피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행위에 반응히가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사소한 선택들은 그 자체로 일종의 투표 행위다. 그런 선택 하나하나가 장래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일상의 정치에서 우리의 말과 행동은, 또는 말과 행동의 부재는 대단히 중요하다. p.42

언젠가 우리에게도 충성의 상징을 드러낼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때는 그러한 상징이 동료 시민을 배척하는 데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확인하라. p.44

일개 개인과 정부가 윤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직업은 이 일을 가능케 한다. 작업의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공동의 이해관계를 지닌 집단으로, 언제나 지켜야 할 규범과 규칙을 지닌 집단으로 생각한다면, 그들은 자신감과 함께 일종의 권력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말을 듣는 바로 그 순간, 직업 윤리는 우리에게 따라야 할 지침을 제공한다. p.50

듣고 싶은 말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다를 수 있음을 부정할 때, 우리는 폭정에 굴복하게 된다. 현실을 부정하는 게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개인의 종말이다. 또한 개인주의에 의존하는 정치 체제의 몰락이다. p.78 (1. 공공연한 적개심, 2.샤머니즘적 주문, 3.마술적 사고(공공연히 모순을 끌어안는 것), 4.부적절한 믿음 : 빅토르 클렘퍼러, 진실의 소멸 방식)

탈진실은 파시즘의 전단계이다. p.83

진실을 조사하는 개인은 사회를 건설하는 시민이며, 그러한 개인을 싫어하는 지도자는 잠재적 독재자이다. p.86

공적 영역에 참여하고자 하는 선택은 사적 영역의 유지가 가능한가에 달려 있다. 우리를 드러내 보일 때와 드러내지 않을 때를 우리(p.100) 스스로를 결정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p.101

어느 순간을 이해하는 것은 다른 순간의 공동 창조자가 될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역사는 우리를 책임지는 존재로 만든다. 모든 것을 책임질 수는 없지만 어느 정(p.143)도는 책임질 수 있다. 폴란드 시인 체스와프 미워시는 그러한 책임의식이 고립과 무관심을 깨뜨린다고 보았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그렇게 고립과 무관심을 깨뜨린, 우리보다 고초를 더 많이 겪은 동지들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필연의 정치학을 포용함으로써 역사 없는 세대를 키웠다. 필연의 약속이 그렇게 명백하게 깨졌으니 역사를 모르는 젊은 세대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그들은 아마도 필연에서 영원으로 이동할 것이다. 그들이 구세대가 내던진 필연과 영원의 덫을 거부하고 역사적 세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은 분명히 있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젊은이들이 역사를 만드는 데 나서지 않은다면, 영원과 필연의 정치인들이 역사를 파괴할 것이다. 그리고 역사를 만들려면 뭔가 조금이나마 알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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