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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의 기술-윌리엄 B.어빈] 스토아의 공구상자 속 좌절하지 않는 도구들 | Memento 2020-07-1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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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좌절의 기술

윌리엄 B. 어빈 저/석기용 역
어크로스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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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에 좌절하지 않는 기술. 좌절은 나를 좌절케 하지 못한다.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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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내가 견딜만한 좌절들을 성취했을 때 쾌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견딜만한이다. 소위 압도적인 벽을 만나게 되면 두 가지 선택지를 택한다. 현질을 하거나, 게임을 포기하거나. 하지만, 게임 설계자들은 매우 영리하다. 호구들이 많을수록 자신들의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교묘한 방법으로 게임을 포기하지 못하게 만든다. 요 단계만 넘기면 천국이 나올 거야! 다만 조금, 아주 조금만 돈을 써보는 건 어때?

아니면 좌절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단계들을 조금 줄여 줄 테니, 조금만 손을 써 보라고 속삭인다. 너무 단순화 시킨 이야기지만, 나 역시 늘 결제하기 버튼 앞에서 부르르 떤다.

인생은 게임은 아니다. 그럼에도 묘하게 비슷하다. 현질의 힘이 강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게 있다면 좌절은, 넘어야 할 벽은 늘 높기만 하다. 앞서 말했듯이 견딜만한벽이 아니라 거의죽을 것 같은 좌절들이 즐비할 뿐이다. 그리고 좌절 이후에 우리의 삶은 비참해 진다.

 

니체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역경을 극복하고 나면 더 강해진다.’. 그러나 그는 그 역경이 우리를 거의 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강조하지 않았어요. 니체는 이렇게 말했어야 합니다. ‘어려움을 겪고 나면 그 때문에 하루 종일 만화 채널이나 보고 싸구려 포도주를 아침 11시부터 마시게 된다.’는 겁니다.”

 

코난 오브라이언이 2011년 다트머스대 졸업식에서 했던 유명한 축사 중 일부다. 그렇다 좌절은 우리를 피폐하게 한다. 여기에 해답이 있을까?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좌절과 좌절 이후의 고통을 피할 방법이 있을까? <좌절의 기술>은 여기에 도발적인 대답을 한다. 가능하다고! 어떻게? 스토아주의 철학을 통해서 말이다.

스토아주의? 세계사나 철학 시간에 간혹 들어본 이야기다. 세네카는 어디서 들어는 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면 로마의 오현제 중 한 명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정도. 스토아주의에 대한 설명을 읽을 때 금욕적 윤리사상이라는 단어는 절로 흥미를 잃게 만든다.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정념이 없는 마음 상태'(apatheia)를 누리기 위해 자연의 법칙에 따라 이성의 힘으로 욕정을 억제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하는데, 이 상태가 된다는 건 마치 부처가 된다는 느낌이다. 일반인들, 아니 삶에 늘 고통 받는 생활인으로서 이게 가당키나 할까 싶다. 하지만 오현제 중 한명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삶을 조금만 검색해 본다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저자의 표현대로 스토아의 시험 전략은 발상의 전환을 이뤄 준다. 이런 좌절은 일종의 테스트다. 내가 믿는 신, 혹은 가상의 존재가 나를 시험하고자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화를 내는 상황을 피할 수 있고 부정적인 감정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스토아의 공구상자에는 이외에도 앵커링(부정적 시각화), 프레이밍 등 다양한 대응법이 들어 있다. 이 공구들은 현질이나 크랙과 같은 방법으로 인생이라는 게임을 건너가게 도와주는 게 아니라, 일종의 패치와도 같다. 뭐랄까 일종의 난이도 조절 패치라고 할까. 하지만 이 역시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스토아의 모험”, 게으름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속적으로 단련해야 한다. 공구상자를 열어서 이것저것 시험해 봐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패치를 구현할 수 있다.

책의 종반부에 다음과 같은 제목이 있다. “인생은 한 편의 소설 쓰기다.” 그렇다. 우리의 삶은 한 권의 책이다. 이야기이니, 소설이 적당하겠다. 독자로서 주인공이 좌절하나 겪지 않는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또한, 좌절에 주저앉아 울고만 있다면 그 책은 폭망 할 것이다. 모름지기 소설은 위기가 심할수록, 그 위기를 잘 극적으로 극복해낼수록 몰입도와 재미를 가중시켜 준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의 모습에 열광한다. 역설적이게도 그런 좌절을 겪고 싶지 않아서 일까. 아니면 삶에서 그런 좌절을 감내하기 쉽지 못함일까. 어쨌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겠지만, 내 인생이라는 책이 그렇게 된다고 생각하면 걱정스럽다. 스토아의 공구상자를 잘 뒤적거려보고 좌절의 기술을 조금 더 연마해 둬야겠다. 어쨌든 좌절은 나를 죽이지 못할테다. 다만, 나를 거의 나를 죽일뻔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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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주의는 종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스토아주의의 우선적인 관심사는 내세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보낼 시간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스토아주의가 기독교나 이슬람을 포함한 많은 종교들과 양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덧붙여야겠다. ... ‘스토아의 신들’ ... 내게 그냥 가공의 존재들일 뿐이다. 그러나 그들을 불러냄으로써, 나는 대다수가 그저 불운한 좌절로 여길 일(p.15)들을 일종의 심리 게임으로 바꿀 수가 있다. 그렇게 하는 덕분에 나는 절망하거나, 화를 내거나, 의기소침 하는 일 없이 시련에 대응할 수 있다. p.16

우리가 좌절을 일종의 성격테스트라고 생각함으로써 그 상황에 대한 우리의 감정적 대응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매우 심각한 좌절에 직면해서도 차분함을 유지하는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으며, 이것이 결국은 우리 삶의 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23

어떤 의미에서 인내심 강한 사람은 불평 없이 좌절을 겪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것은 스토아주의자들이 하던 일은 아니다. 그들의 목표는 좌절의 고통을 겪는 동안에도 평온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좌절당하더라도 그로 인해 고통을 겪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중요한 차이다. p.24

행복은 우리 뜻대로 해낼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하는 능력에 비례한다. -에픽테토스 p.29

우리가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한 가지 증거는 자신이 의도했든 아니든 주변 사람들의 삶을 어느 정도로 어렵게 만들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p.36

우리가 겪는 수많은 고난은 내 자신이 세운 엉터리 계획의 결과물이다. p.37

얼마나 많은 좌절을 경험하느냐는 내가 말한 바대로,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선견지명을 가졌느냐에 달려 있다. 생각 없는 사람의 일상생활은 십중팔구 자신이 예측 못한 온갖 방해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그 사람은(p.38) 인생이 절망적이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 없는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자신이 겪는 불운의 이유를 헤아렸을 것이다. p.39

어떤 이가 우리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목표는 화내는 일을 피하는(p.54)것이어야 한다고 세네카는 말한다. 그렇게 되면 처리해야 할 분노도 없을 거시고 따라서 표출하거나 억압해야 할 분노도 없을 것이다. (p.55) ... 그에 따르면 화를 내는 사람은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상처를 입힐 뿐이라고 했다. p.56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늘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 하지만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는 내가 늘 통제할 수 있죠. -앨리슨 보타 p.70

여러분이 갖고 있는 것으로, 여러분이 있는 바로 그곳에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십시오. -시어도어 루스벨트 p.84

주어진 선택지의 수가 제한되어 있을 때 야단법석을 떠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럴 게 아니라 우리는 그저 그중에서 최선의 대안을 선택하고 인생을 계속 살아가야 한다. 그 외의 방법으로 처신하는 것은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꼴이다. p.86

만약 회복탄력성이 눈동자 색처럼 타고난 특(p.99)질이라면, 아마도 그 특질을 증조부모로부터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금 회복탄력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그 특질이 선천적인 것은 아니라는 증거인 셈이다. 오히려 그것은 자전거 타기나 외국어 말하기처럼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능력이다. 이는 결국 더 회복탄력적인 사람이 되느냐 마느냐는 자기한테 달렸다는 뜻이다. p.100

우리는 나쁜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 나쁜 사람들이다. 그리고 오직 한 가지만이 우리를 안정시킬 수 있다. 우리가 서로에게 너그러이 대하기로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네카 p.102

좌절을 겪을 때 우리의 의식적 경험은 잠재의식이 지휘하고 감정들이 합세하는 이중 공격, 이를테면 교차 사격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의식은 어떻게든 명료하게 사고하고자 버둥거릴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그 좌절에 대처하는 보잘 것 없는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이다. 더 나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감정은 한 번 자극되고 나면 가라앉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유발한 좌절이 극복되고 나서도 한참동안 우리 삶은 계속 혼란스러울 수 있다. 감정과 잠재의식을 상대하는 일이야말로 일생의 도전임을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아이와는 달리 우리의 감정과 잠재의식은 결코 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p.107

스토아의 시험 전략 ... 우리는 이 전략을 사용하기 위해서 우리가 겪는 좌절을 단지 부당한 고난으로 여길게 아니라, 가상의 스토아 신들이 주관하는 창의력과 회복탄력성 시험이라고 가정한다. 이 시험을 통과하려면 우리는 좌절에 맞설 효과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뿐만 아니라, 부정적 감정들의 습격도 피해야 한다. / 우리는 좌절을 스토아의 시험으로 간주함으로써 잠재의식을 좌절 반응의 순환 회로 밖으로 끄집어내게 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좌절을 겪을 때 잠재의식이 다른 어떤 이가 나를 이용하거나 박대하고 있다고 넘겨짚는 식의 비난 섞인 설명을 내놓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이것은 감정이 활성화되는 것을 차단하여 결과적으로 좌절로 인해 치러야 할 개인적 비용을 극적으로 낮출 뿐 아니라, 신중한 방식으로 좌절에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인다. p.110

다른 사람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라 불행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자기 마음의 움직임을 모르는 사람은 반드시 불행해질 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p.144

더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앵커링을 활용했다. ... 어떻게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을지 사고함으로써 그들은 효과적으로 잠재의식에 닻을 가라앉힌 것이다.(물론 그들이 이런 심리학의 용어들로 사유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 닻은 그들이 현재 상황을 뒤이어 어떻게 생각할지에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현재 상황을 자기들이 무심결에 늘 꿈꾸는 괜찮은 상황에 빗대는 대신, 지금 상상한 좋지 않은 상황에 견줌으로써 현재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p.117

부정적 시각화라고 알려져 있는 이 기법은 스토아의 공구상자에 들어 있는 가장 빼어(p.117)난 심리 도구 중 하나다. 스토아주의자들이 부정적으로 시각화하라고 조언하는 건 상황이 얼마나 더 나쁠 수 있었는지를 곰곰이 숙고하라는 주장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그랬다면 그것은 실제로 고통에 대비하는 처방전일 것이다. 그 대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인생과 상황이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었는지에 관해 그저 스치듯 생각하는 것이다. (p.118) ... 무엇인가를 상실하면 상황이 얼마나 많이 나빠 질지만 생각하지 말고, 그것이 처음부터 아예 없었더라면 상황이 얼마나 더 나빴을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p.120

그대가 그러기를 소망하지 않는 한 드란 사람은 그대에게 해를 입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는 스스로 해를 입게 만든 바로 그 시점에 비로소 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에픽테토스 p.125

사람들을 망치는 것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물에 관한 그들의 판단” p.125

중요한 것은 잘못이 어떻게 저질러지느냐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이다. -세네카 p.125

만약 그대가 외적인 어떤 것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다면, 그 고통은 그 사물 자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그대의 평가에서 기인했다. 그리고 이런 고통에 관해서라면 그대는 어느 순간에라도 그것을 무효화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p.125

(프레이밍)스토아주의자들은 비록 우리의 잠재의식이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프레임에 넣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가 사건을 의식적으로 프레임에 넣음으로써 그러한 경향성을 실질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p.125) ... 미술관 용어를 빌려 표현하자면, 낙관주의자는 인생의 그림들을 아름답게 보이게 할 액자에 넣는 사람이고, 비관주의자는 보기 흉한 액자에 넣는 사람이다. p.126

그는(에픽테토스는) 사람들이 타인을 판단할 때, 판단의 대상이 된 당사자들의 가치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그는 분별 있는 스토아주의자라면 스토아주의가 아닌 사람들의 칭찬은 무시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렇다면 그에게는 굳이 그런 칭찬을 얻고자 애써 자신의 좌절담을 공유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이다. ... “만약 사람들이 그대를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자기 자신을 의심하시오.” p.132

고대 스토아주의자들은 우리가 어떻게 좌절을 경험할지 자기 마음대로 선택할 수야 없지만, 그 좌절을 어떤 프레임에 넣느냐 하는 문제에는 우리에게 제법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좌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문제에도 우리는 상당한 통제력을 가질 수 있다. p.141

좌절의 여파로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 p.145

스토아주의자들은 좌절을 겪을 때는 반드시 의식적으로 그 상황을 일종의 시험으로 프레이밍할 것을 권장한다. p.160

세네카에 따르면 신은(유피테르를 생각하라) 벌을 주기 위해(p.161)서가 아니라 무언가 용기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 우리를 좌절시키며, 그럼으로써 우리가 가능한 최고의 탁월성을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인다. ... 따라서 만약 좌절을 만난다면 오히려 우쭐해져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신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역설적인 증거이자, 실제로 신이 우리를 인간적 탁월성을 성취할 수 있는 후보자로 간주한다는 증거이다. 세네카는 인간이 자기인식을 얻고자 한다면 시험을 치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과(p.162) “시험을 받아봐야 비로소 자기가 무슨 능력을 가족 있는지 배운다.”는 것을 신이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p.163

우리가 겪는 좌절에 프레임을 씌워서 그 좌절에 대한 우리의 정서적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 프레이밍을 분별 있게 활용함으로써 우리가 경험하는 좌절을 자기 변신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 p.167

(시험 셀프 평가 기준) 첫 번째로, 좌절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는 일을 어떻게 수행 했는가(p.171) ... 두 번째지만, 우리의 성과에 점수를 매길 때 더 중요한 요소는 좌절에 대한 우리의 정서적 반응이다. p.172

최적의 방안이 반드시 유쾌한 방안이라는 법은 없다. 최적의 방안이라 함은 다만 선택 가능한 다른 방안들에 비해 가장 덜 불쾌할 뿐이다. p.171

우리가 좌절을 겪을 때 가장 먼저 취해야(p.174) 할 조치는(수도관 파열과 무관한 경우들까지 전부 포함하여) 부정적 감정들의 범람을 막는 일이어야 한다. ... 스토아의 시험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는 열쇠는 재빠른 행동이다. p.175

우리는 이런 조상들로부터 지금의 뇌와 그 안에 배선된 감정 생성 회로를 물려받았다. 알아두어야 할 것은 비록 우리가 그 뇌에 일부 처리 능력을 보태기는 했으나 기본적인 배선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조상들이 느꼈던 많은 감정들을 똑같이 느끼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환경은 그들과는 극단적으로 다르다. ... 우리의 뇌는 수많은 처리 능력을 지녔지만 작동 체계는 구닥다리인 컴퓨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컴퓨터를 붙들고 살아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운명이다. p.182

스토아의 모험 p.189

문화적인 관점에서 나는 한 번의 성공보다 아홉 번의 실패를 칭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제베린 슈반 p.204

실패를 좌절이라기보다는 장애물로 생각할 수 있다. p.206

좌절에 어떤 프레임을 씌우느냐 하는 문제는 그 좌절을 성공적으로 극복할 가능성에 매우 현실적인 영향을 미친다. p.207

최선의 노력을 다해도 우리가 도전한 큰 목표를 성취하지 못할 가능성은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창피하다고 숨을 필요가 없다. 어쨌든 최선을 다했고, 그것 말 고 더 할 수 있던 일이 무엇이었나? 또한 어떤 어려운 과제에 실패하는 일보다 나쁜, 훨씬 더 나쁜 일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바로 실패가 두려워 아예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않는 것이다. p.209

스토아주의자들은 체계적으로 자기 자신을 불편에 노출시키기만 하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불편의 총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p.214

가난을 실천하건 그저 검소한 삶을 선택하건, 어쨌거나 우리는 자신이 활용 가능한 기쁨의 원천을 열심히 찾아야 한다. (p.224) ... 우리는 기쁨의 원천들을 모으면서 이른바 메타 기쁨이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p.225

종교적 금욕은 쾌락 자체를 부인하고 스스로를 다양한 불편에 종속되게 함으로써 더 나은 내세를 경험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들은 신이 자신들의 진정성에 감명을 받아서 결국 천상의 영원성이라는 상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대조적으로 스토아주의자들은 강인성 훈련을 실천함으로써 더 나은 현세를 누릴 수 있다. p.226

과도한 모든 일이 해악을 불러오기는 하지만, 그중에 가장 큰 위험은 과도한 행운에서 나온다. 그것은 뇌를 부추기고 마음을 유인해, 한가로운 환상이나 즐기게 만들고 허위와 진리의 구분을 두터운 안개로 가린다. -세네카 p.235

불운을 가장 바람직하게 받아들이는 바로 그 방식대로 행운도 무난히 넘길 줄 알아야 한다. p.236

마지막 순간 명상 ... 우리가 언젠가는 죽는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마지막 순간이 있게 될 것임을 인정 p.241

전망적 회고 ... 일상의 판에 박힌 일들에 매달리고 있는 우리가 주기적으로 잠시 한숨 돌리면서, 미래의 어떤 시점에서 미래의 우리가 바로 지금 이 순간으로 시간을 거슬러 여행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 p.242

훌륭한 죽음을 맞이하려면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걱정하지 말라는 스토아의 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걱정은 어떤 상황에서도 시간 낭비이지만, 더군다나 죽음이 가까웠을 때 걱정하는 것은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은 실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다가온 죽음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그것을 포용할 필요가 있다.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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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의 도시 이야기-김진애] 성선설과 성악설 | Memento 2020-07-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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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김진애 저
다산초당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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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본질은 무엇인가. 12개의 콘셉트(성질)로 고민해 본다. 도시가 악인지 선인지. 아니면 우리가 악인지 선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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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설과 성악설은 오랜 철학적 논쟁이다. 본성이 우선하는지, 환경이 우선하는지는 관점에 따라 상황에 따라 상이할 테다. 게다가 철학적 논쟁의 테이블을 벗어나 현실에서 적용해보고자 한다면 더욱 답이 없다. 변수는 통제되지 않고, 개별 사례는 특이하기에 어느 것 하나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인데, 도시에 관한 고민에는 조금은 차이가 있다. 사람이 도시를 만들었지만 도시가 사람을 만든다. 그럼에도 사람이 다시 도시를 새로이 만든다. 이런 미묘한 변화 속에 그 동력이 사람이 먼저인지, 도시가 먼저인지 명확하게 가르기 어렵다. 실재 삶에서는 복잡하다면 서로 상호 보완적으로 변화해 나간다고 정리해버리면 끝이겠지만 그러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김진애의 도시이야기>는 여기에 대해서 고민한다. 사람과 도시, 도시와 사람, 그리고 어떻게 도시를 만들어 가야할지 고민한다.

분명 사람이 먼저였을 테다. 인류가 태어나면서부터 동시에 대규모 도시를 형성하지 않았음은 여러 유적을 통해서 명확히 밝혀져 있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가 먼저다. 확실하다. 도시는 사람을 지배하고 있다. 자본과 권력이 도시의 뒤에 서서 사람을 지배하고 있다. 사람이 먼저는 수사에 불과하다. 사람이 먼저기 위해서는 도시가 변해야 하지만 회색 도시의 벽은 높아 보인다. 무표정하다. 점점 더 몸집을 키운 도시는 매트릭스가 되었다. 파란 알약을 먹으면 그 메트릭스에서 벗어나 살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보건, 문화, 경제 등등. 매력적인 도시적인 삶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빨간 알약을 먹고 살아갈 방법은 없을까?

저자는 12개의 도시적인 콘셉트로 방향을 모색한다. “인간 사회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이 모여 있는 공간이 도시이고, 이 시대 가장 보편적인 삶의 조건을 규정하는 공간이 도시이므로 이 열두 가지 콘셉트가 도시라는 조건에서 어떻게 나타나도 정의되느냐에 따라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p.20)” 이 도시적 콘셉트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무심결에 지나쳤던 도시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우리는 어떤 도시에 살고 있는가. 어느 도시에서 살고 싶은가. 도시의 미래에 대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정답은 없지만, 이대로는 파란 알약을 먹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분명히 12가지 콘셉트는 위기다. 또한 도시가 지니는 속성이기도 하다. 성선설과 성악설, 도시의 본성이 무엇인지는 단순하게 정의하기 어렵다. 도시는 그저 존재할 뿐인지도 모른다.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이 제 멋대로 정의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람이 우선이라 하지만 지구 입장에서는 결국 바이러스인지 모른다. 도시는 커다란 흉터이자 암 덩어리일 수 있다. 중요한 건 숙주가 죽지 않아야 한다. 지속가능 한 도시를 만드는데 각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시의 본성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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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 권력과 권위, 기억과 기록, 알므로 예찬, 대비로 통찰, 스토리텔링, 코딩과 디코딩, 욕망과 탐욕, 부패에의 유혹, 이상해하는 능력, 돈과 표, 진화와 돌연변이가 그것이다. ‘콘셉트란 우리의 생각과 해석과 행위와 의지를 촉발하는 주제를 말한다. 이들이 왜 도시적인 콘셉트일까? 이들은 도시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고 인간 사회라면 어디에나 적용될 콘셉트일 텐데 말이다. 바로 그래서 도시적 콘셉트다. 인간 사회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이 모여 있는 공간이 도시이고, 이 시대 가장 보편적인 삶의 조건을 규정하는 공간이 도시이므로 이 열두 가지 콘셉트가 도시라는 조건에서 어떻게 나타나도 정의되느냐에 따라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p.20

도시에 대한 최고의 정의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과 사는 공간이다. 우리의 심리 측면에서 그렇고 사회를 운영하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바로 익명성이라는 토대 위에 도시가 구성된다. p.36

있어 보일 것또는 없어 보일 것등 도시라는 정글 속에서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하는 짓은 동물들의 그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p.38

길은 언제나 중요했지만 도시에서 길의 존재감이 새삼 커진 것은 르네상스 시대 이후다. 다시 말하면 의 존재감이 줄어든 후에야 길의 존재감이 커졌다.(p.42) ... 똑바른 길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점은 도시의 익명성 레벨이 높아진 때다. 성곽이라는 장벽을 걷어내고 길을 열고 수없이 많은 이방인이 드나들게 되니, 도시 컨트롤이 중요한 공공 과제가 된 때다. p.44

격자도시는 계획 도시였다는 뜻이다. 계획의 주체가 확고해야 한다. 강력한 권력 집중화가 필요하며, 단기간에 도시 성장을 이루는 경제력도 필요하고 토지 소유권과 사용권을 규제해야 하며 인구수를 엄격히 관리해야 했다. p.45

길의 기하학은 수없는 변용을 거치면서 각 도시의 고유한 패턴을 만들어간다. p.48

광장을 도시의 살롱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렇듯하다. ... 도시가 하나의 큰 사교장이라면 광장이야 말로 대표 사교장이다. p.51

광장은 전형적으로 이식된 공간으로 인식되고, ‘우리의 것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강력히 통제 된 공간이었다. 공권력이 항상 어슬렁거렸고, 언제 어디에 감시의 눈이 있을지 몰랐고, 모이는 행위 자체에 신경을 쓰는 그런 분위기였다. p.57

광장 정신은 시민 정신이 된다. 진정한 시민의 탄생은 익명성으로부터 시작한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같이 존재하기 위한 약속을 만드는 관계가 시민의 관계다. 일상에서는 그저 지나치며 서로 적절한 거리를 지키지만, ‘이 생겼을 때 서로의 같음을 확인하고 서로의 약함을 도와주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관계다. 평소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할 때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 훨씬 강해진다. p.59

익명성이라는 조건 위에서는 길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도시의 약속이다. 길을 다니는 즐거움을 만드는 것은 가장 고도화한 도시 예술이다. 광장에서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익명의 시민들을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시의 약속이다. 광장에서의 환희를 독려하는 것은 순간이나마 도시(p.61)의 익명성을 넘어서게 하는 가장 고도화한 도시 예술이다. p.62

시민들이 스스럼없이 다니는 길들이 줄어들면 사람들의 마음도 줄어들고 익명성에 대한 두려움도 더 커질 수 있다. 스스럼없이 다니는 길들이 없어지면 광장이 생길 기회조차 생기지 않을 것이다. p.68

도시와 건축은 권력의 존재를 증명하고 과시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수단이다. p.83

도시에서 권력이 펼치는 풍경은 압도적으로 인간의 심리를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p.88

거리가 멀면 관계도 멀어진다.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마음도 비어간다. 권력자가 따로 있을수록 가까이 다가서는 접근성이 줄어든다. 그러다 보면 접근 가능한 측근의 문제가 생기고, 측근의 문제가 생기면 권력의 쏠림과 왜곡 현상이 뒤따른다. p.95

백악관도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큰 화재 후 리모델링 비용을 아끼려고 건물 전체를 흰색으로 칠했는데 그 모습이 대중에게 호응을 얻어 화이트 하우스란 이름을 얻은 백악관은 외양만 지켰을 뿐 전체 구성은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여러 대통령을 거치면서 지켜야 할 전통과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을 잘 구분해왔다. 그것이 미국이라는 신생 국가가 200여 년 동안 권력에 대한 개념을 성장시키고 지켜오는 과정이기도 했다. p.96

권력자들이 남긴 대표 공간으로 공공 공간을 꼽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딱히 대통령 프로젝트또한 시장 프로젝트라 하지 않더라도 권력의 자리에 있을 때 후대를 위해 남기는 근사한 공간(p.104)이란 또 하나의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음에. p.105

현대의 청사들이 충분히 위엄을 보이지 않는 것 또는 위엄을 보이려 들지 않는 것은 문제다. 알게 모르게 사회 심리에 영향을 준다. 물론 공사비 등의 현실적인 문제도 있으나, 권력의 긍정적 측면을 내보일 자신이 없으니 아예 무표정한 유니폼 아래 권력 자체를 숨기려는 동기도 작용할 것이다. 권력 스스로 자신의 정통성과 역할에 자신이 없을 때 드러나는 불안감의 발로일 것이다. p.106

권력 공간이란 다른 어떤 공간보다도 유독 끈질긴 관성을 가진다는 사실이다. 변화하기 그만큼 어렵다. ‘(p.109)람이 공간을 만들지만 공간은 다시 사람을 만든다는 관점으로 본다면, 권력 공간은 이미지의 잔상이 크게 작용한다. 권력 자체가 근본적으로 보수적이듯 권력 공간 역시 보수적이다. p.110

권력이 마치 그들만의 게임으로 여겨지던 시대를 넘어서기 위해 꼭 필요한 3대 조건이 바로 논쟁, 숙의 그리고 시민참여다. p.111

도시 공간 중에서도 권력 공간은 특히 우리가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지향하는지, 우리가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지 또는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지 우리 사회의 수준과 모순과 지향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권력 공간의 모습은 우리 자신(p.115)의 모습을 빼어 닮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p.116

기록이란 권력의 문제이자 정체성의 문제이고 또한 자존감의 문제이자 명예의 문제다. 아무리 세속적인 허영심이라 할지라도 명예에 대한 인간의 집착은 극복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p.119

계속 쓰는 것이 공간 최고의 기록이 된다. p.139

인간이 사는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지만, 이 기억과 기록은 씨앗이 된다. 기록은 기억의 단초가 되고, 기억은 이야기의 원천이 된다. 기록이 풍부할수록 혼자만의 기억이 아니라 여럿이 또는 동시대인이 같이 공유하는 집합 기어이 되고, 그 기억은 시간을 뛰어넘는 집합 기억으로 이어진다. 도시는 온전히 그러한 집합 기억의 풍요로운 저장소다. p.142

우리 도시들은 잡종성이 강하다. 혼성이라고 해도 좋다. ... 우리는 순종을 품고 신종을 지향하되 그 무엇이든 품에 안는 잡종의 문하다. 왜 잡종성이 강해졌을까? 급격한 사회적 충격과 낯선 문물의 습격을 받아들이고 적응시키고 숙성시키는 과정을 스스로 힘으로 감당하기 힘들었던 근대기의 험난한 역사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역사의 단절, 전통의 부정, 폐허로 변한 환경, 부족한 인프(p.148), 급격히 등장한 각종 도시 문제, 상업화 물결의 습격 등 다사다난한 과제들을 짊어지고 나름의 방식으로 생존하기 위한 현대의 시간 속에서 저도 모르게 학습한 힘의 결과다. p.149

도시란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콘셉트 크기의 문제인 것이다. p.157

항상 당대다. 항상 변화다. 당대에 주어진 제야 속에서 변화하는 사회 수요에 대응해 어떤 기술을 써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느냐가 도시 혁신의 핵심이다. p.163

예찬하는 태도에는 어떤 바름이 필요하다. p.164

도시 역(p.168)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사람이 얼마나 멋진가보다는 나와 맺는 관계가 훨씬 더 중요하고, 특별한 만남 이상으로 일상의 접촉이 더욱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p.169

맥락 속에 존재하면서 맥락의 잇는 힘, 이것이 공간의 힘이다. 특히 시간이 맥락을 이어가는 힘이란 아주 근사하다. 도시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긴 시간 동안 맥락을 이어가면(p.173)서 새로운 도시적 맥락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다. p.174

완전한 익명을 찾아서! 사실 나는 이것을 해외여행의 핵심 동기라고 본다. p.184

거리감은 통찰의 기본이다. 그 변화한 자신으로 가까이 있는 환경을 새로운 눈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된다. p.185

여행이라는 단속적 체험을 이어주는 것이 스토리의 힘이다. 점을 이으면 스토리가 되고 스토리 속에서 점 하나하나는 더욱 빛나게 된다. 스토리는 확장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확장은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부터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를 공유하게 만드는 것이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p.190

여행의 체엄이란 을 찍는 일이고, 하나의 점은 또 다른 점을 찍게 만든다. 구슬을 꿰면 목걸이가 되듯이 점을 이으면 스토리가 된다. ... 나의 이야기가 당신의 이야기와 겹치는 부분이 생기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겹치게 되면 그것은 우리의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p.206

도시란 일상의 현장이고 배경이다. 도시는 컨트롤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로 작동되며 서로 영향을 준다. 관광은 일상이 될 수 없으며 여행 역시 일상이 되지는 못한다. 일상의 도시란 여행이나 관광에서는 결코 다루지 못하거나 다루지 않는 수많은 업무들, 자질구레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들, 지루하고 반복적인 행위들, 게다가 그 도시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까지 껴안고 있는 존재다. 한마디로 도시의 디즈니랜드화는 가능하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p.209

비무장지대만큼은 한반도에서 찾아보기 힘든 숨 쉬는 공간, 인간보다는 다른 생명들이 우선하는 공간, 느린 공간, 기억하는 공간, 생각하는 공간, 성찰하는 공간, 상상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얼마나 더 크고 새로운 성장을 약속하는 공간이 될 것인가? p.218

바라보는 조형물이 아니라 같은 공간 안에서 옆에 설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성공적인 인물 동상 만들기의 첫 단추를 꿸 수 있을 것이다. 일단은 지나치게 높이 올리지 말고 눈높이 조각이 되면 좋겠다. 오브제로만 보지 말(p.233)고 공간을 만들라. 사람들이 공간 안으로 들어서고 오가며 자신이 조각의 일부가 된 듯 느껴지게 하는 게 좋다. 사람들이 쉽게 다가서는 조형물이 될 때, 우리 도시의 동상들이 비로소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터이다. p.234

고민은 하고 다른 입장은 들어볼 일이다. 적어도 여러(p.242) 고민이 만나는 지점이 생긴다면 그것은 또 다른 변화를 위한 한 걸음일 수도 있다. ‘차이는 존재한다. 세상이란 수많은 차이로 풍성해진다. 차별은 바보짓이다. 세상은 수많은 차별로 불행해진다.’ 이런 명제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면서 서로의 입장에 귀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p.243

주택의 형태는 도시의 성격을 좌우한다. 워낙 그 비율 자체가 높기 때문이다. 우리 도시의 약 60%를 구성하는 아파트에 대해서 흔쾌한 마음을 갖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너무 불행하지 않은가? p.277

우리의 아파트와 우리의 도시는 어떻게든 화해해야 한다. p.280

살아 있는 사람들의 지옥은 미래의 어떤 것이 아니라 이미 이곳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지옥에서 살고 있고 함께 지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p.311

다른 문화를 접하는 일은 자기 문화의 특이한 점, 이상한 점, 신기한 점을 새삼 발견하는 눈을 기르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p.312

이상하게 여기는 시각은 아주 특별한 능력이다. 인지하고 식별하는 능력이고, 더 나아가 바꾸고 개선하는 역량이다. 일상을 너무도 당연해하는 것,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 것, 그저 그 안에서 생존하기 위해 애쓰거나 갖은 꾀를 부리는 것으로는 절대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질문하면서 변화의 단서를 찾는다. 이상하게 볼 줄 아는 이방인의 시각을 잃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시민의 태도를 잃지 말자. 좋은 도시적 삶으로 가는 길일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에 지레 패배감을 갖지 않게 만드는 길이다. p.329

작금의 시대는 주인이 모호한 시대라 규정할 수 있다. 이 시대를 작동하는 근본적 동력이 에서 나온다면, 돈과 표란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돈에는 꼬리표가 없고 다수의 작은 욕망과 소수의 큰 탐욕이 얽혀 있다. 표에는 꼬리표가 달려 있는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흔들리는 게 표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과 표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모두가 일정 정도는 돈을 좇고 표를 좇는다. 또 돈과 표는 얽혀 있다. 때로는 결탁하기도 하고 서로 영향을 주려 하면서 서로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p.342) ... 그러나 분명 인식해야 하는 것은 돈과 표로 움직이는 힘이란 결코 강력하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사회, 자본주의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제약이다. 그래서 문제를 알더라도 이익집단들이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중대한 선택은 미루는 경향이 있다. 말하자면 정치권력은 보이는 것과는 달리 무척 취약하고, 다른 의견들을 아우르는 정치력이란 생각만큼 잘 작동하지 않으며, 단기적으로 눈앞의 이익을 좇는 돈과 표가 떨치는 힘은 그에 비해 너무도 막강하다.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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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로 산다는 것-판수즈] 겨울에 살얼음 냇가를 건너듯 | Memento 2020-07-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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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관료로 산다는 것

판수즈 저/이화승 역
더봄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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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에 붙거나 육사 등에 합격하는 일은 출세의 지름길이다. 동네방네 현수막이 걸리고,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술 한 잔 걸치는 경사다. 과거만큼의 위상은 없다 손 치더라도, 불안한 경제 상황 속에서 고위공직자로서의 길은 부러움의 대상임은 확실하다. 다양한 사정으로 청운의 꿈은 접더라도 직업공무원으로서 안정감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범죄나 이적단체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면 국민 누구나 볼 수 있고, 정무·별정직 공무원이 아닌 이상에는 신분 보장이 확실하다. 수많은 관료제의 병폐에도 불구하고 국가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주체는 여전히 공무원임은 분명하다.

전제군주가 지배하던 시절의 관직과는 확연히 다르다. 지금의 고시와 달리 과거시험은 아무나 볼 수 없었다. 비공식적인 제약인 경제적 제약은 별개로, 신분상의 제약이 있었다. 관직 수 자체도 적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그 관문은 지금에 비교할 때 지금보다 더 큰 위상을 지녔을 테다. 그 관문을 어렵사리 통과해도 쉬운 길은 아니었다. 신고식을 빙자한 다양한(?) 병폐나 박봉(?)은 논외로 해도 실재 목숨을 걸어야만 했다. 지금도 고위공직자야 정무적(?) 판단에 의해 파리 목숨이고, 소유한 집마저 강제로 팔아야 할 상황이지만, 그래도 자기 목을 걸 일은 드물다. 수사적인 표현의 목이 아니라 진짜 목이 광화문 광장에 내걸리는 일은 없다.

판수즈의 <관료로 산다는 것>은 명대 문인들의 삶과 운명, 청운의 꿈에 도전했던 관료들의 운명을 설명한다. 판수즈는 상하이 푸단대학 역사학교수로 은퇴한 노학자로서 명청사 등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나라의 대표적인 관료들의 일대기를 개략적으로 설명하면서 과거 관료들의 삶과 고난을 풀어준다. 앞서 과거제 하에서의 관료들의 고난을 개략해서 말했지만, 지금의 공직자와의 큰 차이점은 유학자라는 점이다. 지금도 실재 업무와 무관한 학문을 공부해서 공직에 들어가지만, 국가 통치 이념인 유교를 기반으로 관직자를 뽑았다는 점은 큰 차이를 보인다. , 학자이자 관료라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지녔는데, 이상적인 목표와 현실적인 목적이 늘 충돌하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다. 특히, 전제군주제도라는 현실과 이를 견제해야 하는 유학(유교)의 특성이 상충하는 가운데 권력투쟁의 치열함은 상상 이상이다.

군주를 올바로 이끌기 위해(사실상의 왕권의 제한을 위해) 직언을 해야 했지만 자기 목을 걸어야 했고, 반대로 아첨하여 권력을 얻기 위해서도 자기 목을 걸어야 했다. 수신과 치국과 평천하라는 꿈을 펼치기 위해서, 반대로 자신과 가문의 다양한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도 모두 목숨을 걸고 관직에 임해야 했음은 의미심장하다. 때에 따라 세상의 시비를 잊고, 자신의 꿈을 접은 채 자연에 은거하는 일이 목숨을 부지할 유일한 길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내가 아무리 숨어 지내도 결국 정치에 발을 들인 이상 그마저도 안전하지 못한 경우가 많지만...

 

권력은 강직하고 아첨을 모르는 사람들을 포용하지 못했고, 반면 권세 있는 자에게 아부하며 빌붙으면 후세 사가들의 조롱을 피하지 못했다. p.507“

 

삶이란 늘 고통스럽고 치열하며 조심할 일이 많지만, 관료이자 공직자라면 한 번 더 생각해 볼 일이다. 어떤 관료가 되듯, 겨울에 살얼음 냇가를 건너듯 늘 조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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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이견을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손을 모으고 공손한 채 입으로 분명한 말을(p.155) 내뱉지 않는데 이를 노련하다고 한다. 또 정직한 것도 싫어해 어떤 일이든 두루뭉술하게 적당히 처리하면서 최선이라 한다. 형태만 바꾸면서 효율이라 하고 무리를 이루는 습성이 있다. -이몽양 <응조상서> p.156

당시, 관료들은 누구도 수시로 닥쳐오는 액운을 피하지 못했는데 강해처럼 예기와 재주가 뛰어난 명사들은 더욱 그러했다. 분명한 정치적 입장을 취하면 위험은 수시로 다가왔다. p.186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상대를 공격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논어> p.316

학문은 천하의 공적 자산이다. 통치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따라 강압적으로 이를 억압하려 하나 천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설사 두려워해도 왕조가 바뀌면 이지의 책은 재평가 받았고, 그를 탄압한 사람들은 이미 죽어 이를 알 길이 없었다. -근대학자 황절 p.318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많이 만나는 기회. 오로지 마음과 만나 홀로 웃고 노래하네. 노래하다 그치지 않아 연이어 부르짖기도 하며, 통곡하고 울부짖으며 눈물범벅이 된다네. 노래함에 이유가 없지 않은 것은 책속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지. 나는 그 사람을 보지만 사실은 내 마음을 얻는 것이라. -이지 <책을 읽는 즐거움> p.322

그는 사람에게 죽은 것이 아니라 말에 죽었고, 법에 죽은 것이 아니라 붓에 죽었다. -장대 <석궤서> 이지의 죽음에 대해서 p.349

예로부터 문을 걸어 잠근 채 혼자 성현이 된 사람 없고 사람들과 벽을 쌓고 고립무원이었던 성현도 없었다. -고현성 p.370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고 시간을 두고 조금씩 설득하면 오만하던 대중들은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된다. -고헌성 p.383

(선생(고헌성)) 이치를 잘 깨우치면 일을 잘하고, 순수하면 대응도 잘 할 수 있으며 세상을 보는 능력이 더욱 탁월할 것이다. -고반룡 p.383

역사학자는 오점이 있어 논쟁이 되는 인물을 연구할 때 그가 처했던 시대와 마주치던 어려움, 경력을 이해하고 합리적 분석을 도출해내야 한다. 랑케가 말한 객관적이고, 냉정하고, 무채색의 원칙에 기초해야 하고 인물에 대한 이해와 동정도 필요하다. p.446

정계에서 옛일이 다시 언급되는 것에는 모두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이다. p.462

유가는 정치에서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를 가장 높은 단계라고 추앙했지만 정작 문인들의 정치참여는 항상 진퇴양난의 문제였다. 권력은 강직하고 아첨을 모르는 사람들을 포용하지 못했고, 반면 권세 있는 자에게 아부하며 빌붙으면 후세 사가들의 조롱을 피하지 못했다. p.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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