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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7일 전쟁] 십대들의 유쾌한 반란 | 일반도서 2018-01-1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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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들의 7일 전쟁

소다 오사무 저/고향옥 역
양철북 | 2014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아이들은 7일간의 공동생활을 통해 한층 단단해지고 성장한 모습으로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저자 소다 오사무의 ‘우리들’ 시리즈를 탄생하게 만든 첫 번째 작품 [우리들의 7일 전쟁 ぼくらの七日間戰爭]. 사실 나는 이 소설을 영화로 보았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는데, 뭔가가 이상하다 싶어 검색을 해보니 내가 본 영화는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이었다. 그러니 중심을 이루는 두 주인공 중 ‘에이지’ 역할을 어린 시절의 ‘이치하라 하야토’라고 맘대로 정해놓고 ‘도루’ 역할의 배우를 떠올리려니 아무리 생각해도 매치가 되질 않는 것이다. 키 크고 영리한데다 사려 깊고 리더십도 있는 도루. 누가 좋을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 작품도 영화화되었다고 하는데 워낙 오래전 영화인데다(1988년) 주인공 캐릭터가 많이 달라 이미지가 잘 맞질 않는다. 그건 그렇고 이토록 빛나는 십대들이라면 인류의 미래가 밝을 것만 같은데, 요즘 우리 사회가, 기득권이, 어른들이, 교육이 아이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기분이 든다.

 

“우리는 아이들을 ‘착한 아이’로 만들려고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착한 아이’란 대체 어떤 아이일까요? 그것은 어른의 꼭두각시죠. 다시 말해, 어른이 되었을 때 사회에 순응하는 구성원이 되도록 훈련시키는 게 교육이죠.”

 

우리에게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세대가 있었듯이 일본에는 전공투 세대가 있었다. ‘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를 일컫는 것으로 권력에 대항하며, 정의와 해방을 외쳤던 당시의 학생들이 부모가 되고 그들의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게 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1985년작 임에도 불구하고 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건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사회는 여전히 같은 시스템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셈인가 싶다. 첨단 문명에 익숙한 세대의 아이들에게는 답답해 보이는 상황일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이 없으니 무전기나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아날로그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잘났다는 사람들이 번지르르한 말을 할 때는 조심하는 게 좋아.”
“어른들은 왜 아이들한테 잔소리를 해대는 거예요?”
“그야 좋은 어른으로 만들고 싶어서 그러지.”
“어떤 게 좋은 어른인데요?”
“잘난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지.”
“그게 좋은 어른이에요? 순 멍청이잖아.”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종업식 날, 도쿄의 한 중학교 1학년 2반 남학생들이 모두 사라진다. 때마침 산부인과 병원집의 아들 나오키가 유괴되는 바람에 부모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는데, 실상 아이들은 빈 공장에 모여 어른들의 억압과 강요에 대해 반격하려는 계획을 도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공투에서 영감을 받은 ‘해방구’를 만들어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는 스무 명의 남학생들은 공장에서 만난 세가와 할아버지에게서 비밀통로에 대해 알게 되고, 밖에 남아있던 전기 천재 사토루와 같은 반 여학생들과의 협동 작전을 통해 나오키를 구출하는 동시에 어른들의 비리를 고발한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아이들은 7일간의 공동생활을 통해 한층 단단해지고 성장한 모습으로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다.

 

“여기는 해방구. 지금부터 메시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강가에 모인 사람들이 일제히 소리가 난 쪽을 쳐다봤다. 옥상에서 불과 연기가 피어올랐다. 무슨 글자 같은 것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새빨간 글자가 밤하늘에 또렷이 새겨졌다.
‘해방구에서 사랑을 담아’

 

다시 불꽃이 피어올라 세 아이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니시와키에게도 분명 이런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언제였을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미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리움으로 가슴이 죄어드는 것 같았다.

 

29편으로 알려진 ‘우리들 시리즈’는 국내 번역서로 단 4개 작품이 출간되었다. <우리들의 위험한 아르바이트>는 읽었고, 도둑단과의 대소동 <우리들과 7명의 도둑>과 오키나와를 무대로 한 <우리들은 비밀섬 탐험대>도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다. 이 밝고 영특한 중학생들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나는지 고교생 편을 거쳐 청년편으로 이어지는 나머지 시리즈도 무척 궁금하다. 명랑 만화를 보는 듯 웃기는 장면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가득한데다 소년 탐정물처럼 사건과 추리, 모험이 얽혀들어 책장이 휙휙 넘어가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권장하고 싶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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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게의 전쟁] 약자들의 통쾌한 반격 | 일반도서 2018-01-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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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원숭이와 게의 전쟁

요시다 슈이치 저/이영미 역
은행나무 | 2012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착한 사람이 손해 보는 지금의 세상에서 이야기로나마 상식이 통하고 정의가 이기는 세상을 마음껏 누려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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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이처럼 깔끔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요즘 픽션의 추세는 많건 적건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있어 재미는 있을지라도 시원하지 않은 뒷맛이 남는데, 요시다 슈이치의 「원숭이와 게의 전쟁」은 상쾌한 느낌이다. 호스티스, 호스트, 바텐더, 야쿠자, 심부름꾼, 정치인 등의 등장인물로 봐서는 더럽고 추잡한 비리와 뒷거래가 예상되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저 직업이고 시민일 뿐이다. 내 주위에 있는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그러고 보면 사회적 편견이 머릿속에 얼마나 크게 자리 잡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인간의 본성은 큰일을 겼었을 때 드러나는 법. 사실 실제상황에서 위급한 사람에게 힘을 주는 건 그런 ‘보통’ 사람들 아니던가. 무엇보다 빛이 나는 작가 특유의 섬세함은 등장인물들의 독백에 있다. 무슨 큰 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안 좋은 행동을 하면 어쩌나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유쾌하고 흐뭇하게 다독여주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이상적인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는 ‘장소’를 발견한다.’ 이것도 소설을 쓰는 의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시다 슈이치-

 

직업도, 나이도, 성격도 각양각색인 사람들. 인생에서 전혀 마주칠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의외의 만남으로 엮이며 씨줄 날줄을 엮어간다. 나가사키 인근 섬 출신으로 아기를 키우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호스티스 미쓰키. 호스트 일을 하지만 인기도 없고 주변머리도 없는 인물인 남편 도모키. 술집 바텐더로 별 볼일 없는 청춘이지만 밝은 성격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 남자 준페이. 아닌 척해도 정에 약한 가부키초의 고급술집 마담 미키. 뺑소니 사건으로 전전긍긍하는 첼리스트 미나토 게이지. 정치가를 키우고 싶다는 야심을 갖고 있는 매니저 소노 유코. 뺑소니 사건을 뒤집어쓰고 감옥에 간 미나토의 형과 그의 대학생 딸 도모카. 아키타현에서 살고 있는 미나토 형제의 할머니 사와.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천성이 착하다는 것 정도? 뺑소니 사건 목격으로 사소하게 시작한 협박이 의외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그렇게 맺은 인연은 ‘정치 신인 vs 5선 현역 의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대결 국면으로 접어든다. 승리한다고 해도 뭐가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는 건 알지만, 그동안 참아온 자잘한 인내 속에 찌들어있던 마음이 시원해질 것만 같은 작은 성취감을 위해 모두들 힘을 모은다.

 

“이 작품이 완성된다고 해서 뭐가 변하는 건 아니야. 그렇지만 이 작품을 완성시킨 나와 완성시키지 못한 나는 분명히 달라. 그래, 달라. 나는 작품 하나를 완성시켰어. 단지 그것뿐일지도 몰라. 그래도 역시 뭔가가 다를거야.”


일본 전래동화에 ‘원숭이와 게의 싸움’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영악한 원숭이가 순진한 게를 속여 그로 인해 부모가 죽자 게의 자식들이 힘을 합쳐 원숭이를 물리치고 부모의 원수를 갚는다는 내용으로 이 책의 근간이 되는 동화다. 그래서 원제는 ‘헤이세이, 원숭이와 게 교전도(平成猿蟹合戦図)’. 거대한 세력에 맞서는 소시민들의 한판 승부가 통쾌하기 그지없다. 착한 사람이 손해 보는 지금의 세상에서 이야기로나마 상식이 통하고 정의가 이기는 세상을 마음껏 누려볼 수 있었다. 결과는 뒤로 하더라도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그래도 이 세상엔 착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 변화를 추구하는 희망의 불씨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 숨 쉰다는 것. 세상 일이 마음대로 안 된다고 생각될 때, 기득권층에 대한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불행함을 느낄 때, 희망과 행복을 찾는 교본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

 

“도시에도 맴씨 좋은 사람은 있게 마련이라 울고 있는 여자에게 낯선 남자가 말을 걸었단다. 도시에 홀로 남아 어쩔 줄 모르고 불안에 떨던 여자는 기뻐서, 너무 기뻐서 주저앉아 있던 길바닥에서 가까스로 일어날 수 있었던 게지....... 그려, 가까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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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베이컨시] 이 시대 사회에 대한 고발 | 장르소설 2018-01-1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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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캐주얼 베이컨시 세트

조앤 K. 롤링 저 /김선형 역
문학수첩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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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어긋나는 방향을 바로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대한 차이에서 인생의 길은 갈라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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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 번도 더 읽은 ‘해리 포터 시리즈’ 때문에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걸까. 솔직히 언론 출판계의 극찬은 ‘조앤 K. 롤링’이라는 이름으로 인한 거품인 것 같다. 새로운 도전임은 인정하겠지만 ‘해리 포터’에서의 판타지적인 요소들을 빼고 나니 문장도 긴장감도 스토리 전개도 미흡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인물들의 개성을 살리다보니 1권의 대부분이 지루하게 늘어져 버렸다. 이 시대에 만연해 있는 사회적 부조리, 점잖은 가면을 쓴 어른들이 지닌 탐욕, 빈부와 인종에 대한 편견과 지역 갈등, 전통과 방식에 따른 가치관의 차이, 십대 청소년들의 불안정한 심리와 일탈, 약물과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피폐해지는 사람들. 이 모든 요소들을 표리부동한 어른들과 반항적인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그려가고자 하는 의도는 좋으나 사건이 약하고 표현이 너무 길다. 그래도 결말을 향하면서 점차 인물들은 생동감을 띠고 자신만의 색채가 더해짐에 따라 작품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전형적인 영국의 작은 시골 마을 패그포드. 은행원이자 지역구의회 의원인 배리 페어브라더가 어느 날 갑자기 뇌출혈로 돌연사한다. 공석이 된 구의회 자리를 두고 마을 주민들의 욕망과 이기심은 서서히 표면으로 떠오르는데, 모두들 정당한 이유를 갖고 있는 한편 감추고 싶은 비밀 또한 간직하고 있다. 지역구의회 회장으로 권위주의자인 식료품점 사장 하워드 몰리슨, 경쟁적으로 가십을 즐기는 아내 셜리와 동업자 모린 로, 거드름을 피우는 변호사 아들 마일스와 권태로움으로 삐딱해진 그의 아내 서맨사, 소심하고 강박증이 있는 교장 콜린 월과 중립의 위치에서 어쩔 줄 모르는 아내 테사, 서툰 반항으로 소모전을 벌이는 아들 팻츠, 가부장적이고 편협한 사이먼 프라이스과 수동적인 아내 루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아들 앤드루, 인도 출신의 의사 비크람과 파민다 부부, 미운 오리 새끼 같은 딸 수크빈더, 우유부단한 변호사 사무실의 개빈, 사회복지사 케이와 미모의 딸 가이아, 빈민주택가의 마약중독자 테리와 거칠고 당당한 딸 크리스털과 어린 아들 로비. 표면상으로는 이웃 마을과의 경계에 있는 빈민가 ‘필즈’의 지역권과 ‘벨채플 중독 클리닉’의 폐쇄를 쟁점으로 하고 있지만 본질의 핵심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은 오히려 외지에서 온 케이밖에 없다. 의원 선거를 앞두고 드러나는 어두운 비밀들. 선거는 폭로전의 양상을 띤다.

 

털어도 먼지 한 톨 떨어지지 않는 사람, 요즘 같은 세상에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리라. 죽은 배리 페어브라더만큼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밝고 깨끗한 인물이었지만, 사회활동이 많은 사람일수록 가정엔 오히려 소홀하기 쉬운 법. 그의 아내 메리 입장에서 본다면 그 또한 바람직한 남편은 아니었던 것처럼. 살다보면 어긋나는 방향을 바로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대한 차이에서 인생의 길은 갈라지는 게 아닐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옳은 길이든 그른 길이든. 좋아하는 것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저마다 다른 법이니까. 결국 어른들의 이기심과 무신경함으로 인해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고야 마는데, 어차피 변할 사람은 변하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람은 또 어쩔 수가 없다. 인간 사회가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래도 희망이라는 존재는 어딘가에는 남아있다는 점에 위안을 가져본다. 우리는 어려움이 닥쳐야 알게 된다. 해리 포터의 네빌 롱바텀 같은, 패그포드 마을의 수크빈더 같은 친구들은 존재감은 없을지 몰라도 우리에게 힘을 나누어 주는 인물은 그들과 같은 평범한 이웃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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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과자] 맛과 정성의 건강음식 | 일반도서 2018-01-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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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국의 전통과자

김규흔 저
MID 엠아이디 |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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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가 그렇게 종류도 많고 사용하는 재료도 다양하다니. 소홀해져가는 우리 전통 음식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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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밥보다 주전부리를 더 좋아했다. 그 입맛은 어른이 되어도 고쳐지질 않아 지금도 심심할 때면 늘 단 음식을 찾는다. 배불리 밥을 먹었어도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로 마무리를 해야만 식사가 끝났다는 포만감과 심리적인 안정이 생긴다고 할까. 군것질 마니아로서 케이크나 쿠키 같은 서양과자는 물론 한과 또한 무척 좋아하지만 요즘에는 제삿날이나 선물 받았을 때에야 먹게 되면서 점점 없어 못 먹는 음식이 되어버렸다. 얼마 전 이모가 가져 오신 유과를 먹으며 시중에서 파는 과자들과 달리 질리지도 않고 속도 편한 것이 새삼 맛있다고 느끼고 있을 무렵 한과명인 김규흔님의「한국의 전통과자」라는 책을 추천받고 문득 한과에 대한 호기심이 무럭무럭 솟아올랐다. 사실 한과가 그렇게 종류도 많고 사용하는 재료도 다양하다는 건 어렴풋하게 밖에 몰랐었는데 소홀해져가는 우리 전통 음식을 알게 되는 기회라 생각하니 이 책을 만난 것이 무척 반가운 마음이었다.

 

어렸을 때는 엄마가 간식을 자주 만들어주셨다. 도넛, 핫케이크, 프렌치토스트 같은 서양음식도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매작과다. 우리 집에서는 타래과라 불렀는데 원래는 매작과라는 걸 이제야 책을 보고 제대로 이름을 알게 되었지만. 명칭이야 어찌 되었든 엄마가 밀가루 반죽을 밀어 네모나게 자르고 가운데 칼집을 내어 주면 뒤집어 꽈배기 모양을 만드는 일은 내 차지였다. 그 때는 도넛 반죽의 구멍을 뚫고 매작과 반죽을 뒤집는 등의 모양을 만드는 일이 정말이지 재미있었다. 밀가루 반죽 특유의 냄새가 얼마나 좋았는지 코를 킁킁대고 맡아가며 모양낸 매작과 반죽을 하나하나 기름에 넣으면 노르스름하고 통통하게 튀겨지면서 집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냄새에 침을 꼴깍 삼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손님상에나 올리던 음식이라 무척이나 먹고 싶었던 곶감쌈도. 호두를 제 모양 그대로 살려 속껍질을 제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옆에서 거든답시고 만지작거리다 부서지면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반. 차라리 하지 말라고 구박을 받으면서도 터질 듯 통통해지는 곶감 모양이 신기해 질리지도 않고 옆에서 구경을 하던 생각이 난다. 조심스럽게 만들어야하는 음식이어서인지 더욱 귀하게 느껴지던 곶감쌈은 맛도 있었지만 썰어놓으면 곶감 속에 박힌 호두가 마치 활짝 핀 꽃처럼 모습을 드러내 먹기 아까울 정도로 모양도 예뻤다. 책을 읽는 동안 그리운 옛 추억이 떠올라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토록 정성과 손이 많이 가는 한과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명인을 존경하게 된 건 단지 한과를 잘 만든다는 기술적인 면만이 아니라 성실함을 근간으로 하는 도전 정신 때문이다. 한과공장에 합류하고 가게를 차리며 명장의 위치에 오르기까지의 에피소드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이 떠오르며 이런저런 공감이 가는 한편으로 쉽게 포기해버리는 자신에 대한 반성을 많이 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거래처를 뚫지 못해 조바심을 내던 시절에도 적극적이지 못했던 나,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인정을 받게 되자 올챙이 시절을 잊고 우쭐하는 마음에 그 자리에 안주해버렸던 나,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며 몇 번 시도해보다 생각 같지 않은 반응에 그저 포기해버린 나. ‘노력이 기회를 만들고 기회가 길을 만들어 지금의 내가 있게 되었다.’ 그래, 나도 그랬던 때가 있었는데 그걸 잊고 살았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라는 ‘다른 사람이 다 안 되는 일이라고 해도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법칙을 머릿속에 잘 새겨 넣어야겠다. ‘새로움 속에 길이 있다.’ 명인이 걸어가는 길을 본받아 꿈을 향해 다시 한 번 질주를 시작해 보련다. 얼마 전 맛있게 먹은 약과처럼 달콤한 미래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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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언제나 흥미진진한 딕 프랜시스의 소설 | 장르소설 2018-01-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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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마 1

딕 프란시스
미래향출판사 | 199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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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롱샷(Long shot)’ 우리 제목으로는 '표적'.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의미를 알게 되는 중요한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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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작가. 딕 프랜시스. 오직 ‘경마’만을 주제로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경마장에는 가 본 적도 없음에도 이 작가의 작품은 읽을 때마다 짜릿한 흥분의 세계로 뛰어든다. 워낙 말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좋아하지만. 미끈한 몸, 날렵한 다리, 커다란 눈망울, 긴 속눈썹, 말이라는 동물은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350번 우승 경력의 전직 기수 출신 작가, 딕 프랜시스의 말 사랑은 그가 남긴 경마 미스터리 소설들에 그대로 담겨 있다. 경마를 주제로 이토록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다니 정말 대단한 솜씨다. 그동안 읽었던 그의 작품들을 미루어볼 때 어느 작품이나 재미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즐거운 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남자주인공이 용감하고 정의로운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점. 아무래도 찌질한 인간보다는 멋진 인물에게 더 애정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사건에 얽히게 된 주인공이 마주하는 인간관계에 감정이입이 되기도 하고, 진실에 접근하면서 닥치는 위험한 순간들에 손에 땀을 쥐며 읽는 동안 기수, 조련사, 마주 등 경마에 직접 관련된 인물들과 조련장과 경마장에 대한 리얼한 묘사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 눈앞에 생생한 이미지로 떠오른다.

 

이번에 읽은 책은 「표적」 원제는 ‘롱샷(Long shot)’으로 결정적인 순간 의미를 알게 되는 중요한 제목이다. 주인공은 경마와 관계된 인물이 아닌 작가다. 책이 출간되길 기다리는 동안 수입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던 존 캔들은 훌륭한 경력의 경주마 조련사 트레메인 빅커스의 전기를 쓰는 일을 수락하고 버크셔 주의 쉐라턴 마을로 향한다. 한 달 동안 트레메인의 집에서 그의 일상을 관찰하고 경마에 관련된 일들을 경험하게 된 존은 여행을 떠난 첫 날부터 사고를 겪게 되지만 사실 그는 서바이벌의 전문가였다. 생존에 관한 여행 안내서를 쓸 정도로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지녔기에 함께 있던 사람들을 구조하는데 일조하면서 주변의 신뢰를 얻게 된 존은 점차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 되어간다. 강한 성격이지만 정직하고 친절한 트레메인, 가구를 만드는 섬세한 첫째아들 퍼킨과 총명한 아내 맥키, 존의 생존 실습에 푹 빠진 활달한 둘째아들 가레스, 유쾌하고 따뜻한 해리와 피오나 굿헤이븐 부부, 명랑한 프로 기수 샘과 과격한 아마추어 기수 놀런. 개성 강한 사람들이 모인 이 아름다운 마을에 어느 날 실종되었던 여자 기무원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고 의도치 않게 사건에 말려든 존에게 위험이 다가온다.

 

딕 프랜시스의 소설은 본격 추리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범행의 동기나 알리바이, 수사 과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여 배경과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읽어야 더 재미있다. 늘 그렇듯이 경마의 짜릿한 경주 장면은 가슴을 뛰게 만들지만 이 작품은 숲속에서의 탈출 장면이 압권이다. 어두운 숲을 헤매는 공포와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지는데, 나에겐 스티븐 킹의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에서의 전율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남겼다. ‘생존은 마음속에서 시작된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 것.’ 사냥마 장애물 레이스에서 펼쳐진 명승부에서도 엿볼 수 있었던 것처럼 인생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달리는 기수와 말은 이제 자기들의 승리가 눈앞에 보였던지 거의 한순간 힘을 늦췄다. 그들이 곧 직전에서 보폭을 좁힌 틈을 치그우드가 박차고 나가서 머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관중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영광의 말에게 환성을 보냈다.

그 레이스에서 승리한 것은 놀런이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말이 아니라 놀런 본인이었다. 그의 능력과 의지가 치크우드를 달리게 했다. 놀런을 보며, 나는 레이스에서 말은 탄다는 것에는 두려움을 모르는 용기나 낙마하지 않을 기량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술, 경험, 야심을 초월한 또 다른 것이 필요했다. 레이스에서 승리하는 일은 생존 상황과 마찬가지로 마음속에서 시작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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