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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한 산책 ㅡ 이병률 詩 | 어떤 날 2017-11-0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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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눈사람 여관

이병률 저
문학과지성사 | 201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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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한 산책

 

 

남산을 지날 때면 점 (占) 이 보고 싶어진다

왜 흘린 세월이 한 번뿐이라고 생각했는지 알고 싶

어진다

꼬리가 있었는지 뿌리를 가졌는지

 

남산에서는 오래전을 탈탈 털어 뒤집어쓰고 끊어진

혈을 여미고 싶다

이빨이 몇이었는지 불에 잘 탔는지

모가지는 하나였는지 화석은 될 만했는지

속절없는 기미들을 가져다 멋대로 차려놓고 싶다

 

간절히 점을 보고 싶다

삭제된 것들의 입장들

우물쭈물하는 옛날들

세수 안 한 것들의 밤낮들

끝이 언제인지 모르면서

나에게 잘 해주지 못한 안색들

 

결국은 이것들로 목숨 한 칸의 물기를 마르게 할

수 있는지를

 

조심하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으며

곧 해결될 거라는 말도 아닌

어서 끝내라는 말만 듣고 싶다

 

풍부한 공기에 대담히 말을 풀어놓고 싶다

이 숲 나무에서는 소금 맛이 나는지

그 맛에 사람 맛이 들어 있는지를 알고 싶다

 

나에게 이토록 박힌 것이

파편인지 비수인지

심장에서 내몬 사람이 하나뿐인지

 

사람을 갖겠다 해놓고는 못 가졌으면서

훗날 다른 생에서도 사람을 갖고 싶은지까지도

 

이병률 시집 [ 눈사람 여관 ] 중에서

ㅡ 본문 92 , 93 쪽 < 비정한 산책 > ㅡ

 


 

타자를 치면 타수가 나오곤 해서 줄곧 네이버 메모장을 활용해 왔다 . 지금은 베타 서비스를 만들어 시범활용하면서 그 좋던 타수가 없어졌다 . 그냥 쓰다보면 길어져서 대강 이 정도면 늘 800자 넘고 1000자 넘겠지 해버린지 꽤 된다 . 네이버 메모장을 쓰다보면 옆으로 베너 칸에 오늘의 운세가 , 별자리 운세가 가끔 눈 끝에서 흘깃거린다 . 자주는 아니고 가끔 나도 그걸 볼 때가 있다 . 아 , 뭔가 미루고 싶은데 정당한 핑계가 필요할 때나 , 이미 미뤄버렸고 그에 적당한 핑계를 갖고 싶을 적에 찾아보곤 한다 . 아주 웃긴 타당성을 그런데서 찾는 셈이다 .

 

대게는 주옥같은 멋진 말이 쓰여있다 . 두루 잘하라는 말이 대부분이다 . 사소한 것을 잘 챙기라거나 성실하라거나 하는 주문들이다 . 운세가 어느 땐 대충 살기보다 더 어렵다 . 대충 살이가 얼마나 어려운데 , 하면서 김빠지게 웃는다 . 지나치게 디테일해서 문제라면 문제지 , 아닌가 ? 아 , 쓸데없이 디테일하다는 것 그게 문제구나 . 하핫 .

 

시인이 말하는 비정한 산책에서 시대를 읽어얄지 , 시인의 욕망을 읽어얄지 잘 모르겠다 . 그도 흔들리는 때가 있는 걸 거라는 생각만 아주 조금 해본다 . 누군가를 , 깊이 원망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느라 저리 힘이 들어 부대끼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들 ... 이미 이렇게 되버린 이번 생을 , 향해 스스로 자기 차례상을 차리는 복잡한 마음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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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ㅡ황정은 ,정용준 [낙담하는 인간 , 분투하는 작가] | 읽겠습니다 2017-11-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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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악스트 Axt Art&Text (격월) : 9/10 [2017]

편집부
은행나무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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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담하는인간_분투하는작가
#황정은&정용준


#악스트
#Axt&Text_2017_09_10_no.014
#cover_황정은
#photo_백다흠
#은행나무


현실적 방향이나 대안의 제시는 소설가가 소설로 할 일은 아니라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다 . 소설가가 소설로 하는 일은 세계감의 확장 정도인 것 같다 . 사람은 소설을 읽지 않아도 산다 . 소설이 없어도 세계는 있고 자기도 있으니까 . 그렇지만 소설이 수많은 타인들의 이야기로 세계나 그 자기의 경계를 잡아당길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

#1일상의근력

* 정 ( 정용준 이하 ' 정 ' ) 이번 여름에 어디 다녀온 곳 있나 ?
* 황 ( 황정은 이하 ' 황 ' ) 제주도 . ' 산담 ' 때문에 자주 가게 된 섬이다 .
* 정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
* 황 제주의 장묘 문화다 . 검은 돌담으로 묘를 둘러 싸는데 그 담을 산담 이라고 한다 . 묘가 밭에 들어가 있다 . 제주 남서부에서 처음 봤는데 처음 엔 내가 잘못 본 줄 알았다 . 밭에 무덤이 있을리가 . 그런데 또 있었다 . 그 다음 밭에도 있고 , 또 있고 . 묘가 맞더라 . 그걸 본 뒤부터 제주도가 남다르게 여겨졌다 .

* 정 그 발견이 왜 좋았나 ?
* 황 좋다기보다는 ...... 삶의 공간이 죽음의 공간과 대단히 가깝다고 느꼈다 . 솔직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 서울에서는 화장터나 묘지가 다 외곽으로 빠져 있지 않나 . 죽음이 삶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 죽음을 다루는 장소들을 혐오 시설로 다루고 . 그런데 산담은 삶 속에 있다 . 밭에 묘가 있는 것을 보고 , 평생 일구던 밭에 묻히는구나 , 그 밭에서 나고 자란 몸을 밭에 돌려주는구나 , 그런 생각을 했다 . 그래서 산담 묘에 관해 알아보다가 4 . 3 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 백조일손지묘 ( 百祖一孫之墓 백할아버지한무덤) 도 찾아 가보고 .

* 정 4 . 3 항쟁에 대해 쓰고 싶은 건가 ?
* 황 아니다 .
* 정 다른 종류의 관심인가 ? 그러니까 소설적인 관심과는 다른 종류의 .

* 황 경이의 경험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산방산이며 성산일출봉이며 아주 압도적인 자연 풍광 아닌가 . 나는 그런 자연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 너무 압도되니까 . 첫 번째로 제주를 방문했을 때는 그런 면에서 빨리 여행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 그런데 그 장소에서 사람들이 겪은 일들을 조금 알고 나니까 장소 자체가 다르게 경험되더라 . 그게 대단히 경이로웠다 . 그리고 이런 역사를 모르고 처음 방문했을 때 , 날씨가 계속 맑았다 . 제주의 맑은 날은 무척 아름답다 . 그 맑고 아름다운 날에 아름다운 장소를 차로 이동하는데 계속 동요된 상태였다 . 어디를 가도 누가 계속 흐느끼는 것 같고 .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고이고 이상했 다 .

* 정 혹시 영혼이 있다고 믿는가 ? 소설을 읽다 보면 어쩐지 작가에겐 영혼 이란 존재에 대한 믿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 대니 드비토 > 나 < 백의 그림자 > 를 읽으면 영이랄까 ? 혼이랄까 ? 그런 존재에 대한 실감이 난다 .

* 황 대부분의 존재에게는 영혼이 있다고 생각한다 .

* 정 내가 느끼는 방식으로 말하면 나는 영혼이라는게 있다고 생각한다 . 그냥 이렇게 생생하게 존재하는데 이게 아무것도 없이 무 (無) 로 느껴진다 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 .

* 황 공감한다 . 하지만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할 때도 자주 있다 .


(본문 28 , 29 쪽에서 )


계속해서 #2환멸과낙담 에 대해서도 옮겨보고 싶은데 눈은 먼저 읽고 있으면서 손이 따라가 다시 적자니 웃겨서 도저히 못하겠다 .
그래서 이 작은 #폰트( 들리나 은행나무! 폰트 키우면 값을 올릴건가 ?) 대 테러를 감히 저질러보려고 폰샷을 찍었다 . 나름의 배려로 색보정을 좀 해서 그래도 조금이라도 활자가 눈에 보이도록 애를 써봤다 . 잘 안보여도 이건 책 지면이 너~어~무~우~ 거대하고 단지 글자는 날씬했을 뿐이라고 ... ( 무어라~!!!)

내가 이렇게 떠들고 있는 동안 정작가님과 황작가님의 < 웃는 남자 > 에 대한 수다는 계속 되고 있고 페이지를 넘어가는 중이다 . 그런데 정작 사진 한장 어디에도 웃는 남자의 얼굴 따윈 없다 . 그걸 찾으면 , 바보인가 , 낚인건가 . 아 , 환멸에 대해 얘길 하고 싶었는데 ...나도 !!!


암튼 , 11월 첫 날 저녁을 이렇게 잡지나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발 시리고 , 등시리다 .

이것이 11월의 본격이야 . 라며 시동을 거는 느낌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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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빛깔의 도시를 지나는 음악 , | 외딴 방에서 2017-11-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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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o Anzovino [ Nocturne : Miss You ]

 

https://youtu.be/5fwognS-V6M



지메르만의 곡들을 듣다가 오늘은 유난히 복작복작한 마음에 다른곡을 찾아냈다 . 크로스오버 장르에서 얻은 곡인데 유키 구라모토나 앙드레 가뇽과는 또 다른 느낌의 연주라 , 제법 마음에 든다 .

이탈리아 출신으로 광고음악부터 연극및 영화음악에도 참여를 했던모양 인데 거기에 피아노 연주 , 작곡까지 한다고 하니 많은 재능을 가진 사람같다 . 특이한 점은 이 음악들이 뉴에이지 장르에 들어있지 않고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를 해서 인지는 몰라도 클래식 쪽에 있다는 것이랄까 .

들으면 바로 어 ! 하면서 어느 도시의 모습이 떠오르는 Nocturne InTokyo 도 , 처음부터 귀를 기울이게 한 Miss You 도 , 우울한 가운데 명랑하려는 노력 같은 곡 Galilei , 나직한 기도의 부름 같은 Hallelujah , 괜찮은 앨범 하날 만난 듯 ... 아직 순서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있는 Still Raining 그리고 In Your Name ...이 앨범에선 어쩐지 조용한 새벽에 도시를 홀로 걷는 방랑자같은 서정미가 가득하다 .

검색되는 앨범은 2015년 lgloo ( 14곡 짜리 앨범 ) 하나와 같은 해였지 만 조금 더 먼저 나온 듯한 Tabu ( 12 곡 짜리 앨범 ) 이 있다 .내가 검색한 사이트가 지니 ㅡ 뮤직이라 그것만 검색되는 건지 더 알아봐야 할 듯 .

지금은 Manhattan 5 AM ㅡ이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 새벽 5시의 맨하튼은 어떤 빛깔을 품고 있을지 가만 가만 상상하게 되는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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