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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란 파문같아서 ㅡ 레이디 조커 2 | 읽겠습니다 2018-05-1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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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레이디 조커 2

다카무라 가오루 저/이규원 역
문학동네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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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레이디 조커 2 ㅡ 다카무라 가오루 , 이규원 옮김 , 문학동네


"이보게, 나는 인권이란 법률이 규정하는 사물 간의 관계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정치적인 개념이라고 보거든. 대부분의 인권 단체와는 애초에 그런 점에서 뜻이 안 맞지...."

( 본문 90 쪽 )
...조직의 요구라는 것은 민간 기업의 영업이 그렇듯 방정식 해법처럼 명료하지는 않고 , 개인의 의사나 능력보다 상대의 각종 조건을 우선해야 한다 . 그런 어려움속에서 자신을 상대하던 고다는 난쟁이의 분열을 제 몸으로 감내하는 인내심은 있을지언정 , 누에*처럼 인간 사회를 헤치고 나갈 만한 욕망은 결여된 듯 보였다 .
개인과 기업의 이해를 굳이 구별하지 않고 이렇게 어떻게든 살아남을 전략을 궁리하는 나를 보라 . 욕망의 실을 너무 팽팽하게 당겨서 제대로 운신도 못하지만 어쨋거나 아직은 이렇게 살아 있는 나를 보라 . 
이 사회에서는 기업인이든 공무원이든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 방금까지 통화했던 간자키의 교활함과 영악함을 보라 ㅡ 아니 , 그런 식으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것이 꼭 인간의 승리라고 할 수는 없다만 , 조직에서 살아가면서도 욕망의 전략을 갖추지 못한 자는 스스로를 긍정할 도리가 없다 . 그리고 존재를 긍정하지 못한다면 이치고 정의고 없는 것이다 .
(본문 355 , 356 쪽 )
*누에 : 머리는 원숭이 , 몸뚱이는 너구리 , 사지는 호랑이 , 꼬리는 뱀처럼 생긴 전설상의 요괴 .
어서 먹자며 웃는 낯으로 접시와 젓가락을 이쪽으로 내밀면서 한순간 이쪽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동자 역시 선뜩한 젤리의 감촉처럼 어딘가 관능적이었다 .
그래 , 나는 저 눈동자를 먹고 싶다 . 고다는 문득 뜬금없는 생각을 떠올리고 이내 맥없는 자문으로 돌아갔다 . 그래 , 남에게 상처 주고 스스로에게 상처 내면서까지 차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만한 열매가 이런 느낌일까 ? 예의 레이디 조커와 '13번 ' 목소리의 주인이 차지한 것도 이렇게 어느 날 문득 대뇌피질에서 비어져나오는 욕망의 느낌 , 눈앞이 아찔하고 어디에도 버팀목이 없고 시작도 끝도 없는 성간운星間雲 같은 자유의 느낌이 아닐까 ㅡ ?

(본문 362 쪽 )


이게 만약 하우스에서 판을 벌인 카드게임였다면 정말 너무 지루한 눈치게임 , 시간끌기게임 같았다고 해야겠다 . 모두 짜고 치는 , 막판을 알면서도 시침을 뗀 채 누가누가 엉덩이가 가장 무겁나를 두고 벌이는 게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음 , 말 그대로 정말 지루한 게임판였다 . 지루한 게임은 역시 마지막이 다 되야 슬슬 끝이난다는 기분에 흥이 새로 돋기 마련 아닐까 ? 

장장 보름을 걸려 읽었다 . 하하핫 . 물론 책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 그래도 끝은 보자는 일념 하나로 매일 죽기 살기로 조금씩 조금씩 한장 한장 넘겨 나간 거같다 . 그래도 후반부는 꽤 흡입력있었다 . 요즘 소설들의 완급 조절 방법 중 하나인걸까 싶기도 하고 , 필요한 부분여서 작가는 꼼꼼하게 지면을 채웠겠지만 솔직히 너무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았다 . 하지만 이런 꼼꼼함이 아니라면 일본 언론사회의 분위기나 기업사회 분위기를 또 서민층들간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포착하지 못했을테니 그 점은 높이 사고 싶다 . 그런데 3권이 아직 남았다는 게 함정이네 ! 암튼 2권 소감을 대강 정리해봐야겠다 .

1권에선 레이디 조커 결성 이유며 범행이 , 시로야마 교스케 하네다 맥주 사장의 납치가 이야기의 주를 이었다면 2권에선 범인들의 진짜 목적과 가짜 목적을 놓고 , 기업의 대처방식과 언론사 , 경찰의 대응 그리고 인질이 된 맥주 회사의 사건에 달라붙어 2차 3차로 연쇄범법이 꼬리를 무는 무늬를 보여주는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보여진다 . 한마디로 잔잔한 수면에 파문이 이는 것을 한기업의 사건으로 연쇄고리가 파문처럼 이는 것을 보여준다 . 

3권을 아직 읽지 않아서 범인들의 향방을 알 수 없지만 , 2권의 뉘앙스로보면 범인상에 한다 슈헤이가 문제의 '13번 ' 목소리로 용의 선상에 올라있는 것을 보아 이들의 범행이 완전무결하게 끝날것 같진 않지만 ... 섣부른 예단은 접고 , 역시 가장 중요 인물로 나오는 고다 형사의 활약상 , 그러니까 그가 시로야마의 최측근 경호를 하는 장면에서부터는 책장 넘기는 속도가 꽤 붙는다 . 그치만 우리가 흔히 예상한 좌충우돌 열혈형사의 다혈질적 모습은 상상하지 말아야 한다 . 그런 모습은 우리나라 드라마 , 영화에만 있다 . 일본의 형사 상은 은근 일반인에 가깝다 . 능동적이기보다 수동적이면서 오히려 인간적 고뇌형이라고 할까 ? 지금까지 내가 본 형사들은 그랬던거 같다 . 혼자 일당백처럼 사건을 휘몰고다니는 캐릭터는 코난이나 김전일 외엔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 나머지는 그런 형사물 쪽으로 나와도 대게는 직책을 잃고 개인이나 개인적 친분과 뭉쳐 거의 흥신소처럼 활동하니까 . 

암튼 고다형사 시리즈의 고다는 정말 슈퍼맨급 히어로형 형사는 아니고 형사로서의 기민한 감은 있지만 아직까진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욕심쟁이형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 . 그게 의외의 매력을 느끼게 했는데 또 한편으론 국내 드라마나 영화상에 익숙해진 열혈 형사 이미지 때문에 그 예리한 감을 조금만 더 밀고 나가면 더 뛰어난 형사가 될게 분명한데 왜 미온적인지 안타깝기도 했다 . 

그리고 2권에서 가장 많은 스토리를 차지한 언론과 경찰 그리고 기업 임원간의 파벌 구조들의 이야기를 보면 우리 언론에 대한 생각을 안할 수 없다 . 뭐 요즘 종이신문은 거의 보지 않지만 실시간 인터넷 기사가 계속 올라오는 시대이니 , 그야말로 뉴스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실 그 중 믿을만한 기사 , 신문사 있다고 단언키 어려운게 요즘아닌가 ? 특히 모종의 사건을 다루거나 정치나 기업이 연루되면 . 그런면에선 수사기관인 경찰역시 신뢰를 100% 장담키 어렵고 말이다 . 물론 현장의 개개인은 모두 힘들게 뛰고 있지만 정작 세상에 드러나는 건 물타기되고 기업이 된 언론이나 정치를 등에 업은 것들이 대부분이란 것을 알면서도 그냥 본다는 것이고 이 레이디 조커 2권에선 희미하지만 왜 그런 현상이 만들어지는가를 아주 공들여 우리에게 설명을 해주려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 모두의 욕망이 충돌과 소용돌이를 일으켜 만들어내는 것이 뉴스라는 것 . 사건의 보도라는 것 뭐 그런 느낌 ? 

그런 면에서 아직 욕망에 물들지 않은 고다 형사 같은 부류 때문에 그나마 인간적인 , 인간적 형태의 것들이 지켜지고 순간 순간 이어지게 되는 구나 또한 느꼈다 . 레이디 조커들은 이 고다처럼 순응하듯 사회를 살다 말그대로 " 아찔하고 버팀목도 없고 시작도 끝도 없는 성간운 "이 된 케이스일테고 말이다 . 쉽고 빠른건 어쩌면 좋은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 고다형사의 기민한 감이 좀더 욕망을 향해 발현되었다면 어떡게든 사건의 핵심을 움켜 쥐려고 물불을 안가리는 형태가 될테고 그럼 , 원래의 사건과는 또다른 파문처럼 문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 
 

 

레이디 조커 결성의 시발점이 되었던 스기하라 다케오가 2권 막바지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고다는 역시 1990년 테이프 사건이 문제였던 건가 생각을하게 되면서 끝이 난다 . 

 

이제 3권으로 가야겠다 . 부디 3권은 완만한 (?) 내리막길 달리기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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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넓은 사람 ㅡ O로부터 ; 유희경 시 | 어떤 날 2018-05-16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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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유희경 저
문학과지성사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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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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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넓은 사람

 

ㅡ O로부터

 

그래서 그다음은 어떻게 됐어

네가 물어보았을 때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말았다

나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란 그렇다

도무지 끝나질 않고

매번 시작되기만 하지

그래서 나는 네게

부루퉁한 표정의 네게

한 사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방금

고등어구이를 먹고

고등어구이집을 빠져나온

가시가 걸린 기분이 가시지 않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게 분명한

한 사내에 대한 이야기

 

그는 어깨가 넓고 튼튼한 사람

함께 걷는 사람들과 부딪히곤 하지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과도

사람들은 그의 어깨를 좋아해

넓고 튼튼하니까 언제든 도와줄 거야

정말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는

넘어가자 이야기는 그런 거니까

그가 고등어구이집을 빠져나왔을 때 ,

그 앞에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고

그 옆에는 옷 가게가 있고 그런

흔하디흔한 거리에 서게 되었을 때

그곳이 어딘지 알 수가 없었지

알 수 없어서 울고 싶어졌어

자신이 없었거든 자신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거든 자신이 없어서

이 거리도 아이스크림 가게나 옷 가게

고등어구이도 그것을 먹고 나온 자신도

자꾸 찔러대는 걸리지 않은 가시도

자신이 없다면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을

방금 깨달았거든 그래서 그는 그는 말이야

 

그래서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어

네가 물어보았을 때 나는

자꾸 사람들과 부딪히고 마는

그래서 사과를 하게 되고 마는

그런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이야기는 이렇게 되는 거지

울어버리고 난 다음의 감정처럼

지워지지 않는 감정인 거지 혹시

지금 네가 서운해졌다면

생선의 가시처럼

투명하고 비릿한 것이

목울대를 자꾸 찔러대고 있는 기분이라면

너는 제대로 들은 거야 하고 생각했으나

더는 말하지 않았다 나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본문 34 , 35  , 36 쪽)

 

유희경 시집 ㅡ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ㅡ중에서

 


 

 

윤의 큰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 검은옷이 필요하다고 아가씨가 집에 들렸었고 , 나는 아가씨를 배웅했는데 몇십 분뒤에 다시 연락이 와선 집앞이니 나오겠냐고 , 동네 마트형 편의점 앞 간이 벤치에 앉아 윤과 아가씨가 왜 장례식장에 가다말고 돌아왔는지를 모기에 뜯기며 한참 들었다 .

벤치는 꽤 운치있어 우리 말고도 동네사람들 여럿이나와 아사히 맥주캔을 비우고 있었고 , 검은 옷을 입은 윤과 아가씨는 나에게 떠들다 오는 전화에 대거리를 해주다 바빴다 . 비가 오겠기에 윤이 걷고 싶다해서 우린 모처럼 집 외곽 산책로를 빙 돌아 걸었다 .

 

윤은 요즘 스트레스가 많아 나와 걷는 동안 수도 없이 짜증나를 외쳤다 . 나는 더 크게 소리질러! 실컷 소리 질러! 해줬다 . 나는 짜증나면 짜증난다는 말보단 썽질나 ㅡ 를 표현한다고도 말해줬다 . 성질나 ㅡ는 좀 약해보이니 쎈 발음으로 썽질을 내듯 썽질을 내줘야 한다고도 말해줬다 . 짜증은 짜증이라고 발음해도 제대로 짜증이 발산되지 않는것 같지 않느나고도 ... 어른들이 모두 집을 비운 고모집에 아이들만 있어서 윤은 그집으로 돌아갔다 . 할머니와 고모의 명령이었다 . 애들을 지켜라! 하핫 ... 고모집 앞에 흰 수국이 덩어리 덩어리져 짙은 향을 피워 올리는 비오는 5월의 밤 .

 

윤이 집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현관 센서등이 꺼지는 것을 보고 돌아서서 수국에게 인사를 하고 어둔 길을 터덕터덕 돌아왔다 . 비인지 땀인지 , 잔뜩 젖어서 씻고나니 개운했다 .

 

이야기는 시작만 되고 , 날이 밝으면 장지에 갈 사람들은 갈테고 , 내 기억 속 다정했던 큰아버님은 ...안녕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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