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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일기
세상을 바꾼 변호인 | 영화일기 2019-04-2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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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을 바꾼 변호인

미미 레더
미국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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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본 영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에 이어, 역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다룬 영화 <On the Basis of Sex>를 보았습니다. 한국어 제목으로는 <세상을 바꾼 변호인>인데, 번역된 제목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네요. 아직 정식 개봉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CGV 아트하우스에서 특별 기획전을 하여 미리 볼 수 있었고,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를 본 후 보아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고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삶과 커리어를 전반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와는 달리 <세상을 바꾼 변호인>은 배우 펠리시티 존스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역할을 맡은 전기 드라마 영화입니다. 미국에서는 작년 크리스마스에 개봉했고요. 이 영화는 루스가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중간 과정을 빠르게 훑은 후 하나의 사건에 집중합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변호사로서 처음으로 맡았던 성차별 소송으로, 찰스 모리츠라는 한 남자가 국세청을 상대로 소송한 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영문)


 이 영화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이 사건을 맡게 된 경위, 그리고 승소하기까지의 여러 과정들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워낙 그가 해온 일들이 대단하고 또 많기 때문에 지금 와서 보면 그 하나하나의 어려움과 중요성이 잘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꾼 변호인>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이 하나의 소송을 다루며 얼마나 많은 장애물에 부딪혀야 했는지, 어떻게 이를 헤쳐나갔는지를 보여줍니다. 법정에서 그가 했던 말 한마디, 그가 쓴 글 한 줄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 나온 것인지, 그 한 걸음이 모이고 모여 어떻게 미국을 바꾸어 놓았는지를 보니 존경심도 들었고, 또 가슴이 뛰기도 했습니다. 저도 제가 선 자리에서 이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라는 존재 자체가 저에게, 또 다양한 차별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큰 위안과 응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정식으로 개봉하면 몇 번이고 더 보러 영화관에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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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 영화일기 2019-04-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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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미성년

김윤석
한국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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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영화관에서 볼 영화를 고르는 걸까요?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이나 배우의 영화가 나왔을 때만 극장을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냥 시간을 때우기 위해 영화관에 가서 상영중인 영화 하나를 고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개봉하는 거의 모든 영화를 보는 사람도 있겠죠. 저의 경우에는 무조건 영화를 골라서 예매를 한 후 영화관에 갑니다. 그러니 제가 보고 싶은 영화가 없으면 한 달에 한 번도 영화관에 가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떨 때는 일주일에도 두세 편을 볼 수도 있죠. 이번달에 저는 영화관에서 무려 9편의 영화를 보았는데요, 그 중 한국영화는 <선희와 슬기>, <미성년> 두 편이었습니다. 지난달에는 6편중 한 편, <항거>만이 한국영화였습니다. 사실 저는 한국영화를 즐겨보지 않아서, 제가 보는 영화 중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10%도 안되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이런 저를 보며 사대주의적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어떤 고상한 목적으로 영화를 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재미있어서 보는 거예요. 그러니 재미없는 영화는 보지 않습니다. 자국 시장에서 개봉하는 영화와 수입에서 상영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며 검증된 외국영화를 동등한 선에서 비교하는 것은 당연히 말도 안되는 일이죠. 하지만 관객들은 그런 생각과 분석을 하면서 영화를 보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래서 항상 '한국영화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럼 좀 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든가' 하는 불평을 하게 됩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미성년>은 김윤석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네, 우리가 잘 알고있는 그 배우 김윤석입니다. 저는 이 영화가 괜찮다는 소문을 여기저기서 주워듣고는 누가 나오나 찾아 보았는데, 염정아, 김소진 배우가 나오더군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긴 했는데 자세히 찾아보진 않고 바로 예매를 한 후 보고 왔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기 전에 웬만하면 자세히 찾아보지 않고 가는 편이거든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 영화를 보았는데, 보는 내내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다니!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이 바로 김윤석이라니!! 어떻게 이럴수가!!!


 '불륜'이라는 소재는 영화에서나 드라마에서나 닳고 닳을 만큼 다뤄진 소재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 소재를 다룬 방식은 얼마나 다양했던가요? 그저 소리지르고, 싸우고, 머리채를 잡아 뜯고, 커피를 얼굴에 뿌리고, 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제가 보지 못한 작품도 수두룩하니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요.) 물론 이 영화에서도 머리채를 잡아 뜯는 장면이 나오긴 하는데요(…), 좀 다릅니다. 염정아와 김소진이라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들과, 김혜준과 박세진이라는 놀라운 신인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이 캐릭터들과 관계는 정말 입체적이고, 재미있고, 놀라웠습니다. 영화를 본 후 배우들과 감독의 인터뷰를 잔뜩 찾아본 후에는 이 영화가 더 좋아졌고요.


 주연 배우들도 훌륭하지만, 이 영화는 조연 배우들과 그 캐릭터도 전부 절묘하고 재밌습니다. 주리와 윤아의 선생님 역할을 맡은 김희원, 윤아의 무책임한 아빠 역할을 맡은 이희준, 미희와 같은 병실을 쓴 산모 역할의 정이랑과 그 엄마 역할의 염혜란, 그리고 정말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방파제 아줌마 역할의 이정은 배우까지, 어떻게 이 배우들을 다 데려와 이런 역할을 줬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다 떠나,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 짧은 글 하나에 재밌다는 밋밋한 표현만 몇 번을 쓰는 건지 제 표현력이 한탄스럽지만, 그 말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이 훌륭하고 섬세한 신인 감독의 탄생이 정말 반갑고, 부디 이 영화가 손익분기를 넘어 또 다른 좋은 한국영화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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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 | 영화일기 2019-03-2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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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벳시 웨스트
미국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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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우리나라에 한 인물을 다룬 두 편의 영화가 개봉할 예정입니다. 바로 미국의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그 주인공입니다. 사실 평범한 사람들은 대법관의 이름을 대기는커녕 대법관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알기가 힘든데요(저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어쩌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미국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며 심지어 다른 나라에까지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되었을까요?

 제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계기는 SNS를 통해서 접한 한 뉴스였습니다. 미국의 한 대법관이 갈비뼈가 부러져 입원중인데, 미국인들이 앞다투어 자신의 갈비뼈를 가져가라며 난리라는 뉴스를 보았어요. 그때는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저럴까, 정도의 생각만 하고 넘어갔는데 이후에 배우 펠리시티 존스가 한 대법관의 생애를 재현한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알아보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던 것이죠. 조금 찾아보니 그는 여러 역사적인 변호와 판결을 통해 미국 사회를 크게 바꾼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한 달 전 CGV에서 아카데미 특별 기획전을 하며 이 영화를 미리 상영하기에 예매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 취소해야 했고 이번에 또 좋은 기회가 닿아 이 영화를 개봉 전에 미리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임에도 저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중간에 웃음 요소도 많고요. 하지만 그런 것들을 다 떠나서, 이 영화를 통해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대체 왜 지금 젊은이들의 아이콘이 되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출생 및 성장 환경과 코넬 학부 생활, 하버드에서 컬럼비아로 이어진 로스쿨 생활과 결혼,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뉴욕의 어떤 로펌에도 갈 수 없었던 상황과 이후의 역사적인 변호들, 대법관 임명과 수많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든 '반대' 의견까지 이 영화는 알차게 다 보여주면서도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짜릿하고 뿌듯하고 힘이 솟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이, 저 인물이 실제 인물이라는 것이 정말 좋았고 저도 제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이렇게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남녀노소 누가 봐도 좋을 영화이지만 특히 여자들에게는 큰 힘이 될 영화입니다. 제 친구들과, 후배들과, 동생들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에너지를 공유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3월 28일에 개봉할 예정인데, 저는 개봉하면 최소 두 번은 더 보러 가서 제 자신에게 좀 더 동기부여를 하고 올 생각입니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앞으로도 영화에서 본 것처럼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을 챙기며 오랫동안 일해주길 바라고, 또 그동안 저도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하며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고, 더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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