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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 원숭이의 서재 2019-08-0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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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하상욱 저
arte(아르테)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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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9. 하상욱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믿고 보는 아르테가 카카오와 협업한 카카오프렌즈 시리즈의 번째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를 출간했다. 시리즈의 번째 작품인 서귤 작가의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가 6월에 출간되었고 여전히 국내 에세이 TOP20 머물며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감안하면, 번째 작품인 하상욱 작가의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의 출간이 굉장히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만의 신작인데도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가 출간 이틀 만에 국내도서(종합) 14위에 오른 것을 보면 아르테와 카카오프렌즈의 인기를 실감할 있다.


하상욱 작가의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는 힐링 에세이였던 전작 『라이언, 곁에 있어줘』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에서 방향을 선회해사이다 반전 어록으로 독자의 마음을 시원하게 얼려주고 있다. 책의 내용이나 작가의 문장은 책의 주인공 캐릭터인 튜브와 닮아있다. 그래서 시원한가 보다.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튜브는 많고 마음 약한 오리다. 튜브의 소개를 보면 작은 발이 콤플렉스라 오리발을 착용하는 엉뚱한 캐릭터이며, 미운 오리 새끼의 친척뻘인 튜브는 평소에는 소심한 성격이라 사람들 앞에 쉽게 나서지 못하지만, 절대 얕보지 말라는 경고 문구와 함께, 극도의 공포를 느끼거나 화가 머리끝까지 나면 입에서 불을 뿜으며 밥상을 뒤엎는 !! 오리로 변신한다고 한다. 책은 마치 튜브처럼 일관되지 않은 느낌이다. 뭐랄까 하이브리드 같은 느낌이랄까. 순한 사람이 상처받은 것처럼 소심한 느낌의 문장이 어느샌가 대놓고 툴툴대기도 하고, 그러다 피식 웃음이 나는 농담 같은 문장에 이어, 대신 버럭 하고 화를 내주기도 한다. 그리고 울고 웃는 사이, 틈이 작은 공간에는 여전히 우리가 있다. 회사에서, 집에서, 친구와의 만남에서, 연인과의 관계에서, 어쩔 모르는 우리의 모습이.


앞서 책에 대해사이다 반전 어록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책의 이미지가 그랬다. 유명 코미디언 박명수의 어록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하상욱 작가의 경쾌한 문장들은 굉장히 시원한 느낌인데다 지금 우리들의 마음을 그대로 꿰뚫고 있는 , 듣고 싶어 하는 말들만 쏙쏙 골라 놓은 같다. 에세이라는 장르로도, 시라는 장르로도 표현하기 힘든 책을 나는 그저 반전 어록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물론 어록이란 위인들이 말을 간추려 모은 기록이지만, 재치 있는 문장으로 막힌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작가라면 그야말로 위인이 아닌가 싶다. 어록이란 단어를 만큼 작가 하상욱의 문장은 하나하나가 모두 아리도록 좋으면서도 제대로 뼈를 때리고 있다


- 요즘 지내니? 지낼까 묻는 거야.


- 하고 싶은 하면서 거라고 기대한 아니지만, 하기 싫은 일을 이렇게나 많이 하면서 살게 줄은 몰랐다.


- 남이 하는 일들이 쉬워 보인다면 사람이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독서감상문을 발췌를 피하는 편인데, 이번엔 나도 발췌를 했다. 앞선 어록들만큼이나 책을 명확히 표현할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록 자체가 책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든 제품이든 예술이든, 인기가 있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카카오프렌즈 시리즈는 단지 인기 캐릭터를 내세운 일러스트집이 아니다. 물론 인기 있는 캐릭터의 일러스트를 함께 만날 있다는 것도 인기의 이유로 꼽을 있겠지만, 시리즈를 거듭하며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톡톡 쏘는 문장도 그렇지만, 튜브라는 캐릭터의 이름은 어쩐지 피서지와 바다를 연상케 한다.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이라는 말은 당연히 적고 싶었다. 그러나 깊이 있게 읽고 다시 작가 하상욱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그러니까 순전히 우리에 대한 것들을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말도 빼놓지 않고 적고 싶었다.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는 깊이 있게 읽을 이유가 충분한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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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 | 원숭이의 서재 2019-08-03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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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뜨거운 피

김언수 저
문학동네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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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6. 김언수 『뜨거운 피』 [10/10]

 

부산의 변두리, 항구 도시 구암은 작은 해변을 반구 형태로 두른 만리장 호텔과 그만큼이나 작은 해수욕장을 빼고 나면 그다지 것도 없는 조용한 도시다. 년에 고작 철뿐이지만, 여름이면 파리 떼처럼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돌아가고 나면 적어도 표면적으론 평온해 보일 지경이다. 과거 조직 간의 전쟁에서도, 범죄와의 전쟁으로 모두 잡혀간 시기에도, 살아남은 손영감은 지난 팔십 년간 구암을 지탱해온 손씨 집안의 마지막 세대였다.


구암의 에이스라 불리는 희수는 마흔의 건달이다. 남은 것이라곤 만리장 호텔 지배인이라는 허울과 전과 4범이라는 범죄자 딱지뿐이었고 매일 술이나 우울증 약을 먹는다는 사실을 직시하면 손영감의 양아들이나 마찬가지라거나 오른팔이라거나 하는 것들은 희수에게 아무 의미도 없었다.


중국산 고춧가루나 국산으로 둔갑하여 유통하는 구암의 건달들을 보자면 평온하다 못해 지루한 이곳에 긴장이 감돈 얼마 출소한 똥병 용강 때문이었다. 몸값 싸고 간이 동남아 연합을 앞세운 용강은 족보가 없는 막건달이었기 때문에 지역의 조직들은 오히려 골치가 아팠다. 똥병들은 똥탕을 냈고 철이 끝나면 흩어졌다. 결국 이권을 빼앗기거나 경찰에 잡혀가는 조직이었다.

언제나 안전제일을 외치는 손영감에게 용강은 구암의 항구로 대량의 마약을 밀수하고 싶다는 부탁 ? 같은 협박 ? 해왔고 용강의 문제가 해결도 되기 전에 영도의 남가주 회장이나 천달호 회장이 저마다의 이권을 이유로 앞다투어 구암 땅을 밟았다.

조폭에, 소매치기, 사기꾼, 포주에 창녀하며, 양아치들까지 합세해 소란을 떨던 구암이었지만 언제나 손영감의 중재 하에 평화롭던 구암 땅은 전례 없이 전국구 조직까지 발을 들이며 폭풍전야의 긴장이 감돈다. 이윽고 손영감과 희수는 구암의 건달들을 한자리에 모으며 태풍의 눈으로 한걸음 다가선다.


김언수 작가의 『뜨거운 피』에는 멋진 건달들의 세계가 조명되지 않는다. 매우 현실적인 건달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품 건달들은 언제나 비즈니스맨을 닮아있다. 돈이 되는 일에 칼을 일이 없고, 협박보다 타협을 하려는 늙은 건달들이 주를 이룬다. 뜨거운 피로 열정 넘치는 젊은 건달들은 이미 감옥에 갔거나 작은 도시 구암을 떠난 오래다.

이야기와 사건의 중심에 희수는 도무지 뜨겁지가 않다. 젊은 날의 열정은 식었고, 남은 위장병뿐이다. 그런 희수가 뜨거워질 있었던 이유는 모자원(보육 시설) 시절 첫사랑이었던 인숙과 자신에게 아버지라 부르는 인숙의 아들 아미 덕이었을 것이다. 건달에게 지킬 것이 생겼다는 것은 그만큼 뜨거워짐을 의미한다.


김언수 작가의 문체는 서사와 서정이 조합되어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구암의 앞바다와 만리장 호텔이 선명하게 그려졌고, 수많은 캐릭터들이 오고 감에도 어느 하나 겹침 없이 뚜렷한 개성을 보였다. 문체의 서사적인 면이 현실 그대로를 소설로 옮겨온 입체적인 이미지를 남겼고, 서정적인 면이 극의 정서와 인물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었다. 작가는 주요인물 희수를 통해 마흔이란 나이를 표현한 같다. 인생의 절반쯤 남자의 고독과 허무함이 느껴졌고, 누아르 장르물에선 특히 중요한 배경, 인물, 사건이 어느 하나 치우침이 없어 좋았는데, 의리 찾고 폼이나 잡는 건달물 대신 살기 팍팍한 그네들의 고뇌가 마치 우리의 모습과 닮아 더없이 좋았다.


600페이지라는 적지 않은 분량에도 워낙 흡인력이 뛰어난 작가의 필치로 호흡에 끝까지 내달릴 있었던 『뜨거운 피』는 올해 유일하게 장르 소설 10 만점을 『설계자들』에 이어 번째 만점 장르 소설로 이름을 올리며 내게 있어 김언수 작가는 누아르 물에선 인생 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 해에 같은 장르로 만점작이 편이니 재미에 대해선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올해 3 『고래』의 천명관 작가가 메가폰을 잡고, 정우, 김갑수, 최무성, 윤지혜 배우가 주연을 맡으며 제작 중인 영화 『뜨거운 피』도 소설만큼 나와 주기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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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2 | 원숭이의 서재 2019-08-0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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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자와 나오키 2

이케이도 준 저/이선희 역
인플루엔셜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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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6. 이케이도 『한자와 나오키 1~2 [6.5/10]

 

한국에서는 서울올림픽 준비와 함께 세계에 이름을 알릴 기대로 가득했던 1988, 일본은 거품 경제가 절정을 향했고 활황이었던 일본 유수의 기업들은 지금의 상황과는 정반대로 일자리가 취업 준비생보다 많았기에 인재 모시기에 혈안이었던 시기기도 했다. 당시 와세다 대학 졸업을 앞둔 한자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수많은 기업들 중에서도 거대 도시 은행이었다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 1』은 취업으로부터 16년이 지난 2004 현재, 지난날의 포부 대신 남은 것은 일본의 버블 경제 붕괴 , 신규 거래처를 찾기 위해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녀야 하는 도쿄중앙은행 오사카 서부 지점의 융자 과장 한자와의 이야기를 다룬다.


실적에 고전하던 오사카 서부 지점의 지점장 아사노는 융자 과장 한자와에게 실적을 닦달하고 이내 그가 미더웠는지 직접 영업까지 뛰어 오사카철강과의 거래를 성사시킨다. 지점장이 물어온 오사카 철강은 시작부터 대출액 5 엔의 대어다. 그러나 한자와의 눈에 오사카 철강은 거래가 시작되기 전부터 의문투성이다. 오사카 철강의 대표인 히가시다의 태도도 그렇고 지점장 아사노의 움직임에도 불안한 분위기가 감돈다. 본사로 대출 신청을 넘기는 지점장은 한자와에게 재무 분석을 시간도 주지 않은 서둘러 일을 진행하고 결과는 과정 이상으로 참담했다. 지점장 아사노의 지시로 긴급 품의를 올린 5 엔의 대출은 오사카 철강으로부터 회수가 불가능했고 도쿄중앙은행은 내사에 착수한다. 한자와 나오키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재치와 순발력, 뛰어난 두뇌로 타개하는 한편, 관계자들을 철저히 응징한다.


이어지는 『한자와 나오키 2』는 1편의 복수를 성공함으로 도쿄 본부 영업 2 차장으로 승진한 한자와 나오키가 이세시마 호텔의 부실 채권 여부 감사를 받으며 드러나는 행내의 정치, 파벌 싸움, 그리고 금융청의 말도 되는 처사와 함께 진행되는 감사에 대해 맞서며, 일각에서는 입행 동기이자 대학 동기인 곤도가 파견 나간 다미야 전기의 전대 비리를 파헤친다. 이윽고 드러나는 다미야 전기와 금융청, 그리고 도쿄중앙은행의 유착 관계를 감지한 한자와는 그들의 비리를 향해 한걸음 다가간다.


일본 내에서 누적 집계 540 돌파, TV 드라마로도 방영되며 50.4%라는 경이적인 시청률로 전국적인 사랑을 받은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는 기록만으로도 이야기의 재미가 이미 보장된 셈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가 단지 재미에만 있지는 않다.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을 마친 TV 드라마 <미생>처럼 주인공인 한자와 나오키가 평범한 직장인인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공감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가 처한 상황 역시 바로 우리들의 모습 그대로다. 직장 내의 부조리가 담겨 있는 이야기는실적은 , 실수는 이라는 밉상 상사의 공식을 그대로 쓰는 한편, 한자와의 복수는유쾌, 상쾌, 통쾌라는 삼쾌 진행과 더불어 적절한 두뇌 싸움과 적당한 반전,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그것에 비할 만큼 빠른 가독성으로 독자를 몰입하게 한다. 실제로 병렬 독서를 꾸준히 하고 있는 역시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를 연달아 읽는 동안 다른 책을 손에 대지 않고 오직 책에 몰입했던 기억이 난다.



등단 작가가 대형 은행에서 행원으로 쌓았던 7년간의 경험은 고스란히 글에 담긴다. 고증을 넘어, 경험에서 오는 현실감은 몰입감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줄기 안에 크고 작은 사건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재미를 배가 시키거나, 주변 인물들이 조력자가 되어 정보를 전달하는 등의 백업 역할을 해내어 스릴감 역시 좋은 편에 속한다.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는 미스터리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냄은 물론 조금은 진부하지만고진감래인과응보라는 전통적인 방식에 현대인들의 남모를 고민을 녹여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쉽고 재밌게 읽힐 소설로 부족함이 없다.


본격 무더위를 앞두고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히고 싶을 , 사회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이야기를 통해 풀고 싶을 , 무언가 읽고 싶은데 마땅히 읽고 싶은 작품이 떠오르지 않을 , 이럴 통쾌한 미스터리 활극 『한자와 나오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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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1 | 원숭이의 서재 2019-08-0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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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자와 나오키 1

이케이도 준 저/이선희 역
인플루엔셜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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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6. 이케이도 『한자와 나오키 1~2 [6.5/10]

 

한국에서는 서울올림픽 준비와 함께 세계에 이름을 알릴 기대로 가득했던 1988, 일본은 거품 경제가 절정을 향했고 활황이었던 일본 유수의 기업들은 지금의 상황과는 정반대로 일자리가 취업 준비생보다 많았기에 인재 모시기에 혈안이었던 시기기도 했다. 당시 와세다 대학 졸업을 앞둔 한자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수많은 기업들 중에서도 거대 도시 은행이었다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 1』은 취업으로부터 16년이 지난 2004 현재, 지난날의 포부 대신 남은 것은 일본의 버블 경제 붕괴 , 신규 거래처를 찾기 위해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녀야 하는 도쿄중앙은행 오사카 서부 지점의 융자 과장 한자와의 이야기를 다룬다.


실적에 고전하던 오사카 서부 지점의 지점장 아사노는 융자 과장 한자와에게 실적을 닦달하고 이내 그가 미더웠는지 직접 영업까지 뛰어 오사카철강과의 거래를 성사시킨다. 지점장이 물어온 오사카 철강은 시작부터 대출액 5 엔의 대어다. 그러나 한자와의 눈에 오사카 철강은 거래가 시작되기 전부터 의문투성이다. 오사카 철강의 대표인 히가시다의 태도도 그렇고 지점장 아사노의 움직임에도 불안한 분위기가 감돈다. 본사로 대출 신청을 넘기는 지점장은 한자와에게 재무 분석을 시간도 주지 않은 서둘러 일을 진행하고 결과는 과정 이상으로 참담했다. 지점장 아사노의 지시로 긴급 품의를 올린 5 엔의 대출은 오사카 철강으로부터 회수가 불가능했고 도쿄중앙은행은 내사에 착수한다. 한자와 나오키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재치와 순발력, 뛰어난 두뇌로 타개하는 한편, 관계자들을 철저히 응징한다.


이어지는 『한자와 나오키 2』는 1편의 복수를 성공함으로 도쿄 본부 영업 2 차장으로 승진한 한자와 나오키가 이세시마 호텔의 부실 채권 여부 감사를 받으며 드러나는 행내의 정치, 파벌 싸움, 그리고 금융청의 말도 되는 처사와 함께 진행되는 감사에 대해 맞서며, 일각에서는 입행 동기이자 대학 동기인 곤도가 파견 나간 다미야 전기의 전대 비리를 파헤친다. 이윽고 드러나는 다미야 전기와 금융청, 그리고 도쿄중앙은행의 유착 관계를 감지한 한자와는 그들의 비리를 향해 한걸음 다가간다.


일본 내에서 누적 집계 540 돌파, TV 드라마로도 방영되며 50.4%라는 경이적인 시청률로 전국적인 사랑을 받은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는 기록만으로도 이야기의 재미가 이미 보장된 셈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가 단지 재미에만 있지는 않다.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을 마친 TV 드라마 <미생>처럼 주인공인 한자와 나오키가 평범한 직장인인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공감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가 처한 상황 역시 바로 우리들의 모습 그대로다. 직장 내의 부조리가 담겨 있는 이야기는실적은 , 실수는 이라는 밉상 상사의 공식을 그대로 쓰는 한편, 한자와의 복수는유쾌, 상쾌, 통쾌라는 삼쾌 진행과 더불어 적절한 두뇌 싸움과 적당한 반전,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그것에 비할 만큼 빠른 가독성으로 독자를 몰입하게 한다. 실제로 병렬 독서를 꾸준히 하고 있는 역시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를 연달아 읽는 동안 다른 책을 손에 대지 않고 오직 책에 몰입했던 기억이 난다.



등단 작가가 대형 은행에서 행원으로 쌓았던 7년간의 경험은 고스란히 글에 담긴다. 고증을 넘어, 경험에서 오는 현실감은 몰입감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줄기 안에 크고 작은 사건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재미를 배가 시키거나, 주변 인물들이 조력자가 되어 정보를 전달하는 등의 백업 역할을 해내어 스릴감 역시 좋은 편에 속한다.

이케이도 준의 『한자와 나오키』는 미스터리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냄은 물론 조금은 진부하지만고진감래인과응보라는 전통적인 방식에 현대인들의 남모를 고민을 녹여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쉽고 재밌게 읽힐 소설로 부족함이 없다.


본격 무더위를 앞두고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히고 싶을 , 사회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이야기를 통해 풀고 싶을 , 무언가 읽고 싶은데 마땅히 읽고 싶은 작품이 떠오르지 않을 , 이럴 통쾌한 미스터리 활극 『한자와 나오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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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 원숭이의 서재 2019-08-0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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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저/김이선 역
문학동네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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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1.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9.5/10]


앤드루 포터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 SNS 들썩이며 많은 독서가들의 입에 오르내린 요즘, 나는 제목만으로도 나와는 맞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관심을 갖지 않던 책이다. 당연히 온라인 서점의 장바구니에 조차 담기지 못한 책을 읽게 이유는 만점작 최다 추천자인 누이와 독서 취향이 맞는 주변 북스타그래머 분들의 추천 덕분이다.


경제나 경영과 관련된 숫자, 그래프 이런 것들엔 관심이 많았고 재미도 느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물리나 화학 이런 쪽으론 재능도 관심도 없는 나를 발견한다. 그러니 책의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내겐 거부감이 들만했고, 책을 구매한 시점에서도 그리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절판되었던 책이 김영하 작가의 팟캐스트로 유명세를 치러 중쇄를 찍었다는 일화는 은근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막상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의 단편 소설인 <구멍> 끝내고서는 앤드루 포터의 정갈한 문장에 반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한 마지막 작품인 <코네티컷>까지 내달리게 되었다.


소설집의 표제작인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보면 헤더는 물리학과 종신 교수인 로버트가 방정식을 유일하게 학생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방정식의 답을 맞힌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노력을 했고, 답을 써낸 학생이다. 물론 그것은 오답이었다. 그러나 그날의 사건을 계기로 로버트와 헤더의 사이는 가까워진다. 로버트는 끝까지 시험에 자리했던 헤더에게 A학점을 주는 대신 따뜻한 잔을 굳이 자신의 집에서 대접한다. 이후 헤더와 로버트는 일주일에 만남을 가졌다. 장소는 여전히 로버트의 낡은 아파트였고 그들의 만남은 불륜이 상상할 있는 가장 건전한 종류의 것들이었다. 그들은 물리학에 대해, 영화에 대해, 가족이나 친구, 아내에 대해, 그리고 지나간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급기야 빛이 물질에 닿을 생겨나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 둘은 서로를 마주 보게 된다. 어쩌면 이제 로버트에게도 그리고 헤더에게도 일주일에 차를 마셔야 이유가 생긴 것이다. 둘은 정반대의 인물이다. 남과 , 교수와 학생, 늙거나 젊음, 돌싱과 싱글, 하지만 구구절절 말로 하지 않아도 우리는 삶이 남긴 상처의 흔적은 대게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헤더와 로버트가 그렇듯.


보통 소설을 구분할 나는 이야기와 문장을 나눈다. 이야기 중심인 소설은 이야기의 흐름을 쫓기 마련이고, 문장 중심의 소설은 유려한 필치로 독자를 사로잡게 마련이다. 앤드루 포터의 소설은 그것들의 연결성이 매우 자유자재로 표현되며 또한 연속적이다. 사건과 사건 사이의 점과, 인물과 인물 사이의 점이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연결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그의 많은 장점 중에서도 특히 연결성에 대한 부분을 최고로 꼽을 있겠다. 유려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가슴 촉촉해지는 감성의 공간 앞에 사건이 배치된다. 그러나 앤드루 포터가 이번 소설집에서 보여준 사건들은 그다지 특별함이 없다. 그저 누구에게나 일어날 있는 그런 일들이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이성 친구가 생겼다거나, 이혼을 했다거나 하는 등의 특별함 없는 사건들이 배치되는데 중요한 것은 사건이 아니라 사건이 남기고 상처이며 상처로부터 변화되는 삶이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각자가 겪은 사건들로 인해 상처를 간직하고 산다. 상처는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데 상처와 변화가 다른 사건들을 향해 가는 식의 구성이 주로 보인다. 새로운 사건들은 대체로 새로운 인물들과의 접점을 만들고 주요 인물과 새로운 인물의 관계 속에서 삶의 균열이 발생한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균열은 적당한 긴장감을 안고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


여러모로 앤드루 포터의 글에는 고전의 냄새가 배어 있다. 이미 상업주의로 탈바꿈 되어 많은 영미 문학들이 자극적인 요소를 앞세우는 가운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심심한 같으면서도 재미가 있고, 소소한 감동이 있고, 오래두고 질리지 않을 문장이 있고, 깊은 통찰이 있다. 굳이 길게 필요 없이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이미 모던 클래식이다. 앞으로 100년도 문제없이 읽힐 좋은 소설이며, 많은 작가들에게 귀감이 소설로 작가와 작품 모두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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