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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 기본 카테고리 2019-07-1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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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이진우 저
휴머니스트 | 2019년 06월


신청 기간 : 711 24:00

서평단 모집 인원 : 5

발표 : 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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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이며 실용적인 이 책은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회복탄력성을 키워줄 것이다


오늘날 우리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하는 일이다!

지독한 사유의 자극제, 아렌트를 통해 우리 시대를 ‘이해하는’ 법


한나 아렌트는 나치 정권의 전체주의를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정치와 자유의 문제를 치열하게 사유한 20세기 최고의 정치철학자다. 『니체의 인생 강의』, 『의심의 철학』 등을 통해 수많은 독자들에게 철학적 사유의 즐거움을 선사한 포스텍 이진우 교수가 아렌트의 정치철학을 함께 읽고, 이를 통해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정치적 문제들을 살펴본다. 정치를 어떤 관점에서 사유해야 할까? 어떻게 정치적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시대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우리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사유의 자극제’ 아렌트의 철학을 통해 그 길을 찾아보자.


현실정치의 문제들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다양한 입장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내리기는 무척 어렵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경제 위기,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 풍요 속의 새로운 빈곤, 부정부패, 테러리즘, 젠더 갈등, 난민 문제, 기후변화 등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복잡한 현안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판단해야 할까? 이 책은 아렌트의 정치철학을 통해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정치적 판단력을 기르고, 좀 더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1. 또 다른 아이히만이 되지 않으려면 결코 생각을 멈추지 마라!

- 정치적 자유를 찾는 시민에게 보내는 아렌트의 경고


『전체주의의 기원』, 『인간의 조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등 철학사에 길이 남을 명저들을 집필한 20세기 최고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 유대인이기 때문에 교수 자격 취득을 금지당하고 수용소에 감금되기도 했던 그녀는, 끝내 나치 정권이 600만여 명에 달하는 유대인을 학살하는 시대를 목격한 후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어떻게 인간이 수백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아무런 이유 없이 죽일 수 있었을까?” 그리고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용서할 수도 없는 이 무시무시한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모든 열정을 바쳤다.


나치 정권의 전체주의와 홀로코스트 문제에 천착한 아렌트가 찾아낸 것은 그 유명한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다. 유럽 전역에서 유대인들을 강제수용소로 이주시킨 나치 친위대 중령 오토 아돌프 아이히만은 결코 괴물이나 악마가 아니었다. 그는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가장이자 맡은 일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성실한 공무원이었지만,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악을 저질렀다. 예루살렘 법정에서 아이히만을 지켜본 아렌트는 사고할 능력이 없음이 결국 악을 불러온다는 충격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렌트의 사상은 나치 정권이 몰락하고 전체주의가 끝난 것처럼 보이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섬뜩한 경고를 보낸다. 빠르게 변화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삶, 공동체, 세계에 관해 충분히 사유하고 있는가? 삶이 너무 바빠서,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너무 급박해서, 문제가 너무 복합적이어서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습관적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 이 책 『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는 우리를 스스로 생각하도록 끊임없이 자극하는 아렌트의 사상을 바탕으로 이 시대에 중요한 정치철학적 문제들을 살펴본다. 단순히 아렌트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우리 현실의 정치적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사유해야 할지 함께 고민한다. 아렌트는 우리가 현실을 사유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고, 언제든 나치 정권과 같은 전체주의가 부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 대신 내 문제를 고민해줄 사람은 누구도 없으며,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내 정치적 권리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다. 정치적 자유를 찾고자 하는 시민에게 아렌트의 사유가 꼭 필요한 이유다.


아렌트는 시대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멈춰서 생각하고, 우리가 무슨 행위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우리 시대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과거의 행위는 더욱더 돌이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현실 속에서 미래의 방향을 찾아내는 정치가 필요하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현실 속에 있다. 현실을 설명할 수 있는 이념과 이데올로기도 더는 존재하지 않으며, 미래의 방향을 정해줄 보편적 가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중략) 어떻게 우리는 끝없이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미 익숙한 현실에서부터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이 강한 호소력을 갖는 사람들에게 한나 아렌트는 중요한 사유의 촉매이다. 한나 아렌트는 우리 시대의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결코 명확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도, 보편타당한 정치 이념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아렌트는 특정한 길로 직접 이끌어주는 길잡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도록 우리를 끊임없이 이끄는 자극제이다. - 「들어가는 글: 사유하지 않음, 이것이 바로 악이다!」 중에서


2. 아렌트의 관점에서 정치를 사유하는 법

- 현대사회에 제기되는 열 가지 정치철학적 쟁점을 살펴보다


정치적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사유해야 할까? 아렌트는 우리에게 문제의 해결책을 제공해주지 않는다. 아렌트의 정치철학이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우리를 특정한 길로 이끌어주리라는 기대는 그녀의 의도와 완전히 반대된다. 아렌트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현실을 직시하기를,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기를 요구한다. 그녀가 제시하는 것은 해결책과 방향이 아닌, 정치적 문제를 스스로 사유하고자 하는 시민에게 필요한 ‘관점’이다.


아렌트의 관점은 그녀가 문제를 어떤 입장에서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사유하고, 어떻게 해결책을 모색했는지를 살펴보았을 때 가장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 책은 ‘이제 전체주의는 끝났는가?’, ‘괴물 같은 악을 저지른 자는 왜 괴물이 아닌가?’, ‘정치는 왜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가?’, ‘정치권력은 꼭 폭력적이어야 하는가?’ 등 열 가지 정치철학적 질문을 살펴본다. 이 질문은 모두 아렌트 철학의 핵심 주제인 동시에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가 반드시 숙고해야 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 포스텍 이진우 교수는 아렌트의 원전에서 찾아낸 메시지를 독자들과 함께 읽고, 그녀가 어떤 입장에서 당대의 문제를 고민했는지 살펴보고, 이 시대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봄으로써 아렌트의 관점에서 정치적 문제를 사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 책에서 나는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제기되는 열 가지의 정치철학적 질문을 아렌트의 관점에서 서술하고자 한다. 이 질문들은 모두 ‘정치적 자유’와 관련된다. 아렌트는 지상에 태어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다가 언젠가는 죽어갈 유한한 인간들의 자유는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종종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고 파괴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자유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때만 실현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정치의 의미는 자유이다. 정치적 사유는 사회의 관계 속에서 자유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부딪히게 되는 문제들을 질문의 형식으로 제기했다. - 「들어가는 글: 사유하지 않음, 이것이 바로 악이다!」 중에서


3. 아렌트의 통찰로 꿰뚫는 21세기의 정치 문제

- 아렌트가 바라본 가짜 뉴스, 제주 난민 사태, 촛불혁명은 어떤 모습일까?


현실정치의 문제들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다양한 입장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내리기는 무척 어렵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경제 위기,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 풍요 속의 새로운 빈곤, 부정부패, 테러리즘, 젠더 갈등, 난민 문제, 기후변화 등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복잡한 현안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판단해야 할까? 이 책은 아렌트의 정치철학을 통해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정치적 판단력을 기르고, 좀 더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컨대 합리적 진리(자명한 진리)와 사실적 진리(다양한 해석과 의견을 허용하는 진리)를 구별하는 아렌트의 철학은 가짜 뉴스를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해준다. 단순히 진리와 거짓이 대립하는 문제가 아닌, 정치에서 사실과 정보가 악용되는 가짜 뉴스의 등장을 예견했던 것일까? 실제로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특정한 정치적 이념을 정당화하는 사실만을 골라내기는 매우 쉬워졌고, 최근 이를 악용하여 정보와 사실을 조합하고 왜곡한 ‘조직된 거짓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밖에도 제주 난민 사태, 2016~2017년 촛불혁명, 2016년 브렉시트 투표 등 아렌트의 관점으로 바라본 현대사회의 다양한 사안들은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독창적인 시각을 선사한다.


정치적 거짓말과 이른바 가짜 뉴스가 판을 쳤던 사건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에는 시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던 분노가 큰 역할을 했다. 트위터를 즐겨 하는 트럼프에게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래 모든 것이 다 나빠졌다고 느끼는 국민의 감정을 성공적으로 부추겼다. (중략)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보수 정권의 종말을 가져온 결정적 사실이어서 그런지, 일부 친박 단체와 극우 매체들은 끊임없이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설을 제기하고, 이와 관련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여기서는 최순실 태블릿 PC의 수정과 조작이 없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감정 결과도 사실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왜 사람들은 사실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수정하는 대신 오히려 믿고 싶은 것을 사실로 착각하는 것일까? - 「8. 정치는 왜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가?」 중에서


2018년 한 해 동안 6월 20일까지 제주도를 통해 대한민국에 입국한 예멘 국적자 561명 중에서 549명이 난민 신청을 함으로써 남의 나라 이야기였던 난민 문제가 우리나라에도 상륙한 것이다. 난민 문제는 스스로 민주주의를 실현했다고 자부하는 선진 민주국가 대한민국 사회의 민낯과 속살을 드러내었다. (중략) 난민 문제는 결국 우리 정치 문화의 정체성을 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 문화는 어느 정도까지 다름과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 우리와 다른 문화를 절대적으로 타자화하고 배척하면서 과연 우리 내부의 차이를 민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떤 정치적 가치를 추구하는가? - 「5. 왜 우리는 다른 의견을 가져야 하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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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애니가 스스로 돌아왔다. 공포소설 『애니가 돌아왔다』 | 소설 에세이 2019-07-1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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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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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으로  한국에 처음 소개된 C.J. 튜더의 두 번째 공포소설 『애니가 돌아왔다』가 출간되었다. 해골이 가득한 입구 앞에 인형을 안고 서 있는 소녀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느낌을 말해준다. 

소설은 두 경찰이 엄마가 아이를 죽이고 자신도 따라 죽은 집의 조사를 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친자식을 죽인 그 방에는 빨간색의 대문자로 쓰여진 글자가 커다랗게 쓰여져 있었다. 

"내 아들이 아니야" 

왜 엄마는 자기 자식을 부인하며 죽음까지 이르게 했을까에 대한 의문과 함께 3주 후 끔찍한 흉가에 새로 입주한 영어선생님 조 손이 이사오며 이 끔찍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간다. 
누구나 탈출하고 싶어하는 마을 안힐, 고향을 떠나왔지만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오래전 죽은 동생 애니와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메일을 받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조 손은 고향에서 한 때 친구였으며 마을의 유명인사인 스티븐과 또래친구들을 만나면서 단추를 하나 하나 맞추어간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되풀이되는 비리의 악순환, 학교폭력, 그 부조리에 적응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찌 보면 사회고발 미스터리라고 생각되어진다. 하지만 사회고발이라고 생각할 무렵 보기좋게 독자들에게 틀렸음을 증명해낸다. 탄광, 폐광된 탄광의 갱도 안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무모한 모험, 사라진 아이들에게서 나타난 초자연적인 반응 이 모든 요소들을 저자 C.J.튜더는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특히 조 손이 흉가로 이사 온 집의 변기에 벌레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장면은 과거의 인물들의 경험과 대비되며 더욱 섬뜩한 공포를 자아낸다. 흔한 공포소설들이 원한을 품은 피해자의 복수와 그 과정에서 겪는 심리묘사가 주를 이룬다면 『애니가 돌아왔다』는 복수가 아닌 초자연적 현상으로 원인을 풀어나간다. 
쫓고 쫓기는 관계가 아닌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이 현상이기에 저자는 이야기를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게 하며 과연 이 사건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까라는 깊은 의아함을 만들어내고 마지막은 강한 반전을 만들어내준다. 

한 사회가 비리에 얼마나 눈감아주는지, 그리고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닌 학교폭력, 탄광을 두고 벌어진 공동체의 파괴 등 리얼한 상황 묘사와 함께 오컬트 현상이 결합한 이 소설은 단지 공포 소설이 아닌 우리의 사회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해 주고 작은 마을 안힐에서 벌어지는 이 현상등은 독자들에게 전혀 예측할 수 없도록 해 준다. 
다소 두께감이 있는 책이지만 그 불가예측함 속에 단숨에 읽게 만드는 재미를 선사해 주는 저자는 이제 명실상부한 장르 소설 유명주에서 믿고 보는 작가로 자리 매김했음을 보여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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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 소설 에세이 2019-07-0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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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저
창비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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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작가는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인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게이와 영화감독을 소재로 슬픈 청춘의 삶을 밝은 톤으로 써내려 간 박상영 작가는 새로운 퀴어 문학의 작가로 명성을 다져갔다. 자신의 수상 작품명과 동일한 첫번째 소설집 이후로 펴낸 이후 두 번째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을 출간했다. 출간 전 출판사에서 선정한 두 편의 단편 소설 《재희》와 표제작 《대도시의 사랑법》 두 편 중 『재희』를 먼저 가제본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단편작 『재희』는 대학 동창인 재희의 결혼식에서 주인공이 재희와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시작된다.

게이인 주인공과 재희는 학과에서 일명 아웃사이더들이다. 골초인 재희는 일명 남자 동창 또는 선배들 사이에 심심찮은 이야기 소재가 되는 존재였고 주인공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알면서도 거리낌없이 대하는 재희와 가까워진다.

남사친 관계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은 함께 동거하며 서로의 파트너에 대해 품평도 하기도 하고 주인공의 군입대 후에도 편지를 주고받는 둥 우정을 이어나간다. 재희는 주인공이 좋아하는 냉동 블루베리를 사 놓고 주인공은 재희를 위해 말보루 레드 담배를 사와 냉동 블루베리 옆에 놓아 둔다.

거칠것 없이 자유분방한 이 우정에 (사회적 관점으로) 지극히 표준적인 재희의 남자 친구의 등장으로 이들의 사이는 조금씩 균열이 간다. 이들의 동거 사실이 들통나고 결혼과는 거리가 먼 것 같던 재희가 결혼을 하면서 겪는 이들의 관계는 처음과 같을 수 없었다.

재희가 현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결혼하기까지 재희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주인공은 재희가 결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오히려 게이인 자신이 결혼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토록 자유로운 성생활을 하며 낙태도 감당했었던 재희가 지극히 건전한 관계를 맺고 (남자친구의 관점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연 재희의 달라진 태도는 어떤 걸 의미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내게 그 재희의 변화는 사회에서 비주류인 재희가 어쩔수 없이 사회의 주류에 편승하는 모습처럼 비추어졌다.

결혼이라는 행위도 결혼을 준비하는 행위에도 이 행위의 주체는 재희가 아닌 남자친구였다.

"내가 평생 자기를 웃겨줄 것 같아서 좋대."

"신랑 친구가 사회를 보는 게 관례라고 하네?"

사회의 관례대로 살길 거부하며 순결을 강조하던 산부인과 의사를 욕하던 재희는 사회의 관례대로 할 것을 종용하는 남자친구에게 맞추어 간다. 비주류로 살 수 있을 것 같던 청춘이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주류로 편승되어 가는 모습이 재희와 주인공과의 관계 변화에 함께 어우러져 나간다.

사회는 결코 인정해 줄 수 없는 그들의 모습, 주인공에게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며 양해를 구하는 재희의 모습과 결국 홀로 남겨진 주인공.. 과연 주인공은 끝까지 비주류로 남을 수 있을까?

『재희』는 박상영 작가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비주류로서 사회에 겪는 한계를 경쾌한 톤으로 이야기한다.

비록 한계를 이야기하고 씁쓸함을 남기기도 하지만 결코 좌절하지는 않는다. 젊은 청춘들이 표준을 강요하는 이 사회에 "우리를 가만히 두지 못하는가!"라고 외치는 메아리같이 느껴진다.

특히 순결을 강조하는 산부인과 의사 앞에 도망쳐 나오는 재희를 보며 일종의 카타르시스까지 느끼게 된다.

갈 곳 없는 비주류 청춘들을 향한 이 소설에서 저자의 통통 튀는 매력은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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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가장 실용적인 학문이다. [역사의 쓸모] | 인문 2019-07-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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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역사의 쓸모

최태성 저
다산초당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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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부터 한국사는 따분하고 입시에 필요한 과목이기에 의무적으로 공부할 수 밖에 없는 학문이였다. 똑같은 역사인데도 세계사는 좀 더 재미있게 공부한 반면 국사는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역사같이 느껴질 때도 많았다. 이 국사에 대한 선입견, 역사에 대한 생각을 『역사의 쓸모』저자인 최태성 강사는
역사란 단지 과거에 있었던 일을 기록한 것이 아닌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고 새롭게 정의한다.

역사 속에 기록된 수많은 인물들, 연개소문,광개토대왕,문무왕,정약용,정조... 그 외애 역사책에 수록되지 않은 아무개라는 이름으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까지.. 저자는 그 역사 속의 인물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 속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준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제목『역사의 쓸모』는 바로 그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비추어주고 정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절대 고리타분한 학문이 아니며 얼마나 실용적이고 쓸모있는 학문인지를 말해주기 위해 붙여진 제목이다. 

『역사의 쓸모』에서 저자는 우리가 과거 국사 시간에 배웠던 연대기 방식으로 역사를 이야기하지 않고  역사를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고 정의한만큼 역사 속의 인물 위주로 이야기한다. 
 가령 정약용을 이야기하면 정약용의 일생에 대한 배경을 설명해 주고 그가 어떻게 자신 인생의 암흑기를 견뎌왔는지를 말한다. 짧은 관직생활과 긴 귀양살이와 칩거 생활 속에 정약용이 자신을 어떻게 다스렸는지를 이야기해주며 그 정약용의 삶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답을 말해준다.
단지 과거의 일을 배우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닌 현재와 접목하며 답을 찾아가도록 저자는 역사를 보는 방식을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단지 역사에 수록된 수많은 위인들 뿐만 아닌 여러 아무개들의 이야기, 특히 최근 방영된 드라마 "녹두전"에 나온 동학농민운동의 격전지 '우금치전투'에 대한 여러 아무개 의병들의 두려움과 희생 등을 이야기등 역사 자체로 그치는 게 아닌 그들의 내면의 고통과 두려움 모두 함께 전해준다.  

갈릴레이는 살아있을 당시 지동설을 주장했지만 그의 말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배척을 받았고 그 외 수많은 사람들이 개혁을 주장하고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고자 했지만 처참한 결과를 맞이한 인물들이 많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사람들은 그들을 참 위인이라고 기념하며 그들을 기록한다. 
『역사의 쓸모』는 우리가 바로 앞을 바라만 보지 말고 좀 더 멀리 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단기간의 결과만 생각한다면 참 불쌍하고 비참한 결말이지만  의를 선택하고 정의를 추구할 때 역사 속에 우리가 자랑스럽게 기재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그게 바로 역사의식이라고 이야기한다. 

역사는 뛰어난 엘리트 몇 명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 바로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 개개인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한 명 한 명의 삶에 초점을 맞추는 역사, 그리고 지금 나 자신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역사의 쓸모』를 통해 단지 역사가 아닌 우리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이야기해준다.역사가 아닌 인생 공부를 하는 듯한 이 책은 진정 올바른 삶이 어떠해야하는지를 역사라는 거울에 비춰보며 설명해준다.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가?" 라고 묻는 많은 사람들에게 속 시원한 답변을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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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이야기하다 『이별의 푸가 』 | 소설 에세이 2019-07-05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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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별의 푸가

김진영 저
한겨레출판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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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쉬운 사람은 없다. 사랑했던 연인의 이별이든, 가족의 이별이든, 또는 여행지에서 만났던 짧은 순간의 이별이든 이별은 슬픔으로 다가오고 사람들의 마음에 긴 그림자를 남긴다. 이별 후, 긴 시간이 지나도 이별할 당시의 그 마음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아침의 피아노』의 저자인 고 김진영 선생님의 두 번째 산문집 《이별의 푸가》는 이별을 하며 겪는 우리의 일상과 철학자들의 이별에 관한 글을 접목하며 이별에 대하여 쓴 에세이다.

이별 뒤의 침묵은 둘이다. 나의 침묵과 그 사람의 침묵. 나의 침묵은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포화 상태다.

하지만 나의 침묵이 열리지 않는 것처럼 그 사람의 침묵도 열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나는 단 하나의 허락된 말하기를 배운다. 그건 모놀로그다. 잘 지내나요, 아무 일 없나요, 아프지는 않나요, 내가 보고 싶지는 않나요...

모놀로그... 이별을 하면 모놀로그가 많아진다는 사실을 나는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이 아닌 가까운 지인들과의 이별에도, 죽음으로 인한 이별에도 모놀로그 말하기는 동일하다. 그 사람의 사후, 힘든 순간이 있을 때마다 그 사람을 떠올리며 한 두 마디씩 혼자말을 내뱉곤 한다.

"그 곳에서는 편안한가요?"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만 했나요?" "인생이란 왜 이리 힘들까요?"..

돌아오지 않는 답변인 줄 알면서도 그 사람을 향한 나의 모놀로그는 계속된다. 그리고 그 돌아오는 침묵 속에 나는 그 사람의 답변을 스스로 만들어가며 그 침묵을 껴안는다.

이별은 모놀로그의 시작이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 "당신이 멀리 있으면, 당신의 모습은 점점 더 커져서 온 우주를 다 채운다.

대가가 되어 내 몸을 가득 채운다. "

길고도 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는 사랑의 순간이 있다. 그건 만남이 아니라 만남 뒤의 순간, 이별의 순간이다.

부재는 사라지지 않는 사랑의 순간이 갇혀 있는 공간이다. 그 공간 안에서 나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부재는 그 사람이 사라졌다는 거이 아니다. 단지 내게 없음일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 부재 속에 그 사람에 대한 존재를 더 절실히 깨닫는다. 공기의 존재처럼 당연했기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그 존재감을 이별 후에야 그 존재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존재는 주위 곳곳에 자신을 드러낸다.

함께 했던 추억 곳곳의 자리에서 우리에게 자신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부재 속에서 우리는 그 사람을 더 자세하게 느낄 수 있다. 더 멀리 있을수록 더 가득 채운다. 이별, 잊혀가는 것이 아닌 또 다른 방식의 사랑이 아닐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건 당신이 미워서가 아니라는 걸.

오히려 당신을 미워하는 내가 미워서라는 걸. 그 미움을 멈출 수가 없는 내가 두려웠다는 걸.

그 따뜻함과 다정함에 기대어서만 당신에 대한 사랑을 지킬 수 있었다는 걸 ……

사랑으로 생긴 상처는 새로운 사랑만이 정답이라고들 말한다. 그래야 옛 사람을 잊을 수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새로운 사랑이 단지 상처의 치유만이 아닌 과거의 옛 연인까지 포옹하며 받아들이는 과정임을 이야기한다. 이별 뒤의 생기는 분노, 미움, 원망 등.. 그 모든 것을 멈추기 위하고 과거를 포옹할 수 있다는 것. 새로운 사랑 앞에 옛 사랑은 아련한 추억으로 우리의 마음 속에 고이 접힐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내 나이의 나이테가 많아질수록 이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잊혀지기 보다는 추억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그 사람의 존재를 다시 한 번 느껴지는 시간. 짧은 사랑의 순간보다 긴 부재의 시간동안 상대를 느끼는 것. 나는 그렇게 이별은 사랑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프면서도 멈출 수 없는 짝사랑의 시작...

이 비극을 우리는 끈질기게 살아간다. 사랑이 이미 끝났다는 걸 알면서 사랑을 멈추지도 보내지도 못한다.

그렇게 사랑은 두 번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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