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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끝난 게 아니다. 장르소설 《그 환자》 | 소설 에세이 2020-09-0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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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 환자

재스퍼 드윗 저/서은원 역
시월이일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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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스릴러의 계절이다. 여름에 맞춰 다양한 추리 소설들이 출간된다. 하지만 최근 쏟아져 나오는 소설들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심리 스릴러가 대부분이다. 수십권씩 쏟아지는 이 같은 형태의 소설들과 달리 독특한 소재의 미스테리 소설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던 어떤 분의 소개로 《그 환자》를 읽게 되었다.

소설 《그 환자》의 저자 재스퍼 드윗은 필명으로 자신의 본명과 신원은 알려져 있지 않다. 베일에 감싸인 저자의 배경, 출발부터 이 책이 심상치 않음을 짐작케 한다.


《그 환자》의 첫 페이지는 이 소설이 어떻게 소개될 수 있었는지 소개해 준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퍼지던 괴담과 달리 전문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사이트 MDconfessions.com에 '나는 어쩌다 의학을 포기할 뻔했는가'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이 이야기의 시작은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소설의 주인공 파커는 정신과 의사이다. 다른 좋은 병원을 지원할 수 있었지만 사랑하는 연인 조슬린과 함께 있고 싶어 코네티컷 근처의 열악한 주립 정신 병원에 지원한다. 대부분의 사회 새내기들이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처럼 주인공 파커 또한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곳이야말로 자신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다.


소설은 배경을 그리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병원에 근무를 시작하자마자 알게 된 '그 환자'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많은 의료진을 미치게 하거나 혹은 죽음으로 몰고 간 그 환자, 최장수 입원환자이지만 한 두 명의 의료진을 제외하고 절대 출입할 수 없는 특별관리 대상 '그 환자' 이름마저 실명이 아닌 '조'라는 이름으로 관리되는 그 환자는 사명감에 불타는 나의 관심대상이 된다. 나라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나라면 뭔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주인공은 호기심을 느끼고 몰래 그 환자 '조'의 진료 기록부와 처방전을 조사해간다.



병원에서 유일하게 그 환자의 병실을 드나드는 간호사 네시는 이 병원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간호사이다. 베테랑답게 병원 대부분의 일을 해내는 든든한 존재이다. 파커는 간호사 네시에게 '조'를 치료하고 싶다고 운을 떼지만 매몰차게 반대하며 엄포를 놓는 그녀 앞에 파커는 그 환자에게 다가가는 일이 만만치 않음을 직감한다.


기회를 틈타고 있던 중 갑작스레 목숨을 끊은 네시로 인해 병원은 다시 한 번 혼란에 휩싸이며 파커는 본격적으로 그 환자 '조'의 담당의가 될 것을 지원한다. 자신의 결정에 호통을 치는 상사와 달리 병원장 로즈의 허락 하에 직접 조를 대면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소설의 출처가 전문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사이트였던 만큼 소설의 초반부는 정신의학과 측면에서 접근해나간다. 우울증, 야경증, 또는 다른 전문적인 지식들로 그 환자 '조'의 상태를 설명해간다. 또한 파커가 '조'를 치료하기보다 끌려간다는 느낌을 받게 하며 일종의 의아함을 자아내게 한다. 의사가 이 심각한 장기입원환자의 말에 쉽게 믿을 수 있는 걸까라는 의아함과 더불어 파커가 '조'의 말을 믿고 진행하는 일들이 최고조에 달할 때쯤 사건은 반전되며 일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어간다.


그래도 어느 정도 마음이 놓였다.

모든 게 공포 소설 같은 얘기가 분명하지만,

적어도 진짜 귀신이나 괴물이 나오지는 않았으니까.

언제나 그렇듯, 괴물보다 무서운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과학과 의학은 증명할 수 있는 것만 진실로 인정한다. 소설 《그 환자》의 의사 파커 또한 어머니를 도와줄 수 없었던 과거를 후회하며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되었고 환자 '조'를 치료해 가는 방법 또한 의학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절대 의학으로는 풀 수 없는 '조'의 상태가 의학적 지식을 모두 깨뜨리며 증명할 수 없는 것임을 드러냄으로 읽는 독자 즉 초기의 독자인 전문 의료진과 나와 같은 일반 독자의 예상을 깨뜨린다. 바로 이 부분에서 필명의 저자가 원제목이 "나는 어쩌다 의학을 포기할 뻔했는가"였을까로 웹 포럼에 기재하였음을 짐작케한다.


소설은 두껍지 않은 분량이지만 이 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인물들간의 긴장의 밀도가 굉장히 높다.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이 사건은 독자에게 과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여운을 남긴다. 최근 출간되는 많은 심리스릴러들이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데 그치지만 이 소설은 사건이 더욱 역동적이며 암울한 분위기가 가미되어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려준다. 책의 표지 또한 이 분위기에 맞추어 결말까지 독자들에게 땀을 쥐게 한다.


이제 여름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좀 더 색다른 장르소설을 읽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그 환자》는 신선한 공포를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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