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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 댄서 - 조조 모예스 / 살림출판사 | 마뇨의 마법서 2020-02-2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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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 저/이정민 역
살림출판사 | 2020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봄이 오는 길목에서 추천하고 싶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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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온당하게 이끌 수만 있다면 말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동작을 수행할 수 있어요. 닫혀 있는 문을 열어서 무한한 능력을 드러내도록 하는 거예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원해서 하게 해야 하죠. 바로 그때 그 말은 최고가 되는 거예요.

 

최고가 되는 법은 말이나 인간이나 다르지 않다.

누가 시켜서라 아닌 스스로가 원해서 할 때 세상 모든 것은 최고가 될 수 있으니까.

 

조조 모예스의 글은 처음이다.

그녀의 글이 영화로 만들어진 [미 비포 유]를 보긴 했지만 소설을 읽은 건 처음이다.

 

화려한 마장 기술이 펼쳐지는 프롤로그에서 난투극을 시작으로 이 이야기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곧바로 판타지에서 현실로 돌아온 느낌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변호사 너태샤는 1년간 남편 맥과 별거 중이다.

그러나 어느 날 집을 나가 있던 맥이 별안간 돌아와 머물게 된다.

복잡한 마음으로 이별을 준비 중인 그녀에게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보호자가 없는 사라가 맡겨진다.

 

얼결에 사라의 보호자가 된 맥과 너태샤.

두 사람은 사라의 보호자 노릇을 하는 동안 어쩜 다시 시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각자. 또 다르게.

결혼해서 아이를 몇 번 유산한 너태샤에게 십 대 아이는 좀처럼 다가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맥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서는 사람이고 너태샤에게 그 점은 괴로운 일이었다.

 

 

 

사라에겐 할아버지가 전부였다.

그리고 멋진 말 '부'도 있었다.

그 작은 세계에서 한순간 떨어져 나와야 했던 14살 소녀의 마음은 참 외로웠을 것이다.

맥과 너태샤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들에게 모든 이야기를 다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부를 돌봐주던 카우보이 존이 자신의 마구간을 질 나쁜 몰티즈에게 팔고부터 사라는 빚쟁이가 됐다.

돈으로 갚지 못하겠다면 몸으로라도 갚으라는 신호를 보내는 몰티즈로부터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던 사라는 결국 몰티즈에게 부를 빼앗기고 만다.

 

부와 함께 할아버지가 다녔던 프랑스의 카드르 누아르에 입학하려던 사라의 꿈이 산산이 부서지게 되었다.

어린 사라는 너태샤의 카드를 훔쳐 부와 함께 도망을 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 못한 채 오해만 쌓아가던 맥과 너태샤는 사라를 찾아 나선다.

그들은 말을 타고 사라진 소녀를 찾을 수 있을까?

사라는 부를 타고 몰티즈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까?

 

687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이야기였다.

카드르 누아르라는 200여 년 된 승마학교의 매력이 간간이 비치는데 오래된 고상한 전통이 세월이 흘러도 바뀜 없이 그대로 계승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알지 못했던 세계를 알게 되는 흥미와 더불어 말과 소녀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교감이 감동을 준다.

 

영국 소설은 화려하고 자극적이지 않지만 가슴에 훈훈한 감동을 주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아주 잘 살려내는 작가가 바로 조조 모예스인 거 같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서로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결혼생활로 이혼까지 가게 된 커플과 할아버지의 뇌졸중으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이 바뀌어 버린 어린 소녀의 이야기가 맞물리며 십 대의 방황과 성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아이를 잃은 너태샤의 마음은 쉽게 벽을 쌓았고, 누구와도 쉽게 친해지는 맥의 친화력은 너태샤의 우울에는 미치지 못했다.

사랑하는 마음 위로 견고하게 쌓아진 벽들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를 읽는 내내 조마조마함과 따뜻함이 공존했다.

영국 런던의 복잡함과 외곽의 쓸쓸한 목가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말과 소녀의 우정과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마음에 남은 불씨가 다시 불붙는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그려진 호스 댄서.

봄이 오는 길목에서 괜찮은 소설 하나를 추천하라고 하면 이 호스 댄서를 추천하고 싶다.

선한 사람들이 서로를 돕는 이야기는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녹여주는 봄바람과도 같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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