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마음을 살찌우는 시간
http://blog.yes24.com/yolleep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케이토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2월 스타지수 : 별794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테마도서
서평이벤트
나의 리뷰
일반도서
장르소설
일본원서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라플란드의밤 올리비에트뤽 북유럽스릴러 사미족 앙리픽미스터리 문학미스터리 고전미스터리 클래식미스터리 경감시리즈 서평이벤트
2017 / 08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나의 친구
최근 댓글
리뷰 잘 봤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새로운 글
오늘 10 | 전체 17850
2017-08-07 개설

2017-08 의 전체보기
[멋진 하루] 6편의 단편이 주는 긍정 에너지 | 일반도서 2017-08-19 16:13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981208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멋진 하루

다이라 아즈코 저/권남희 역
문학동네 | 2004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 누구나 경험했음직한 일상의 기억들을 소재로 빛나는 유머 감각과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6개의 단편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국내 최고의 배우 하정우와 전도연이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영화 <멋진 하루>의 원작소설이다. 원작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일본소설이었다니. 최근 일본소설 원작의 국내영화가 부쩍 많아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소설과 영화는 같은 나라의 작품으로 짝지어지는 편을 좋아하고, 국내작가의 작품들이 많이 영화화되어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지만 제작이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닐 터이니 조용히 작품이나 감상하기로 하자. ‘멋진 하루’는 저자 다이라 아즈코의 소설집에 실린 6편의 단편소설 중 하나다. 헤어진 연인을 문득 떠올리게 한 계기가 고작 빌려준 돈 때문이라니. 그것도 20만엔. 우리 영화에서는 350만원. 황당하지만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런 경우가 있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기분 또한 다운되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분노로 표출되는 찌질한 속내라고 할까. 여자는 다짜고짜 “돈 갚아.”라며 쳐들어가는데, 그만 여기저기 돈을 빌리러 다니는 남자와 동행하게 되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 낭만과는 담을 쌓은 1년만의 해후는 시종일관 '최고로 행복한 표정'인 남자로 인해 뜻하지 않게 긍정적인 기운을 받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 밖의 소설들에서도 유쾌한 인생이야기는 계속된다. 전화방 데이트를 하려 나섰다가 어떤 여자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낯선 청년들에게 이끌려 얼떨결에 함께 차를 타고 시골마을로 가게 된 아가씨. 임종을 목전에 둔 노인의 딸 역할을 맡게 된 하룻밤은 기묘한 ‘애드리브 나이트’였지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용기를 얻는다. 운명적인 인연이란 게 있긴 있는 걸까. 결혼에 대해 애매한 입장이었던 남자가 드디어 짝을 만났다고 생각한 순간 일도 연애도 엉망이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늘 곁에 있는 건 고교동창생인 한결같은 그녀. 역시 ‘온리 유’에는 당할 수가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5년 만에 만난 남과여. 곤경에 처한 친구를 도와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지금까지 마신 물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물이 뭔지 아니” “학교 수돗물. 여름에 체육시간이나 클럽활동 끝나고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마시던 물.” 눈을 감으면 느껴질 듯한 그 시절의 기억. ‘맛있는 물이 숨겨진 곳’은 바로 그 곳에 있다. 어쩌다 내연관계가 된 계약직 여사원이 알고 보니 부하직원과도 그런 관계였다니. 미련과 미움이 겹치면서도 단지 헤픈 여자라고 생각했다. 친동생처럼 생각하는 후배가 그녀와 결혼을 하겠다는 이야기에 놀라 말리려 했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전에 보지 못했던 흘러넘치는 반짝임을 발견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사랑한다.’ 가족 사이에서 혼자만 반항아가 되어버린 여자. 새로운 가족을 원해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밀어붙였다. 사실 남편보다 시어머니를 좋아해서였는데 실없어 보이기만 했던 남편의 속마음을 알아차리기가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 ‘해바라기 마트의 가구야 공주’가 된 여자의 행복 찾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 옹졸함, 치졸함, 이기심, 콤플렉스, 자만심 등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한 문장에서 나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은 동질감이 느껴지기에 더욱 공감이 가는 소설집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 누구나 경험했음직한 일상의 기억들을 소재로 빛나는 유머 감각과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6개의 단편은 현실에 지친 우리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듯하다. 인생이란 다 그런 거라고. 마음이 중요한 거라고. 소중한 건 곁에 있다고, 그리고 새로운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고.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유정천 가족] 너구리 가족에게서 가족애를 배우다 | 일반도서 2017-08-14 13:4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980386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유정천 가족

모리미 토미히코 저/권일영 역
작가정신 | 2009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작품 속 배경인 교토에 터전을 잡고 생활하는 너구리들의 모습은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며 보이는 행태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교토 작가라 불리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유정천 가족>. 너구리와 텐구, 인간이 어울려 유쾌한 소동을 벌이는 판타지 세계에 동화되어 한바탕 꿈을 꾸고 난 것만 같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에서도 언급된바 있는 ‘텐구 てんぐ(天狗)’가 또 등장하는데, 하늘의 개라고 풀이되지만 신선과 괴물의 경계에 있는 듯한 이 존재와 너구리의 둔갑술이라는 요소가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에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일본에서 너구리는 고양이, 여우와 더불어 인간으로 둔갑하는 3대 요물로 칭해 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인 너구리 가족은 요괴라기보다는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작품 속 배경인 교토에 터전을 잡고 생활하는 너구리들의 모습은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며 보이는 행태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다다스 숲에 사는 너구리 명문 시모가모 가문에는 사형제가 있다. 그러나 위대한 부모를 가진 자식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랄까. 수많은 너구리들에게 존경받고 너구리 세상을 통솔했던 아버지 ‘시모가모 소이치로의 피를 제대로 잇지 못한 좀 덜 떨어진 자식들’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는다. 장남 ‘야이치로’는 책임감은 강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약해지고, 차남 ‘야지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버린 히키코모리, 삼남 ‘야사부로’는 재미만 쫓아다니는 보헤미안 너구리, 막내 ‘야시로’는 예민하고 여린 성정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위대한 그들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급작스럽게 불귀의 객이 되어버린 후에도 자식들 모두가 부족함이 없는 너구리라는 굳은 믿음과 깊은 사랑으로 가문의 중심을 잡고 있다. 그들 형제의 스승인 텐구 ‘뇨이가타케 야쿠시보’와 그가 납치해와 반텐구가 된 여자 ‘벤텐’, 그녀가 어울리는 ‘금요구락부’의 인간들이 꾸려가는 이야기다.

 

텐구는 인간을 잡아가고, 인간은 너구리를 냄비요리로 만들어 먹고, 너구리는 텐구를 함정에 빠트린다. 이렇게 수레바퀴처럼 빙글빙글 돈다. 돌아가는 수레바퀴를 보고 있으면 그 무엇보다 재미있다.

 

너구리 세상에도 누리를 이끄는 우두머리가 있다. ‘니세에몬’이라 부르는 이 자리에서 너구리 세계에 평화를 가져왔던 아버지 소이치로의 뒤를 잇고자 하는 장남과 야망에 불타는 소이치로의 동생 ‘에비스가와’가 부딪치며 두 가문은 이른바 정적의 관계다. 간계, 비리, 부정을 일삼는 ‘에비스가와’ 무리와 재력이나 세력은 부족하지만 성실함을 기조로 삼는 ’시모가와‘ 가족을 보며 우리 사회의 단면이 오버랩되었다. 특히 ’바보의 피‘가 흐른다며 껄껄 웃는 소이치로의 모습에서 나는 어쩐지 고 노무현 대통령이 떠올랐다. 요즘의 사회 분위기와 당신이 떠나신 시기가 맞물려서 더 그런 느낌이 든 건지도 모르겠지만.

 

너구리의 세계에는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 너구리도 있고 너는 또 고지식한 편이니 다툴 일도 많을 거다. 하지만 한 마리의 적을 만들 때는 친구 한 마리를 만들어야 해. 다섯 마리의 적을 만들 때는 친구를 다섯 마리 만들어야 하지. 그렇게 적을 만들어 언젠가 너구리 세계의 반을 적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네 곁을 보렴. 네겐 동생이 셋 있다. 이건 아주 마음 든든한 거야. 그게 네 비장의 카드가 되는 날이 반드시 올 거다. 잊어서는 안 된다. 형제간의 우애!

 

노는 걸 좋아하지만 꾀 많고 다정한 우리의 화자 ‘야사부로’와 함께 나도 속으로 소망을 빌어본다.
“우리 가족과 그 친구들에게 적당한 영광이 있기를.”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6월 19일의 신부] 로맨틱 서스펜스 심리 미스터리 | 장르소설 2017-08-14 13:40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980385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6월 19일의 신부

노나미 아사 저/이가림 역
창우books | 2009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찾는 여성의 불안한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로맨틱 서스펜스로서의 재미를 더했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기억상실이라는 병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장치로서 픽션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이 소설은 국내영화 <하울링>의 원작으로 유명한 <얼어붙은 송곳니>의 작가 노나미 아사의 작품으로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찾는 여성의 불안한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젊은 아가씨의 기억상실이라는 점에서 세바스띠엥 자프리조의 <신데렐라의 함정> 같은 분위기가 감도는 듯싶었으나 아기자기한 감성과 현실적인 감각을 불어넣어 로맨틱 서스펜스로서의 재미를 더했다.

 

교통사고 이후 깨어나 보니 낯선 남자의 집에 있음을 알게 된 치히로는 그러나 자신이 누구인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경찰도 병원도 절대로 싫다. 그런 와중에 6월 19일에 자신이 신부가 되기로 했다는 기억이 번뜩 떠오른다.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장소부터 찾으면 실마리가 풀릴 것 같은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낯선 남자 카즈유키의 존재다.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일기를 보면 남자는 분명 이 여자를 알고 있음에도 치히로의 앞에서는 모르는 사람인 척을 한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갔어.’ 카즈유키가 아는 치히로는 누구일까. 치히로의 기억상실은 몇 번째인 걸까. 치히로가 가까스로 기억해낸 일 년 전의 자신은 진정한 본모습이 아닌 것만 같은데 과거를 알면 알수록 비참한 기분이 든다. 한 가지 자꾸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행복한 ‘준 브라이드’가 되고 싶은 누군가가 곁에 있었던 것만 같다는 느낌이다.

 

미스터리 자체는 그다지 복잡하지도 놀랍지도 않지만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카즈유키의 일 년은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애절하고 지순한 러브 스토리라는 면을 감안하면 모든 게 설명될 수 있으니 넘어가기로 하자. 클라이맥스의 서스펜스도 쫄깃하고, 모든 기억을 찾았을 때 딱 맞아떨어지는 퍼즐의 쾌감을 안겨주는 결말도 만족스러우니 말이다.

 

TIP. ‘준 브라이드(June bride)’란?

June(6월)이라는 이름은 로마 신화의 결혼을 주관하는 여신 ‘주노(Juno)'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연유로 6월은 결혼이나 여성의 권리를 수호하는 달로써 이 달에 결혼식을 올리는 신부는 한평생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전설에 따라, 특히 일본에서는 6월의 신부가 인기라고 한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열세 번째 시간] 색다른 타임리프 스릴러 | 장르소설 2017-08-11 19:5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979973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열세 번째 시간

리처드 도이치 저/남명성 역
시작 | 2010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무심코 흘려보내곤 하는 한 시간이 이토록 길고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리프 이야기는 처음에야 신선했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온 데다 비슷비슷한 설정과 플롯에 흥미를 잃게 된지 오래다. 그러나 이 소설은 뭔가 달랐다! 같은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랜덤으로 되돌려지는 것도 아닌, 일정한 법칙 하에 제한된 횟수만큼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두 시간 전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총 열두 번의 기회. 즉 주인공에게 주어진 시간은 열세시간으로 한정되어 있다. 한 걸음 앞으로 갔다가 두 걸음 뒤로 가는 식이라고 친절히 설명해주니 이해가 쉽다. 가장 최근에 읽었던 기욤 뮈소의 [지금 이 순간]에 실망했던 터라 한번만 더 속아보자는 심정으로 선택한 작품인데 드디어 진짜를 만났다는 느낌이다.

 

저녁 9시, 닉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다. 아내를 쏜 것으로 추정되는 총이 그의 차에서 발견된 데다 그의 지문까지 확인되었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는 충격에 더해 어이없게도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길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 그때 의문의 남자가 찾아와 과거로 돌아갈 시계를 건네며 질문을 던진다. “만약 아내를 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기회를 잡겠는가?” 물론이다. 아내를 사랑한다면 누가 그러지 않겠는가? 반신반의로 받아든 시계였지만 진짜로 한 시간 전으로 돌아간 자신을 발견한 닉. 이제 피를 말리는 시간의 흐름이 계속된다. 아내를 살리기 위해 주어진 한 시간 동안 필사적으로 뛰어다니지만 닉의 선택은 번번이 좌절을 맛보고 아내에 이어 친구, 그리고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위험에 처하게 만들 뿐이다. 그러나 닉에게는 한 가지 이점이 있었으니 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두 시간 전으로 되돌아간다는 것. 도대체 누가 변호사인 아내를 죽이려 하는 건지, 어떤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인지, 누구와 관련이 있는 일인지, 그리고 누가 진짜 악당인지 하나씩 파악한 후 과거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이다. 물론 위험한 인물을 상대해야만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특출한 힘이 뿜어져 나오게 마련이라는 정설을 증명하듯 닉의 고군분투는 점점 힘을 얻는다.

 

열 두 번의 예정된 시간, 초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 매번 고비를 맞이하는 닉의 동선을 따라가는 독자의 시간 또한 숨 가쁘게 흘러간다. 과거로 되돌아가 다른 선택을 함에 따라 미래가 바뀐다는 스토리에 국한되지 않고, 한 번의 기회를 맞이할 때마다 사건과 범인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난다는 설정에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판타지의 재미를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또한 닉의 선택은 아내 한 사람 뿐 아니라 무수히 많은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재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도 긴장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과거를 바꾸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고 해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이든 감수하겠는가? 누가 묻는다면, 내게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답은 뻔하다. “아마도. 분명.”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의 허구성 하에서도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느낌을 주는 소설로 이미 영화화가 결정되었다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무심코 흘려보내곤 하는 한 시간이 이토록 길고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생각해보면 1이 붙는 시간은 더욱 의미심장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1초 때문에 울고 웃는 스포츠 경기. 끝이 안날 것 같은 근력운동의 마지막 10초. 눈 감고 가만히 있으라는 10분 명상의 숨 막힘. 고통스럽도록 길고 긴 1시간의 수업시간. 또 다른 해가 뜨는 1일. 나이를 먹게 되는 1년.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기가 바뀌는 100년. 그토록 소중하고 소중한 시간은 지금 이순간도 속절없이 지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살아있기 때문에 이 시간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는 진리를 가슴에 담도록 하자.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보너스 트랙] 유쾌한 유령친구가 주는 선물 | 일반도서 2017-08-11 19:51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9799728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보너스 트랙

코시가야 오사무 저/김진수 역
스튜디오본프리 | 2005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사실 앨범을 듣다 보면 보너스 트랙이 더 좋은 경우가 꽤 많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전에 읽었던 코시가야 오사무의 소설 <층계참의 빅 노이즈>에서 생생하게 느껴지던 음악의 열정이 아직도 머릿속 어딘가에 강하게 남아있어 <보너스 트랙>이라는 제목만 보고 음악이야기 2탄인 줄 알았다. 헌데 처음부터 비 내리는 밤 한적한 국도에서 벌어진 뺑소니 교통사고에 이어 유령이 떡하니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무서운 건 딱 질색이라는 생각이 들어올 새도 없이 허당끼 있는 두 남자가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었다. 유령이 된 교통사고 피해자 요코이 료타와 어쩐 일인지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목소리도 들을 수 있는 뺑소니 사고의 목격자 쿠사노 테츠야가 그 주인공으로, 미처 대학생활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 청춘 유령과 햄버거 체인점에서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소심한 샐러리맨이 콤비를 이루어 보내는 며칠 동안의 이야기가 따스하고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유령이라고 하면 원한에 사무친 무시무시한 모습이 떠오르지만 이 소설 속의 유령 료타는 명랑하고 촐싹대는 죽기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오히려 자신이 무서울까봐 걱정을 해준다. 더욱이 공감이 되는 점은 료타가 자신이 유령이 되었음을 자각하는 과정이다. ‘나에게 있어서 죽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은 뺑소니 사고보다 훨씬 거리가 먼 테마였다. 인간은 언젠가 죽기 마련이지만 그건 먼 미래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쭈그렁 영감이 되어 노후연금은 받는 자신조차 잘 상상이 되지 않는데 죽은 후의 일 따위 알게 뭐냔 말이다.’ 보통의 사람이 모두 그럴진대 더더군다나 스무살 청년이 자신의 주검을 바라본다는 건 쉽게 받아들일 성질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주위의 소리도 서서히 귀에 들어온다든지 유령임에도 문을 열어야 들어갈 수 있다든지 하는 사소한 디테일이 소소한 재미를 부여한다. 어디로 가야 할지 뭘 해야 좋을지 아니 애초에 자신이 왜 유령이 되었는지부터 모든 것이 생소하기만 한 신참 유령은 일단 쿠사노에게 빌붙기로 하는데 이 유쾌하고 뻔뻔한 유령과의 기묘한 공동생활이 차츰 익숙해짐에 따라 오히려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보람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그래서. 종합해보면 어떠냐? 괜찮은 인생이었냐?"
"내 인생? 글쎄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펑크 밴드 데뷔 앨범' 이랄까?"
"그게 무슨 뜻이냐?"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난다는 뜻."
...(중략)
"하지만 그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는 앨범에는 보통 보너스 트랙이 딱 한 곡 들어 있곤 하죠."
...(중략)
"그 보너스 트랙이란 지금을 말하는 거냐?"
"응. 앨범 본편보다 그쪽이 더 좋을 때도 있죠." p339-340

 

작가의 음악사랑은 이 소설에도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데, 제목 ‘보너스 트랙’의 의미가 친절하게 설명되는 대목이다. 사실 앨범을 듣다 보면 보너스 트랙이 더 좋은 경우가 꽤 많다. 살아있는 동안 자신은 운이 나쁘다고 생각했던 료타에게 있어 유령으로 지냈던 이 시간들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나는 줄곧 내가 운이 나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제법 인복이 있는 편일지도 모른다.’ 짧은 생을 끝내고 떠나는 료타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해준 보너스 타임은 그의 곁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행운을 선물했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유령이기에 이별은 역시 아쉽기만 하지만, 살아있는 이에게는 죽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는다면 그 또한 기쁜 일 아니겠는가.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1 2 3 4 5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