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 님이 글을 쓰시고 손자인 성시후 군이 그림을 그린 동화집 <택배로 부탁해요> 입니다. 덕혜옹주를 쓰신 작가분께서 집필하신 동화책이라고 하여 기대를 많이 가지고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택배로 부탁해요>, <할머니는 내 친구> 등 총 8편의 단편동화가 이 책 안에 실려 있답니다. 아이와 잠자리 책으로 읽기 좋아 단편 동화를 선호하는 편인데, 자극적이지 않고 마음 따뜻한 이야기들이라 아이와 자기전에 읽어보기 좋았습니다.
<택배로 부탁해요>에 실린 동화들은 조부모와 손주간의 사랑, 형제간의 우애와 사랑, 반려동물 이야기 등을 고루 다루고 있어 아이들의 정서에 좋은 따뜻한 이야기들입니다. 요즘은 동화라고 해도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자극적인 이야기들도 많은 세상인데 오랫만에 결이 고운 순수한 이야기들을 만난 느낌이에요. 아마 작가이기 이전에 손주에게 좋은 것만 전하고 싶은 할머니의 마음을 담았기에 이런 따뜻한 이야기들이 나온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이 책의 백미는 작가의 손주인 성시후 군이 그린 투박하면서도 동심어린 그림들을 보는 재미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같은 아이가 그린 그림이라 그런지 책을 처음 받고 스르륵 넘겨본 우리 아이가 별다른 설명이 없었음에도 '이건 아이가 그린 것 같은데...' 하면서 한번에 알아보더라구요.
아이의 생각을 담아 고사리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들이기에 독자들에게도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아요. 잘 그렸다 못 그렸다는 이분법적인 판단을 떠나서 표현력과 전달력이 무척 좋은 그림이어서 글의 내용이 잘 와닿게 하였답니다. 요즘 아이들이 쓰고 그린 책들이 종종 출판되어 반가웠는데, 이렇게 할머니와 손주가 함께 쓰고 그린 책이라니 그 마음만으로도 따스함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택배로 부탁해요>는 수록된 동화 내용 자체도 재미있고 동심을 가득 담은 따스함이 느껴져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아이와 함께 만든 책 한 권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도 한 책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