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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 박스 세트》 아름다운 만화로 만나는 명작의 감동 | 리뷰 2018-03-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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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빨강머리 앤 박스판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저/이가라시 유미코 글,그림
대원 | 2018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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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금을 한껏 즐길 거예요. 이렇게 기분 좋은 날이잖아요." 1908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래 전 세계 수많은 아이들과 여성들의 친구가 된 소녀 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빨강머리 앤>이 애장판 만화로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애장판은 <캔디 캔디>의 작가 이가라시 유미코가 작화를 맡아 기존의 <빨강머리 앤> 만화 또는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새로운 매력을 전한다. 이가라시 유미코 특유의 우아하고 화려한 그림체가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앤의 눈에 비친 세상을 더욱 환상적이고 아름답게 묘사한다. 


이번에 출간된 애장판은 총 다섯 권이다. 애장판 다섯 권은 <빨강머리 앤 박스 세트>라는 이름의 박스판으로도 판매 중이다. <빨강머리 앤 박스 세트>는 <빨강머리 앤> PART 1~3권과 4권 <앤의 청춘>, 5권 <앤의 사랑>으로 구성된다. 애장판 다섯 권 외에 그린 게이블의 봄을 전하는 은은한 향이 담긴 향낭이 초판한정 부록으로 제공된다. 






원작 소설 시리즈는 전체 열 권으로, 이 중에 앤의 생애를 다룬 것이 여덟 권, 외전이 두 권이다. <빨강머리 앤> PART 1~3권은 앤 시리즈의 대표격인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가 원작이고, 고아인 앤이 에이번리 섬의 초록색 지붕집에 오고 나서 '마음의 친구' 다이애나를 사귀고 훗날 반려가 되는 길버트를 만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앤의 청춘>은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해 에이번리 섬을 떠났던 앤이 매슈가 죽고 나서 적적해 하는 마릴라를 걱정해 에이번리 섬으로 돌아와 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겪게 되는 일을 그린다(이 부분에 해당하는 소설 제목은 <에이번리의 앤>). <앤의 사랑>은 교사를 그만두고 대학에 진학한 앤이 길버트 외의 다른 사랑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이 부분에 해당하는 소설 제목은 <레드먼드의 앤>). 





원작 소설에는 없는 이 만화의 장점 첫 번째는 앤이 묘사하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이가라시 유미코의 화려한 그림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상하길 좋아하는 앤은 평범한 가로수길도 '환희의 하얀 길'이라고 부르고, 보잘 것 없는 연못도 '빛나는 호수'라고 이름 짓는다. 그러면 놀랍게도 마법처럼 평범했던 풍경이 색다르게 보이고 전에는 없었던 빛을 발한다. 이런 장면들을 그림으로 볼 수 있으니 즐거울 수밖에. 


원작의 명장면을 다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빨강머리 앤> 전체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장면은 뭐니 뭐니 해도 앤이 길버트에게 화가 난 나머지 길버트의 머리를 석판으로 내리치는 장면인데, 이가라시 유미코 특유의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그림으로 보니 장면의 충격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석판으로 내리쳤는데 석판이 깨지다니... 길버트 머리는 石머리??). 





원작 소설에는 없는 이 만화의 장점 두 번째는 첫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은 우정을 과시했던 앤과 다이애나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는 것이다. 빨강 머리와 주근깨, 빼빼 마른 몸이 너무 싫어서 검은 머리의 귀엽고 통통한 여자아이가 되길 간절히 소망했던 앤은 다이애나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하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마음의 친구'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착한 다이애나는 무조건 승낙한다. 


착하기만 한 줄 알았던 다이애나는 얼마 후 큰 사고를 치는데, 그것은 바로 앤이 포도주인 줄 모르고 건네준 딸기 주스를 한 병 다 마시고 쓰러지는 바람에 앤이 다이애나 엄마의 미움을 사게 만든 것이다. 앤이 떠드는 동안 다이애나가 "딸기 주스가 이렇게 맛있었나?"라고 혼잣말하며 직접 포도주를 따라 마시는 모습을 다이애나 엄마가 봤어야 되는데 ㅋㅋㅋ 댁의 따님이 10대 초반에 술맛을 스스로 깨쳤습니다 ㅋㅋㅋ 





이 만화의 장점 세 번째는 대다수의 독자들이 소녀의 모습으로 기억하는 앤이 어른이 되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빨강머리 앤> 그 이후의 이야기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소설로는 <빨강머리 앤>과 <에이번리의 앤>밖에 읽지 못했기 때문에 에이번리 섬을 떠난 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지 못하다가 만화 <앤의 사랑>을 보고 그다음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교사를 그만두고 대학에 진학한 앤은 작가의 꿈을 가지게 되는데 보내는 원고마다 번번이 퇴짜 맞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앤이 원고를 보낸 적 없는 출판사에서 상금을 보내오는데, 알고 보니 다이애나가 앤의 원고 일부를 살짝 바꿔 투고했던 것이다(다이애나가 현대에 태어났으면 마케터나 홍보 전문가로 성공했을 것 같다 ㅋㅋㅋ). 


앤은 또한 대학에서 필리파 고든이라는 새 친구를 사귀고 로이 가드너라는 새 연인을 맞는다. 필리파 고든은 첫인상이 별로였지만 알고 보니 착하고 속정도 깊은 친구였고, 로이 가드너는 첫 만남부터 앤을 사로잡았지만 알고 보니 앤에 대한 사랑이 별로 깊지 않은 남자였다. 결국 앤은 길버트만이 자신의 진짜 사랑임을 깨닫는데, 그렇다고 해서 앤과 길버트가 맺어지는 건 아니다(대체 언제쯤 ㅠㅠ). 





<빨강머리 앤>을 비롯해 <플란다스의 개>, <톰 소여의 모험>, <소공녀 세라>, <작은 아씨들>, <키다리 아저씨> 등 해외 아동문학이 원작인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시리즈 <세계명작극장>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이벤트가 있다. 용산역 아이파크몰 팝콘D스퀘어에서 열리는 <세계명작극장전>이다. 지난 주말에 다녀왔는데 추억의 만화를 오랜만에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 등의 원화도 볼 수 있고, 세계명작극장 시리즈의 역대 만화도 알 수 있어 좋았다. <빨강머리 앤>의 초반에 잠깐 언급되는 앤의 어린 시절을 길게 쓴 소설 <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꼬꼬마 앤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조만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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