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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소설] 은월의 남자 - 류재현 | 기본 카테고리 2017-04-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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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세트] 은월의 남자 (총2권/완결)

류재현 저
마롱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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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이소는 반역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은 대장군의 외동딸이에요.
대장군이 죽던 때에 아직 5살 밖에 안 되었던 이소는, 어머니에게 이끌려 도망치다가 크게 다치고 어머니와도 떨어지게 돼요.
다행히 제법 능력있는 의원에게 맡겨져 목숨을 건지지만, 기억을 잃은 채 의원의 딸로 자라나죠.

남주인공 윤은 후궁을 어머니로 둔, 황제의 둘째 아들이에요.
어느모로 보나 황제의 재목이지만, 적장자이자 황태자인 형이 제위에 오를 거라는 걸 추호도 의심해 본 적이 없어요.
후궁인 친모와 황후와의 알력, 능력있는 동생을 견제하는 황태자 등, 주변이 편하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요.

이소가 14살이던 해에, 도박을 좋아하는 이소의 양아버지 탓에 말썽이 생기고, 그 와중에 윤이 이소를 거두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돼요.
첫만남 때의 이소는 실제 나이보다도 어려보이는, 볼품 없는 어린아이일 뿐이었어요.
하지만 윤이 3년의 외유 끝에 돌아와 만나게 되는 이소는, 어느새 매력적인 여인으로 자라있었죠.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게 되구요.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았던 신분의 차이는 의외로 쉽게 극복이 돼요.
황제의 뜻에 의해 윤이 대장군이 얽힌 과거의 진실을 되짚는 일을 맡게 되고, 이소가 대장군의 친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거든요.
마침 이소가 기억을 되찾은 덕에, 숨겨져 있던 흉수까지 밝혀내게 되구요.

그리고 이래저래 두루두루 해피엔딩이에요.


이 작품에 대해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딱 류재현 작가님표 시대물이다' 정도일까요.

류재현 작가님의 시대물들을 읽어보면, 어느 정도 정형화된 틀이 있어요.
신분 높고, 능력 있고, 성실한 데다가 여주에게 일편단심이기까지 한 남주와,
여려보이지만 은근히 강단 있고, 필요할 때는 당당하고, 자신의 앞가림을 잘하고 사랑스러운 여주가 등장하죠.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여주에게는, 사실은 숨겨져 있는 높은 신분이 있는 경우가 많구요.
그리고 선인과 악인이 분명하고, 그들에 대한 권선징악이 확실해서 통쾌하게 읽을 수 있어요.

이 작품 역시 그랬어요.
황자라는 신분을 가졌으면서도 이소만을 사랑하는 윤과,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윤에 대한 자신의 마음에 솔직한 이소가 등장하죠.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게 될 때까지 고민은 깊었지만, 일단 인정하고 난 후에는 일편단심이에요.
윤과 이소 모두 제가 좋아하는 유형의 인물들이라 읽기가 편했어요.

다만, 이소에게는 조금 신경쓰이는 부분도 있긴 했어요.
신분제가 확고한 시대임을 감안하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하고픈 말을 전부 하는 이소가, 당당하다 못해 당돌하게까지 보였거든요.
하지만 마침 이전에 읽은 작품의 소극적인 여주에게 답답함을 느꼈기 때문인지, 이소 정도의 당돌함이라면 봐줄만하다 싶었어요.
조금이나마 거슬리는 부분이 있는 이소에 비해, 윤은 시대물의 남주로서 흠 잡을 데 없는 인물이구요.

사실 시대물이고 남주가 황족인 경우에는, 일부다처제가 당연시되는 상황 때문에 마음이 불편할 때가 꽤 있죠.
그런데 25살이라는 나이와 황자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이소를 마음에 담기 전까지, 윤에게 있어서 여자라는 존재는 의무적으로 고려해 봐야 하는 혼인의 상대일 뿐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어요.
그러면서도 일단 혼인을 하게 되면 부인에게만 충실하겠다는 바람직한 생각의 소유자이기도 해요.
이소와의 사랑을 확인한 후에는 당연히 이소뿐이구요.
그러니까 이소와 윤은 서로에게 첫사랑이자, 유일한 사랑이에요.
윤은 이소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 이소가 보잘 것 없는 평민의 신분이었을 때부터 이소가 자신의 유일한 부인이 될 거라고 천명해요.
그런 윤의 모습에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멋졌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소와 윤이 신분 차이 때문에 고생하지는 않아요.
이소의 비밀이 금방 밝혀지니까요.
주변의 모든 상황들이 이소를 돕는듯이 느껴질 정도로 일은 잘 풀려요.
이소를 힘들게 하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했던 일조차, 결국에는 이소에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죠.
하다못해 이소가 키우는 강아지조차 이소를 위해 큰 일을 해낼 정도니까요.

그런데 악인의 가족들이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닮은 꼴인지, 지나치게 작위적인 것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그들의 말로를, 일말의 안타까움도 없이 시원한 마음만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았어요.
숨겨져 있던 최종 흑막의 정체도, 딱 안성맞춤인 인물이구나 싶었죠.
다만, 극히 은밀히 행해졌어야 할 과거의 일에 지나치게 여러 사람이 연루되어 꼬리를 잡혔다는 점이나, 과거의 일 이후에 보여왔던 일당들의 행보가 완전히 수긍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긴 했어요.

사실 손에 땀을 쥐고 조마조마함을 느껴가며 읽을만큼 치밀하게 짜여진 작품은 아니었어요.
이소의 비밀은 초반부터 충분히 예상 가능했고, 대장군의 누명을 벗기고 배후의 흉수를 밝혀내는 과정도 큰 위기 없이 술술 잘 풀려 나가거든요.
악인들은 무얼 하든 조금씩 어설프고 헛점들이 있어서 쉽게 간파당하구요.

그렇지만 저는 굴곡 없고 무난한 연애 이야기를 좋아하는지라, 이 작품처럼 쉽게 풀리는 이야기들도 좋아해요.
제 경우에는 주인공들이 너무 지나치게 고생하는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거든요.

솔직히, 주인공들이 산전수전 다 겪으며, 복잡하게 꼬여 있는 상황들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께라면, 이 작품을 권하기는 조금 망설여져요.
하지만 이전에 류재현 작가님의 작품들에 만족했던 분들이라면, 이번 작품 역시 만족스러울 거라고 생각해요.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시대물을 찾으시는 분들께도 추천해 볼 만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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