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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보기-강신주]다소 쓰기에 약이고, 강하게 비판하기에 비상경보 | Memento 2017-03-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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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비상경보기

강신주 저
동녘 |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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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쓰기에 약이고, 강하게 비판하기에 비상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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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의 저작들은 보자면 강신주 작가는 사랑의 인문학자, 자본주의 비판자로 평할만 하다. 철학자로서 날카로운 지적을 통해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강도가 강하다.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힐링캠프라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단호하게 "당신은 아버지를 귀찮은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던 그 순간이 기억난다. 정말 "아버지를 사랑하는가?"라는 질문. 그때의 일침은 잊을 수 없다.


 그래서일까. 강신주 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도 드물다 본다. 그의 책을 빠짐없이 보는 나 자신도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표현이 강하고 명확한 경우에 조금만 엇나가도 납득하기 쉽지 않은 나로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상처를 자세히보고, 환부를 찢고 소독해야 한다는 그의 의견이 무섭기도 하다.


 비상경보기 역시 마찬가지다.

 때로는 이분법적이고 편협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비상을 알리는데 있어서 맹탕이라면 의미가 없다. 경보음이 자장가소리라면 누가 놀라서 위기 상황에 대응하겠는가. 요란하고, 정확하고, 명확하고, 확실하게 알려줘야 한다. 정신차려 지금은 위기의 순간이야! 넋놓고 있다가는 죽는다!고.


 그렇기에 우리는 강신주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그의 책을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경보가 울린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다. 진짜 사고가 났을 때 대처하면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너무 시도 때도 없이 울리면, 양치기 소년처럼 필요할 때 무감각해질지 모른다고. 그러나 '경보'의 가치는 대비하기 위함이지 사고를 수습하고자 함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이 정말, 가장 위험한 순간인지 모른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그가 울리는 비상경보음을 주의깊게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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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문유석]백마타고 오는 초인은 없다. 개인이 있을 뿐 | Memento 2017-03-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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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저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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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타고 오는 초인은 없다. 개인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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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한다 한다. 왜 그런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 한 가지 큰 답을 얻은 경험이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이 강연 중에 한 말이다. “지방자치에서 지방정부는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배의 격실이다.” 정확한 문구는 아니지만, 취지는 이랬다. 타이타닉이라는 배가 침몰한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중에 하나로 유력한 것은 격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층위의 개별 지방정부가 격실로 작동하는 것. 그리고 격실과 격실(지방정부와 지방정부), 선장실과 격실(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상호보완이 타이타닉(대한민국)호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왜 개인주의자일까?

타이타닉과 격실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 필요성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왜 개인주의인가. 이 복잡하고 급변하는 다층적 갈등구조의 현대사회에서는 특정 집단이 당신을 영원히 보호해주지 않는다.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전략적으로 연대하고, 타협해야 한다. 그 주체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 개인이 먼저 주체로 서야 타인과의 경계를 인식하여 이를 존중할 수 있고, 책임질 한계가 명확해지며, 집단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에게 최선인 전략을 사고할 수 있다. p. 33

정의롭고 인간적이고 혜안 있는 영웅적 정치인이 홀연히 백마 타고 나타나서 악인들을 때려잡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런 일은 없을 거다. 링에 올라야 할 선수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 p. 36

 

격실은 정부차원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한 사회가 건강하고 안전하기 위해서는 우리 개개인이 격실이 되어야 한다. 물론 선장(영웅, 정치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하지만 그 방향이 지상낙원이라도 가는 길이 험하여, 중도에 침몰한다면 모두가 죽는 길일뿐이다. <개인주의자 선언>의 문유석 판사도 말한다. 기다리지지 말라. 우리가 이 사회의 격실이 되어야 한다고.

그렇지만 우리는 이 격실(개인)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타이타닉호의 격실과 마찬가지로. 혹자는 후불제 민주주의라고 표현하기도 했듯이, 우리는 급격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성취를 이뤄냈지만, 그 과정에서 외형만 성취했는지 모른다.

 

자본주의 체제이면서도 그 정치적 기본 토대인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제대로 체화하지 못한 이유도 제대로 된 순서를 밟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p. 141

 

권위주의적이고 군대식 사회, 공동체나 국가를 지나치게 우선하는 사회. 우리 사회는 개인보다는 단체와 조직을 우선하고,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적과 나를 구분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개인이 주체로 성장하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책 제목 <개인주의자 선언>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본인 뿐 만 아니라 우리가 개인으로 바로서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공유하여 대화하고 토론하고 잘못된 생각들과 싸워야한다.(p.335)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이 사회에서 개개인이 주체가 되어 연대해야 한다.

우리는 큰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전국의 모든 사람이 생중계로 지켜보았다.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고, 개개인의 아픔이 무시되고, 낡은 진영논리, 잔인한 경제논리 속에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잃었다. “진실은 왜곡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고민은 배척당했다. 이어지는 국면에서 최소한의 밀실조차 공개할 것을 강요받았고 행복하고자애쓰는 것조차 로 처벌받았다.

그렇기에 우리는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이기적인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존중하고 연대하여 행복한 삶을 살기위해 우리가 서로 격실이 되어 주어야 한다. 이것이 문유석 판사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p.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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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능력은 뛰어난 것에 있는 게 아니다. 쉬지 않고 가는 데 있어."라고 격려해주면서도, 끝에는 "그러니 얼마나 힘이

들겠어."라며 알아주는 마음. 우리 서로에게 이것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p. 19 (<대장금> 중 대사)

왜 개인주의인가. 이 복잡하고 급변하는 다층적 갈등구조의 현대사회에서는 특정 집단이 당신을 영원히 보호해주지않는다.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전략적으로 연대하고, 타협해야 한다. 그 주체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 개인이 먼저 주체로 서야 타인과의 경계를 인식하여 이를 존중할 수 있고, 책임질 한계가 명확해지며,집단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에게 최선인 전략을 사고할 수 있다. p. 33

정의롭고 인간적이고 혜안 있는 영웅적 정치인이 홀연히 백마 타고 나타나서 악인들을 때려잡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아무리 기다려도 그런 일은 없을 거다. 링에 올라야 할 선수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 p. 36

인간의 내면에는 강제로 공개되어서는 안 될 최소한의 밀실이 있다. 국가형벌권의 대상이 된 자에게는 그 밀실이 

허용되지 않는다. 광장에 내걸릴 뿐이다. 그래서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다. 모든 것을 형벌로 다스리는 곳에 법은 

있으되 개인은 없다. p. 65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건 자랑이 아니라 권리 위에 잠자는 어리석은 자임을 자백하는 소리다. p. 81

나는 소박하게 그리고 다양하게 일상 속의 작은 행복을 채워가는, 그러면서도 마음이 가는 일에 주저 없이 자기 힘닿는 범위에서 참여하는 이들이 이끄는 곳으로 가고 싶다.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비극이 가득했지만, 그 어떤 불행한 시대에서도 인간이 행복하고자 하는 것은 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p. 83 ~ 84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어지고 빈곤이 대물림되는 사회는 역사가 증명하듯 근본적 기반이 흔들린다. 모든 곳에 희망이 있어야 사회가 유지된다. 이를 이해 형식적 평등을 넘어 실질적 평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p. 124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p. 125

자본주의 체제이면서도 그 정치적 기본 토대인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제대로 체화하지 못한 이유도 제대로 된 순서를 밟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p. 141

결국 변한 건 세대라기보다 시대다. 인간은 누구나 주어진 여건하에서 행복을 추구한다. p. 159

"어떤 사람에게는 눈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이 현재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조선시대에 노비들이 당했던 고통도 현재다. 미학적이건 정치적이건 한 사람이 지닌 감수성의 질은 그 사람의 현재가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가름될 것만 같다." 황현산 선생 p. 160

인간 세상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가치중립적인 '팩트'란 없다. p. 177

우리의 본성은 전자발찌를 채워야 할 상습 전과자다. p. 178

데이 <세 황금문> 누구나 말하기 전에 세 문을 거쳐야 한다.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p. 181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하는 것이 정의다. 원칙을

생명으로 하는 법도 꼭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 p. 201

심리학이든 다른 어떤 학문이든 결국 인간의 여러 특성 중 범주화할 수 있는 보편성을 추출해서 보여준다. 문학은 

그보다 훨씬 풍부하게 인간의 개별성, 예외성, 비합리성을 체험하게 해준다. p. 206

실제로 의미 있는 변화를 도출하는 것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환영을 받는 과격한 목소리들이 아니다. 이는 오히려 반대 의견을 가진 집단의 반발과 결속만 강하게 만들어 의견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이다. 한 진영 내부에 생기는 작은 균열에서 변화의 지점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 균열을 만드는 것은 같은 진영 내의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작고 부드러운 '다른' 목소리들이다. 작은 균열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선거와 같은 큰 세력 다툼의 시기를 전후하여 집단 내부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생긴다. p. 218

이 사회에 공정한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그래야 노력하고 결과에 승복한다. p. 221

불편한 진실 자체에 도적적 잣대를 들이대어 왜곡하지 말고, 그 진실을 토대로 '어떻게 사회를 개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p. 269

인간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은 권려에 대한 견제와 균형, 감시다. 눈먼 의리가 아니다. p. 286~287

사회 구성원들이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폭넓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내면화하려면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하고, 잘못된 생각들과 싸워야 한다. p. 335

누군가에게는 미래가 이미 곁에 와 있는 현실인데, 누군가는 과거만 붙잡고 싸우고 있다. 미래는 그것을 상상할 수 있는 자들의 것이다! p. 361

'작은 책임으로부터 부담없이 맡을 수 있어야 한다.' p. 364

우리 사회는 '결과책임론'이 지배하는 사회다. p. 367

토머스 프리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소장 "낯선 것에 대한 공포가 우리의 연대감을 이길 수는 없다." p. 369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p.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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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유감-문유석]작고 미약한 이타심 | Memento 2017-03-0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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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판사 유감

문유석 저
21세기북스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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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미약한 이타심, 다시 말하면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선의에 대한 신뢰가 세상을 살 만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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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치 않게 작은 기회를 얻어, 아무것도 모르며 좌충우돌 하던 신입이 지나 어느덧 오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조금 안다 싶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매일 쏟아지는 민원과 불만, 억울함, 분노에 자괴감만 든다. 남들은 제일 편한 일이다고 말하지만, 나에게는 어느덧 순간 순간이 너무도 숨가쁘기만 하다.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일까. 사람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내 마음에 박히고, 그들의 사정과 상황이 머리속을 휘젓는다. 그리고 그들의 작은 분노조차 (나를 향한 것이 아닐지라도) 마음의 짐이 된다. 그렇게 고민하고, 질문하다보니 조금씩 익숙해지기는 커녕 하루하루 버티기에 급급하다. 견디고 참으려 하지만 점점 쉽지가 않다. 옳은 것은 행하고, 그른 것은 그치고, 이왕이면 누군가를 돕고 싶었던 마음이 사라지고 있다. 순간 순간의 사건들 속에 매몰되어 남은 것은 먹고 살려면 참자, 견딜 수 밖에 없다는 생각 뿐이다. 

 여자친구가 최근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오빠는 예전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했는데, 나쁜 뜻이 아니라 지금은 조금 달라진것 같아." 웃으며 "내가 무슨 성인군자도 아니고, 원래 이랬어."라고 웃어 넘겼지만, 사실 이제는 사람이 두렵기까지 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좋은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하는 거야.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본질을 볼 줄 아는 사람이거든. p. 235


그렇다면 내가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질문" 나 나름의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내가 본질을 본다거나 뭔가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가졌던 기준들이 흔들리고 있기에 힘든 것이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며 왜 살아가며, 무엇을 위해 견디고 있는가. 나는 슈퍼맨은 아니지만 어떻게 한다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먹고 살기 위한 호구지책이었을 지라도. 더 나은 것을 해보고자 하는 작은 "질문"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이기적인 개인들에게도 이왕이면 남을 돕고 싶고, 가능한 범위에서는 좋은 일을 하고 싶은 본능도 있습니다. 비록 큰 희생까지 감수하지 않으려고하고, 한결 같지도 않고, 또 결국 그 자체가 또 다른 자기만족이라 하더라도 이 작고 미약한 이타심, 다시 말하면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선의에 대한 신뢰가 세상을 살 만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p. 351


그래, 나도 그런 마음일 것이다. 내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잘알고 있다. 그렇기에 작은 '선의'를 보태고자 할 뿐이다. 그러나 쉽지는 않다. 나 자신의 기준마저 흔들리고, 자기 하나 건사하기 힘든 지경이다.


이런 사연들만 보면서 살다 보면 인간에 대한 절망과 냉소에 빠지게 돼요. 그래도 인간에 대한 신뢰와 나약함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아야겠죠. 그래서 답을 찾을 능력도 없는 주제에 구원은 없을까 고민하게 되곤 합니다. p.137


문유석 판사 역시 비슷한 질문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내가 겪은 것들은 그가 겪은 것에 비하면 비교도 안될 것이다. 재판까지 간다는 것은, 아무리 소송이나 재판이 예전보다 쉬워졌다고 하더라도, 갈등이 극에 달했기에 그 자리에 모인 것일 테다. 그리고 누군가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다는 부담까지 모두 끌어안고도 사람을 이다지 따뜻하게 볼 수 있는 것일까. 아니라면 얼마나 사람들의 바닥을 보셨기에 오히려 믿을 수 있게 되신 것일까. 나도 다시 사람을 믿고, 따뜻하게 보려면 얼마나 더 밑바닥을 보아야 할 지 두렵기까지 하다. 괴물을 들여다 보면, 괴물이 되는 법인데......

그러나, 작은 위로를 얻어 본다. 적어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물론 나보다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시지만)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니면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을지라도) 적어도 내가 본받을 사람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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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한 기업은 청산되어 소멸하지만, 파산한 인간은 계속 살아가야 합니다. 도전하다가 쓰러진 인간에게는 무덤 대신 두 번째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p. 62 ~ 63

문제는 희망이 획일화되고 빈곤하다는 데 있습니다. p. 125

부의 분배는 불평등해도 행복은 평등할 수도 있습니다. p. 142

우리가 직접 1차적으로 체득하는 지식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그렇기에 대부분 지식의 원천은 타인의 논거와 결론을 2차적, 3차적으로 수용하는 것입니다. p. 186

사람들은 '논리'나 '당위'로 절대로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공감'해야 비로소 변화하지요. p. 293

유머는 한 발 물러서 관조할 수 있는 여유와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객관적인 태도 위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다고 봅니다. p. 309

자, 저는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야근은 찬양받아야 할 것도, 자랑도, 정상적인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장려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최소화해 나가야 할 대상입니다. 그 방법을 같이 야근하며 고민해 봅시다! p. 321 ~ 322

도대체 이 나라 공직자들이 얼마나 냉정하고 시민들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냉혈한으로 보여 왔기에 그렇게 반응 하시는 겁니까. 도대체 국민들이 고마워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국민들이 힘들게 벌어서 내는 세금으로 월급받고 편안하게 사는 저 같은 자들은, 원래 직업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공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라고 월급 받고 사는 겁니다.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고민하고 문제의식을 갖는 것은 프로페셔널들에게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걸 안 하는 자들은 질타할 일이지 그걸 한다고 고마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걸 안 하는 자들을 질타할 일이지 그걸 한다고 고마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말만 번지르르한 저 따위보다 훨씬 훌륭한 많은 분들이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 힘든 이들을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공직에 헌신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믿지 않으셔도 말입니다. p. 347 ~ 348

하지만 법정에서 중죄인들에게서도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구석을 찾을 수 있듯이, 이기적인 개인들에게도 이왕이면 남을 돕고 싶고, 가능한 범위에서는 좋은 일을 하고 싶은 본능도 있습니다. 비록 큰 희생까지 감수하지 않으려고 하고, 한결 같지도 않고, 또 결국 그 자체가 또 다른 자기만족이라 하더라도 이 작고 미약한 이타심, 다시 말하면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선의에 대한 신뢰가 세상을 살 만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p.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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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보고서-노무현대통령비서실 보고서 품질향상 연구팀]대한민국 헌법 제 82조 | Memento 2017-02-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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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통령 보고서

노무현대통령비서실 보고서 품질향상 연구팀 저
위즈덤하우스 | 200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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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 82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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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82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 군사에 관한 것도 또한 같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위와 같이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자는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말도 있다. "공무원은 서류로 말한다."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분통터지는 일이겠지만, 모든 대통령의 경우에도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하는 마당에 일개 공무원은 말을해야 무엇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은 서류로 말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공무원의 꽃은 보고서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공무원만이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조직을 형성하게 된다면, 대면보고 만으로는 절차를 지키고, 규정을 준수하고, 사후에 확인하며, 노하우를 전파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직원이 천명이 넘어가는데 사장이 일일이 천명을 다 만나가면서 보고를 받고 결정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대면보고로, 그리고 때로는 대면보고 보다 오히려 서면 보고가 중요하게 된다. 일개 사원이 고급 관리자를 만날일은 드물다. 그러나 서류상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문자로 남겼을 경우에는 정보의 보존성이 강해질 것이고, 특정 지식의 영속성이 보장된다. 또한 그것을 공개하게 된다면 투명성이 보장할 수 있다. 대통령이 이러한 시스템을 지시한 것도 이러한 고민에서 이뤄졌다고 책은 밝힌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공무원 포함)들이 고민하게 된다. 내 이름을 걸고 남겨지는 이 보고서를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


 이 책은 대한민국 국가조직 내 최고의 엘리트라 할 수 있는 대통령 비서실에서 만들어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물이다. 대한민국 국가조직의 정수가 모였다고나 할까. 더불어 작가들이 밝힌 바대로 민간에서의 조언도 받았다고하니, 명실공히 보고서 작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자세한 사례에서부터, 보고서 작성시 유의사항, 주의할 점, 그리고 마지막에는 청와대에서 일하는 방법까지 살짝 엿볼 수 있다.


신입 혹은 보고서를 잘 쓰고 싶은 공직자 분에게는 필독도서일 것이고, 보고서를 잘 써보고 싶은 회사원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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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변호사 왕실 소송사건-정명섭]"이 자리는 올바른 쪽이 이기는 곳이 아니야." | Memento 2017-02-2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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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조선변호사 왕실 소송사건

정명섭 저
은행나무 | 201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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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는 올바른 쪽이 이기는 곳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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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법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규칙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법은 어떤 모습일까.

"법대로 하자. 법대로!"

이런 절규가 난무하는 세상이 아닐까. 사실 법이란 것이 공정하거나 정의롭지 않다.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규칙인데, 무엇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칙이라고 하는 것일까. 기득권. 혹은 이미 가진자들의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닐까. 누군가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 한 것은 그 문턱이 높고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법 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사실. 카프카의 법 앞에서를 보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2.

1730년에 시작된 하의삼도 소송은 1960년에나 끝났고, 토지대장이 완전히 정리된 건 거기서 삼십 년이 더 지나서였다. p. 376


작가의 말을 읽고 충격에 빠졌다. 조선이라는 왕조는 나름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수령을 파견한 왕조다. 그럼에도 이 책의 소재가 되는 소송 사건은 실재로 수백년 동안 이어져, 20여년 전에 정리가 되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엄연한 사실이다. "법대로" 하더라도, 약자가 승리하더라도, 종래에는 올바른 길로 가기에는 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법대로 해! 법대로"라는 외침.

누군가에게는 강자의 외침이다. 네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결국 법은 우리편이기 때문에 너는 질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기댈 수 있는 최소한의 외침이다. 억울하고 분통하지만 이것이 마지막 희망인 것이다.


"송사는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네. 이번 송사는 잘못된 결송을 내리면 그 질서가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게. 아랫것은 아랫것의 본분을 지켜야 하고 사대부는 사대부의 예를 차리는 것이 곧 질서일세." p.352


"그래도 섬사람들은 송사를 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한양에 가면 송관이 법에 의지해서 공명정대하게 판결해주리라 기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법이 우리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죠. 부당하다고 외치면 그게 맞는 얘기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틀렸다고 하면 너희들이 잘못 알고 있다는 응답을 받았습니다. 억울하다고 호소하면 간악하다고 손가락질을 당했습니다. 제가 한양에 올라와서 절망한 건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데에 아무도 관심이 없고, 천릿길을 달려온 우리들의 얘기 역시 들어주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다시 빈손으로 섬으로 돌아가면 홍씨 집안 궁차들의 횡포는 극에 달할 것이고, 섬사람들은 개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면서 살아가야만 합니다. 안 된다고, 틀렸다는 말씀을 하시기 전에 부디 우리들의 이런 간절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셨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p. 268


소설은 "법대로"라는 외침을 두 방향으로 조선시대 송사라는 매력적인 매개를 통해 풀어낸다. 외지부(변호사)와 주인공이 극적으로 승리를 따내지만, 그 승리는 오래가지 않는다.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바이다. 필사적으로 싸웠음에도.


3.

"가진자들은 늘 남탓을 하더군요. 너희들이 좀 더 얌전했다면, 반항하지 않고 참았더라면 이러저러한 것들을 해줬을 텐데 하면서 말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 얘기를 믿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키는 대로 일하고 고분고분해도 돌아오는 건 욕설과 매질뿐이었죠. 섬사람들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백 년동안 그걸 겪었습니다. 그동안 당신같이 얘기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었습니다." p. 296


"법대로" 산다고 하더라도, 위대한 지도자가 지배하더라도, 천하태평의 시대라도, 민초는 늘 고달프다. 그것은 제도와 시스템이 완벽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모두가 잘 살 수 없는 생물의 한계일지 모른다. 가진자들은 말한다. 노오력하라고, 노오력하라고. 그렇게 노오력해도 우리는 개돼지일지 모른다. 헌법에서 아무리 계급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계급은 존재하는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법이라는 것이. "최소한"의 규칙이니 만큼. 기득권 뿐 아니라, "법대로"라는 강자의 외침만이 아니라, "법대로"라고 절규하는 약자들을, 우리 이웃들을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싶다. "어명"이 없더라도, "최소한"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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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떻게 걷고 싶은데?" "당당하게 걷고 싶습니다. 이렇게요." 어깨를 펴고 가슴을 내민 윤민수의 모습이 때마침 강렬해진 석양 탓인지 눈부셨다. p. 83

"이 자리는 올바른 쪽이 이기는 곳이 아니야." "그럼 누가 이기는 겁니까?" 윤민수가 넋두리처럼 물었다.

"이기는 쪽이 이기는 거야. 거짓말을 하고 속임수를 쓰건, 아니면 송관을 구워삶든 간에 말이야." p.180

"사헌부가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을 못 들었느냐?" "하의삼도는 한양에서 천리나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문밖에만 나가도 호령이 사라지고 위엄이 흩어지는 세상입니다. 약조를 믿지 못하겠으니 송사를 계속하겠습니다." 주찬학의 말에 엄경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감히 미천한 외지부 주제에 사헌부 장령의 말을 못 믿겠다는 것이냐?" "사람이 너무 미천하면 약속을 못 믿게 마련이지요. 지켜지지도 않을 약속이나 화해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p. 310

"결국 어명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겁니까?" 그러나 엄경하는 긴 한숨을 쉬었다. "백성들을 돌보는 관리로서 이번 일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네." 고개를 돌린 주찬학이 대꾸했다. "지금만 이러겠죠. 시간이 흐르면 유야무야될 것이고 말입니다." p. 355

"하지만 주상께서 어디 혼자 정국을 운영하시겠습니까? 탕평책을 펼치시려면 우리 당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어버리실 겁니다." "그리된다면야 더없이 좋은 일이지요." "이런 일에는 당파를 따질 이유가 없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임금께서는 우리 편을 들 수밖에 없으니까요."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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