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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 원숭이의 서재 2019-08-0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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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천명관 저
예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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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 천명관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6.5/10]


단언컨대 입담으로는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로 생각하는 이가 바로 천명관 작가다. 지난 시간 『고래』와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작품에 반하여, 작가의 전작 읽기를 시작했다. 기대 가득 번째 작품으로 2016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를 시작하고서 느낌은 의외로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제목에서 풍기듯 이야기는 인천 뒷골목의 건달 이야기다. 소재는 이미 알고 있었고 천명관 작가의 작품이라 하여 나름 『고래』처럼 자기만의 색체나 세계관이 뚜렷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작을 했는데 의외로 현실적이어서 놀랐다. 물론 재미 면에서는 빠짐이 없는 작가니 일단 안심해도 좋다.


인천 연안파의 보스인 양사장은 그대로 전설이 남자다. 폭력으로 점철된 그의 어린 시절은 지옥이었고, 지옥의 끝에 만나건 어창에 갇혀 죽음을 기다리는 어린 자신이었다. 어창에서 살아 돌아온 양사장은 변했다. 그는 이상 어리지 않았고, 어릴 없었다. 이후 연안파 보스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건들에 휘말렸을 것인가. 이제는 나이가 들어 허리도 뻣뻣하고 체력도 예전만 못해 주먹을 써본 지가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그였지만, 인천에서의 양사장은 이름만으로도 절대적이었다.


그런 연안파의 밑도 아닌, 그러니까 정식 조직원조차 되지 못해 언젠가 연안파의 정조직원이 되기를 꿈꾸는 이가 있었으니 이름도 퉁퉁한 울트라다. 엄청난 덩치에서 느껴지듯 머리가 나쁘다기보다는 머리를 전혀 쓰지 않는 그는 행동파다. 어느 양사장의 오더로 경마의 승부조작을 위해 경주마의 무릎을 살짝 망가트리러 울트라는 잘생긴 명마에 반하여 일친 김에 말도 트럭에 훔쳐 달아난다. 물론 울트라는 말이 부산의 전국구 건달 손사장의 말이라는 것은 알리 없었고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울트라니 알아도 말은 훔쳤을 것이다.


같은 시간 보석 바람회에 전시된 고가의 다이아를 노리는 인물이 있다. 입으로는 만날 의리를 외치는 그들이었지만 실로 눈곱만큼도 의리를 찾아볼 없었던 것이 또한 그들의 세계였으니 인천 주변의 크고 작은 조직들로 금세 퍼져나간 소문 덕에 각자의 머리만큼 다이아를 향한 기특한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고 있었다. 와중에 부산의 손사장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종마가, 그것도 35 원이나 하는 최고가의 종마가 사라진 사실을 접하곤 종마의 행방을 쫓는다.


이야기는 가이 리치 감독의 2001 『스내치』를 닮았다. 배경부터 캐릭터, 이야기의 흐름이나 연출, 장치 많은 부분에서 가이 리치의 영화가 떠올랐다. 여러 조직과 수많은 인물들이 다이아를 얻기 위해 모여들고 서로가 서로를 속고 속이는 가운데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도망치기를 반복하며 다이아는 손에, 손을 거쳐 진짜 주인을 향해 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일단 재미는 보장이다. 천명관 작가가 쓰면 교과서도 재미있을 테니 오직 재미에 관심이 있다면 읽고 후회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천명관 작가의 팬임에도 조금 쓴소리를 하고 넘어가야 같다.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는 사실 천명관 작가가 썼으니 재미가 있는 것이다. 그의 입담이 없었다면 이것은 그저 3 건달물에 불과하다. 배경, 인물, 사건이 모두 뻔하다. 다이아가 손을 떠나도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고, 다음에 일어날 사건들에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문장이 워낙 유쾌하니 그저 글을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어 시간 가는 모르고 읽은 것도 사실이지만, 소설 전체를 놓고 보면 수작은 아니다. 읽는 시간만큼은 배꼽이 빠질 만큼 웃기고 재미있지만, 읽고 나면 남는 없는 소설이다.

또한 매력적인 천명관 작가 특유의 세계관이 사라진 것도 아쉽다. 물론 먼저 읽은 『고래』나 『나의 삼촌 브루스 리』도 환상문학은 아니지만, 나름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는 현실 그대로의 느낌은 좋았으나 배경에서의 특별한 개성을 느끼지는 못했고, 적당한 이야기에 적당한 캐릭터들을 천명관 입담으로 버무린 느낌이 아쉽게 느껴졌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접할 때면 언제나 달달한 만큼, 씁쓸하기도 하다. 그것이 진짜 팬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은 조금 아쉬운 마음에 쓴소리도 했지만, 나는 여전히 천명관 작가의 팬이고, 또한 여전히 그의 신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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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파과] | 원숭이의 서재 2019-08-0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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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파과

구병모 저
위즈덤하우스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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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8. 구병모 『파과』 [7.5/10]

 

평이 되지 않는 작은 , 여섯 남매 둘째로 태어난 열두 살의 소녀가 투전판을 돌던 시정잡배 아비 대신 집안의 실질적 가장이었던 첫째에 밀리고, 아직 너무 어린 명의 여동생과 어디에 쓸모가 있는지 끝끝내 세상의 빛을 막내 남동생에 밀려 , 집을 돌아야 했던 한만은 사연으로부터 오십 년도 지난 지금, 예순다섯 생일을 넘긴 조각은 지난 사십 년이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퇴직금도 없는방역일로 하루를 살아간다.


남자에 비해 근육도, 체구도 작은 여자지만, 그에겐 양아버지이자 스승이었고 마음 깊은 곳에선 연정의 대상이었던 류는 어린 조각의 눈빛에서 방역 업자로서의 소질을 발견한다. 젊은 시절 업계에선손톱이란 별명으로 유명했던 조각은 스승인 류에게 전수받은 방역 기술로 예순이 넘은 최근까지 실수 없이 방역을 처리해왔다.


자신이 늙고 있음을 인지한 조각은 불안하다. 킬러로서 늙어간다는 것은 그저 예전보다 눈에 일이 줄었다는 사실 외에는 모든 것이 단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방역 일이 보통의 일이 아닌 만큼 그녀에게 단점이란 생사를 가르는 문제이기도 했다. 작은 실수가 결국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가게 되리라는 것을 너무도 아는 조각은 작은 실수들을 범하는 요즘 늙어감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어느 조각은 어김없이 방역을 나갔다가 치명적인 실수로 상처를 안고, 우연히 자신을 치료하게 젊은 의사 강에게 마음마저 빼앗기는 자신을 발견한다. 예순다섯의 조각의 마음에 서른여섯의 강이 마치 싸락눈이 녹아내리듯 슬며시 자리 잡을 즈음 방역 사무실에선 조각의 눈앞에 거슬리는 남자가 나타난다. 잘해야 이제 삼십 대에 들어섰을 투우는 첫인상부터 별로였다. 업계에서 대모로 인정받는 조각은 사무실의 실질적 운영자조차 함부로 하지 못했고 모두 나름의 예의를 갖췄다. 그러나 투우는 달랐다. 투우는 처음부터 반말이 반이었고 사사건건 조각과 부딪혔다. 도통 이유를 없는 조각이었지만 투우의 행동은 고의적이었고, 조각은 여전히 늙어가고 있었으나 정도를 눈치채지 못할 만큼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강의 딸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조각은 그것이 필시 투우의 짓임을, 그리고 자신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임을 느낀다. 이유도, 원인도 모른 조각은 투우의 덫으로 묵묵히 향한다.


킬러라는 소재를 특별히 싫어할 이유가 없지만, 나는 영화조차 액션이 주가 되는 경우는 피하는 편이다. 이유는 단순한데, 액션이 가미된 이야기에 대체로 범하는 실수는 바로 고통의 결여다. 예전에 선생님께서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그러나 인간이 유일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매질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나는 그에 공감한다. 그러니 아무리 훈련된 요원이나 타고난 킬러라도 맞으면 아파야 하는 것을 대체로 많은 액션을 다룬 이야기에는 고통이 빠져있다. 주인공은 칼에 베이고 총을 맞아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만 같다. 구병모 작가의 『파과』에 박수를 보낼 점은 너무도 많다. 나는 그중에서도 중심인물의 고통을 꼽는다. 먼저 작가는 킬러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인물의 나이를 예순다섯으로 설정했다. 이미 은퇴하고도 남을 나이다. 게다가 여성이다. 보통의 킬러의 이미지는 날렵하되 근육질에 남성이라는 클리셰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그러나 『파과』의 킬러는 예순다섯의 여성이다. 그녀는 점차 침몰되어 가는 육체로 인한 고통을 표하고, 직업을 떠나 인간의 늙어감에 대한 독백을 하는데 누구나 언젠가 마주하게 노년에 대한 두려움을 표하는 장면들이 일종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독자는 이야기 조각의 느린 행동과 가격 당할 때의 고통, 이기고 싶다거나 이겨내고 싶음에도 나이라는 한계 앞에 무너져 내리는 인물의 심리에 공감하며 동시에 고통을 함께 느낀다


구병모 작가는 『파과』를 통해 단계 성숙한 몰입을 이끌어냈다. 단지 킬링 타임 범죄물을 써내는 대신, 인물과 함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함께하게 했으며, 뿐만 아니라 소멸될 시간과 남아있는 (살아있는 )들의 욕망, 결국은 모두가 그리 사라질 테지만, 그럼에도살아있음에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하는 우리들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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