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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자히르'를 읽고 느낀 진정한 사랑의 의미 | 이 한 권의 책 2010-11-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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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저
문학동네 | 2005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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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히르'는 이슬람 전통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18세기경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랍어로 자히르는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을 말한다.  그것은 신성일 수도, 광기일 수도 있다.

                                                                 

- 포부르 생 페르, 환상백과사전, 1953년

 

 

돈과  명성, 거기에 완벽한 사랑까지 가졌다고 믿었던 작가인 '나' 는 어느 날 사랑하던 아내의 실종에 접하게 된다.  보통 부부들처럼 다툼도 있었지만 아내가 사라져 버린 배경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자신이 용의자까지 되기도 하는 등 혼란을 겪던 중 마침내 그는 단서를 찾게 되고 그 단서를 가지고 아내가 사라진 곳으로의 탐색을 시작한다.

 

아내가 안락한 생활을 버리고 왜 자기의 곁을 떠나 갔는 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불가능했던 그는 자신이 무기력하게 있을 때 자신에게 글을 쓸 수 있는 혼을 불어 넣어준 그녀에 대한 감사와 헌정으로 그녀를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가 없는 생은 아무리 그가 마음만 먹으면 유혹의 손길을 펼쳐 사로잡을 수 있는 여자들이 부지기수라 하더라도 결코 채울 수 없는 무의미한 것일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다시말해 그에겐 그녀, 에스테르가 바로 자히르였던 것이다.

 

그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추측 단서는 아내가 떠나기 전 종군기자가 되고 싶어했었고 여러 분쟁의 현장에 있었으며 중앙아시아로 가면서 알게 된 '미하일'이란 젊은 남자와 연관을 지을 수 있으리란 예측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책 출판 사인회에서 미하일을 맞부딪히게 되고 그를 식사에 초대하여 아내의 소식을 듣게 된다.  잘 있고 걱정하지 말라고 그에게 전하는 말을....

 

그로부터 그는 아내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좁혀 들어가게 되고 미하일이 목요일마다 일 하는 식당 살롱을 찾아 그에게 접근하면서 그를 조금씩 알아 나간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졌던 막연한 자유와 자극을 위해 아내가 종군기자가 되고 급기야는 가출까지 한 것이라는 편견이 얼마나 잘못 된 것이었는가를 차츰 깨달게 된다.  아내를 잘 알고 대화가 잘 통했다고 생각했던 그가 사실은 너무도 아내를 모르고 있었음을.  그는 그녀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인 적이 없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미하일은 서서히 그를 그녀가 있는 곳으로 이끌고 있고 그에게 조금씩 조금씩 진실에 접하는 눈을 뜨게 만든다.  드디어 그는 미하일로부터 아내가 지금 중앙아시아, 그의 고향인 카자흐스탄에서 양탄자를 만들고 불어도 가르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그리고 미하일은 그가 그녀의 육체뿐만이아니라 그녀의 영혼까지 만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답을 건네 준다.

 

아내가 사라진 이유를 알아 가는 과정에서 그는 구태의연에 빠져 있는 우리들의 사고가 결혼생활에, 궁극적으론 두사람의 사랑을 얼마나 갉아 먹고 있는 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보단 주위의 여건과 눈길에 더욱 신경 쓰면서 치열함이 없는 순응에 길들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미하일로부터 아내가 있는 곳의 소재를 받고 그녀를 찾아 나서려고 하지만 그 어떤 표지가 그를 아직까지 붙들고 있음을 느끼고 충분히 준비되었을 때 그녀 앞에 나서기로 작정한다.  그는 아내가 하던 그대로 부랑자들을 방문하고 그들과 대화하면서 지금까지의 구태의연에서 벗어나 새롭고 낯선 것으로 자신을 채우고 배워 나간다.  그러는 중 자신을 사람들과의 거짓된 순환의 고리에서 끊어내고 온전한 자신이 된 다음 사랑을 찾아가야 함을 더욱 확실히 느낀다.

 

결국 그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자신을 준비 시키면서 드디어 어린 시절 순수했던 자신의 본연의 모습으로, 또 이 세상얽히고 섥힌 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자유로운 자아를 찾고 다시 태어나게 되고.  그는 우리가 살다보면 어느 순간인가 한계에 도달하는 '아코모다도르'가 결국 그녀와 자신의 관계에 장애가 되었고 그것이 바로 그녀가 자신을 떠난 이유라는 걸 깨달게 된다.  그것에서 벗어나게 되는 그 날이 바로 아내를 만날 수 있는 날이 될 것임을 깨달게 된 것이다.

 

그는 미하일과 함께 아내가 있는 그 곳으로 떠나게 되고 자신을 준비 시키면서 사랑을 위해 모든 역경을 통과하고 온전한 자신을 발견하고 새롭게 탄생하여 그렇게 아내가 있는 곳에 마침내 도착하게 된다.  온전한 사랑을 찾기 위한 자신과의 사투끝에 그렇게 도착한 그는 오디세우스를 기다린 페넬로페처럼 그렇게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아내와 재회하게 되고 그 둘은 진실한 사랑의 승리자로 서로를 들여다 보게 된다.  비록 그의 아내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지고 있었을 지라도 말이다.

 

그렇지.  바로 사랑이란 세상에 대한 도전이며 모든 한계를 뛰어넘어 온전히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다음에 접할 수 있는 그런 숭고한 이름의 행위이다.  자히르와 아코모다도르에서 자유로와 지고 또 세상의 현자들의 말대로 자신을 비웠을 때 막닺뜨릴 수 있는 그런 최고의 선물.  그 선물은 역시 아무에게나 올 수 있는 게 절대 아니고 우리들의 정신과 깨워있음에 대한 철저한 요구를 전제로 한다.  그래서그렇게 헛되게 사랑을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의연하게 사랑을 쟁취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다시말해 준비된 자만이 진정한 사랑을 쟁취할 수 있고 가지고 있던 모든 편견과 세상의 잣대에서 자유로울 때 바로 그때가 사랑에 직면할 수 있는 때이며 그래야만 평생 후회하지 않을 사랑을 유지시켜 나갈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사랑의 이름으로 보다듬을 수 있는 한량없는 이해와 모든 것을 걸고 지켜 낼 수 있는 용기있는 자만이 결국 진정한 사랑의 승리자가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결코 평범하지 않게 보여주는 책 오자히르.....

 

사랑....  나 역시 사랑에 대한 새로운 믿음을 내 머리와 가슴 속에 끊임없이 새겨 넣게 되었다.  우선 상대를 사랑하기 이 전에 나를 먼저 사랑하자.  그리고 나의 이전에 존재했던 그 모든 사고에서 자유로와지고 다시 태어났을 때 사랑을 찾자.  사랑은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고 놓아버릴 수 없는 영원한 이상향이기 때문이다.  내 마음의 고향같은 바로 그런 것이고 우리를 있게 하는 원천이며 결코 없어선 살 수가 없는 공기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쓰고나서  난 목욕을 하였다.  욕탕에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굴리다 문득 어떤 깨달음이 떠 오르는 걸 느꼈다. 
사랑이란 이런 게 아닐까 란 생각이 스쳤다.  아마도 상대의 단점까지도 사랑해야 하는 것. 세상과 동떨어져 온전히 둘만의 문제이고 다른 사람들의 눈엔 안 보이지만 바로 내 눈에만 보이는 단점도 있을 것이고 아님 누구나가 다 아는 상대의 단점도 있을 것이다.  그 단점까지도 몽땅 사랑을 해야 하는 게 바로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거다.

 

과연 나는 지금까지 상대의 단점까지 사랑을 한 적이 있었나를 따져 보았다.  돌이켜 보니 절대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따지고 판단하고 내 입맛에 맞추는 사랑만을 해 오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아마 그래서 그리도 목 말랐나보다 싶어졌고....  내가 상대의 단점까지도 절대로든, 아니 노력은 해 봤지만 잘 안 되더라든 아니면 노력조차 하고 싶지 않더라든 결과적으로 그 단점까지 사랑이 안 되면 그때는 두말 하지 않고 그 사랑이란 허울에서 벗어나야 한단 걸 깨달은 거다.  차라리 사랑없이 사는 걸 택하더라도 서로를 눈속임하며 기만하는 건 절대 하지말자생각이 든 거다.

 

그리고 물 속에 들어있는 내 손을 가지고 장난을 치면서 또 깨달았다.  내 손을 물 표면에 아주 가까이 갖다 대고 세로로 세우니 왜 그리도 짧고 통통하며 볼품없고 미워보이던 지.  그리곤 또 이번엔 가로로 눕혔더니 왜 그렇게나 가늘고 허약해 보이던 지.  어느 순간 적당한 순간을 발견하자 갑자기 나의 손은 원래 있던 모습으로 그렇게 보였다.  바로 그것이었다.  아르키메데스까지 가지 않더라도 난 혼자 쾌재를 부르고 싶어졌다.  "나는 그것을 발견했다!"(Heurka!)를 깨달은 순간인 것이었다.  그리곤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게 바로 내가 오자히르를 읽고 느끼고 배운 것이고 앞으로의 내 삶을 그렇게 이끌어 가게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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