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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 위화 | 마뇨의 마법서 2019-10-0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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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위화 저/문현선 역
푸른숲 | 2019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그가 말하는 음악을 들으며 그가 말한 책들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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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견해를 밝히는 사람은 남의 지식을 잘못 받아들이고 과거의 지식을 미래의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런 다음 그들은 웃음거리가 되어 끊임없이 회자된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에서 견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위화는 뛰어난 견해들은 늘 우회적으로 드러난다고 말한다.

아마도 자신의 글들에 대한 스스로의 해답이 아닐까.

 

위화의 글은 처음이다.

그가 중국의 유명한 작가이고 그의 작품들이 영화화되었다는 것도 나는 이번에야 알았다.

허삼관 매혈기와 인생을 나는 영화로 보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감명 깊게 봤어도 영화 원작은 읽어 볼 생각을 못 했다.

 

작품이 아닌 산문으로 만난 위화.

 

 

 

 

 

 

 

 

 

 

 

 

 

문학을 선율로 음악을 서사로 말한다.

어떻게 읽고 어떻게 들어야 이렇게 장대한 글들이 나올 수 있는 걸까?


어떤 작가의 창작이 다른 작가의 창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미 문학 속 글쓰기의 연속성으로 자리 잡아,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감정과 사상에 지속성을 부여한다. 여기에는 누가 이익을 얻는가의 문제도 없고 누가 가려지는가의 문제도 없다.


그의 글엔 많은 작가의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들은 그의 글에서 서로 이어져 있다.

한 명의 작가를 이야기하는데 결코 한 사람의 일생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위에 말처럼 글쓰기의 연속성으로 인해 서로서로 영향을 받기에 어느 누구도 독창적일 수 없다.

장문의 산문을 통해 그가 말하는 작가들을 읽어가며 얼마큼 읽어야 이렇게 쓸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이렇게 깊게 사색하고, 심층적으로 살필 수 있다면 한 작품을 얼마나 자세하게 여러 번 읽은 걸까?

그저 읽었다는 것으로 만족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음악의 서술에서 그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 과 <주홍 글자> 를 비교해서 설명한다.

갑자기 이 음악을 틀어 놓고 주홍 글자를 읽어야겠다는 강박이 생긴다.

그가 느낀 것을 나도 느껴보고 싶어서.

 

많은 작가에게 평생의 글쓰기를 관통하는 무엇이 있다면 언제의 방식과 서술의 스타일일 것이다. 그것들은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인물 배경 속에서 때로는 분산으로, 때로는 암시로, 또 때로는 툭 불거진 선명함으로 반복해 등장한다.



이 산문은 위화의 30대에 쓰여진 글들이다.

그의 인생에 음악이 끼어든 시기는 중학교 때였지만 선율이 아닌 음표가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루쉰의 광인일기를 필사하고 그 위에 음표를 그렸다.

광인일기를 음표로 만든 그 노트는 사라져서 그 음표들이 어떤 선율을 지녔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 위화가 보통의 사람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지닌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음악의 서술을 문학의 선율로 흐르게 만드는 솜씨는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다.

이 사람의 심오함의 깊이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다 알기 힘들다.

이 책 한 권에 들어있는 글들을 다 이해하기도 나로서는 벅차다.

그래서 또 다른 긴 목록이 생겼다.

 

이 책에 실린 음악과 연결되는 책들을 들으며 읽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언젠가

내 독서의 깊이가 깊어졌을 때

위화의 목록들이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해 보는 것도 즐거울 거 같다.

 

고전에 조예가 깊고, 클래식을 가까이하는 분들에겐 참 와닿을 소재가 많은 이야기다.

고전을 잘 모르고 클래식도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에겐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글이다.

무언가로 깊이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위화의 글.

 

 

제가 보기에 차이콥스키는 도스토옙스키에 훨씬 가깝습니다. 두 사람 모두 19세기 말의 절망을 드러내고, 그 한없이 깊은 절망과 민족성을 모두 강렬한 개인성으로 표현하지요.


 



마지막 인터뷰 내용에서 차이콥스키와 도스토옙스키가 서로 비슷하다는 의견이 인상적이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들으며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둘 다 어려운 선율이고 서술이지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문장들이 나를 다그치는 거 같다.

 

누군가의 글이

나의 깊이에의 갈망을 건드린 건 꽤 오랜만의 일이다.

진정성 있는 책 읽기가 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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