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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여자]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지랴 | 일반도서 2017-08-1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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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저/양윤옥 역
오후세시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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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그여자, 과연 팜므파탈일까? ‘당신들 나를 악녀라고 손가락질할 자격이나 있어?’라고 비웃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오쿠다 히데오의 해학이 빛나는 소설 [소문의 여자]는 그야말로 소문만이 무성할 뿐 실체는 미루어 짐작하라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10편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 다른 화자의 시각에서 팜므파탈로 추정되는 한 명의 여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인간 본성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미묘하고도 위선적인 감정들을 꼬집는다. 아무런 변화도 없고 그다지 희망도 보이지 않는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 불만이 있어도 쉽게 나서지 못하고 비리를 알면서도 못 본 척 하고 마는 소심한 사람들, 이런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어 범상치 않은 인물임에는 분명한 이토이 미유키라는 여자에 대한 소문은 입에 오르내리기 좋은 소재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운 대상이기도 하다. 권선징악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책장을 넘기면서 악녀를 응원하고 싶어질 거라는 서평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마지막 장에 이르러 곰곰 생각해보니 내심 동의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꼬투리를 잡아 중고차 대리점에 찾아가 생떼를 쓰는 블랙컨슈머, 마작으로 시간을 죽이며 뒤에서 회사에 불평만 늘어놓는 샐러리맨, 커미션을 당연시하고 부정을 제대로 따지지는 못하는 사람들, 유산 욕심만 가득한 자식들, 거짓으로 실업수당을 받아 파친코를 전전하는 여자들과 흑심을 갖고 접근하는 중년남자, 자식에게 의존하려는 부모와 자신만 생각하는 자식, 담합과 낙하산 인사라는 관행을 유지하려는 기성세대, 잇속을 챙기느라 본질을 잃어버린 종교집단, 경찰 내부에 횡행하는 비리, 야쿠자를 등에 업고 겉만 번지르르한 정치인. 이기심으로 반목하고 이익을 위해라면 비도덕한 행위도 눈감으며 잘못은 남의 탓, 서로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이토이 미유키는 엄청난 색기와 화려한 말솜씨로 홀려 한몫 챙기는데 성공한다. 한마디로 한수 위인 것이다. ‘당신들 나를 악녀라고 손가락질할 자격이나 있어?’라고 비웃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미유키의 범죄 행위를 응원까지 할 생각은 없으나 당하는 사람들은 당해 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분수도 모르고 큰소리만 떵떵 치며 군침을 흘리는 남자들이니 미인계에 넘어가지 않고 배기겠는가. 노력도 안하고 욕심만 채우려는 여자들도 마찬가지. 남을 앞세워 뭔가를 가지려고 하면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하지만 미유키는 연약한 팔 하나로 자신만의 배를 저어 큰 바다로 나갔어.” 그렇다. 여하튼 그녀는 불우한 가정에서 조용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성인이 되어 자신을 변화시킴으로써 스스로의 힘으로 갖고 싶은 것을 획득해 가는데 성공했다는 점만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조리,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듯한 이야기, 주변에 있을법한 사람들, 어떤 면에서는 나와 이웃의 모습이기도 한 리얼함에 씁쓸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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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워크] 두 번째 심장이 가져온 절망과 희망 | 장르소설 2017-08-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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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블러드 워크 BLOOD WORK

마이클 코넬리 저/ 김승욱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애수를 띈 하모니카 연주가 들려오는 듯 오래도록 귓가를 맴도는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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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넬리의 초기작 [블러드 워크 Blood Work]를 이제야 읽다니 참 게을렀다. 그러나 굳이 변명을 하자면 그런 것 있지 않은가.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어쩐지 보기도 전에 질려 버려서 쉬이 손이 가지 않는 경우 말이다. 청개구리 기질이 있는 건지 비뚤어진 심리가 숨어 있는 건지 어쨌든 책도, 영화도, 드라마도, 식당도, 음식도, 노래도 주위 모든 사람들이 보고 먹고 좋다고 하는 대상을 나만 경험하지 못한 전례가 참 많다. 이 작품은 책도 책이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로도 유명하기에 왠지 익숙한 기분이 들어 미루게 되었던 모양이다. 저자의 초기작품이다 보니 일부 장면이나 에피소드들이 어디서 많이 본 듯싶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다수의 스릴러 작가들이 이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리라. 그런 까닭에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일찍 읽을 걸 그랬다고 생각될 정도로 복선이 너무 잘 읽히고 사건의 전개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는 아쉬움이 생겨 버렸다. 아무튼 그건 내 사정이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비롯해 기승전결 구도, 마지막 반전까지 이 작품이 수작이라는 평가에 이의는 없다.

 

마이클 코넬리가 만든 캐릭터의 역사를 잠시 살펴보자면 해리 보슈 형사가 1992년 [블랙 에코]로 첫 등장하고, 1996년에는 [시인]에서 기자 잭 매커보이가, 그리고 1998년 [블러드 워크]에서 전직 FBI 프로파일러 테리 매케일렙이 주인공으로 등판했다. 이후 2000년 [보이드 문]은 캐시 블랙이라는 최초의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다. 물론 레이첼 월링이라는 FBI 요원은 전에도 후에도 주요 인물로 꾸준히 등장하고 있지만 여성 단독으로서는 첫 주연이었다. 그리고 2005년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새로운 캐릭터 미키 할러라는 변호사는 해리 보슈의 이복동생으로 이 모든 캐릭터들이 복합적으로 연결이 된다는 점에서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들은 중독성을 지닌다. [블러드 워크]에 첫 등장한 테리 매케일렙 역시 [다크니스 모어 댄 나잇]에서 해리 보슈와 공조 수사를 하고, [시인의 계곡]에서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그가 남긴 수사기록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길고 긴 해리 보슈의 활약에 비하면 너무나 짧은 생이었던 테리 메케일렙이라는 캐릭터는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 핸디캡을 지닌 인물이다. 뛰어난 실력을 지닌 프로파일러였지만 갑자기 심장 이상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FBI에서 조기 은퇴하고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은 이후의 이야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남긴 유산 ‘더 팔로잉 시(The Following Sea)’라는 이름의 보트에서 살고 있던 그에게 어느 날 매력적인 여인 그래시엘라가 찾아와 동생의 살인범을 추적해달라고 하는데 알고 보니 자신이 기증받은 심장의 주인이 바로 그녀의 죽은 동생이었던 것. 자신은 새 생명을 얻었지만 그 심장의 주인은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는 지독한 현실에 마음이 움직인 테리는 고독한 수사를 시작하고 이 사건이 단순 강도 살인이 아닌 연쇄살인임을 밝혀내는데, 흔적을 더듬어 나갈수록 심상치 않은 악의 존재가 느껴진다. 범행 시간의 모순, 범인이 보내는 메시지, 장기 이식, 텅 빈 창고에 홀로 켜져 있는 컴퓨터, 허술한 보안, 목격자, 납치, 함정, 누명, 격투 등등 요즘 스릴러 장르에서 종종 등장하는 요인들의 총집합에 로맨스까지 곁들여지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애수를 띈 하모니카 연주가 들려오는 듯 오래도록 귓가를 맴도는 여운을 느끼며, 이 사건의 해결 이후 테리의 활약은 얼마 이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래시엘라와 함께 한 생활은 그에게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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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 6편의 단편이 주는 긍정 에너지 | 일반도서 2017-08-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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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멋진 하루

다이라 아즈코 저/권남희 역
문학동네 | 2004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 누구나 경험했음직한 일상의 기억들을 소재로 빛나는 유머 감각과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6개의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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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배우 하정우와 전도연이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영화 <멋진 하루>의 원작소설이다. 원작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일본소설이었다니. 최근 일본소설 원작의 국내영화가 부쩍 많아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소설과 영화는 같은 나라의 작품으로 짝지어지는 편을 좋아하고, 국내작가의 작품들이 많이 영화화되어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지만 제작이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닐 터이니 조용히 작품이나 감상하기로 하자. ‘멋진 하루’는 저자 다이라 아즈코의 소설집에 실린 6편의 단편소설 중 하나다. 헤어진 연인을 문득 떠올리게 한 계기가 고작 빌려준 돈 때문이라니. 그것도 20만엔. 우리 영화에서는 350만원. 황당하지만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런 경우가 있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기분 또한 다운되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분노로 표출되는 찌질한 속내라고 할까. 여자는 다짜고짜 “돈 갚아.”라며 쳐들어가는데, 그만 여기저기 돈을 빌리러 다니는 남자와 동행하게 되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 낭만과는 담을 쌓은 1년만의 해후는 시종일관 '최고로 행복한 표정'인 남자로 인해 뜻하지 않게 긍정적인 기운을 받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 밖의 소설들에서도 유쾌한 인생이야기는 계속된다. 전화방 데이트를 하려 나섰다가 어떤 여자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낯선 청년들에게 이끌려 얼떨결에 함께 차를 타고 시골마을로 가게 된 아가씨. 임종을 목전에 둔 노인의 딸 역할을 맡게 된 하룻밤은 기묘한 ‘애드리브 나이트’였지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용기를 얻는다. 운명적인 인연이란 게 있긴 있는 걸까. 결혼에 대해 애매한 입장이었던 남자가 드디어 짝을 만났다고 생각한 순간 일도 연애도 엉망이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늘 곁에 있는 건 고교동창생인 한결같은 그녀. 역시 ‘온리 유’에는 당할 수가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5년 만에 만난 남과여. 곤경에 처한 친구를 도와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지금까지 마신 물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물이 뭔지 아니” “학교 수돗물. 여름에 체육시간이나 클럽활동 끝나고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마시던 물.” 눈을 감으면 느껴질 듯한 그 시절의 기억. ‘맛있는 물이 숨겨진 곳’은 바로 그 곳에 있다. 어쩌다 내연관계가 된 계약직 여사원이 알고 보니 부하직원과도 그런 관계였다니. 미련과 미움이 겹치면서도 단지 헤픈 여자라고 생각했다. 친동생처럼 생각하는 후배가 그녀와 결혼을 하겠다는 이야기에 놀라 말리려 했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전에 보지 못했던 흘러넘치는 반짝임을 발견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사랑한다.’ 가족 사이에서 혼자만 반항아가 되어버린 여자. 새로운 가족을 원해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밀어붙였다. 사실 남편보다 시어머니를 좋아해서였는데 실없어 보이기만 했던 남편의 속마음을 알아차리기가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 ‘해바라기 마트의 가구야 공주’가 된 여자의 행복 찾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 옹졸함, 치졸함, 이기심, 콤플렉스, 자만심 등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한 문장에서 나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은 동질감이 느껴지기에 더욱 공감이 가는 소설집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 누구나 경험했음직한 일상의 기억들을 소재로 빛나는 유머 감각과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6개의 단편은 현실에 지친 우리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듯하다. 인생이란 다 그런 거라고. 마음이 중요한 거라고. 소중한 건 곁에 있다고, 그리고 새로운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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