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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3반 료타 선생님] 료타는 달린다. 아이들과 함께. | 일반도서 2018-11-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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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5학년 3반 료타 선생님

이시다 이라 저/박승애 역
노블마인 | 201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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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애정은 넘치지만 연륜은 부족한 초보 교사 료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1년 동안의 네 가지 에피소드로, 각 편마다 감동의 물결이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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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시다 이라’의 글은 산뜻하고 세련된 느낌이라 기회가 생기는 대로 읽다보니 나름대로 호불호가 생겨버렸다. 그만큼 다채로운 작풍을 구사한다는 것일 테지만 선입견도, 편견도, 아집도 심한 나로서는 점점 좋아하는 종류로만 고르던 중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만났다. [5학년 3반 료타 선생님 5年3組リョウタ組]. 나오키상을 수상한 [4teen] 부류라고나 할까. 학원 성장소설을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이번에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유쾌하게 그린 이야기들이라서 더욱 즐거웠다. 열정과 애정은 넘치지만 연륜은 부족한 초보 교사 료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1년 동안의 네 가지 에피소드로, 각 편마다 감동의 물결이 밀려든다. 혹자는 이런 나를 유치하다 할지 모르겠으나 사실 나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인간인 걸 어쩌겠는가.


초등학교 교사 나카미치 료타는 4년차에 접어들도록 학급 간 경쟁에서 늘 하위를 맡아하고 있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 교육에 임하는 청년이다. 그런 료타가 새 학기를 맞아 처음으로 고학년을 맡게 되었다. 5학년 3반의 아이들은 모두들 착한 편이지만 나름대로 어려운 문제에 부딪치기도 하는데, 료타는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솔직하게 다가서서 해결책을 이끌어내는 재주를 가졌다. 본인을 잘 모르는 것 같지만 같은 학년의 동료 교사들은 점차 그를 인정하게 된다. 특히 에이스 교사인 소메야 류이치는 가장 먼저 료타의 순수함을 알아보고 힘을 실어준다. 여성교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초등학교에서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으나 정직과 소신이라는 점에서는 누구보다 열정을 지닌 청년들이다. 감정적이고 말보다는 행동이 먼저인 료타와 이성적이고 머리회전과 순발력이 빠른 류이치. 계획과 애드립에 있어서는 류이치를 당할 사람이 없어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은 단연 료타다. 그렇게 때문에 이들의 궁합은 최고일 수밖에 없다.


밝은 갈색으로 물들인 머리에 해골 모양의 펜던트 목걸이를 하고 트레이닝 복장으로 학교를 종횡무진 누비는 료타의 매력은 순수함에 있다. 그래서 여자 선배에게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귀여운 캐릭터다. 반면 잘생기고 반듯한 류이치의 매력은 샤프하고 세련된 외모보다도 자신의 단점이나 라이벌을 인정하는 정정당당한 자세에 있다. 이런 선생님들이라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선생님들이 담임이었더라면 하는 부러움도 생긴다. 보수적인 부모로 인해 고통을 받는 아이들, 선배 교사의 교묘한 폭력, 줄서기와 아부, 1등을 향한 치열한 경쟁과 비열한 술수, 소위 말하는 갑질이 성행하는 등 역시 여느 기업 못지않은 학교라는 사회에서 료타와 아이들은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들을 그려낸다. 오랜만의 착한 소설로 인해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도련님]의 오마주라는데, 돌아가신 소세키 선생님도 좋아하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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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서점] 기묘한 이야기와 함께 하는 노스탤지어 | 일반도서 2018-11-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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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치코 서점

슈카와 미나토 저/박영난 역
북스토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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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라는 장르라면 펄쩍 뛰는 나로서는 [사치코 서점]이라는 책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미스터리 호러의 대가라고 불리는 슈카와 미나토의 소설이기 때문이다. 죽은 자들이 찾아오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곱 가지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소설집이라는 소개글을 보고 고민했지만 일단 헌책방이라는 배경이 마음에 들어서 도전해보기로 했다. 각각의 편마다 유령이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무섭다기보다는 따스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책표지만 보았을 때는 헌책방에 유령들이 살고 있는 걸까 싶었지만 헌책방은 그저 매개체일 뿐 무시무시한 장소도 아니었다.


1970년대 도쿄의 서민동네, 아카시아 상점가는 활기찬 곳이었다. 레코드가게에서는 ‘아카시아 비가 그칠 때’라는 오래된 노래가 흘러나오고 상점가 중간쯤에는 <사치코 서점>이라는 작은 헌책방이 있다. 덕분에 조용한 동네지만 생활하기에 편리해서 그 시절에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데, 그곳을 잊지 못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에나 나올법한 기묘한 경험 때문으로, 오싹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현상이지만 막상 겪은 사람들은 따스한 위로를 받기도 하고, 그리운 추억 하나를 소중하게 마음속에 담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헌책방 주인이다. 마른 체형에 눈빛이 날카로운, 어딘가 모르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닮은 노인은 의문에 싸인 인물이기는 해도 첫인상과는 달리 편안하게 터놓을 수 있는 상대다.


<수국이 필 무렵>

갓 이사 온 소설가 지망생의 눈에 띈 한 젊은 남자. 전봇대 뒤에 서서 맞은편 라면가게의 창문을 뚫어져라 쳐다만 보고 있다. 얼마 전 주인이 강도 살해당하고 아내와 아픈 딸만 남았다는데 누굴까.


<여름날의 낙서>

어느 여름, 동네 여기저기에 유리가게 아들에 대한 묘한 글을 쓴 낙서종이가 붙기 시작한다. 가을을 못 넘기고 죽는다는 이야기 같은데 평소 천식을 앓는 허약한 소년이기에 형은 은근히 걱정이 된다.


<사랑의 책갈피>

주류상점의 구니코는 ‘타이거즈’의 노래를 좋아하는 처녀다. 헌책방에서 좋아하는 대학생이 보던 책에 끼워진 책갈피에 충동적으로 메시지를 적었는데 답신이 왔다. 쪽지 연애의 끝에는 누가 있을까.


<여자의 마음>

스낵바의 마담은 전에 가게에서 일하던 도요코와 어린 딸을 돌봐주고 있다. 변변한 일도 없이 술주정만 부리던 도요코의 남편은 사고로 죽었는데 그 일주일 후부터 그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빛나는 고양이>

만화가 지망생의 방으로 뛰어 들어온 갈색고양이. 창밖을 보니 위험해 보이는 흰 고양이가 있어 쫓아버렸다. 그 이후 종종 놀러오던 고양이가 어느 날 빛의 형태로 찾아왔다. 이상하긴 해도 따스하다.


<따오기의 징조>

중고레코드가게 주인의 옛날이야기. 대학생 시절 죽음의 전조를 몇 번 보고는, 자신에게 나타나면 어쩌나 겁이 나서 학교도 안가고 이 동네로 이사를 왔는데 더 이상 피하지 않게 된 사건이 일어났다.


<마른 잎 천사>

동네의 절 가쿠지사에는 영험한 기운이 있어 경내의 석등 구멍을 들여다보면 죽은 사람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한 꼬마 천사가 매일 그곳을 들르는 헌책방 주인에게 심부름을 온다.


“이건 내 상상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죽은 자가 이 세상에 나타날 때는 그 생각의 종류에 따라 모습이 바뀌는 게 아닐까요?

유령의 이미지란 원래 피투성이 모습만은 아니잖아요? 개중에는 부드러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도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분명히 원한을 품은 유령은 한에 사무친 모습으로 나타나겠지요. 쓸쓸한 유령은 쓸쓸한 모습으로, 천진난만한 채로 죽은 아이들의 유령은 역시 천진난만하게.”

p.40


가장 슬펐던 이야기는 <여름날의 낙서>, 가장 안타까웠던 이야기는 <여자의 마음>,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빛나는 고양이>다. 유령도 참 가지각색일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사후세계를 믿는 건 아니지만 만약 유령과 마주치게 된다면 보고 싶은 사람이 생전에 가장 싱그럽던 시절의 모습으로 나타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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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랫맨] 그날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 일반도서 2018-11-0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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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랫맨

미치오 슈스케 저/오근영 역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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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라고 분류하기에는 조금 색다른, 어떤 장르라고 구분 짓기에는 애매한, 그러나 실로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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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오 슈스케가 그려내는 세계는 너무 독특한 분위기가 흘러서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서늘한 우울함이 낮게 깔려있는 듯한 기분 때문에. 그런데 그런 느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의 이야기에는 묘한 흡입력이 있어서 뭔가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랫맨 ラットマン] 역시 작가 특유의 개성이 빛나는 작품이다. 미스터리라고 분류하기에는 조금 색다른, 어떤 장르라고 구분 짓기에는 애매한, 그러나 실로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기에 ‘미치오 슈스케 스타일’이라고 불리나보다.


제목의 ‘랫맨’이란 심리학의 ‘rat-man demonstration’을 가리키는 것으로 지식백과에서 찾아보니 ‘쥐 같은’ 혹은 ‘사람 같은’ 그림을 제시한 후, 쥐 또는 사람으로 해석될 수 있는 애매한 그림을 보여주면 앞서 본 그림에 따라 관찰자의 지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실례라고 풀이되어 있다. 평소 이런 심리테스트를 좋아해서 기회만 되면 해보는데 다른 그림으로도 보인다는 걸 알고 나서도 정말 이상하리만큼 먼저 인식한 형상으로 생각이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에서도 랫맨의 예가 등장한다. 유령 이야기 속에 스쳐 지나가듯 오가는 대화지만, 이것이야말로 소설을 관통하는 중심축이다.


“이게 유명한 ‘랫맨’ 그림인데 여길 봐. 맨 끝에 있는 두 그림.”

“동물과 나란히 있는 건 쥐처럼 보이지. 그런데 사람 얼굴과 나란히 있는 그림은 아저씨 얼굴처럼 보일 거야. 거의 같은 그림인데 말이지.”

“예를 들어 이 그림에서 랫맨만을 봤다고 쳐. 그때 ‘이건 쥐야.’하고 믿어버리면 의도적으로 견해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이상 몇 번을 봐도 쥐라는 생각밖에 하지 않아. 반대로 ‘아저씨 얼굴’이라고 믿으면 더 이상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게 돼. 이게 명명 효과야. 쥐라고 해버리면 그냥 쥐야. 아저씨라고 하면 그대로 아저씨고.”

p.70~71


그렇다. 바로 머릿속 유령 이야기다. 아마추어 록 밴드 ‘Sundowner(선다우너)’의 기타리스트 히메카와 료는 어느 날 연습 중 스튜디오에서 살의를 느낀다. 그리고 그곳에서 실제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 시각에 스튜디오에 있었던 사람은 죽은 히카리 외에 밴드 멤버 네 명과 스튜디오의 사장뿐이었다. 앰프에 깔려 죽었으니 사고사일 가능성도 있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뭔가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점을 인지한다. 베이시스트 다니오는 경찰의 아들답게 의혹을 제기하고 보컬 다케우치도 미심쩍은 부분을 떠올리지만 그렇게 되면 자신들의 동료를 의심하는 꼴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 히카리의 여동생이자 언니의 애인인 히메카와를 좋아하는 드러머 게이는 사건 이후 그의 눈을 피하는데, 그날 수상한 행동을 보인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감추고자 했던 것일까.


이야기는 주로 히메카와 료의 입장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독자는 그저 그가 데려가는 대로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그가 겪었던 과거의 비극에 얽힌 진실은 무엇인지, 그로 인한 정신적 상처가 어떤 결과를 빚게 되는지, 너무나도 궁금하고 갈수록 어떤 간절함마저 더해져서 마지막장을 들춰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아내느라 힘들었다. 그리고 그 보상을 받았다. 일본 문단에서 ‘주목을 받아 온 신예가 드디어 도달한 최고 걸작’이라는 평을 들었다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나는 책을 거의 다시 한 번 읽었다. 어차피 이 소설에는 등장인물이 몇 명 없다. 그러니 범인 찾기에 너무 머리를 쓰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누가 누구를 죽였는가 보다 각자가 그렇게 행동한 이유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의도대로 그저 읽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전등이 반짝 켜지듯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온다.


인생은 예술 작품의 모방이다.

-어쩌면 그런 건지도 몰라. 언젠가 어디선가 본 영화나 그림, 또는 들었던 음악을 동경하면서 모두들 흉내를 내며 살아가는 건지도 몰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열심히 흉내를 내다보면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알 수 있지.

p.214~215


작중 에어로스미스의 카피 밴드라는 ‘Sundowner(선다우너)’가 공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한 Aerosmith의 ‘Toys In The Attic’과 ‘Walk This Way’가 궁금해져서 찾아 듣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아메리칸 하드 록의 전설, 에어로스미스의 가슴을 파고드는 사운드가 어딘지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에서 흐르는 분위기와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찐득한 감성의 블루스 사운드 속에 메마른 리듬을 타고 거친 에너지를 내뿜는 샤우팅과 감칠 맛 도는 연주. 인간 본연의 고뇌와 과거의 아픔을 안고 과오를 거듭하며 살아가는 힘겨운 삶이지만 한줄기 희망 또한 살포시 엿보이는 작품세계를 음악으로 듣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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