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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태평한 인생도 좋아 | 일반도서 2017-09-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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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야마다 에이미 저/김난주 역
민음사 | 201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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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두 살 남녀의 조금은 철없고 유쾌한 사랑을 그린 소설로 일단 적응하고부터는 특유의 매력을 꽤 즐기게 되는 묘한 책이었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원제목은 무전우아(無錢優雅). 아주 간단한 네 글자를 우리말로 하려면 길게 풀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아함’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사전적 의미로 풀어본다면 ‘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다.’로 풀이되는데 확실히 돈과 직결되는 건 아닌 듯싶다. 돈 많은 졸부들이 화려하고 요란한 치장으로 묘사되곤 하는 경우들이 많은 걸 보면 말이다. 나도 돈 없어도 우아한 걸 택하련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이 우아하긴 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허세나 허영, 가식 같은 면이 없다는 점에서 우아하다는 걸까? 작중에서 이야기하는 ‘우아함’과 ‘세련됨’을 대표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봤을 때 우아한 사람은 솔직한 성격이고 세련된 사람은 소위 된장녀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니 말이다. 그런 느낌으로 따진다면 ‘세련됨’은 억울한 건 아닌지. ‘세련됨’의 사전적 의미는 ‘1.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게 잘 다듬어져 있다. 2. 모습 따위가 말쑥하고 품위가 있다.’라고 하니 능숙함이라는 데서 오는 매끄러운 분위기 탓에 조금 손해 보는 쪽으로 갈 수도 있겠다. 아무래도 돈도 필요할 것 같고. 우아하기보다 어려운 길이기는 하다는 걸 인정하기로 하자.

 

마흔두 살 남녀의 조금은 철없고 유쾌한 사랑을 그린 소설로 ‘킬킬 웃음이 배어나는 새로운 연애 소설’이라는 서평에 근래 부쩍 무뎌진 감성을 되살려볼 수 있을까 싶어 집어든 책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부분에서는 실망이다. 일단 문장이 너무 생소했다. 마치 내가 쓰는 신변잡기처럼 주인공의 감상이 괄호 안에 적혀있지 않나, ‘~라니까요.’ 같은 문장이 생뚱맞게 등장하는 것이다. 별다른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슴이 두근거릴 에피소드도 없어 좀처럼 넘어가지 않는 페이지에 몇 번이나 중도 포기할까 싶었지만 ‘한번 잡으면 끝까지 읽고야 만다.’는 평소의 소신으로 인내심을 발휘하니 중간쯤부터는 적응이 되었다. 일단 적응하고부터는 특유의 매력을 꽤 즐기게 되는 묘한 책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무슨 내용을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라서만은 아닌데. 아무래도 나의 소양이 부족한 탓인지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별로 없다.

 

후에 정보를 검색해 보니 “'문학적인 것'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던지고 일상어를 자유롭게 작품 속에 끌어들인 일본 신세대 문학의 선두 작가로 꼽히는 야마다 에이미는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에서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 냄으로써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에 필적하는 유일한 여성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역시 나는 문외한이었나 보다. 작품성을 알아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이 작가의 책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재미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공감 가는 문장은 있지만 주인공의 심리나 행동에는 괴리감이 느껴져서 전반에 걸친 유머 감각에도 불구하고 흥미롭지가 않다는 게 문제다. 죄송합니다. 야마다 에이미 씨. 저랑은 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다른 독자 분들이 사랑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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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리버] 강줄기를 따라 흐르는 욕망과 갈등 | 장르소설 2017-09-0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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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운 리버

존 하트 저/나중길 역
노블마인 | 201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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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하트의 책은 기본적으로 페이지가 보장되는데다 문학성을 갖춘 미스터리라서 늘 만족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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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을 손에 드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기분이 든다. 괜스레 상하권으로 나누지 않고 이렇게 한권으로 출간되니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도서관이나 중고서점에 상권이나 하권만 달랑 남아있는 난감한 일도 만들지 않을 테고. 예전에 온라인서점에서 상하세트 두 권을 주문했는데 하권은 품절되었다며 상권만 보내온 적이 있었다. 그런 경우엔 어떻게 할지 고객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나중에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예 품절이라니, 상권만 보고 말라는 이야긴데 나는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다. 어째서 둘 중 한권만 품절이 되는 건지, 그것도 하권이. 상권만 보고 마는 경우는 있어도 하권이 모자라는 경우는 뭔 경우란 말인가. 그 짝 잃은 책을 바라보다 화가 나서 첫 장을 넘겨보지도 않고 처분해버렸다. 아, 사설이 길어져 버렸다. 오랜만에 긴 장편 소설을 독파한 뿌듯한 기분에 그만. 존 하트의 책은 기본적으로 페이지가 보장되는데다 문학성을 갖춘 미스터리라서 늘 만족감을 준다.

 

[다운 리버]는 로언 카운티(Rowan County)를 배경으로 드넓은 농장과 마을을 지나는 강물을 따라 사람들의 갈등과 욕망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이야기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사이를 흐르는 강줄기를 내려다보는 레드워터 농장은 로언 카운티에서 가장 부유한 체이스 가문이 200년 동안 일구어 온 곳이지만 불행한 사건에서 시작된 비극의 싹은 걷잡을 길 없이 커지고 만다.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 새어머니와 의붓 남매, 마을사람들과의 관계는 서로 다른 의견으로 인해 충돌과 폭력을 불러오고, 살인사건에 얽혀 쫓기듯 마을을 떠난 지 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농장주 제이콥의 아들 애덤은 꼬여버린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친구 대니의 죽음과 친동생처럼 아끼는 그레이스의 피격 사건을 추적하다보니 그의 과거와도 연결되어 있음을 감지하는데, 복잡하게 얽힌 운명의 매듭은 쉽게 풀릴 일이 아니다.

 

붉은 진흙이 흘러내려 빨갛게 보이는 강물,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은 울창한 숲, 언덕 위의 구릉, 넓게 펼쳐진 포도밭, 위대한 자연의 품속에서 인간은 탐욕에 물들어 나락의 길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낱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수록 어디선가 더운 바람이 불어오는 것처럼 답답한 분위기가 흐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도는 점점 더 강해지는 이유는 작가의 필력 덕분이리라. 인간 내면의 나약함을 격조 높은 언어로 표현하는 문장 덕분에 막장의 요소를 상쇄해준다. 그런데 요즘 미스터리 소설들은 참 막장 스토리가 많다. 죄의 근간이 되는 원인으로는 사랑과 질투가 가장 크기 때문일까? 실수와 선택은 많은 후회를 가져오지만 그것 역시 인생을 이루는 부분이므로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워야 할 것이다. 커다란 시련을 겪어야했던 애덤이지만 언젠가는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애잔한 마음을 다독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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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초난난] 애틋함이 묻어나는 일본문화여행 | 일반도서 2017-09-0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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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초초난난

오가와 이토 저/이영미 역
21세기북스 | 201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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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서로 마음이 맞아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을 의미하는 단어라는 제목 ‘초초난난’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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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카 지역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끝에 스치는 듯 생생하게 묘사된 책 [초초난난]을 읽다보니 오랜만에 도쿄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우에노와 아사쿠사엔 가봤는데 왜 야나카라는 마을은 몰랐을까. 하긴 짧은 여행길에 옛 정취가 살아 숨 쉬는 조용한 작은 동네까지는 무리였을 것이다. 닛포리역과 네즈역, 센다기역을 끼고 야나카와 네즈, 센다기를 따 ‘야네센’이라 불리는 이 지역은 에도시대의 전통을 간직한 서민 동네로 산보하기에도 최적의 코스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 주인공 시오리의 산책길은 절로 길동무가 되고픈 마음을 끌어낸다. 곳곳의 작은 공원과 가로수길, 정감어린 언덕길, 아기자기한 상점 앞 화초들, 전통 공예품과 외국 풍의 음식점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마을로 이끌리듯 들어가면 정월부터 섣달그믐까지 일 년에 걸친 정성어린 안내를 받는다.

 

야나카에 자리를 잡은 지 4년 된 요코야마 시오리는 앤티크 기모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남자친구와는 헤어진 지 몇 년 째, 이혼한 부모님과 여동생 둘이 있지만 독립된 생활에서 오는 쓸쓸함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에 기노시타 하루이치로라는 남자가 찾아온다. 아버지와 닮은 목소리 때문인지 어쩐지 친근한 분위기를 지닌 그에게 운명을 느끼는 시오리는 결혼반지를 보고 유부남인 줄은 알면서도 자꾸만 마음이 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기노시타 역시 마찬가지여서 동네를 산책하고 밥을 함께 먹으며 둘의 사이는 서서히 가까워진다. 그러나 불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서정적이고 조심스러운 순애보라서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아내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열적으로 확 불타오르는 사랑보다는 안타까움이 동반된 수줍은 연애라는 상황이 더 안 좋은 걸지도 모르겠지만, 시오리의 시선을 따라가는 독자의 입장으로는 애절하고 감미롭다. 남녀가 서로 마음이 맞아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을 의미하는 단어라는 제목 ‘초초난난(喋喋喃喃)’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지금껏 누군가와 밥을 먹으면서 서로의 몸이 조금씩 같은 물질로 채워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심정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혼밥 문화가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의 세태이고 보면 같이 밥을 먹는다는 의미를 흘려버리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먹는 이야기가 유난히 많아 [달팽이 식당]으로도 유명한 저자 오가와 이토가 음식에 관해 각별한 관심과 깊은 조예를 갖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장어도시락, 닭고기전골, 튀김덮밥, 밤밥, 카레우동을 비롯해 여관의 일본정식과 반찬들, 전통디저트, 케이크와 차.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의 향연과 함께 일본문화 또한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묘지이지만 공원처럼 꾸며놓은 야나카레이엔의 아름다운 벚꽃 가로수길, 야나카긴자 상점가 쇼핑 후 따뜻한 차 한 잔, 매화향기가 떠도는 언덕, 골목길 울타리의 치자향기, 스미다강 불꽃놀이와 고토토이바시(言問橋), 우에노의 야간동물원, 연꽃이 가득한 시노바즈연못, 무코지마 백화원에서의 달구경, 북소리와 함께 하는 가을밤의 국화축제, 새해를 준비하는 아사쿠사 복갈퀴 시장...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낸 후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실을 새삼 깨닫는다. 미래는 불투명할지라도 ‘새해가 가면 새봄은 찾아온다.’

 

함께 보면 좋은 드라마가 있다. 2014년 스페셜드라마로 시작해 2016년 12부작으로 방영된 [도쿄 센티멘탈(東京センチメンタル)]은 아사쿠사에서 대를 이은 전통 화과자점을 운영중인 50대 화과자 명인의 이야기로 로맨티스트인 주인공이 도쿄 구석구석을 안내하는데, 바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지역인 야나카부터 시작해 아사쿠사 주변을 감상할 수 있다. 닛포리역, 좁은 골목들, 소설 속 기모노 가게 주변에 있는 히말라야 삼나무, 시오리가 한없이 앉아있던 아사쿠라 조소관, 아사쿠사 고토토이 다리를 건너 전통 디저트 가게에서 먹는 마메칸, 우에노 공원 시노바즈 연못의 연꽃 등... 화면을 통해 함께 산보하며 로맨틱한 분위기에 젖어보는 시간들이 따사롭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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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설 서평이벤트] 츠바키 문구점 _ 오가와 이토 | 서평이벤트 2017-09-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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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즈덤하우스

 

 

아름다운 손편지로 누군가의 간절한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츠바키 문구점의 가슴 뭉클한 기적

섬세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치유하는 힐링 소설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오가와 이토의 신작 장편소설 『츠바키 문구점』이 예담에서 출간됐다. 문구를 파는 평범한 가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대로 편지를 대필해온 츠바키 문구점을 중심으로 가마쿠라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선사한다.


‘츠바키 문구점’은 에도 시대부터 여성 서사(書士)들이 대필을 가업으로 잇고 있는 아메미야 집안이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가마쿠라에 터를 잡고 운영해온 소박한 문구점이다. 연필은 HB부터 10B까지 갖춰도 샤프펜슬은 절대 취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집하면서, 대필의 종류는 주소 쓰기부터 메뉴판까지 글씨를 쓰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다. 주된 일은 대필 간판을 내걸지 않았어도 입소문으로 간간이 들어오는 편지 대필이다. 외국을 방랑하던 이십 대 후반의 일명 포포(아메미야 하토코)가 그곳에서 할머니를 뒤이어 십일 대 대필가로 재개업한다.

『츠바키 문구점』에는 자신만의 내밀한 상처를 안고서 대필을 의뢰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의 다채로운 사연, 그리고 그들에게 귀 기울이고 그들의 진심이 고스란히 담기도록 편지를 쓰는 자세부터 필체와 어투, 필기도구의 종류, 편지지와 편지 봉투의 지종, 우표 모양, 밀봉 방식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는 포포의 대필 과정이 가슴 뭉클하게 그려진다. 우편물이라고는 각종 고지서와 광고물뿐 정성 어린 손편지가 사라진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손편지를 소재로 선택한 『츠바키 문구점』은 간절한 마음이 담긴 편지 한 통으로 어떻게 기적 같은 순간이 만들어지는지, 편리한 이메일과 메신저와 SNS 시대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일깨운다.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포포가 편지에 진심을 담는 방법

어린 시절부터 엄한 할머니 밑에서 대필가가 되기 위한 혹독한 수련 과정을 밟다가, 포포는 다른 사람인 척 편지를 대신 써주는 것은 ‘사기’라고 반항한다. 그때 포포의 할머니는 ‘대필’을 ‘제과점의 과자’에 비유한다.

“자기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어도, 제과점에서 열심히 골라 산 과자에도 마음은 담겨 있어. 대필도 마찬가지야. 자기 마음을 술술 잘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문제없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을 위해 대필을 하는 거야. 그편이 더 마음이 잘 전해지기 때문에. 네가 하는 말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이 좁아져. 옛날부터 떡은 떡집에서, 라고 하지 않니. 편지를 대필해주길 바라는 사람이 있는 한, 우리는 대필업을 계속해나간다, 단지 그것뿐이야.” (54쪽)

마음을 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사람들은 도무지 전해지지 않는 진심 때문에 서로 오해가 쌓이고 상처를 받는다.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츠바키 문구점으로 포포를 찾아온다. 포포는 그들에게 의자를 내어주고 맛있는 차를 대접하며 온 마음으로 귀 기울일 준비를 한다. 편지를 대필하기 위해서는 의뢰인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시작이다. 그리고 의뢰인의 마음에 주파수를 맞춘 후 편지를 받을 상대방의 기분까지 고려하여 진심을 가장 잘 배달할 수 있는 편지의 적정 온도를 조절한다. 의뢰인의 성별과 성격, 의뢰받은 내용에 따라 포포는 한 통의 편지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혹은 필요하다고 미처 생각지 못한 모든 요소에 세심하게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운다. 가령 조문 편지를 의뢰받았을 때는 ‘슬픈 나머지 벼루에 눈물이 떨어져 옅어졌다’는 의미에서 옅은 먹색을 선택하고, 지나간 첫사랑에게 보내는 안부 편지를 의뢰받았을 때는 선한 의뢰인의 투명한 마음이 전해지도록 유리펜을 골라 든다. 돈은 절대 빌려줄 수 없다는 거절 편지를 의뢰받았을 때는 편지의 기세를 위해 약간의 술기운을 빌려 초안 없이 굵은 만년필로 단번에 써내려가고 무서운 금강역사상이 그려진 우표로 거절의 의지를 확고히 한다.

포포는 “그 사람의 마음과 몸이 되어” 자신이 쓰는 편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포포가 편지에 진심을 담아 감동을 만들어내는 비결이다. 포포가 쓴 편지들의 원본은 ‘포포의 편지’로 묶어서 실어놓았다.

편지의 복잡한 규칙과 형식에 연연하다 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 딱딱한 편지가 되어서 어색하다. 요는 사람을 대할 때와 같아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예의를 갖추어 대하면,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다는 것뿐. 편지에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없다. (116-117쪽)

특별한 편지로 만드는 위로의 시간,
츠바키 문구점에서만 팝니다!

『츠바키 문구점』에서 포포는 할머니를 줄곧 ‘선대(先代)’라고 지칭한다. 할머니를 생각하면 괴로운 기억만 떠올라 할머니의 사망 소식에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포포는 선대와 함께했던 공간을 지키기 위해 선대가 강요했던 대로 대필가로서 살아보기로 마음먹는다.

아내의 새로운 사랑을 위해 이혼을 결심한 남자가 결혼 십오 년째에 맞은 이혼을 지인들에게 알리는 편지, 수술을 앞둔 남자가 자신은 잘 지내고 있으니 당신도 행복하라고 첫사랑에게 안부를 전하는 편지, 사별한 남편의 편지를 아직도 기다리는 노부인에게 천국의 남편이 보내는 것처럼 보내는 편지, 오랜 우정이 거짓말로 이어져왔음을 알고 친구에게 먼저 절교를 선언하는 편지 등을 의뢰받아 대필하는 동안, 포포는 뜻밖에도 그녀의 편지가 의뢰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커다란 위안이 되어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편지를 대필하는 동안 어린 시절에는 가혹하게만 느껴졌던 선대의 가르침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포포에게 선대와의 기억을 새롭게 바라보고 선대의 진심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할머니’와의 기억을 재구성하고 사랑을 회복하는 과정은 새로운 인연을 맺는 토대가 되어준다.

츠바키 문구점에서 파는 것은 단지 문방구나 대필용 글씨와 문장뿐만이 아니다. 의뢰인의 몸과 마음이 되어 정성껏 쓰는 포포의 편지가 기적처럼 만들어내는 위로의 시간도 함께 파는 셈이다.
포포의 ‘츠바키 문구점’을 제외하고 『츠바키 문구점』에 나오는 가마쿠라의 사찰이나 카페, 맛집, 역 등 모든 명소와 풍경은 다 실재하는 곳이다. 포포와 그녀의 이웃들이 움직이는 동선을 더 실감 나게 상상할 수 있도록 가마쿠라 안내도도 함께 실려 있다. 번역가는 이 소설을 옮기는 동안 가마쿠라 구석구석이 너무나 생생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어 도저히 참지 못하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지은이에 대하여_ 오가와 이토(小川糸)
1973년 일본 야마가타 현에서 태어났다. 2008년 에 첫 소설 『달팽이 식당』을 출간했다. 데뷔작이 스테디셀러로 8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2010년에 유명 배우 시바사키 코우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외에 『초초난난』, 『패밀리 트리』, 『따뜻함을 드세요』, 『트리 하우스』, 『바나나 빛 행복』, 『이 슬픔이 슬픈 채로 끝나지 않기를』 등 섬세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치유하는 작품들을 통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옮긴이에 대하여_ 권남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쓴 책으로는 『번역에 살고 죽고』와 『길치모녀 도쿄헤매記』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 오가와 이토의 『달팽이 식당』, 『따뜻함을 드세요』, 『트리 하우스』, 『바나나 빛 행복』 외에 가쿠다 미츠요의 『종이달』, 마스다 미리의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 무레 요코의 『카모메 식당』,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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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참여 방법]

 

1. 이벤트 기간: 2017.9.1~ 9.9/ 당첨자 발표 : 9.11

​2. 모집인원: 10명
3. 참여방법
①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② 스크랩 주소,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적어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미 서평시 이후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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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칵테일]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 일반도서 2017-09-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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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이언스 칵테일

강석기 저
MID 엠아이디 | 2015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8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과학 이야기들은 몰랐던 지식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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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라고 하면 나에게는 멀게 느껴지는 심오한 분야라고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 ‘어려운 과학’을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서 설명해 주는 책이 있다는 걸 알았다. 과학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대한민국 대표 과학 저술가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 이번에 출간된 [사이언스 칵테일]은 벌써 네 번째 책이라고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현상들, 내 몸과 마음에서 비롯되는 증상들이 모두 과학으로 풀이될 수 있다는데 흥미가 생겼다.

 

8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과학 이야기들은 몰랐던 지식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준다. 첫 번째는 핫이슈 편.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에볼라 역병이 1976년에 처음 발생한 병이라는 것도, 말로만 듣던 위밴드 수술이 어떤 것인가도 이제야 알았다. 두 번째 파트는 건강/의학 편.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다. 근육이 많아야 살이 찌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근육이 너무 많아도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새로 습득한 지식. 하긴 움직이길 싫어하는 주제에 앞으로도 근육이 많아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단식이라고 해도 음식을 완전히 끊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았지만 한 끼 굶는 것도 못하는 정신력으로 어찌 500칼로리로 하루를 버티랴. 다이어트는 정녕 내 것이 아님을 통감한다. 세 번째 식품과학  편. 커피와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데 몸에 안 좋다는 설은 무시해도 되겠다. 사과의 프리바이오틱스 작용을 설명하는데 엉뚱하게 지금은 없어진 옛 사과 품종만 떠올리고 있으니... 네 번째로 넘어간다. 인류학/고생물학 편. 그러지 않아도 요즘 아이들은 키가 커서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태어난대도 평균과의 차이는 별로 없을 거라니 그저 생긴 대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듯하다.

 

다섯 번째 파트는 심리학/신경과학 편. 늘 온갖 꿈에 시달리며 자는 편이라 관심이 높은 분야다. 악몽과 개꿈의 차이는 꿈을 꾸다 깨면 악몽이고 안 깨면 개꿈이라니 내 꿈은 거의 개꿈임이 입증되는 참이다. 그래도 나쁜 꿈을 많이 꾸는 사람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으련다. 여섯 번째 파트는 문학과 영화 편이다. 도스토옙스키가 간질을 앓고 있었다니. 간질은 선천적인 정신질환이 아니라 어떤 충격에 의해 발병하는 신경질환이라는데 내심 꺼려하던 나의 편견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우리는 깨어 버려야할 편견을 얼마나 갖고 있는 걸까. 대중문화를 통해 과학에 접근하니 알기도 쉽고 무척 흥미롭기도 하다. 로봇이 친구가 되는 세상, 먼 미래라고 여겼지만 어쩌면 내 노년의 벗이 로봇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곱 번째 물리학/화학 분야 또한 의외로 재미가 있다. 수영장 원래 좋아하지 않지만 공중도덕은 우리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걸 재확인한다. 마지막 여덟 번째는 생명과학 분야다. 훌륭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면면을 읽노라니 현대문명의 발달을 가져와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주는 수많은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이 일상생활에 이토록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나의 무지함을 깨닫는다.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 사람은 평생 배워야한다고 이 세상에 알아두면 좋을 지식은 정말이지 무궁무진한 것 같다. “뭐라도 열심히 해봐라. 고생하고 힘이 드는 것은 두려워할 일이 아니야. 사람은 어차피 병들어 죽는 거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지쳐서 죽는 건 매한가지야.” - 모옌, 「모두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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